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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단편선 5 상세페이지



책 소개

<중단편선 5> [중단편선]은 톨스토이 사망 100주년을 기념하여 권위 있는 러시아어 원전을 바탕으로 원서가 지닌 문체와 느낌을 충실히 반영하고자 기획, 발간 중인 톨스토이 문학전집의 여덟 번째 작품이다. 1870년대에 톨스토이는 자신의 3대 작품 중 하나인 [안나 카레니나]를 완성한 후 죽음에 대한 공포와 삶에 대한 무상함으로 심한 정신적 갈등을 겪기 시작한다. 이번 중단편선에 실린 작품들은 이 시기에 발표한 작품들로서 톨스토이의 이 같은 번뇌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모색이 담겨 있다. 톨스토이 중단편 중에서도 대표 작품으로 평가받는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비롯해 [홀스토메르―어느 말의 이야기], [주인과 하인], [악마], [크로이체르 소나타] 등의 작품에는 하나같이 삶에 대한 회의가 담겨 있으며, 생(生)과 사(死)라는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숙명에 대한 작가의 깊은 모색과 성찰을 느낄 수 있다.
이번 작품선에 실린 중단편들은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로 대변되는 사실주의 문학의 전범으로서 자리매김했던 그의 문학 세계가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부활]로 상징되는 종교적 색채가 가미된 형태로 변화되어가는 모습을 뚜렷이 보여준다. 이와 더불어 [소러시아 전설]처럼 러시아적 향토색을 지닌 작품들뿐만 아니라 불교에 대한 톨스토이의 관심을 보여주는 [카르마]에 이르기까지 그의 문학이 더욱 다양해지고 풍성해지는 것을 엿볼 수 있다.
특히 톨스토이가 삶과 죽음, 선과 악, 참과 거짓, 자연과 문명의 문제에 보다 천착하기 시작하면서 부인과의 의견 차이로 인한 불화, 위선적인 사회와의 갈등, 러시아정교회와의 견해차로 인한 반목 등이 작품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수라트의 찻집], [지옥의 파괴와 복원] 같은 작품에는 자신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기독교 교회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 의식과 풍자를 엿볼 수 있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 [크로이체르 소나타] 등에는 결혼제도에 대한 그의 회의적인 시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세 가지 잠언]에서는 그를 공격했던 위선적인 사회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변호하는 성격이 짙게 나타난다.

모든 것을 파멸시키는 욕망과 번뇌, 죽음의 사슬을 끊고 영혼의 자유와 구원을 찾기 위한 대작가의 모색

사람들은 항상 많은 것을 소유하려 들고, 또 많은 것을 소유할수록 행복하다고 여긴다. 하지만 유한한 삶에서 완전한 소유란 불가능하며, 이룰 수 없는 백일몽과도 같다. 이러한 인간의 근원적인 한계를 절감한 톨스토이는 이 책에서 인간의 소유욕을 꼬집는 한편, 유한한 삶을 가치 있고 영원한 것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를 모색하고 있다. 톨스토이를 비롯해 인류의 스승이라 불리는 모든 선구자들이 절감했듯이 죽음 앞에서는 그 어떠한 것도 무의미하다. [주인과 하인]에서 바실리 안드레이치가 지녔던 부(富)도, [이반 일리치의 죽음]에서 이반 일리치가 일생을 추구했던 안락한 가정생활과 사회적 지위도, [홀스토메르―어느 말의 이야기]에서 세르푸호프스코이가 누렸던 젊음도 모두 죽음 앞에서는 물거품처럼 사라지는 헛된 꿈이었을 뿐이다.
톨스토이가 찾은 헛되지 않은 진정하고 영원한 삶은 기독교적 정신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에게 복음서의 가르침은 죽음으로 인한 이 모든 난국의 타개책이었으며 정신적 고뇌를 해소시켜주는 진리였다. 인간이 지닌 소유욕이라는 허상을 꿰뚫어본 톨스토이는 공동소유와 공동의 선을 추구하는 것으로 이를 해결하고자 했다. 이러한 그의 신념은 [중단편선]의 수록 작품 전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작품선의 또 다른 특징은 결혼과 교회로 대변되는 불합리한 사회제도의 모순을 공격하는 한편, 과학으로 상징되는 인간의 교만에 대해 자성을 촉구한다는 점이다. 톨스토이가 보기에 결혼 제도는 사람들이 성욕을 해소하기 위해 복음서에도 없는 가르침을 만들어서 끌어다 붙인 것에 불과하다. 그는 결혼생활에서 파생되는 고뇌와 불합리함을 고발하는 한편, 복음서의 여러 대목들을 인용해 인간이 만든 결혼 제도의 허상과 맹점을 조목조목 지적한다. 아울러 타락한 교회가 권력 집단이 되어 사람들 위에서 군림하는 것을 비판하는 한편, 과학이 인간이라면 누구나 추구해야 할 진정한 진리의 길 대신 헛되고 덧없는 것에만 열중하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톨스토이는 별과 지구 사이의 거리가 얼마인지를 아는 것 이전에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한 길이 무엇인가를 논의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그의 시각은 [지옥의 파괴와 복원]에서 두드러지게 드러난다.
장편 못지않은 울림과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톨스토이의 중단편들 중에서도 그의 후기 문학을 대표하는 이번 작품들은 왜 톨스토이가 그저 평범한 일반 작가나 대문호라는 칭호를 넘어서서 사상가이자 철학가로 불리는지를 알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저자 프로필


