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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가이드

* 배경/분야: 시대물
* 작품 키워드: 가상시대물, 첫사랑, 순애보, 능력남, 무심남, 짝사랑녀
* 남자 주인공: 정유현 - 학문에 정진하느라, 내 색시의 얼굴 따위 모르고 살았다.
* 여자 주인공: 이연희 - 서방님께서 나를 잊은 줄은 까맣게 몰랐다.
* 이럴 때 보세요: 가성비 좋은 19금 로맨스 글이 당길 때
* 공감글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설마 서방님께서 나를 기억하지 못하고 계시나?’
연희는 아린 마음을 안고서 몸을 돌려 서방님을 지그시 응시했다.


홍시작품 소개

<홍시> 그녀의 눈은 푸르른 가을 하늘 아래, 마당가로 이어진 감나무의 가지에만 오롯이 꽂혀 있었다. 팔을 뻗어 하나를 딴 후 함안댁의 치마폭에 던져 주고 또 하나를 따서 을미 어멈에게 건네다 보니 어느 순간 별당으로 이어진 감나무의 가지에는 감이 하나도 없게 되었다.
연희는 욕심이 생겼다. 본채로 이어진 가지를 바라보며 조심히 나무둥치를 잡고는 팔을 뻗을 때였다.
“누구냐!”
아래서부터 들려온 음성에 너무 놀란 나머지 연희는 그만 균형을 잃고 땅으로 낙하하였다.
“마님!”
별당에서는 함안댁과 을미 어멈의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었다. 연희는 사내의 품에서 눈을 질끈 감은 채 누워 있다가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는 고개를 들었다.
‘맙소사!’
그녀가 깔고 누운 이는 다름 아닌 그녀의 낭군님 유현이었다. 유현이 가느다랗게 눈을 뜬 채로 연희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가 한참 흔들리는 눈으로 연희의 얼굴을 바라보다 물었다.
“누구냐.”
연희는 유현의 시선에 갇힌 채로 몸 둘 바를 몰라 하며 얼른 자리에서 일어서려 했다. 그때 유현이 연희의 팔목을 잡아 왔다.
“누구냐고 물었다.”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설마 서방님께서 나를 기억하지 못하고 계시나?’
연희는 아린 마음을 안고서 몸을 돌려 서방님을 지그시 응시했다. 하지만 그 시선 안에 그녀를 알아본 기색이라곤 조금도 담겨 있지 않았다.
“말을 하지 못하느냐.”
다그치는 말에 놀란 연희가 얼른 답했다.
“연희…… 여요.”
“연희?”
이름자만 불린 건데도 온몸이 사시나무 떨리듯 떨렸다. 몸이 닿은 적은커녕 지금껏 서로 이리 마주 본 적도 없지 않은가. 발갛게 물든 얼굴을 하고서 조심히 서방님을 응시할 때였다.
“마님! 괜찮으셔요?”
별당 겹문을 넘어 본채 중문까지 달려온 함안댁과 을미 어멈이 펄쩍 뛰며 연희를 부르고 있었다.
연희는 얼른 유현에게서 손목을 빼낸 후 도망치듯 중문을 넘었다.
“이봐!”
뒤에서 들려온 말에 연희는 아주 찰나 고개를 돌렸다. 나풀거리는 옷고름 사이로 서방님의 얼굴이 보였다. 흔들리는 미간 사이로 눈 한 번 깜빡이지 않은 채 뚫어져라 바라보는 눈동자가 있었다.


