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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시인들을 위한 시> | 글과글사이 영미시 걸작선 시리즈 06 |

《시인들을 위한 시: 근대 영미 시선 1》은 19세기 초부터 20세기 말에 이르는 주요 영미 시인 40명의 시 모음집으로, ‘1부 셰익스피어를 위한 시’ 12편, 2부 ‘시인과 시를 위한 시’ 73편,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2편까지 총 87편의 근대 영미 시를 번역하여 소개하고 있다. 부록으로 ‘수록 시인들의 삶과 문학 이야기’를 덧대어 짧게나마 시인들의 삶과 문학에 대한 생각을 엿보며 근대 영미시의 큰 흐름도 짚어볼 수 있으며, 시의 내용에 부합하거나 어울릴 만한 명화들을 곳곳에 배치하여 시 읽기의 즐거움을 배가시키고 있다.

‘1부 셰익스피어를 위한 시’에서는 셰익스피어와 그의 작품에 대한 평가, 셰익스피어의 극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현대적으로 다시쓰기 하거나 패러디한 12편의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영국의 천재 시인이자 극작가였던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1564.4.26. - 1616.4.23.)는 지금까지도 수많은 시인과 작가들에게 영감의 원천이자 경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D. H. 로렌스는 그를 향해 “셰익스피어를 읽을 때면 절로 경탄이 터져 나온다”며 셰익스피어의 언어를 “가스타르에서 나오는 염료처럼 아주 아름다운 언어”라고 말한다. 로렌스 외에도 존 키츠, 로버트 프로스트, 예이츠 등 시대의 쟁쟁한 시인들의 입을 통해 듣는 셰익스피어의 매력은 세기의 거장들이 나누는 문학의 향연으로 우리를 이끌어 줄 것이다.

‘2부 시인과 시를 위한 시’에서는 18세기 후반과 19세기 초에 활약한 화가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부터 2013년에 타계한 아일랜드 출신의 노벨문학상 수상자 셰이머스 히니에 이르기까지, 주요 영미 시인 40명의 선배 시인들이나 동료 시인들의 죽음을 슬퍼하는 애가, 다른 시인들에 대한 평가나 원망, 시인과 시에 대한 정의, 시론 등이 담긴 작품 73편을 소개하고 있다.


출판사 서평

시대의 거장으로 일컬어지는 시인들이라 할지라도 모든 작품을 온전히 혼자만의 창조력에 의지해 만들어내지는 않는다. 그들은 서로 영감을 주고받으며 시대를 초월하여 공감을 이루면서 새로운 시 세계를 창조해나간다. 예를 들어,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꺼져라, 꺼져라―」는 셰익스피어의 비극 『맥베스』(Macbeth)에서 아내(Lady Macbeth)의 죽음을 슬퍼하며 인생의 허무함을 토로하는 주인공 맥베스의 유명한 대사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또한 프로스트의 「천치가 들려주는 이야기(“A Tale Told By an Idiot”)」 역시 셰익스피어의 비극 『맥베스』에서 차용한 것이다. 두 시 모두 셰익스피어의 비극 『맥베스』에 바치는 일종의 ‘헌시’이자 패러디 시로 볼 수 있다.
한편 예이츠의 시 「이별」과 엘리엇의 시 「야상곡」은 셰익스피어의 비극 『로미오와 줄리엣』(Romeo and Juliet)의 유명한 장면들을 현대적으로 ‘다시 쓰기’ 한 작품들이다. D. H. 로렌스의 시 「또 다른 오필리어의 노래」에서 오필리어(Ophelia)는 셰익스피어의 비극 『햄릿』(Hamlet)에 등장하는 햄릿의 연인이며, 이 시는 연인에게 아버지를 잃고 실성한 오필리어가 부르는 노래에서 착상한 작품이다.
이처럼 시인들이 어떠한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그들의 시에 차용하였는지 알아내는 것은 일반적인 독자의 입장에서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이 책에 선별된 작품들과 설명을 따라가면서 이러한 발견을 경험하는 것은 흥미로운 과정이 될 것이다. 이 외에도 시인들 사이에 있었던 인간적인 관계와 실제 사건들이 작품에 어떻게 반영되어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재미이다. 작품에 대한 비평가들의 외부적 시선이 아닌 시 안에 담긴 시인들 자신의 진지한 내부적 성찰은 시인과 작품에 대한 이해를 한층 더 깊게 해줄 것이다.



