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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한의 총작품 소개

<샤한의 총> #판타지 #서양풍 #인외존재 #애증 #애절물 #시리어스물 #잔잔물
#헌신공 #계략공 #후회공 #순정공 #상처공 #다정수 #순진수 #명랑수 #단정수 #퇴폐미수
냄새만 맡아도 취하고 스치면 몸이 부어오르면서 죽을 수 있는 약초와 독초들로 둘러싸인 섬. 물안개가 짙어 내린 날 왕의 사제 샤한이 그 섬 안으로 들어간다. 지난 15년간 그랬듯 샤한은 섬 안에서 성장하고 있는 총을 만나러 가는 길이다. 총은 왕국의 이교도 소수 민족 중 하나로 그의 동족은 모두 멸족되어 사라졌고, 이제 하나 남은 총족의 청년이다. 고립된 섬에서 자란 총에게는 샤한만이 세상 전부이다. 그러나 샤한은 총에게서 정결한 몸을 구할 뿐이다. 그리고 살아 남기 위해서는 왕세자의 즉위식에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왕세자의 즉위식이 열흘 앞으로 다가오고, 샤한의 행동이 이상해지기 시작한다.
왕세자의 정화를 위해서 길러진 총. 그리고 그를 오랜 세월 지켜보면서 보살펴 온 샤한. 이제 그들 운명의 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어지러운 꽃 향기가 숨막히는 몽환적 분위기와 스타일리시한 문체가 돋보이는 단편.
시간과 비용은 줄이고, 재미는 높여서 스낵처럼 즐기는 BL - 한뼘 BL 컬렉션.


출판사 서평

<미리 보기>
사당에 향이 오르고 맑은 차 한 잔이 놓였다. 까마득 멀리 울리는 희미한 북소리가 자정이 넘긴 시각을 알려왔다. 물결 하나 없는 호수 위로 나뭇잎 같은 조각배가 미끄러져 들어와 사당 한 켠에 소리도 없이 멈춰 선다. 샤한의 손에 초록의 어린 연꽃 한 송이가 들려 있다.
귀머거리에 노안이 심하게 온 늙은 뱃사공은 샤한에게 동전 몇 개를 받아 챙기고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간다. 달빛이 밝은 밤이다.
바다만큼 넓은 호수에 듬성이 뿌려진 작은 풀섬들은 가끔 물새들이 와서 날개를 쉬어가는 곳이다.
아주 간혹 람의 사제들이 섬 안에 작은 사당을 만들어 기도를 하거나 수련을 하곤 했지만 워낙 습하고 땅이 무른 탓에 호수 멀리까지 배를 타고 들어오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장식 하나 없는 짙은 자색의 도포가 무성히 자란 풀들 사이로 거침없이 걸어 들어간다. 호수의 날씨는 종잡을 수가 없어서 짙은 물안개가 작은 사당을 금세 집어 삼켜 버렸다. 덕분에 샤한이 사당 주변에 뿌려둔 온갖 약초들이 진하게 향을 뿜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냄새를 맡기만 해도 취해 쓰러질 만큼 독한 약초들과 만지기만 해도 피부가 부어오르거나 심하면 목숨을 잃을 수 있는 맹독의 꽃들이 지천에 퍼져 있었다.
작은 사당의 문틈 사이로 흐릿한 불빛이 새어 나왔다가 사라졌다. 벌써부터 두근거렸던 마음을 감출 줄도, 억누를 방법도 모르는 총이 단걸음에 샤한의 앞까지 뛰어나갔다. 신발도 신지 않은 하얀 다리가 독초를 밟고 맹독의 꽃을 스쳐지나가지만 아랑곳 하지 않았다.
“뛰면 안 된대도.”
“하지만 기다렸는걸.”
총을 보는 샤한의 표정에 안쓰러움과 안도감이 스쳐갔다. 이곳에 혼자 남겨진 채 오로지 샤한만을 기다리며 살던 아이는 어느새 그의 어깨만큼이나 키가 커져 있었다.
붉은 머리칼에 물안개처럼 하얗고 투명한 피부, 진한 초록색의 눈동자. 뭍에서는 결코 찾을 수 없는 특이한 생김새를 하고 있는 총은 소수 민족 중에서도 거의 멸족해 버린 종족의 몇 안 되는 생존자 중 하나였다.
위대한 람을 숭배하는 카렌의 사도들이 이교도를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뿔뿔이 흩어진 소수 족들을 모두 추방해 버리거나 비밀리에 말살해 버린 뒤 카렌의 수도인 렘의 도심에서 피부색이 다르거나 눈 색이 다른 이들을 찾기란 불가능한 일이 되어 있었다.
샤한의 허리를 안고 품에 얼굴을 비비는 총의 몸에서 진한 양귀비꽃 향이 올라왔다. 샤한이 정신없이 엉켜 있는 총의 머리칼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이교도의 몸에서는 사람을 병들게 하는 기운이 나오고 신성을 오염시키며, 위대한 람을 부정하는 죄악의 씨를 품게 만든다. 이것은 람의 사원에서 매일 밤 설교하는 내용이다.
그들의 말대로라면 샤한은 이미 오래 전에 영혼을 흡입당하고 악의 기운에 현혹당한 나약한 배신자가 되어 있어야 했다. 샤한은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의미 있는 쓴 웃음을 짓게 됐다.
샤한은 람이 말하는 악의 덩어리의 머리칼에 부드럽게 입을 맞췄다.
“숙제는?”
총에겐 늘 상냥하고 친절한 샤한이지만 숙제 하나 만큼은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었다. 총은 마른 침을 삼켰다. 그가 원하는 일이라면 뭐든 할 테지만 늘 어려운 숙제를 남기고 가는 탓에 만족시킬 수 없는 날이 더 많았다.
“다 했어.”
“어디 볼까?”
사당으로 들어가기도 전에, 아직 반갑다는 인사도 마치지 못했는데 착하고 부드러웠던 그의 표정이 부족한 제자를 나무라는 선생처럼 바뀌어 버렸다.
총은 잠시 서운하다가 으레 치르던 의식처럼 익숙하게 눈을 감고 숙제로 받은 람의 기도문을 조용히 외웠다.
람은 위대하며 유일하고 오로지 카렌의 영광을 위해서만 존재한다. 이교도의 죄는 오로지 람의 자비로 희석되며 완벽한 죄의 사함은 후생에 람의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으로 완성된다. 막힘없이 기도문을 외워가는 총의 새빨간 입술이 물기를 잔뜩 머금은 한 여름의 열매처럼 달고 탐스러워 보였다.
기도문의 마지막 구절까지 완벽하게 외운 총이 뿌듯한 얼굴로 샤한을 올려다보자 선생님의 눈은 다시 한없이 자상하게 바뀌었다. 샤한은 총을 안아 들고 사당 안으로 향했다.
방 한 칸 정도 크기의 사당 안은 온통 진한 약초 향으로 가득했다. 그동안 샤한이 직접 키우고 말린 약재들과 직접 제조해서 저장해둔 향료 병들이 한쪽 벽면을 채우고 있었고 향료를 만드는 도구들이 정갈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오늘은 무슨 놀이를 할 거야?”
“오늘은 특별한 날이니까, 특별한 놀이를 할 거야.”
샤한은 장막으로 구분된 작은 침실에 총을 앉혀 놓고 미리 준비해 둔 향료 상자를 총의 옆에 늘어놓기 시작했다. 제각각 크기에 제각각의 향료들은 총도 아주 잘 알고 있는 물건들이었다.
그 중 유리 항아리에 담긴 은색 빛의 향료는 일반 사람들이라면 뚜껑을 여는 순간 정신을 잃고, 한 방울이라도 피부에 닿는 다면 그대로 영원히 잠들게 만드는 맹독의 물건이었다.
습지대에서 생존하며 독초에는 강한 내성을 보이는 총의 종족들도 웬만해선 만지지 않는 사초의 꽃을 모아 약한 불에 보름 동안 쪄서 만들어 그 독성이 수십 배나 올라간 귀한 향료였다.

