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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여름작품 소개

<여름, 여름> #현대물 #캠퍼스물 #질투 #오해/착각 #소꿉친구 #라이벌/열등감 #애증 #일상물 #잔잔물 #성장물
#미인공 #츤데레공 #귀염공 #초딩공 #집착공 #연하공 #미인수 #상처수 #소심수 #단정수 #연상수
정수현은 나이 차이가 큰 선배를 짝사랑하지만, 선배는 그를 쾌락의 대상쯤으로만 여길 뿐이다. 그런 위태한 관계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허물어지고, 수현은 실연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 자신의 삶을 바꿀 작은 것들을 준비한다. 우선은 살을 빼고 멋진 몸매를 가지는 것, 그리고 오랜 소원이던 미대에 진학하는 것이다. 그런 정수현을 쫓아다니는 연하의 여은규가 있지만, 정수현에게 여은규는 자신이 겪었던 상처를 연상시키기만 할 뿐이다.
연애와 실연, 빗나간 사랑의 감정이 우리의 삶과 관계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한 성찰을 잔잔한 흐름과 경쾌한 문제로 풀어낸 단편.
시간과 비용은 줄이고, 재미는 높여서 스낵처럼 즐기는 BL - 한뼘 BL 컬렉션.


출판사 서평

<미리 보기>
#1
살을 빼야겠다.
그 사람과 헤어지고 나서 처음 한 생각이었다.
더 이상 옛날의 나로 머물러 있고 싶지 않았다. 우연이라도 마주치게 된다면 예전과 전혀 다른 나를 보여주고 싶었다. 우리 사이는 끝났지만, 적어도 그 사람을 잊지 못하고 과거에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나는 독하게 운동을 했다. 헬스장을 마르고 닳도록 다니며 악독하게 몸속 지방을 태웠다. 처음 한 달간은 죽을 만큼 힘들었다. 운동한 지 일주일 만에 술을 마셨고, 2주 뒤에는 폭식을 했다. 하지만 헬스장만큼은 끈질기게 나갔다. 대체 어떤 것이 나를 움직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술을 먹고 밤을 새운 날에도 트레이닝복을 손에 들었다.
몸속에 박혀 있던 살이 떨어져 나가기 시작한 것은 운동을 시작한 지 정확히 두 달 만이었다. 거울 속의 내가 달라 보이기 시작한 것도 그즈음이었다. 시각적인 결과가 달라지자 더더욱 박차를 가했다. 석 달 이후로는 모든 것이 쉬웠고, 여섯 달이 되자 습관처럼 러닝머신 위를 달리고 있었다.
거울 속의 내가 달라지자 성격도 변했다. 예전보다 훨씬 쾌활하게 웃게 되었고 원하는 것을 분명하게 말할 줄 알게 되었다.
처음부터 대학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았었던 나는 다시 미대 입시를 준비했다. 붓을 놓은 지는 겨우 이 년밖에 되지 않았고, 생각보다 훨씬 더 그리운 마음으로 캔버스 앞에 설 수 있었다. 밤이나 새벽에는 유화 작업을 하고 낮에는 카페나 공원을 찾아다니며 마음대로 그리고 싶은 것을 그렸다.
그즈음이 되어서는 예전의 내 사진을 보고 깜짝 놀라고는 했다. 몸매가 날씬해지자 패션에 관심이 많은 누나는 적극적으로 내 옷차림을 관리했고, 어머니조차 그런 누나를 지지해주었다. 챙이 빳빳한 모자와 선글라스를 쓰고 몸에 달라붙는 가죽바지를 걸쳐도 누구도 나를 비웃지 않았다.
"네가 네 엄마를 닮긴 했나 보구나."
어느 날 아버지가 내게 한 말이었다. 그날도 어김없이 스케치북과 연필만을 챙겨 들고 집을 나서던 참이었다.
나는 좀 더 홀가분한 마음으로 캔버스 앞에 앉을 수 있었다. 매일 같은 풍경을 바라보며 똑같은 것을 그리면서도 가슴이 뛰었다. 날이 지나갈수록 짧아지는 연필과 그에 비례하기라도 하듯 늘어가는 자신감이 그 무엇보다 좋았다.

