본문 바로가기

리디 접속이 원활하지 않습니다.
강제 새로 고침(Ctrl + F5)이나 브라우저 캐시 삭제를 진행해주세요.
계속해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리디 접속 테스트를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대응 방법을 안내드리겠습니다.
테스트 페이지로 이동하기

청춘의 고전 상세페이지

청춘의 고전작품 소개

<청춘의 고전> 고전, 어떻게 읽을 것인가
나의 정체성을 찾는 문은 인정인가?
현실이 진짜일까!
냉철한 시선으로 정치권력을 보자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세상을 바꾸는가?


출판사 서평

인문 고전 독법, 왕도가 있을까?

삐딱한 철학자들, 우리 시대 고전 읽는 법을 새로 쓰다

열정과 욕망이 들끓는 젊음의 메카, ‘홍대’ 앞에서 철학하기 프로젝트가 책으로 나왔다.
10명의 삐딱한 철학자들이 10편의 위험한 영화를 골라 함께 보면서, 인문 고전 ‘새롭고’‘낯설게’ 보기를 시도하였다. 『청춘의 고전』은 2011년 3월부터 2012년 2월까지 1년 동안 진행되고, 연인원 1000명이 넘는 수강생들이 참여한 철학 강연이다. 홍대 앞을 사색이 넘치는 문화의 거리로 바꾸어 보고자 하는 소박한 취지에서 시작된 강연이었고, 현재에도 <청춘의 고전 2: 철학, 미술에 Say>가 진행되고 있다. 이 책은 강연 당시의 현장감을 살리고자 강연자의 입말을 살렸으며, 저자로서 다시 글을 고쳐 쓰면서 원고를 완성하였다. 기획과 진행에만 1년여, 원고 개고와 편집에 6개월이 걸린 프로젝트이다.
시대마다 고전은 새롭게 읽혀야 한다고 말한다. 인문 고전 독법의 왕도를 제시한 책들이 입시 서적처럼 권장되고 있는 요즈음이지만, 『청춘의 고전』에는 그런 왕도(王道)나 고전 혁명의 방법을 담지 않았다. 대신, 지금 삶의 가치와 기준에서 고전을 읽어야 하며, 비판의 힘으로 성찰하여야 함을 강조한다. 그리고 고전을 그대로 읽지 말고, ‘낯선’ 방식으로 읽을 것을 권한다.
이 책에서는 『장자』와 「쿵푸 팬더」가 만나고, 21세기의 액션 영웅 제이슨 본을 통해서 헤겔의 『법철학』을 읽는다. 촛불 집회 때 널리 알려진 「브이 포 벤데타」를 보면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이해하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인셉션」에서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을 새롭게 해석한다.
인문 고전 독법에는 따로 왕도가 없다. 늘 새로운 해석을 찾아 읽는 게 최선이다. 그리고 『청춘의 고전』의 시도처럼, 고전만을 따로 떼어놓지 말고, 영화나 소설, 미술 등과 어울려 읽도록 하자. 익숙한 방식이 익숙하지 않은 것을 만났을 때에, 새로움을 찾을 수 있다.

철학, 영화를 보고 고전에 딴죽 걸다

‘위험한 영화’와 ‘삐딱한 철학’은 닮았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언제나 금서가 있었다. 현재 한국사회에도 국방부 불온도서 지정이라는 사상 검열이 있고,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 지금에도 영화에 대한 검열이 있다. 그러나 검열의 존재는 거꾸로 영화와 책의 위험성을 알려준다. 위험하다는 것은 기존의 삶의 방식과 제도와는 다른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시각을 도그마처럼 따르면 오히려 쉽겠지만, 고전은 늘 기존의 시각에 대해 ‘이단’이 되어왔다. “개만도 못한 취급”(마키아벨리가 『군주론』을 써서 헌정했지만, 당시 군주는 개에 관심을 가져, 책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한다)을 받았는가 하면, 금서였거나 이단(장자, 노자, 그람시)이었다. 고전은 기존 문명과 그 세력에게 위험(루소, 네그리, 헤겔)하다. 고전은 늘 새롭게 읽힌다. 왜냐하면 그것을 읽는 시선이 항상 그 시대의 정신과 그 시대의 상황에 의해 규정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창의적인 시각은 기존의 도그마에 치명상을 입힌다. 그래서 새로운 해석은 언제나 처음에는 이단이 된다. 우리 시대의 신화인 영화와 함께 새로운 해석을 시도한, 10권의 고전에 관한 신선하고 더 위험한 시각이 여기에 실려 있다.
그럼에도 일단 고전이 되면, 좋은 것, 객관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연 고전은 객관적이고, 정확하고 좋은 것일까?