저자 소개

저자 -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남러시아 툴라 근처에 있는 영지 야스나야 폴랴나에서 명문 백작가의 사남으로 태어났으나 어려서 부모를 잃고 고모를 후견인으로 성장했다. 카잔대학에서 3년 동안 공부한 후 대학교육에 실망을 느껴 영지로 돌아가 농민생활 개선에 힘썼으나 실패하고, 잠시 방탕한 생활을 하기도 했던 톨스토이는 1851년 3월 「어제 이야기」를 썼으나 미완성으로 남겼다. 이해에 사관후보생으로 입대했으며 이듬해 《소브레멘니크》에 「소년 시절」을 발표하면서 전역하기까지 활발한 창작활동을 하였다. 1862년 34세 때 궁정의사의 딸인 18세의 소피야 안드레예브나 베르스와 결혼, 교육잡지를 발간하기도 하면서 문학에 전념하여 불후의 명작 『전쟁과 평화』를 발표하였으며 이어 『안나 카레니나』 『부활』 등의 역작을 남겼다. 그러나 『안나 카레니나』를 완성할 무렵부터 죽음에 대한 공포와 삶에 대한 무상함으로 심한 정신적 갈등을 겪는다. 1910년 10월 28일 가족들 몰래 가출하여 11월 7일 라잔 우랄 철도의 작은 간이역 아스타포보(현 톨스토이역) 역장 관사에서 숨을 거두었다. 임종 때 아내를 보기를 거부한 톨스토이의 마지막 말은 "진리를…… 나는 영원히 사랑한다…… 왜 사람들은……"이었다.

역자 - 고일
한국외국어대학교 노어과를 졸업하고 독일 마르부르크대학교 슬라브어문학과를 졸업하였다(문학박사). 현재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 교수, 같은 대학교 부설 러시아문화연구소장으로 있다.
주요 논문으로[L. N. Tolstoj의[전쟁과 평화]연구. 작품의 계획안과 초반부 변이형에 관하여](1988),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의 초기 작품의 주인공들의 형상](1989),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에 나타난 헤르더의‘변형설’과‘영혼불멸설’](1990), [이반 투르게네프의 희곡연구], [얇으면 터지는 법]과 [시골에서의 한 달]의 주인공을 통해서 본 사랑과 질투의 감정 문제](1995),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와 [안나 카레니나]에 나타난 꿈의 문제](1995), [서구문학의 모더니티 - 러시아 상징주의와 브류소프의 문학론](1998)등이 있다.
역서로는 [화상](악쇼노프, 중앙일보사, 1990), [젊은 근위대](파제예프, 중앙일보사, 공역, 1990), [동구현대시인선집](유고슬라비아편, 중앙일보사, 공역, 1990), [푸슈킨 연시집 : 에로스가 속삭인다](푸슈킨, 작가정신, 1998), [결혼](톨스토이, 작가정신, 1998)이 있다.

역자 - 함영준
한국외국어대학교 노어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단국대학교 러시아어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갈매기], [말의 이야기], [마트료나의 집] 등이 있다.

목차

톨스토이 사망 100주년 기념 문학전집 간행에 부쳐

홀스토메르―어느 말의 이야기
광인의 수기
이반 일리치의 죽음
소러시아의 전설
세 아들
수라트의 찻집
크로이체르 소나타
크로이체르 소나타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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