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디 접속이 원활하지 않습니다.
강제 새로 고침(Ctrl + F5)이나 브라우저 캐시 삭제를 진행해주세요.
계속해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리디 접속 테스트를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대응 방법을 안내드리겠습니다.
테스트 페이지로 이동하기

속죄 상세페이지

이 책의 키워드


다른 키워드로 검색

BL 가이드

* 배경/분야: 서양시대물 판타지물
* 작품 키워드: 짝사랑물 환생 시리어스물 오메가버스 강공 집착공 꽃수 무심수
* 주인공 (공) : 레뎀프티오 휀 드 미라브 -공작. 전생에는 용사였다. 긴 은발이고 하늘색에 가까운 푸른 눈동자. 대단한 미남이지만 차갑게 보이는 인상이다. 28세. 우성 알파.
* 주인공 (수) : 비올라 - 전생에 마왕. 곱슬거리는 흑발에 보라색 눈. 얇은 입술과 갸름한 눈매. 마른체형이고 20세. 오메가이다.
* 이럴 때 보세요: 시련을 딛고 이겨내는 진한 사랑이야기가 필요할 때


속죄작품 소개

<속죄> 너를 사랑한 것을 속죄할 수 있다면…….

복수를 위해 악마에게 영혼을 바친
마왕, 에밀 폰 포이두스
사랑하는 이에게 잊히기 위해
모든 것을 속죄하기 위해
사랑하는 이의 손에 죽었다.

하지만…….

[그대는 훌륭히 사명을 완수했으므로 소원을 빌 자격이 있다.
무엇을 원하는가?]
“다시 그를 만나고 싶습니다.”
천사는 내 소원을 받아들였다.
다시 태어나 그를 만난다면, 그가 무엇이든, 무슨 짓을 하건 나는.

환생 후, 다시 재회한 용사와 마왕
잔혹한 운명은 다시 되풀이되는가?