미리보기

“아씨.”
함안댁의 목소리가 어째 어두웠다.
“무슨 일이더냐?”
붓을 들고 서책을 베끼던 연희가 배꽃처럼 하얀 얼굴에 희미한 호기심을 담고서 물었다.
“그것이 저기……….”
자발스러운 을미 어멈이 치맛자락을 냅다 걷고는 별당 아씨 연희를 향해 벙싯 웃으며 말하려던 때였다.
함안댁이 슬며시 을미 어멈의 옆구리를 찔렀다. 서방님으로부터 소박을 맞고 사는 연희의 심정을 헤아려, 주인 나리 이야기를 삼가라는 무언의 손짓이었다. 그러나 나서기를 좋아하는 을미 어멈은 눈치가 없어도 너무 없었다.
“왜요? 성님? 마님도 아셔야죠. 나리께서 장원에 급제했는디.”
그 말에 연희의 얼굴에서 호기심이 걷히더니 초승달 같은 고운 아미(蛾眉)가 한없이 흔들렸다. 비록 별당에 발길 한번 안 주는 서방님이시나, 그분께 복이 오기를 얼마나 빌고 또 빌었던가.
“아아, 서방님께서 과거에 급제하셨구나.”
연희의 윤기 머금은 촉촉한 붉은 입술이 살며시 벌어지며 외마디 신음이 흘러나왔다. 함안댁은 그런 아씨 연희를 못마땅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평소 마음씨 푸근하기로 소문난 그네의 입에서 험상궂은 말들이 흘러나왔다.
“학문만 외골수로 파시면 뭐 한대요? 성정이 좋아야지.”
그 말에 어딘가를 향해 흘러가고 있는 봄날의 구름을 바라보던 연희가 눈매를 내려 함안댁을 꾸짖듯 쳐다보았다.
“자네 어찌 말을 그리 함부로 하는가.”
그제야 함안댁은 비로소 유현에 대한 험담을 멈추었다. 그러나 쀼루퉁한 얼굴은 그대로였다. 그네의 생각에는 이 댁 주인마님이면서 별당 신세로 전락해 버린 연희가 잘 이해되질 않았다.
그렇게 괄시를 당하고도 주인 나리의 과거를 앞두고는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뒷마당 대숲에 서서 물 떠놓고 기도를 올리던 아씨가 아니던가. 자그마한 소리로 연희 모르게 불평을 늘어놓았다.
“곳간이 그득그득 넘쳐도 아씨 계신 별당에는 쌀 한 말이 인색한 이놈의 집구석이 뭐가 좋다고.”
그때였다.
“자홍이 네년, 네년 치마폭이 그리 비싸더냐!”
바깥에서부터 유생들의 떠들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홍이? 그 유명한 기생 자홍이?”
별당 청지기 족고망이가 냅다 뛰어가 본채로 넘어가는 담장에 섰다. 을미 어멈이 그 뒤를 조르르 따랐다. 담장 너머에서는 올해 유현과 함께 과거를 본 유생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었다.
“자홍아, 어찌 유현이만 좋다더냐.”
“집안 좋고 얼굴 수려한 놈이 장원에까지 급제하니 네 이년이 구미가 동하나 보구나!”
“그래 봐야 유현이는 여인 알기를 돌처럼 안다. 너 그리 날뛰어 봐라. 유현이가 꿈쩍을 하는지. 저놈은 뼛속까지 선비이니.”
그러자 자홍임이 분명한 여인이 이리 말하였다.
“돌은 깨부수라고 있는 것이지요. 아니 그렇습니까?”
뒤이어 유생들의 함성 소리가 커다랗게 들려왔다. 내내 주인 나리와 이 집안을 욕하던 함안댁조차 호기심이 동하는지 슬그머니 담장가에 가 섰다.
연희 역시 아랫것들을 바라보다 장지문을 넘었다. 툇마루를 디뎌 섬돌 위의 신을 신고는 자그만 마당을 가로질러 함안댁 옆에 섰을 때다.
“워메.”
까치발을 들어 담장 너머를 바라보던 을미 어멈이 손가락을 들어 눈을 찔끔 가렸다. 족고망이 역시 흠칫 놀라 어깨를 떨다가, 이내 주인마님 연희를 발견하고는 미간을 찌푸렸다.
“마님, 보지 마셔요.”
그러나 이미 때는 늦었다. 연희가 고개를 빠끔 들어 담장 너머를 쳐다보고 있었으니.
“아씨…….”
을미 어멈은 그런 연희를 안쓰러운 듯 바라보고 있었고 함안댁은 담장가에 서서 못 볼 것을 보았다는 듯 시뻘건 얼굴로 씨근덕거리고 있었다.
연희는 일렬종대로 늘어선 잔칫상과 거하게 벌어지는 승전놀음 판을 두서없이 쳐다보다 흐릿한 눈으로 어딘가를 응시했다. 그곳에는 이 집의 대를 이을 정유현이 있었고 한 여인이 있었다.
여인은 유현의 옷깃 사이로 손을 넣어 가슴을 매만지며 유현의 입술을 희롱하는 중이었다. 기생 자홍이 분명했다.
치마를 쥔 연희의 손이 가늘게 흔들렸다. 함안댁이 그런 주인아씨를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었다. 연희는 더는 그 광경을 보지 못하고 몸을 돌렸다.
“아씨.”
을미 어멈이 위로하듯 연희를 불렀다. 연희는 애써 흔들리는 입매를 다잡으며 웃어 보였다.
“이젠 정말 헌헌장부가 다 되셨구나.”
연희는 자주는 못 뵈어도 먼발치서 훔쳐보곤 했던 제 서방을 기억하고 있었다. 아니, 어찌 잊을 수 있을까. 시집와 단 한 순간도 잊어 본 적 없는 모습인데.
비록 별당에 갇히어 서방님과 마주칠 일은 없었지만 자라면서부터는 늘 그분의 평안을 빌고 당연한 것처럼 은애하는 마음을 길러 왔다.
그런 지금, 낭군님께서 다른 여인과 얽힌 모습을 보는 것은 매우 괴로운 일이었다. 연희는 고개를 떨어뜨려 그 광경을 외면했다.
“아씨!”
그런 연희가 답답한 듯 함안댁은 버럭 성을 냈다. 연희가 먼 산을 바라보며 나직이 말했다.
“여인을 아실 때도 되셨지.”
그러고는 별당 안채로 걸어가는데 그 모습이 너무도 처량해 함안댁의 가슴은 미어졌다.


저자 프로필

송여희

2015.01.20.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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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저자 - 송여희

글을 쓰며 쓴맛 단맛 다 보고
세상을 조금씩 알아 가는 여자 사람.
래도 여전히 글을 쓰는 일은 재미있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 큰 수확이라고 여기는 요즈음.

<출간작>

순수의 시절. 십년지기. 안개바람의 저편. 그에게 사로잡히다. 피아노 너머로(Beyond the piano). 셔터맨과 우렁각시. 소매치기. 리얼리티(Reality). 기생서방 조선세자. 크리스마스에 만난 천사. 프레임 Frame. 갓 구워낸 크루아상처럼. 언제 사랑 될래?. 렛 미 노우 와이(Let me know why). 신의 성실의 원칙. 도로시에게. 나이트 블루. 홍시

목차

1. 삼일유가(三日遊街)
2. 채비
3. 감나무아래
4. 홍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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