첫째, 고전을 객관적으로 읽는 것이 가능한가?
김시천 교수(22쪽)는 그것이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말한다. 현대가 아닌 전통 시대에도 『노자』에 대한 주석서가 300개 정도가 있었지만, 그 가운데에 동일하게 해석해 놓은 텍스트는 단 하나도 없다고 한다. 하물며 현대에 이르러 수많은 논문들과 문헌들은 기존 시각과 달리 읽으려고 하는 노력의 산물이지 않을까. 또 동양 사상의 경우, 객관적 해석의 전통은 없었다고 한다.
『노자』 혹은 『도덕경』은 오늘날 가장 널리 읽히는 동양 고전 중의 하나이다. 그런데, 1973년에 마왕뚜이(馬王堆)에서 두 가지 판본이 발견됨으로써 최근 새로운 시각에서 연구가 이루어졌다. 『도덕경』은 ‘도(道)’와 ‘덕(德)’에 관한 격언들을 모아놓은 문헌으로서, ‘도경’ 부분은 사색적이고 추상적인 철학시로 이루어져 있고, ‘덕경’ 부분은 실천적이고 구체적인 처세훈들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마왕뚜이의 두 판본은 ‘덕도경(德道經)’으로 그 순서가 뒤바뀌어 있다. ‘도경’보다 실천적이고 정치적 성격이 강한 ‘덕경’이 앞에 있는 『덕도경』은, 이 문헌이 상당히 정치 지향적인 성격의 처세훈으로 읽혔음을 보여준다. 자, 지금 우리가 읽고 있는 『도덕경』과는 다르지 않은가?

둘째, 고전은 좋은 책인가?
고전은 기존 문명의 틀과 삶의 방식을 조망하는 힘이 있다. 조망하면 무엇이 무엇인지가 드러난다. 그래서 고전은 새로운 문명의 도전을 시작하는 출발점이다. 일례로, 푸코가 말한 대로 철학이란 현재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며 동시에 현재와 같은 삶을 거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로크의 『정부론』도 자유와 평등, 독립이라는 언어로 영국의 명예혁명과 미국의 독립선언서의 언어가 된다. 반면에 현대 사회에서 로크의 책은 이미 만들어진 것을 이해하게 해주는 것으로 동시에 기존의 것을 정당화하는 책으로 그 역할이 바뀐다. 거꾸로 루소의 『사회계약론』이나 마르크스의 『자본론』은 현대를 다른 식으로 바꿔볼 수 있지 않을까를 이야기해 줄 수 있다.
이러한 점은, 순수하게 ‘좋은’ 고전이란 없다는 이야기이다. 이순웅 교수(380쪽)는 피에르 부르디외를 인용하면서, “부르디외는 『나는 철학자다』에서 순수한 존재론은 없다고 했습니다. 모든 존재론은 정치적 존재론입니다. 고전의 선택에도 정치가 있겠지요. 순수한 고전은 없습니다. 누가 무슨 자격으로 무슨 근거로, 무엇을 기준으로 고전을 선택했을까요? 고전은 좋은 것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고전의 기준도 바뀔 수 있는 것이죠.”라고 말한다. 이 교수는, 철학사에서는 안토니오 그람시를 전혀 다루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는데, 우리가 정작 알아야 할 것은 역사책이나 교과서에서 배제돼 있는 것 아니냐고 되묻는다. 예를 들어, 갈릴레이는 기록하지만 브루노를 기록하지는 않는다.