출판사 서평

<본문 발췌>


0―1. 마왕

너와 만난 것이 운명인지 우연인지 나는 아직도 알 수가 없다.
너는 가족들이 쏟아 낸 피 웅덩이 위에 앉아 있었다. 고작해야 열 살쯤 되었을 너는 심장이 뚫려 즉사한 어미의 시체를 부여잡고 덜덜 떨고 있었다. 그렇게 떨면서도 너는 나를 노려보았다.
나는 너와 같은 아이들을 이미 백 명은 넘게 베었다. 너 역시 그렇게 죽을 예정이었다. 내가 검을 멈춘 것은 비단 네게 계약의 재능이 있어서만은 아니었다.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도 어미의 시체를 놓지 않고, 그 어린 눈동자가 증오와 복수심으로 불타오르는 모습이 익숙했기 때문이었다.
그래, 나는 네게서 나의 과거를 보았다. 너는 두려워하지 않았다. 마을 전체를 몰살시킨 내 앞에서도 공포보다 증오가 더 컸다. 네가 어린 나이에 걸맞지 않는 비통한 음성으로 소리치던 것을 똑똑히 기억한다.
“악마! 내가 죽여 버릴 거야! 내가 네놈을 죽여 버릴 거라고!”
나는 그때 무엇을 생각했던가.
공포를 증오로 누를 수 있는 네게 계약의 재능이 있다는 건 운명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검을 거두었다. 너는 피 묻은 단검을 쥐고 내게 달려들었다. 나는 네 어린 몸을 발로 차 내고 너를 내려다보며 웃었다.
“미련한 놈, 그깟 단검으로 뭘 할 수 있다는 거지? 내가 그런 것에 죽을 것 같나?”
너의 얼굴에 무력감과 절망이 드리우기 전에, 나는 너를 붙잡았다. 너는 여리고 가벼웠다. 너의 발버둥은 손끝으로도 눌러 버릴 수 있을 만큼 연약했다.
“날 죽일 기회를 주지, 미천한 것아.”
그때 나는 나를 죽일 자로 너를 선택했다.
나는 왕국의 멸망을 준비하고 있었다. 나와 같은 억울한 희생자들의 시체를 쌓아 올려 저 아득한 왕국에 홀로 맞서려 했다. 내 걸음걸음마다 피울음이 울었다.
고작 한 인간이 개인적인 복수라는 목적으로 한 왕국을 괴멸시킨다는 것은 미친 짓이었다. 피투성이로 늘어진 여동생의 시체를 매개로 악마를 소환한 날부터 나는 이미 미쳐 있었다.
내가 행하는 것이 악이라는 것을 안다. 나는 죄악이고, 나는 마왕이다. 그래도 나는 멈출 수 없었다. 과거로 돌아간다 해도 나는 악마의 손을 잡을 것이다.
너는 내가 걷는 광기의 길을 줄곧 지켜보았다.
나는 너에게 검을 가르쳤고, 글을 가르쳤으며, 계약을 가르쳤다. 내 가문은 계약의 재능을 가진 혈족이었고 오랜 비밀들을 은밀히 지켜 왔었다. 그리고 그 비밀 탓에 멸망했다. 이 땅에 더 이상 나 외의 보라색 눈동자는 없었다.
나는 어린 너에게 내 가문의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그러나 너에게 가문의 이름과 금기는 알려 주지 않았다. 가문의 이름을 짊어지고 복수를 하는 것도, 가문의 금기를 어기고 악마와 계약하는 것도 나로 마지막이다. 그리고 너는 내 마지막을 거둘 자였다.
너는 격렬하게 거부했다. 내가 주는 음식을 토해 내고, 내가 입히는 옷을 찢었다. 내 성에서 달아나려 한 횟수는 셀 수도 없다. 너는 나에게 침을 뱉었고, 나에게 욕을 했으며, 그 조잡한 단검을 내게 수없이 겨누었다. 나는 그런 것에 화가 나지는 않았다. 너는 그 단검을 품에 안고 잠들었으며 어머니와 아버지를 부르며 울었다. 나는 그것이 조금 슬펐다.
내가 마을을 불태우고, 성을 무너뜨리고, 마물을 키우는 동안, 너는 자랐다. 시간이 흐르며 너는 그 따뜻한 갈색 눈에 새파란 독기를 품고 내가 가르치는 것을 삼키듯 익혔다. 나를 죽이기 위해 검을 익히고, 나를 죽이기 위해 마법을 배웠다. 악마가 준, 살인을 할수록 강해지는 나의 힘은 점점 강대하고 불길해졌고, 너는 아이에서 소년이 되었다.