#2
카페에서는 지나간 사랑 노래가 흘러나왔다.
오늘따라 좀처럼 그리고 싶은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다. 스케치북을 펼쳐놓은 채 멍하니 창밖을 구경했다. 기운 없이 탁자에 엎드리자 졸음이 올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가만히 마른 손등을 들여다봤다. 반지를 세 개나 낀 손은 조금 억센 느낌이 났다. 검지에는 반지 대신 문신을 새겨 놓았다. 이 년 전의 나라면 도무지 상상할 수 없는 조합이었다.
이제는 예전에 알았던 누구도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 그것이 서운하기도 하고 홀가분하기도 해서 공연히 콧잔등을 찡그리고 말았다.
카페 문이 열리기 전까지 나는 지나간 사랑 노래에 취해 몽글몽글한 카푸치노 거품을 구경하고 있었다.
차진우였다. 요즘 말로는 '구남친'으로 대변되는 존재.
여전히 근사하고 아름다운 남자. 콩깍지가 벗겨진 내 눈에도 그렇게 보이는 것을 보면 삼 년 전에도 저 남자는 아름다웠을 것이다.
커피를 주문하던 차진우가 문득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나는 모른 척 시선을 피했다.
거리에서 차진우를 지나치는 상상을 수백 번은 했을 것이다. 카페에서 그를 마주치는 상상 또한 수없이 했다. 하지만 이제 와서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았다. 내 머리카락은 이제 샛노란 색이었으며, 눈썹조차 예전의 색깔과 달랐고 귓바퀴에는 빼곡하게 피어싱이 꽂혀 있었다.
클래식한 정장을 걸친 30대 젊은 사업가와 어떻게 연애할 수 있었을까?
지금 생각해보면 의문일 정도로 차진우와 나 사이에는 접점이 없었다. 지난 학기 자퇴한 학교의 선배라는 위치도 지금에서는 유명무실했다. 비로소 차진우와 나는 진정한 타인이 된 것이었다.
"오늘도 여기야?"
그 순간 누군가 털썩, 내 앞에 주저앉았다. 경박스러울 만큼 날렵한 몸놀림으로 내 시선을 빼앗는 이는 근래 들어 한 사람밖에 없었다. 나는 말없이 눈썹을 치켜세우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왜 놀라지도 않아, 형은. 사람 민망하게. 내가 안 반가워?"
"학교는."
"수능도 끝났는데 무슨 놈의 학교야. 졸업식 할 때까지 안 가도 아무도 뭐라고 안 해."
팔다리가 길고 늘씬한 놈이 다리를 쭉 뻗어왔다. 의자가 작은 모양인지 앉은 자세가 묘하게 구부정했다.
"어머니는 뭐라고 안 해?"
"졸업하는 것도 감지덕진데, 뭘. 점심 안 먹을 거야, 수현이 형?"
'수현'이라는 말에 가만히 커피를 받아들던 남자가 무심코 뒤돌아봤다. 눈앞의 고등학생은 싱글거리기 바빴고, 나는 스케치북만 뚫어지게 쳐다봤다. 차진우가 다시 고개를 돌릴 때까지 나는 숨을 멈추었다.
"그만 일어날게."
"에이, 이러지 마, 형. 내가 저 신호등 건너편에서 얼마나 반갑게 뛰어온 줄 알기나 해?"
"그런 거 몰라. 관심도 없고. 어머니 걱정하게 하지 말고 집에 가서 밥 먹어."
"수현이 형!"
여은규가 내 팔을 덥석 잡았다. 언뜻 차진우의 눈길이 이쪽에 머무른 것 같기도 했다.

<한뼘 BL 컬렉션 시리즈>
시간과 비용 부담을 확 줄여서, BL 초심자도 가볍게 읽는 컬렉션입니다.
내 취향이 무엇인지, 어떤 주인공에게 끌리는지, 다른 사람들은 뭘 읽고 좋아하는지 궁금하셨지만, 몇십만 자가 넘는 장편을 다 떼야 알 수 있다는 생각..... 이제는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가볍게 읽으면서 스낵처럼 즐기는 새로운 스타일의 BL들이 찾아 옵니다.
앞으로 나올 한뼘 BL 시리즈를 기대해 주세요.
(참고) 한뼘 BL 컬렉션 내 번호는, 편의상의 부여된 것으로, 읽는 순서와 관련이 없습니다. 컬렉션 내 모든 작품이 그 자체로 완결됩니다.

출간 (예정) 목록
_잠복 근무_송닷새
_클럽 블랙_송닷새
_우주 정찰대를 위한 경고문_따랴랴
_시선의 길목_먼스먼스
_책도깨비_경계선
_생일 소원_리커
위의 도서 외 총 100여종 이상을 2017년 말까지 출간할 계획입니다.


저자 프로필

이터

2017.11.23.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저자 소개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려 드리고 싶어요.
twitter.com/ete_r_

목차

표지
목차
본문
시리즈 및 저자 소개
copyrights
(참고) 분량: 약 1.8만자 (종이책 추정 분량: 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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