셋째, 우리 삶에서 철학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박영미 교수는, 철학은 내가 살아가는 현실, 그 속의 나를 대면할 수 있게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나와 우리가 무엇을 지향해야 할지를 생각하게 한다. 우리로 하여금 멈추어 서서 돌아보게 하고 그로부터 내일을 모색하도록 한다. 박종성 교수는, 철학과 철학함을 구분한다. 사상을 단순히 받아들이는 것은 철학이며 그 사상의 힘을 현실의 비판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사고하는 것은 철학함이라 할 수 있다. 즉 철학하는 자는 ‘비판’하는 자이다.
김성우 교수에 따르면, 철학은 단순하게 개념을 정리하거나 설명하는 역할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안고 있는 생각의 질병에서 벗어나도록 치유해 주는 역할을 한다. 철학의 목표는 치유다. 치유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사상적인 질병에 걸려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루소는 깨달음을 얻기 전까지는 그저 평범했다. 그런데 깨달음을 얻은 후에, 칼을 버리고 가발을 벗더니 그는 위대해졌다. 갑자기 변신했다. 주자는 그것을 활연관통이라고 불렀다. 선사들은 돈오라고 부른다. 비트겐슈타인은 파리통에서 빠져나오는 것이라고 한다.
이렇듯 철학의 목표는 현실의 나를 대면하여 비판하고 나아가 미래에 무엇을 지향해야 할지를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내용 소개

위험한 영화들, 한국 사회 정체성의 문을 열다

‘위험한 영화’와 그보다 더 위험한 ‘고전 읽기’를 통해서, 철학자들은 한국 사회 정체성의 문을 열어보고자 했다. 그들이 다룬 주제는 고전을 읽는 행위의 의미에서부터 개인의 정체성,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 인정, 집단지성과 사회 변화, 다중까지 이어진다. 고전, 어떻게 읽을 것인가? 나의 정체성을 찾는 문은 인정인가? 현실이 진짜일까! 냉철한 시선으로 보는 정치 권력,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세상을 바꾸는가?

제1부 <청춘의 문에서 고전을 읽다>에서는 오늘날 고전을 읽는다는 것의 의미와, 고전에 대한 우리의 해석이 어떻게 변화 발전해 왔는지 보여준다. 고전은 이정표이다. 늘 새롭게 읽힌다는 점에서, 고전은 ‘청춘’의 문에서 누구나 가져야 할 이정표이다.

김시천(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연구교수)은 고전을 대하는 세 가지 그릇된 태도가 있어왔다고 지적한다. 고전을 객관적으로 읽어야 하며, 정확하게 읽어야 하며, 삶의 태도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인데, 그런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노자의 “보원이덕”이란 말에 대한 주석, 공자의 제자들의 주장에 대한 공자의 해석 등을 통해서도, 조선시대 유학자들이 노자에 대해 주석한 것을 통해서도, 그러한 것들은 불가능하였다고 한다. 특히, 동양사상에서는 객관적 해석의 전통이란 없었다고 한다. 김 교수는 오히려 고전 읽기란 우리 삶의 가치를 고전에 새겨넣는 일이라고 한다.

김성우는 민주화 이후에 자유의 의미가 낡아빠졌다고 생각하는지 물으면서, 어떠한 말이나 고전의 의미도 생로병사가 있는 듯, 변천을 겪는다고 말한다. 김 교수가 “촛불의 정치와 진정한 자유”에서 같이 읽는 고전은 루소의 『사회계약론』과 영화 「브레이브 하트」이다. 그동안 루소에 대한 평가는 “고결한 천재, 성자와 같은 인물, 프랑스 대혁명의 아버지”와 “불안한 정신병자, 비열한 인격의 소유자, 파시즘의 선조”라는 양극단으로 나뉘었다. 그런데, 김 교수에 따르면, 루소와 「브레이브 하트」의 또다른 주인공인 브루스는 ‘자유의 원초적 의미’를 깨달았다는 점에서 닮았다. 심장으로 느꼈던 자유에 대한 열망을 자각한 후에는 이성적으로 사유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심장의 자유를 이성에까지’, 이게 루소의 삶의 전환이었고 루소의 삶의 성취였다.

제2부인 정체성의 문, 인정의 문에서는 개인의 정체성과 공동체의 문제 등을 다루고 있다.

