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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클리어 1 상세페이지


책 소개

<올클리어 1> 《화재감시원》 《둠즈데이북》 《개는 말할 것도 없고》 《블랙아웃》에 이어
옥스퍼드 시간 여행 시리즈 마침내 완결!
30년 만에 완성한 가장 위대한 시간 여행 시리즈!

시리즈 다섯 작품 모두 휴고상 수상!
휴고상, 네뷸러상, 로커스상 동시 수상작!


2060년의 옥스퍼드는 시간 여행을 하는 수십 명의 역사학자가 과거로 보내지면서 혼란스럽다. 마이클 데이비스는 진주만으로 갈 준비를 하고 있다. 메로피 워드는 1940년에 일어난 피난민 아이들을 상대하고 있으며, 이 임무가 끝나면 종전 기념행사에 가려고 던워디 교수를 설득하는 중이다. 폴리 처칠의 다음 임무는 런던의 옥스퍼드 스트리트 한가운데 있는 백화점에서 점원 역할이다. 하지만 돌연 실험실은 갑자기 모든 임무를 취소하거나 모든 역사가의 일정을 바꾸었다. 그리고 마이클과 메로피, 그리고 폴리가 마침내 제2차 세계대전에 도착했을 때 상황은 더 악화된다. 그들은 그곳에서 공습과 등화관제 그리고 폭발물 수거 작업에 직면하는데, 그들의 임무뿐만 아니라 전쟁과 역사 그 자체가 통제 불능의 상태로 치닫고 있다는 느낌이 점점 커지고 있다. 한때 신뢰할 수 있었던 시간 여행의 메커니즘이 큰 결함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의 영웅들은 자신들의 확고한 신념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역사학자는 정말로 과거를 바꿀 수 없는 것일까?”

지금까지 휴고상 11회, 네뷸러상 7회, 로커스상 12회를 수상하며 명실상부한 SF 그랜드마스터이자 지존으로 자리 잡은 코니 윌리스의 대표작이자, 단편 <화재감시원>의 세계관을 이은 옥스퍼드 시간 여행 연작의 마지막 장편소설. 휴고상과 네뷸러상, 로커스상 동시 수상작!

기적의 여정이 이어진다. 코니 윌리스가 미국 최고의 작가 중 한 명임을 또 증명했다.
— <덴버 포스트>


출판사 서평

코니 윌리스의 기묘하고 감동적인 도약

드디어, 코니 윌리스의 옥스퍼드 시간 여행 시리즈의 최신작 《올클리어》가 왔습니다. 이 작품은 시리즈의 마지막처럼 보입니다. 속편의 법칙을 지나치게 잘 따랐기 때문이죠. 사실상 직전 작 《블랙아웃》과 같은 작품으로 보아야 할 《올클리어》는 시리즈의 모든 작품을 통틀어 가장 크게, 가장 복잡하게 움직입니다. 코니 윌리스 자신이 이 작품에 대해 “한계까지 몰아붙였다.”고 자평하기까지 했죠. 이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면, 굳이 이렇게까지 플롯을 복잡하게 가져가지는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여기에 모든 힘을 쏟아부은 코니 윌리스는 거짓말처럼 패배…하지는 않았습니다. 작품활동을 잘하고 계시죠. 그러나 이 시간 여행 시리즈가 다시 돌아오려면 긴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코니 윌리스는 대편성 교향곡처럼 다양하고 복잡한 스토리라인을 저글링하는 걸 즐기는 작가는 아니었으니까요.

《올클리어》를 읽어보면 한계까지 밀어붙였다는 작가 자신의 말이 진심처럼 느껴집니다. 단일 작품으로 엮을 수 있는 《블랙아웃》을 포함하면 이 소설은 한국어판으로 2천 페이지에 달합니다. 등장인물들의 수가 훨씬 많습니다. 시간 여행자들이 활동하는 주요 타임라인도 예전보다 늘어납니다. 1941년과 1944년은 이 소설의 배경 상으로 ‘현대’라 할 수 있는 2060년과 함께 서로 밀접한 영향을 주며, 부차적인 역할을 하는 시간대들이 추가로 등장합니다. 같은 인물이 둘 이상의 시간대에 등장하는 경우도 많아서, 처음에는 혼란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블랙아웃》 때 말이죠. 그러나 《올클리어》에 도전하는 여러분들은 이미 그 혼란을 극복했을 겁니다.