<한뼘 BL 컬렉션 시리즈>
시간과 비용 부담을 확 줄여서, BL 초심자도 가볍게 읽는 컬렉션입니다.
내 취향이 무엇인지, 어떤 주인공에게 끌리는지, 다른 사람들은 뭘 읽고 좋아하는지 궁금하셨지만, 몇십만 자가 넘는 장편을 다 떼야 알 수 있다는 생각..... 이제는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가볍게 읽으면서 스낵처럼 즐기는 새로운 스타일의 BL들이 찾아 옵니다.
앞으로 나올 한뼘 BL 시리즈를 기대해 주세요.
(참고) 한뼘 BL 컬렉션 내 번호는, 편의상의 부여된 것으로, 읽는 순서와 관련이 없습니다. 컬렉션 내 모든 작품이 그 자체로 완결됩니다.

출간 (예정) 목록
_잠복 근무_송닷새
_클럽 블랙_송닷새
_우주 정찰대를 위한 경고문_따랴랴
_시선의 길목_먼스먼스
_책도깨비_경계선
_생일 소원_리커
위의 도서 외 매달 10여종 이상을 발간하고 있습니다.



저자 소개

평생 남이 원하는 글만 써주다가 좀 늦게 내가 쓰고 싶은 걸 쓰게 됐습니다. 태풍이 몰아치는 하와이의 바닷가에서 서프보드 하나 들고 혼자 들뜬 기분입니다. 앞으로 갈지 뒤로갈지, 옆으로 갈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저는 서핑보다 훌라춤을 추고 싶은지도 모르는데 말이죠. 장르에 상관 없이 가능한 즐거운 내용으로 패들링 할 예정입니다. 중간에 멈춰서 머리에 꽃달고 엉덩이를 흔들면 같이 외쳐주세요. 알로하~

목차

표지
목차
본문
시리즈 및 저자 소개
copyrights
(참고) 분량: 약 1.6만자 (종이책 추정치: 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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