이정은은(이화여대 연구원) 헤겔의 『법철학』과 영화 「본 아이덴티티」를 함께 읽고 보면서 나의 정체성을 찾는 문이 인정인가라고 물으며, 상호주체성 나아가 상호의존성의 관점에서 공동체를 바라보자고 제안한다. 이 교수가 엮어보려고 하였던 개념들은 독자성이 분명하다. 정체성과 인정, 개인과 개인의 관계, 개인과 공동체의 관계 등, 이것들을 녹여서 하나로 엮어보려고 했다. 이 교수는 공동체 안에서 우리가 서로 어떤 식으로 살아야 하는가를 생각하는 것은 나의 정체성이면서 공동체의 정체성인 것을 타진하는 것이라 하며, 나와 타인이, 나와 공동체가 상호 의존하는 정체성, “상호 인질”이 되는 정체성을 구체화해 보면 어떨까 제안한다. “나의 정체성은 공동체에서 형성되며, 상호 인정을 통해 완결됩니다. 이때 우리들은 서로서로 의존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의 정체성은 상호 의존적 정체성이지요. 상호 의존이 어디로까지 나아가야 할까요? 서로에게 인질이 되어주는 데까지입니다. 상호 인질이 되기를 기약하고, 서로에게 감사를 전하며 헤어집시다.”

김세서리아(성균관대 연구원)는, 『주역』과 「소년은 울지 않는다」를 함께 읽어본다. 『주역』은 동양의 대표적인 이원론(二元論) 사상인 음양 이론에 바탕을 두고 있다. 천지만물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연현상의 원리를 변역(變易)과 대대(待對)의 개념으로 설명하고 풀이하였다. 그런데, 어떻게 하여 음양 이론은 위계적인 지위로 나누는 계기가 되었을까? 즉, 음양 이론에서 어떻게 남존여비의 사상이 나오게 되었을까? 차이와 차별은 어떻게 다른가? 차이-사이의 철학은 어떻게 가능한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 답하기 위해, 낯익은 사상을 낯선 방식으로 해석하는 것이 가능한가? 이러한 방식을 저자는 ‘패륜아’적인 작업이라고도 하며, ‘재활용’이라고도 한다. 고전(주역)은 ‘재활용’(재해석)을 통해서, 기존의 아버지(가부장제)를 죽이는 ‘패륜아’(변역)가 된다는 의미이다. 『주역」의 핵심 원리인 ‘변역’과 ‘대대’에서 ‘차이-사이’의 철학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사이에 주목하는 것은 결국 문지방 이론, 경계 이론 이런 것들에 주안점을 두는 방식인데요. 문지방이란 방안과 방밖을 가르는 사이 공간입니다. 안과 밖을 가르고 구분 짓는 것입니다.”

제3부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다양한 현실의 문에 대해 이야기해 본다.

현남숙(가톨릭대학교 초빙교수)은, 『계몽의 변증법』과 「캐스트 어웨이」를 엮어본다. 영화 「캐스트 어웨이」는 영화 전체가 간접광고로 이루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산업화된 문화의 대표 전형이다. 아도르노와 호르크하이머는 『계몽의 변증법』에서 이런 대중문화가 야만적 대중을 생산하고 있다고 보았다. 현 교수는, 오늘날 문화산업의 중심은 동질화되고 이데올로기적이며 이윤창출을 지상 목적으로 한다고 보고, 주변부에는 ‘차이를 갖고 새로움을 보여주려는’ 문화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 대중문화가 있다고 구분한다. 아도르노와 호르크하이머가 당시에 대중문화를 대중 기만의 장치가 보는 시각이 유효함에도, 현재로서는 『계몽의 변증법』이 쓰인 당시보다 훨씬 많은 대중문화의 여정들이 존재하므로 이를 지배와 저항이 병존하는 논쟁의 장으로 볼 것을 제안한다.

박영욱(숙명여대)는 영화 「인셉션」과 『꿈의 해석』의 기본 생각들이 대립하는지, 서로 맞는지 살펴본다. 『꿈의 해석』의 핵심을 한 마디로 말하자면 “꿈의 해석은 과학이다.”라고 정의할 수 있다. 1900년 출간된 이 책은 당시의 통념을 뒤집는 것이었고, 당시로서는 굉장히 급진적인 것이었지만, 그렇기 때문에 출간 당시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꿈을 해석한다는 것은 곧 무의식의 세계로 향하는 열쇠가 된다. 프로이트는 이 책을 통해서 무의식의 무궁무진한 가능성과 그 세계로 향하는 체계적인 방법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영화 「인셉션」에서 꿈과 현실은 서로 영향을 미치며 꿈은 몇 단계로 나누어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치밀하게 짜인 이 영화의 스토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적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 영화에는 프로이트의 꿈 이론을 대입할 만한 충분한 요소들이 발견된다.