*시집 속으로


셰익스피어 - 매슈 아널드

타인들은 우리의 질문을 기다린다.
그대는 자유다. 우리는 묻고 또 묻지만—
가만히 미소하는 그대는 우뚝 솟은 지식.
별들에게 왕좌를 내주고 확고부동한 발판을

바다 속에 심은 채, 하늘 중의 하늘을
자신의 거처 삼는 최고의 봉오리는
필멸하는 인간의 절망적인 탐색에도
기슭의 구름 낀 가상을 내어 줄 뿐이지만,

별과 햇살을 알았고, 스스로 익혀, 스스로 살피고
스스로 명예를 얻어, 스스로를 보증한 그대는
뜻밖에도 대지를 밟고 다녔다—그래서 더 좋았다!

불멸의 영혼이 견뎌내야만 하는 온갖 고통,
상처 주는 온갖 심약(心弱), 기를 꺾는 온갖 슬픔이
저 승리자의 이마에서 저마다 독특한 말을 발견하나니.


폴록에서 온 사람에 대한 생각들(일부) - 스티비 스미스

콜리지는 폴록에서 온 사람을 맞이하고는
그 후로 내내 그를 저주했는데,
그러게 왜 서둘러 그를 들어오게 했나?
그냥 집 안에 숨어 있을 수도 있었을 텐데.

콜리지가 옳은 게 아니라 실은 잘못이었다
(종종 우리 모두가 잘못을 범하긴 하지만)
사실 그는 이미 쿠블라 칸 때문에 애를 먹고
있었던 것 같으니.

그는 울고불고 그러면서: 난 끝났어, 끝났다고,
나는 그것에 대해 더는 한 글자도 쓰지 못할 거야,
폴록 출신의 사람이 도착하면
그에 대한 책임을 지는 거지.

그건 옳지 않았고, 잘못이었다,
종종 우리 모두가 잘못을 범하긴 하지만.


안녕히 잘 가시오: 샤를 보들레르를 추억하며(일부) - 찰스 스윈번

형이여, 당신은, 예전 노래하던 계절에, 우리가
보지 못한 숱한 비밀과 슬픔을 보았지요.
흉포한 사랑들과, 사랑스런 독(毒) 잎-눈들이,
당신의 아주 예민한 눈에만 드러나, 남몰래
미지의 영토에서 밤을 틈타 피어났지요.
호화로운 시간이 감춰 둔 수확물,
형체 없는 죄와, 말 없는 쾌락 같은,
그리고 야릇한 꿈들이 심란한 잠에 빠져
시달리는 정신들의 닫힌 눈들을 울리는 그곳에서,
당신은 각자의 얼굴에 깃든 그림자를 보고,
사람들이 뿌린 대로 거둔다는 것을 알았지요.


W. B. 예이츠를 추모하며(일부) - W. H. 오든

당신도 우리처럼 어리석었지만, 당신의 재능은
부유한 여인들의 교구, 육체의 노쇠, 당신 자신보다 오래
견뎠다. 하여 미친 아일랜드한테서 입은 상처를 시로 쓴 당신.
그러나 아일랜드의 광증도 날씨도 변함없이 여전하다,
시(詩)는 아무것도 못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시는
행정가들이 결코 손대지 않을
저만의 창조 골짜기에서 살아남아, 고독의 목장들과
분주한 슬픔들, 우리의 믿음터전이자 사지(死地)인
으슬으슬한 도시들에서 남(南)으로 흘러,
우발사건의 한 방식, 한 입으로 살아남는다.