하지만 문제는 또다시 발생합니다. 다양한 시간대를 교차해가며 전개하는 이 소설의 플롯이 피할 수 없는 문제였죠. 지지부진하게 느껴진다는 겁니다. 《블랙아웃》에서 보셨다시피 갑자기 시간 ‘강하’의 편차가 너무 커진 1941년 또는 1944년의 런던으로는, 원하는 시간대에는 도착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어떤 시간 여행자는 1941년에, 또 어떤 시간 여행자는 1944년에, 또 어떤 시간 여행자는 1941년과 1944년에 모두 갇혀버렸죠. 1941년의 주인공들과 1944년의 주인공들은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는데, 문제는 이 두 시간대 중에 한쪽이 뭔가를 발견했더라도 다른 쪽에게 전달할 방도가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독자는 한쪽 시간대의 인물들이 시간 여행에 얽힌 수수께끼를 어느 정도 벗겨낸 걸 본 다음, 거의 똑같은 문제로 고민하는 다른 쪽 시간대의 인물들을 바라보아야만 합니다. 그래서 《올클리어》의 스토리는 느리게 흘러갑니다. 더 길고 더 느려진 소설이라면, 어떤 독자에게는 치명적인 문제로 느껴질 수도 있겠죠.

그래서 팬들 중에는 《올클리어》를 3분의 1 정도로 줄이면 더 좋은 소설이 될 거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스토리텔링의 효율로 따지면 그 말이 맞을지도 모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플롯의 구조상 전개가 느릴 수밖에 없는 이 소설은 그 속도를 더욱 저하시키는 수많은 디테일들로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이 소설의 헌사를 허투루 넘기지 마십시오. 여기 나오는 모든 직종들이 소설 안에서도 활동합니다(추리 소설 작가도 진짜 나오냐고요? 애거서 크리스티가 ‘등장’합니다). 《올클리어》는 이 작은 영웅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보여주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서브플롯이라고 하기에는 본 스토리와 거의 아무런 관계가 없는 일화들도 꽤 많습니다. 이것을 군더더기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만약 정말 군더더기라면, 효율적으로 단편소설을 쓸 줄 아는 코니 윌리스가 왜 이런 요소들을 남겨두었을까요. 몰랐을 리가 없을 텐데요.

《올클리어》의 플롯을 그림처럼 떠올려 볼까요. 장편소설이라는 거대한 줄기에서 작은 단편과 엽편소설들이 가지처럼 뻗어 나와 한 몸을 이루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는 거죠. 거대한 줄기는 시간 여행자들의 이야기이고, 작은 가지들은 독일군의 공습 속에서 서로를 격려하며 삶을 이어나가는 런던 시민들의 이야기입니다. 효율성을 위해서는 잔가지를 다 쳐내도 무방합니다. 《올클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소재인 ‘시공 연속체의 수수께끼’는 이전의 옥스퍼드 시간 여행 시리즈에서 보여주었던 수준을 넘어섭니다. 이 발상의 전환에 얽힌 핵심 사건들만을 추리더라도 충분히(독자에 따라서는 더욱) 매력적인 작품이 되었을 겁니다. 보기 좋게 매끈한 통나무로 다듬는 거죠. 그게 일반적인 소설 작법입니다. 그런데 왜 코니 윌리스는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요. 심지어 스스로 괴로워하면서까지 말입니다.

그 이유는, 이 소설의 작은 가지들이 거대한 줄기와 함께 한 그루의 나무를 구성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이 소설의 주제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평범하고 대체로 선한 이들의 삶이라는 작은 가지들 말이죠. 이는 사실상 옥스퍼드 시간 여행 시리즈 전체를, 혹은 코니 윌리스의 작품세계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였습니다(코니 윌리스의 크리스마스 단편집 책 소개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특히 옥스퍼드 시간 여행 시리즈에서는 왜 이런 무고하고 선한 이들에게 고난이 주어지는지에 대한 질문이 이어집니다. 즉, 구원이란 무엇이냐는 이야기입니다. 이 시리즈를 시작한 단편 <화재감시원>의 주인공 바솔로뮤는 어째서 인간들이 자신들에게 주어진 비극적인 운명을 받아들여야만 하냐고 분노하죠. 여기서 던져진 질문은 다음 작품인 《둠즈데이북》에서 더욱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성서의 수난극에서 형식을 빌어온 이 작품에서 시간 여행자와 그 주위 인물들은 예수의 행적을 자신만의 방식으로(의식하지는 못한 채로) 재현합니다. 그러나 이 방식은 일종의 우화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예수의 행적을 재현한 이는 예수가 아니었고, 따라서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인간을 구원할 수 없다는 프로테스탄트적인 기조는 바뀌지 않습니다. ‘역사’는 정해져 있고, 숙명은 달라지지 않으며, 선한 이가 더 복을 받는 일도 없었습니다.