박영미(한양대)의 “현실이 진짜일까”는, 『장자』와 「쿵푸 팬더」를 연결짓는다. 장자의 현실에 대한 비판과 이를 해소하는 과정과 방법, 그로 인하여 얻게 된 변화, 그 ‘자유’는 우화, 역설 등의 친숙하지만 낯선 화법으로 우리에게 던져진다. 이를 통해 한번쯤 우리 일상과 생각의 익숙함을 되돌아봤다면, 그것만으로도 『장자』는 우리에게 충분히 의미 있는 고전이 아닐까? 영화 「쿵푸 팬더」를 보면서 그들의 변화와 성장이 유쾌했다면, 『장자』와 함께 얘기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제4부에서는 집단지성이 세상을 바꾸는가를 탐색해 보는 고전 3편을 다룬다.

박종성(방송통신대 외래교수)은 “냉철한 시선으로 보는 정치 권력”이라는 글에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과 영화 「브이포벤데타」를 엮어보았다. 『군주론』은 1559년 교황청의 금서 목록에 등재되었다. 그렇다면 왜 그의 저서가 금서 목록에 등록되는 ‘명예’를 얻었을까? 아마도 이것은 마키아벨리가 비르투(virtú)와 포르투나(fortuna)라는 개념의 상호변증법 속에서 인민의 자유를 궁극적으로 지향하고 실천하고자 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본다. 박 교수는 여기서 이 자유의 주체는 누구인가, 혹은 영화에 등장하는 ‘V’라는 주체는 우리의 삶에서 어떤 주체인가를 묻는다. 박 교수는 한국 사회에서 우리 시대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은 “동일성 원리”라고 지적한다. 그런 추상적 동일성이 갖고 있는 폭력성을 구체적 동일성이 갖는 다양성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말한다. 다양성은 차이를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보며, 결국 ‘V’라는 주체는 열려 있는 주체라고 할 수 있다. 『군주론』에서 마키아벨리가 추구했던 것은 결국 ‘인민의 자유’였고, 그것은 비천하고 신분이 낮은 자가 군주의 통치를 논하는 것, 다시 말해 인민이 자신의 삶을 변혁하고자 하는 의지를 말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박 교수는 다양한 주체들이 변혁의 담지자가 될 수 있으며, 이것이 『군주론』에서 마키아벨리가 말하고자 한 바였다고 한다.