이상한 만남 - 윌프레드 오언

말 못한 진실이랄까,
전쟁에 대한 연민, 서서히 드러난 애석한 전쟁 말일세.
사람들은 이제 우리가 결딴낸 것들에 만족하고 살아가겠지,
아니면, 불만을 품고, 피가 들끓어서, 또 흘려대겠지.
그런 자들은 날랜 암호랑이처럼 날쌔기 마련이네.
아무리 퇴보해도, 군대를 해산할 나라는 없을 것이네.
나에게는 용기가 있었기에, 신비감도 있었고,
나에게는 지혜가 있었기에, 권위도 얻었지만.
벽도 없는 허망한 요새들로
후퇴하고 있는 이 세상의 행로가 안타깝구먼.
많은 피가 전차바퀴들에 엉겨 붙었던 그때는
나라도 올라가서 신선한 샘물, 아주 깊어서
오염되지 않은 진리의 샘물로 씻어주고 싶었네만.
내 마음을 아낌없이 쏟아 붓고 싶었지
상처를 입히거나 전쟁의 똥구덩이에 쏟는 게 아니라.
사람들의 이마는 아무런 상처가 없어도 피를 흘렸지만.

나는, 친구, 바로 자네가 죽인 적이라네.
이 어둠속에서도 자네를 알아보았지. 자네가 어제
나를 찔러 죽였을 때 그렇게 눈살을 찌푸렸으니까.
내가 살짝 피했지만, 내 손이 꺼림칙하니 싸늘하더군.
이제 잠이나 자세 . . . ”


현대시에 대하여(일부) - 월러스 스티븐스

충족시킬 만한 무언가를 찾는 행위에 배어드는
마음의 시. 그동안은 굳이 찾지 않아도
되었다: 이미 무대가 설치되어, 대본에 있는
무언가를 반복하면 그만이었다.
한데 극장이 다른
무엇으로 바뀌었다. 그 과거는 이미 기념품이었다.

이제는 살아야 하고, 장소의 언어를 배워야 한다.
시대의 남자들을 직시하고 시대의
여자들을 만나야 한다. 전쟁에 대해 생각하고
충족시킬 만한 무언가를 찾아야 한다. 바야흐로
새 무대를 세워야 한다. 그 무대에 서야 한다,
하여, 만족을 모르는 배우처럼, 천천히
사색에 잠겨서, 귀에, 너무도 섬세한
마음귀에 되풀이하는 말들, 정확히, 그 귀가
듣고 싶은 말들을 말해야 한다,


저자 소개

편역자: 김천봉

전남 완도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셸리 시의 생태학적 전망』이라는 논문으로 영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인하대학교, 인천대학교, 아주대학교와 가천대학교에 출강하였고 지금은 주로 숭실대학교와 고려대학교 영문과에 출강하고 있다. 프리랜서 번역가로서 주로 영미 시를 우리말로 번역하여 국내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있는데, 그동안 『겨울이 오면 봄이 저 멀리 있을까?』, 『서정민요, 그리고 몇 편의 다른 시』, 세계문학 영미시선집 시리즈 39권, 19세기 영국 명시 시리즈 6권, 19세기 미국 명시 시리즈 7권, 20세기 영국 명시 시리즈 8권, 『이미지스트』와 『이미지스트 시인들』, 『왜, 누가 수많은 기적을 이루나?』, 『희망의 식탁은 행복밥상』, 『오직 앓는 가슴만이 불변의 예술작품을 마음에 품는다』, 『사랑도 가지가지』, 『외로운 마음밭에 꽃詩를』, 『쓸쓸한 마음밭에 꽃詩를』, 『허전한 마음밭에 꽃詩를』, 『19세기 영미名詩 120』, 『사랑에게 다 주어라』, 『봄여름가을겨울 바깥풍경마음풍경』, 『여름의 보들보들한 징후, 빛과 공기의 은밀한 정사』, 『슬픈 마음밭에 꽃詩를』, 『새벽처럼 차갑고 열정적인 詩』 등을 출간하였다.