어째서 주님의 어린양들에게, 선한 작은 가지들에게 고통을 안겨주느냐는 신정론적인 질문은 그러나 《올클리어》에서 커다란 전환을 맞이합니다. 소설의 절반 정도가 지나면서 정체를 드러내기 시작하는 이 대전환은 스토리상으로도 소설의 핵심이며 감정의 동력입니다. 시리즈의 팬이라면 여기까지 오기 위해서라도 《올클리어》를 읽으셔야 합니다. 이에 대해 자세히 풀어놓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간단하게는 이야기를 해 두는 게 좋겠습니다. 코니 윌리스는 과감한 선택을 했습니다. 이 '옥스퍼드 시간 여행 시리즈'라는 세계를 지탱하는 시스템, 인격이나 의식을 갖추지 않았지만 4차원적인 권능을 갖춘 이 ‘시공 연속체’의 성격을 바꾸었기 때문입니다. 후반부의 몇몇 장면을 감안해볼 때, 코니 윌리스의 새로운 선택이 어떤 방향을 지시하는지는 명백해 보입니다. 이제 코니 윌리스는 소망하기를 숨기지 않습니다. 이전까지는 인간의 소망을 무기력한 선함과 등치시켰던 코니 윌리스는 이제 거기서 과감하게 전진합니다. 왜 과감하냐면, 일견 너무 순진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소설 속에서도 누군가가 말합니다. “증거는 없어요.”라고 말이죠. 입증이 안 되는 선한 소망을 담은 가설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죽고 나서 천국에 간다는 얘기나 다를 게 있나요? 그렇다면 《올클리어》가 과감하게 전개하는 세계관의 변화는 혹시 부질없는 시도는 아닐까요?

네, 부질없는 시도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부질없음은 이 소설에서 아름답게 빛납니다. 《올클리어》는 모든 부질없고 작고 선한 사건과 인간들에 대한 헌사이며 추모이기 때문입니다(소설을 다 읽고 나서 다시 헌사를 펼쳐 보시길 바랍니다). 신이 자리를 비운 우주에서 나약한 인간들이 고독하게 운명과 싸워야 했던 《둠즈데이북》을 넘어, 《올클리어》는 신이 부재중인 게 아니라 다만 지켜보고 있는 것뿐인지도(혹은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방식으로만 개입하는지도) 모른다고 말합니다. 결과적으로 똑같지 않냐고요? 그렇지 않습니다. 프랑스의 한 신학자는 말했습니다. 그야말로 전능한 힘을 가진 존재가 그 힘을 사용하지 않고 애써 인내하고 인내하며 지켜보려면, 도대체 얼마나 커다란 사랑이 필요하겠냐고 말입니다. 《올클리어》는 이 순진하고 순전한 의지를 비로소 드러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을, 작은 가지들을 다 살피고 그들이 흥하건 망하건 아껴주는 힘. 혹은 그런 힘이 존재한다고 진심으로 믿게 되는 순간. 옥스퍼드 시간 여행 시리즈는 이렇게 높이 날아올랐습니다.

p.s: 사실 '이렇게 높이 날아오르며 끝났습니다'라고 쓰는 게 더 적합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시리즈의 팬이시라면 제가 《개는 말할 것도 없고》를 언급하지 않았음을 눈치채셨을 겁니다. 이 유쾌한 외전에서 제시된 수수께끼(혹은 떡밥)는 아직 다 풀리지 않았습니다. 또한 현재까지 비극-희극-비극(?)으로 이어진 이 시리즈의 전개상, 짠단짠단처럼 뭔가 되게 웃기고 행복한 작품으로 시리즈가 마무리되지 않을까 싶은 묘한 예감이 있습니다. 네? 아, 물론 “증거는 없습니다.”