박영균(건국대 연구교수)은 가장 최근에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안토니오 네그리의 『다중』과 가장 최신의 영화 「소셜 네트워크」를 연결짓는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세상을 바꾸는가가 주제인데, 네그리의 『다중』과 『제국』이라는 가장 논쟁적인 저서를 같이 읽어보았다. 물론, 영화 「소셜 네트워크」의 실제 모델인 마크 주커버그와 안토니오 네그리의 실제 삶을 비교해 보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오늘날의 비물질 노동의 대표적인 산물인 소셜 네트워크에서 ‘다중’이 기술적으로 가능하게 된 조건들을 탐색한다. 즉 SNS가 발달하면서, 전통시대에 ‘나’라는 존재는 고정된 존재에서 아주 복잡한 형태로 전화하였다. 이제 인간들은 ‘관계’들이라고 박 교수는 말한다. 또, 산업노동은 이미 헤게모니를 상실하였고, 비물질 노동(지식, 정보, 소통, 관계, 정동적 반응)이 창출되면서, 오늘날 지배적인 노동 형태가 되었다고 전한다.
SNS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소통과 ‘공통되기’는 무수한 특이성들이 상호 교류하는 것이기 때문에 보다 더 능력 있는 어떤 것들을 생산하게 된다. 그런데 지배자들은 이런 다중의 역능을 두려워한다. 왜냐하면 그것을 아는 순간 지배는 무너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네그리의 다중과 다중지성이 지닌 진정한 특징은 ‘절대 민주주의’에 있다고 분석한다.
박 교수는 SNS 속에는 ‘자기 통치’의 이상을 실현하는 길, 즉 새로운 민주주의의 가능성이 있다고 제시한다. 그렇지만, 그것이 기술결정론이 되거나 매체결정론이 되어서는 곤란하다고 말한다.
“이것은 SNS가 제공하는 다중지성의 가능성은 가능성일 뿐이라는 것이죠. 그것은 결코 그 당시 ‘촛불’을 다중지성으로 만들지 않습니다. 만일 그것을 그렇게 이해한다면 그것은 기술결정론, 매체결정론이 되어버립니다. 바로 이 점에서 중요한 것은, 그런 기술의 변화에 따른 사회적 구성의 변화를 결정론적으로 추론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을 향한 힘으로 바꾸어 놓는, 우리의 모색입니다.”
신속해진 기술적 변화가 가져오는 문제는, 머무름의 시간성을 해체한다는 것이다. 그런 문제 때문에, 머물러서 사유할 시간을 갖지 못한다. SNS는 실시간으로 즉각 댓글을 달아야 하며, 글자 제한도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관점에서 오늘날의 기술적 변화의 양상을 들여다보고, 현대 사회의 변화와 정치와 새로운 대안 민주주의, 코뮌과 같은 자기 통치의 질서들을 생각해 봐야 한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이순웅(숭실대)은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세상의 진짜 모습을 보지 못한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드라마나 영화의 진짜 주인공은 배우나 감독이 아니라, 제작자 심지어 광고주가 아닐까? 언론 역시 광고의 영향을 벗어날 수 없다. 한국 사회의 지배 권력은 정치 권력이 아닌 자본가라고도 한다. 이순웅 교수는 「트루먼쇼」를 함께 보면서 안토니오 그람시의 『옥중수고』를 읽어보았다. 「트루먼쇼」에서 트루먼이 진실을 찾아 떠나는 여행에는 용기와 결단이 필요했고 가짜와 진짜를 구별하려는 노력이 필요했다. 그러나 세트장 밖의 세상 역시 진실의 세계일까?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가짜인가? 이러한 의문에 대한 사유의 단초는 현대 언론의 헤게모니 전쟁 속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교수는 6·10항쟁 20주년 기념 특집 프로그램을 예로 든다. “하늘이 내리신 대통령”이라는 전두환의 해외 순방 기념 카퍼레이드(1980년 9월 1일)를 통해, 영웅 만들기의 실체를 파헤친다. 또, 그람시를 알지는 않겠지만, 그러한 언론 헤게모니를 장악하는 양상은 그람시의 헤게모니 개념의 핵심을 아주 잘 실천하는 것이라 본다. 이러한 현대 권력의 지배 방식을 그람시의 이론을 통해 잘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옥중수고』는 진보를 꿈꾸는 많은 사람들이 1990년 전후 사회주의 국가의 몰락을 보면서 자본주의의 강점뿐만 아니라 기존 사회주의의 문제점 등에 관해 궁금해했는데, 이때 하나의 해명서 겸 지침서 역할을 했던 책이다. 그람시에 따르면 러시아와 같은 동구와는 달리 서구에서는 지배계급이 각종 문화적 장치를 통해 피지배 계급의 의식을 장악하면서 강제가 아니라 동의에 의해 지배한다. 스탈린 치하의 사회주의는 혁명을 더디게 하거나 불가능하게 하는 수동혁명의 길로 접어들고 있었다. 바로 이러한 점들은 그람시로 하여금 지성적으로 판단할 때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 암울한 현실을 느끼게 했다. 그러나 그람시는 낙관적인 의지를 끝까지 내려놓지 않음으로써 좋은 세상을 꿈꾸는 자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관해 하나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우리는 지성의 비관주의 위에 의지의 낙관주의를 꽃피울 수 있는가?
“강자는 현실에 안주하려 하고 약자는 현실을 변화시키려 합니다. 따라서 미래는 약자에게 있습니다. 위로가 되나요? 그람시가 처한 환경은 암울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는 로맹 롤랑의 말, ‘지성의 비관주의, 의지의 낙관주의’를 경구처럼 여기며 살았습니다. 그람시는 주지주의자도 아니고 주의주의자도 아니었습니다. 다만 지성적으로 판단했을 때는 희망이 보이지 않지만 낙관적인 의지를 놓지 않은 것만큼은 분명해 보입니다.”