목차

프롤로그_도서관에서 / 에밀리 디킨슨

1부 셰익스피어를 위한 시

셰익스피어 / 매슈 아널드
셰익스피어를 읽을 때면 / D. H. 로렌스
앉아서 다시 한 번 『리어왕』을 읽고 / 존 키츠
“꺼져라, 꺼져라―” / 로버트 프로스트
천치가 들려주는 이야기 / D. H. 로렌스
이별 / W. B. 예이츠
야상곡 / T. S. 엘리엇
마리나 / T. S. 엘리엇
나에게 장미를 보내준 한 벗에게 / 존 키츠
또 다른 오필리어의 노래 / D. H. 로렌스
정원에 내려앉은 햇살 / 루이스 맥니스
칼리반의 세테보스론(論) / 로버트 브라우닝
여름비 / 헨리 데이비드 소로

2부 시인과 시를 위한 시

멀린 / 랄프 왈도 에머슨
채프먼의 호머를 처음 읽고서 / 존 키츠
레스보스의 여인들 / 찰스 스윈번
스위니 발기하다 / T. S. 엘리엇
불멸의 속삭임 / T. S. 엘리엇
날카롭게, 발작 난 돌풍이 속삭이고 있다 / 존 키츠
1802년 런던 / 윌리엄 워즈워스
스위프트의 비문 / W. B. 예이츠
피와 달 / W. B. 예이츠
서시 / 윌리엄 블레이크
워즈워스에게 / P. B. 셸리
타락한 지도자 / 로버트 브라우닝
추도의 시 / 매슈 아널드
[콜리지]에게 / P. B. 셸리
묘비명 / S. T. 콜리지
폴록에서 온 사람에 대한 생각들 / 스티비 스미스
바이런에게 / 존 키츠
토머스 무어에게 / 조지 고든 바이런
시인의 꿈 / P. B. 셸리
셸리의 무덤 / 오스카 와일드
키츠에 대하여 / P. B. 셸리
아도나이스 / P. B. 셸리
키츠의 무덤 / 오스카 와일드
음악 / 랄프 왈도 에머슨
변명 / 랄프 왈도 에머슨
시 / 랄프 왈도 에머슨
시인들의 유일한 과업은 시대를 재현하는 일 / E. B. 브라우닝
시의 정령(精靈) / 헨리 워즈워스 롱펠로
꿈 / 에드거 앨런 포
로맨스 / 에드거 앨런 포
이스라펠 / 에드거 앨런 포
여자와 장미 / 로버트 브라우닝
시학 / 로버트 브라우닝
영감 / 헨리 데이비드 소로
월든, 그래 너니? / 헨리 데이비드 소로
나의 삶은 시였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
상상력에게 / 에밀리 브론테
나의 노래(21) / 월트 휘트먼
나의 노래(24) / 월트 휘트먼
월트 휘트먼 / 에드윈 알링턴 로빈슨
안녕히 잘 가시오 / 찰스 스윈번
시인들에게 보내는 한 경고 / 매슈 아널드
소네트 / 단테 가브리엘 로제티
라운들 / 찰스 스윈번
말 / 에밀리 디킨슨
너를 택할까? / 에밀리 디킨슨
졸라 / 에드윈 알링턴 로빈슨
냉소주의자의 묘비명 / 토머스 하디
나는 습관처럼 일어났다 / 토머스 하디
테렌스, 참 바보 같은 말이네만 / A. E. 하우스먼
다들 내 시가 슬프다는데 / A. E. 하우스먼
나의 장례식을 위하여 / A. E. 하우스먼
휴 셀윈 모벌리 / 에즈라 파운드
망토, 보트와 구두 / W. B. 예이츠
온갖 일들이 나를 유혹해 / W. B. 예이츠
낚시꾼 / W. B. 예이츠
불벤 산기슭에 / W. B. 예이츠
W. B. 예이츠를 추모하며 / W. H. 오든
자작나무 / 로버트 프로스트
현대시에 대하여 / 월러스 스티븐스
시는 / 이디스 시트웰
시 / 메리앤 무어
사랑의 대화 / T. S. 엘리엇
이상한 만남 / 윌프레드 오언
나는 당신의 마음을 품고 다닙니다 / E. E. 커밍스
깨진 표상들로 / 로버트 그레이브스
나의 기교로 혹은 뚱한 기술로 / 딜런 토머스
존 경(卿)의 산 위에 / 딜런 토머스
울적하게 깨어나 / 로버트 로웰
스컹크의 시간 / 로버트 로웰
여성 작가 / 실비아 플라스
말들 / 실비아 플라스
땅파기 / 셰이머스 히니

에필로그_아내에게 나의 시집 한 권을 건네며 / 오스카 와일드

부록: 수록 시인들의 삶과 문학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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