너는 성에서의 생활에 익숙해졌고, 내가 나의 것이 아닌 피로 흠뻑 젖은 채 돌아오는 것을 무심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악마의 성에서도 선한 빛을 품고 자라나는 너를 보며 나는 행복했다.
그래, 솔직히 말하겠다. 나는 내 스스로 저지르는 죄악에 질식해 가면서도 깨끗한 너를 사랑했다. 나는 네가 무슨 짓을 하던 화가 난 적이 없었다. 네가 방심한 내 등에 검을 꽂아 넣어도 나는 화가 난 적이 없다. 너는 그럴 자격이 있었다.
하지만 어느 날 무심코 햇살이 후광처럼 드리운 너의 갈색 머리칼을 쓰다듬었을 때, 그리고 네가 내게 웃어 주었을 때, 나는 너에게 화가 났다. 너 역시 스스로에게 놀라 돌아서느라 알지 못했을 것이다. 그 순간 나는 너를 죽일 뻔했다.
알고 있었다. 너를 가르치고, 너를 키우며, 어느 순간 네 눈에 깃들었던 증오가 시간에 스러지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그저 감추었을 뿐일 거라 애써 외면했었다.
나는 멍청했었다. 너는 나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것을 깨달은 날 나는 맑은 너에게 더러운 내 죄악이 묻은 것 같아 잠들 수 없었다. 너를 직접 키우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너를 사랑한 내 욕심이었다. 네가 물들지 않도록 나에게서 떼어 놓았어야 했다.
후회는 늦었다. 나는 악마와 계약한 흔적이 선명한 내 영혼을 들여다보았다. 복수를 결심했을 때 모든 걸 포기하고 후회하지 않기로 했는데, 너에 대해서는 많은 후회를 했다. 복수가 완료되면 악마는 내 몸뚱어리로 강림하여 지옥을 부를 것이다. 너는 나를 죽여야 하고, 나는 네가 나를 죽일 때 괴로워하지 않기를 원했다.
나는 그래서 너를 강간했다. 울부짖는 네 몸을 찍어 누르고 너의 뺨을 때렸다. 나는 네 눈에 다시금 증오가 타오르는 것을 보면서 만족했다. 이로써 너는 때가 오면 망설임 없이 내 목을 벨 수 있을 것이다. 네 안의 사랑이 부서졌으리라 믿었고, 그래서 울었지만 나는 괜찮았다. 네가 나를 죽이고 나를 잊는다면 그걸로 족했다.
왕국의 목을 조이며 나는 너의 길을 예비했다. 계시를 날조하고, 가문의 비법으로 천사를 소환할 준비를 했다. 너를 위한 세력을 키우고 너를 용사로 받들 자들을 모았다.
마침내 국왕의 목을 베고, 왕궁의 모든 살아 있는 자들을 죽이고 침묵에 잠긴 폐허에 섰을 때, 나는 내가 복수를 끝냈음을 알았다. 복수는 허무했다.
나는 네가 알지 못하게 너의 감금에 빈틈을 만들었다. 너는 내가 예비한 길을 따라 탈출하여 내가 예비해 둔 곳으로 향했다. 네가 이 더러운 성에서 나간 것을 확인하고 나는 악마를 불렀다. 악마는 만족스럽게 웃었다.
악마가 내 몸을 집어삼키는 과정은 생각보다 아프지 않았다. 육신에서 영혼이 강제로 밀려 나가며 악마가 그 빈자리를 잠식했다. 나는 네가 무사하기를 빌었다. 그래서 네가 돌아온 것을 보았을 때, 정말로 화가 났다.
네가 나를 지키려 들었을 때는 정말로 슬펐다. 너는 어째서 그토록 선한가. 나는 네 부모를 죽였고, 네 마을을 부쉈으며, 너를 강간한 죄악이었다. 그런데도 너는 나를 사랑했다.
악마는 감히 너를 비웃었다. 네가 지금 원수를 사랑하여 내 앞을 막는 것이냐? 악마의 말에 너는 무너져 내렸다. 그래, 너는 받아들일 수 없었을 것이다, 네가 나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나는 네가 미쳐 가며 절규하는 것을 보았다. 나를 사랑해서 네가 망가지는 것을 보았다. 사랑은 증오보다 고통스러웠다. 너를 사랑한 것을 속죄할 수 있다면…….