저자 프로필


저자 소개

김성우 로크와 롤스 등 자유주의 철학과 윤리를 공부하였다. (사)한국철학사상연구회에서 연구협력위원을 맡고 있으며, 변증법과 해체론의 접목을 통한 새로운 실천적 존재론과 변혁의 실천 논리를 탐구하고 있다.
김세서리아 성균관대학교에서 「유가 철학의 실체화가 여성관에 미친 영향 및 그 비판」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성균관대학교 유교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이다.
김시천 전통 동아시아 고전을, 현대 한국 사회라는 공간의 삶과 어떻게 화해시킬 수 있는가 하는 관점에서 연구와 저술, 강의 등을 하며 살고 있다. 현재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양교육연구소 연구교수이다.
박영균 대학에서 마르크스를 만나 사회철학을 전공했다. (사)한국철학사상연구회 연구협력위원, 《진보평론》 편집위원을 맡고 있다. 건국대학교 HK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박영미 동아시아 철학에서 17세기부터 근대까지가 어떤 의미인지, 어떤 사유의 변화가 있었는지에 관심을 갖고 있다. 한양대에서 강의하고 (사)한국철학사상연구회에서 연구하고 있다.
박영욱 사회철학에 대한 관심에서 철학을 공부하였으며, 학위 취득 후 사회철학적 관심의 지평을 문화와 예술의 영역으로 확대하였다.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박종성 현실과 철학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서 작은 실천을 놓치지 않고 살아가려고 한다. 맑스 코뮤날레 집행위원, (사)한국철학사상연구회 대외협력부장을 맡고 있으며, 현재 방송통신대학교 외래교수이다.
이순웅 그람시의 실천철학과 이데올로기론」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숭실대 등에서 강의하고 있다. (사)한국철학사상연구회 연구협력위원장, 《진보평론》 편집위원을 맡고 있다.
이정은 일상에서 겪는 소소한 고통은 사회 상황과 연관된다는 이유에서 정치철학을 공부하다가, 철학의 기반은 형이상학이라는 생각 때문에 연세대학교에서 「헤겔 대논리학의 자기의식 이론」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연세대학교 인문학 연구원이다.
현남숙 우리 사회의 주변부, 새로운 문화에 관한 철학적 분석에 관심을 갖고 연구 중이다. 현재, 가톨릭대학교 ELP학부대학 초빙교수이다.

목차

서문 고전은 새롭다. 그러므로 이단이 된다.

제1부 청춘의 문에서, 고전을 읽다

1 … 고전, 어떻게 읽을 것인가 김시천
2 … 촛불의 정치와 진정한 자유! 김성우

제2부 정체성의 문, 인정의 문

3 … 나의 정체성을 찾는 문, 인정인가! 이정은
4 … 성 정체성과 음양남녀 김세서리아

제3부 현실의 문, 진짜일까?

5 … 문화가 산업이 되어 야만적 대중을 생산하다! 현남숙
6 … 생각을 훔치는 사회! 박영욱
7 … 현실이 진짜일까? 박영미

제4부 집단지성은 세상을 바꾸는가?

8 … 냉철한 시선으로 보는 정치권력 박종성
9 …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세상을 바꾸는가? 박영균
10 … 현대 언론은 헤게모니 전쟁 중 이순웅


리뷰

구매자 별점

5.0

점수비율
  • 5
  • 4
  • 3
  • 2
  • 1

1명이 평가함

리뷰 작성 영역

이 책을 평가해주세요!

내가 남긴 별점 0.0

별로예요

그저 그래요

보통이에요

좋아요

최고예요

별점 취소

구매자 표시 기준은 무엇인가요?

'구매자' 표시는 리디에서 유료도서 결제 후 다운로드 하시거나 리디셀렉트 도서를 다운로드하신 경우에만 표시됩니다.

무료 도서 (프로모션 등으로 무료로 전환된 도서 포함)
'구매자'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시리즈 도서 내 무료 도서
'구매자’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같은 시리즈의 유료 도서를 결제한 뒤 리뷰를 수정하거나 재등록하면 '구매자'로 표시됩니다.
영구 삭제
도서를 영구 삭제해도 ‘구매자’ 표시는 남아있습니다.
결제 취소
‘구매자’ 표시가 자동으로 사라집니다.

이 책과 함께 구매한 책


이 책과 함께 둘러본 책



본문 끝 최상단으로 돌아가기

spinner
모바일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