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언어 학습능력, 청각이 좌우한다

《병원에서도 진단되지 않는 청각왜곡》
난청(전체적으로 소리를 잘 듣지 못하는 증세)이 아니면서도 일반인과 다른 방식으로 소리를 듣는 증세를 통틀어 ‘청각왜곡’이라고 한다. 청각왜곡은 언어·학습 능력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집중력 저하, 우울증, 불면증, 만성두통은 물론 자폐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정상의 청각을 가진 일반인은 이해할 수 없는 증상이다.
이러한 청각왜곡은 병원에서 알기도 쉽지 않고 치료 자체도 어려워 이런 증상에 시달리는 많은 아이가 고통을 겪는다.
이러한 청각왜곡 치료를 위해 창안된 요법이 바로 AIT(Auditory Integration Training)이다. AIT는 베라르 박사가 창안한 청각통합치료 프로그램으로 왜곡된 청각을 바로잡아 학습·언어장애, 우울증, 자폐증 등의 해결에 실마리를 제공하는 요법이다.

《당사자만 아는 고통, 청각왜곡과 그 치료법 AIT 및 사례 소개》
『아이의 언어·학습능력, 청각이 좌우한다』는 20년에 걸쳐 AIT를 통해 수많은 아이들의 청각왜곡을 치료한 저자가,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청각왜곡과 이를 치료하는 AIT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다.
청각왜곡을 겪으면서도 이를 몰라 고통을 당하는 아이와 부모를 위해 청각의 원리부터 유형과 다양한 청각왜곡의 원인과 증상은 물론 AIT 원리와 방식, 효과를 전해준다. 나아가 자신이 치료한 아이들의 수많은 사례를 제시하여 자신 아이의 증상에 비춰보도록 해, 근본 원인을 모른 채 가슴 조이며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지 않도록 했다.

《일반인은 이해 못 하는 청각왜곡 증상》
청각왜곡의 이해를 돕도록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자.
이비인후과적인 문제가 없어도 발음이 부정확한 아이들은 대체로 자음보다 모음이 크게 들리는 청각을 지니고 있다. 그 어린이들의 말을 유심히 들어보면 모음은 비교적 정확하다는 것을 (예, 코끼리→또띠리, 볼펜→봄뻰) 알 수 있다. 자음이 모음에 파묻혀 깨끗이 들리지 않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또 오른쪽 귀와 왼쪽 귀의 청각이 서로 두드러지게 다른 경우에는 상대방의 말이 혼란스럽게 들리므로 언어 이해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아무리 지능이 높아도 깨끗하게 들리지 않는 소리를 정확히 이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학습에 곤란을 겪거나 병원에서 ADHD(집중력/과잉행동장애) 진단을 받은 아이들은 거의 예외 없이 사람 목소리보다는 주변 소음에 민감한 청각을 지니고 있다. 수업시간에도 여러 가지 잡음(책상 삐걱거리는 소리, 책장 넘기는 소리 등)이 선생님 목소리를 덮어버리니 수업에 집중하기가 어렵다. 낮 동안 온갖 소음에 둘러싸여 있던 그 아이들은 밤이 되어 주변이 조용해지면 그때부터는 냉장고 소리, 옆집 TV 소리 등이 들리기 시작한다. 벌레 기어가는 소리가 들린다는 아이도 있다. 소리가 가져다주는 스트레스는 그들을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존재로 만들어 버리기도 한다.
이처럼 이런 청각왜곡 증상은 정상 청각으로는 이해할 수 없고 병원에서도 뚜렷하게 진단이 되지 않아 아이 탓만 할 수 있어 아이의 고통은 커지기만 한다.

《AIT를 경험한 부모들 “이 사실 널리 알려야”》
저자는 우연히 「Reader’s Digest」를 통해 미국의 한 소녀가 AIT를 통해 자폐증을 치료한 사연을 보고 AIT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고, 이는 결국 내로라하는 외국계 기업 한국지사장직을 사임하고 AIT에 몰두하는 계기가 되었다.
저자는 1994년 프랑스에서 베라르 박사로부터 AIT를 배워온 이래 수많은 어린이와 그 부모를 만났다. 청각이 문제의 근원이었음을 비로소 확인하는 순간 부모의 반응은 다양했다. 드디어 원인을 알았다고 기뻐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그동안 해왔던 각종 검사, 치료에 분개하는 이도 많았다.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니?” 하면서 자녀를 부둥켜안고 울음을 터뜨리는 이도 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공통된 의견은 “이 사실이 널리 알려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저자는 그들의 뜻을 반영하여 이 책을 펴냈다.
저자는 언어장애, 학습장애 혹은 자폐증세를 보이는 아이의 청각을 검사해보면 예외없이 청각왜곡 증세가 발견된다면서 한 명당 15분 정도 소요되는 베라르 방식의 청각검사는 보호자 입회하에 이루어지므로 부모가 직접 자녀의 청각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AIT(Auditory Integration Training)를 통한 청각왜곡 치료는 총 10일이 소요되며, 치료가 완료된 후 처음과 동일한 방식의 청각검사를 다시 해서 자녀의 청각 정상화 여부를 부모가 직접 확인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