1. 재회

비올라(Viola). 제비꽃.
이 사창가에선 흔해 빠진 이름이었다. 비올라라 불리는 창부가 적어도 열 명은 넘을 것이다. 하지만 새끼 악마라고 하면, 그것은 단 한 명을 가리키는 이름이 되었다.
삼백 년 전 이 나라, 에스테반 제국의 건국왕이 목을 베어 쓰러뜨린 마왕이 보라색 눈이었다고 한다. 마왕은 그 눈의 신비한 힘으로 악마와 계약했고, 세계를 멸망시킬 뻔했다고 한다. 천사의 계시를 받은 용사, 건국왕 오웬이 그를 물리친 이야기는 이제 전설이자 동화가 되어 전해지고 있었다. 그 이후 보라색 눈동자는 저주 받은 눈, 마왕의 눈이라 불렸다. 한갓 미신에 불과하지만 그 미신은 누구나 알고 있기에 강력했다.
비올라는 창녀의 오메가 아들이었다. 그의 어미는 사창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빚에 묶여 몸을 파는 창녀였다. 그녀는 이 거리를 벗어나고 싶어 했고 그 수단으로 손님 중 하나인 백작의 아이를 임신했다. 창녀는 백작이 그녀를 첩으로 맞이해 주리라 기대했지만, 백작은 창녀의 아이 따위 자신의 아이일지 아닐지 알게 뭐냐며 그녀를 내쫓았다. 창녀는 유산이 무서워서 아이를 낳았고, 그 아이는 보라색 눈을 가지고 있었다.
비올라는 열세 살까지 이름이 없었다. 창녀는 기분이 나쁘거나 일이 힘들 때면 그를 때렸다. 이름 없는 보라색 눈의 아이는 새끼 악마라 불리며 컸다.
비올라는 그 말을 부정한 적이 없다. 그는 자신을 향한 욕설과 학대와 구타를 반항 없이 수용하며 자랐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알고 있었다. 자신이 마왕이라 불리었던, 에밀 폰 포이두스라는 것을.
태어나 세상을 인지하고 자신이 기억을 가진 채 환생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비올라는 이 삶이 형벌이라고 생각했다. 복수에 미쳐 수많은 무고한 생명을 죽인 벌. 그래서 그는 자신을 향한 모든 악의를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창녀는 비올라가 열다섯 살에 오메가로 발현하자 비올라를 남창으로 팔아넘기고 그 돈으로 자신의 빚을 갚았다. 창녀는 미련 없이 그를 버리고 떠났다. 그를 산 포주는 남창이 된 그에게 대충 이름을 붙였다. 새끼 악마는 비올라가 되었다.
비올라는 딱히 아름답지도 않았고 불길한 눈동자라 인기 있는 남창은 아니었다. 하지만 특이한 것을 즐기는 손님들이 그를 찾았고, 그들은 대부분 가학적이거나 변태적이었다.
보라색 눈동자는 포이두스 가문의 상징이자 유전이었다. 마왕, 에밀을 마지막으로 그 가문은 멸절되었다. 돌연변이인지 운명인지 그 눈을 다시 타고난 비올라는 전생과 똑같은 계약의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조건과 대가를 갖춘다면 그는 언제든 악마나 정령, 혹은 요정과 계약할 수 있었다. 그 영혼에 악마와 계약한 더러운 흔적이 남아 천사를 부를 수는 없어도.
하지만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언제든 이 삶을 탈출할 수 있었지만, 그는 그저 속죄하듯 모든 것을 받아들였다. 그렇게 살다가 조용하고 비참하게 이 삶을 끝내길 바랐다.
그렇게 오 년이 흘렀다. 그사이 몇 번 포주가 바뀌었고, 비올라는 <암고양이 둥지>의 남창이 되었다. 이 거리에서 나름 고급 창관에 속해 귀족이나 부유한 상인들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이 창관은, 질 나쁘고 힘 있는 골치 아픈 손님들을 전담시킬 목적으로 비올라를 사들였다.
비올라는 그날도 관계를 가질 때마다 상대 목을 조르는 취미를 가진 손님을 받았다. 손님은 무슨 짓을 하든 그저 인내하기만 하는 비올라에게 오기가 생겼는지 제대로 걷지도 못할 정도로 그를 괴롭혔다. 비올라가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자 질린 손님은 침을 뱉고 나가 버렸고, 그제야 그는 해방되었다. 벌겋게 손자국이 남은 목은 아마 곧 새카맣게 멍이 들고 목소리를 내기 힘들어질 것이다.
비올라는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방을 나왔다. 몸이 말을 잘 듣질 않아 난간을 붙잡고 천천히 계단을 내려가던 그는 아래층에서 문을 열고 나오는 또 다른 손님을 보았다.
반짝이는 긴 은발을 한쪽으로 느슨하게 묶어 늘어뜨린 남자였다. 고상한 옷으로 감싸여 있었지만 그 아래에 날렵한 근육이 꽉 짜인 몸을 숨길 수가 없었다. 고양잇과의 맹수 같은 자였다.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흘러나와 주위를 압도하는 우성 알파의 페로몬이 그런 인상을 더하고 있었다.
하지만 비올라가 그를 보고 멈춰선 것은 그의 외양이나 페로몬 때문이 아니었다. 계약의 재능을 지닌 자들은 상대의 영혼에 남은 계약의 흔적을 알 수 있다. 비올라는 그 남자에게서 찬란하게 빛나는 천사의 흔적을 보았다.
라드.



저자 소개

서목하

판타지를 좋아합니다. 이 글을 재미있게 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목차

0-1. 마왕
1. 재회
2. 혼란
3. 변화
4. 격정
0-2. 용사
5. 선회
6. 심연
0-3. 효시
7. 파국
8. 재래
9. 속죄
속죄 외전 01 테오도르의 일기
속죄 외전 02 요정들의 사정
속죄 외전 03 소원
속죄 외전 04 행복
속죄 IF 번외 01 광기
속죄 IF 번외 02 결별


리뷰

구매자 별점

4.2

점수비율
  • 5
  • 4
  • 3
  • 2
  • 1

869명이 평가함

리뷰 작성 영역

이 책을 평가해주세요!

내가 남긴 별점 0.0

별로예요

그저 그래요

보통이에요

좋아요

최고예요

별점 취소

구매자 표시 기준은 무엇인가요?

'구매자' 표시는 리디에서 유료도서 결제 후 다운로드 하시거나 리디셀렉트 도서를 다운로드하신 경우에만 표시됩니다.

무료 도서 (프로모션 등으로 무료로 전환된 도서 포함)
'구매자'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시리즈 도서 내 무료 도서
'구매자’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같은 시리즈의 유료 도서를 결제한 뒤 리뷰를 수정하거나 재등록하면 '구매자'로 표시됩니다.
영구 삭제
도서를 영구 삭제해도 ‘구매자’ 표시는 남아있습니다.
결제 취소
‘구매자’ 표시가 자동으로 사라집니다.

이 책과 함께 구매한 책


이 책과 함께 둘러본 책



본문 끝 최상단으로 돌아가기

spinner
모바일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