★★★★★ 2011년 휴고상 수상
★★★★★ 2011년 네뷸러상 수상
★★★★★ 2011년 로커스상 수상
★★★★☆ 2011년 캠벨상 노미네이트


역자 후기

“희극입니까, 비극입니까?”


번역이란 빛이 들어올 수 있도록 창을 열어주는 것,
알맹이를 먹을 수 있도록 껍데기를 깨주는 것,
성스러운 땅을 볼 수 있도록 커튼을 젖혀주는 것.
물을 마실 수 있도록 우물 뚜껑을 열어주는 것.

— 옮긴이가 독자에게, 《킹 제임스 성서》


H.G. 웰스의 직업 — 시간 여행으로 인해 고통받는 직업군 — 옥스퍼드 — 시간 여행의 규칙
— 셰익스피어 — 휴대 전화의 중요성 — 결국은 희극

과학 저널리스트이자 문명 비평가이자 소설가인 H.G. 웰스가 1895년에 《타임머신》을 쓴 이후, 많은 작가가 시간 여행이라는 소재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실제로 시간 여행은 SF 장르를 통틀어 초광속 비행과 함께 가장 널리 이용되는 소재가 되었다. 물론 웰스 이전에 시간 여행에 관한 소설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마크 트웨인의 《아서 왕궁의 코네티컷 양키》(1889)를 그 한 예로 들 수 있다), 시간 여행을 초월적 존재에게 의지한 소원 들어주기 형식이나 타임 슬립류가 아닌 (소설 속의) 과학적 방법을 통해 소개한 작품은 웰스의 《타임머신》이 최초였다. 즉 《타임머신》은 정통파 시간 여행 소설로서, 웰스의 시대를 앞서가는 감각과 SF의 한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소설적 상상력이 최대한으로 발휘된) 미래에 대한 가능성, 그리고 당시 사회 구조를 미래에 빗댄 날카로운 풍자들이 잘 조합된 작품이다. 특히 태양의 종말 부분에 관한 묘사는 작품이 발표된 당시 아직 별의 진화에 관한 천문학 연구가 거의 없다시피 하던 시대임을 고려해볼 때 놀랍기까지 하다.

시간 여행이 가능한가 아닌가에 대해서는 양자 역학이나 상대론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 논의를 넘길 문제이지만, 현재 추세를 따라가 보자면 시간 여행은 불가능하다는 쪽으로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시간 여행 가능성에 대한 논쟁은 킵 손과 스티븐 호킹 사이에 있었던 웜홀-타임머신 논쟁이 가장 유명하다. 이 둘 사이에 있던 논쟁과 시간 여행의 가능성에 대해 궁금하다면 《칼 세이건의 우주(Carl Sagan’s Universe)》(1997)에 킵 손이 기고한 <물리 법칙은 웜홀을 이용한 항성 간 여행과 시간 여행을 허용할까?(Do the Laws of Physics Permit Wormholes for Interstellar Travel and Machines for Time Travel?)>를 참조하라). 하지만 아직 확실한 결론이 나온 것은 아니기에 시간 여행이 절대로 불가능하다고 결론 내리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 따라서 시간 여행에 대한 꿈 역시 버릴 필요가 없으며,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시간 여행 뒤 쓸 글을 위해 시제에 관해 관심을 가져두면 좋을 듯하다. (시간 여행에 따른 시제를 규정해야 하는 문제는 이론언어학자들의 과제이기도 하다. 시간 여행과 시제에 관해 더 관심이 있다면 《링 월드》(1970)로 유명한 래리 니븐의 《시간 여행의 이론과 실행(The Theory and Practice of Time Travel)》(1973)을 참조하라. 그리고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면 신학자들 역시 관련 논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예를 들어, 만약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면 우리가 과거나 미래로 가서 만나 회개시킨 사람들의 영혼은 ‘현재’의 어디에 있단 말인가? 시간 여행의 신학적 관점에 관해서는 잉겔라 매드포의 <과거로의 시간 여행 그리고 그와 관련된 신학 연구(Backward Time Travel and Its Relevance for Theological Study)>(2011)를 참조하라.)

앞에서 보았듯이, 비록 과학 분야에서도 시간 여행이라는 아이디어를 다루고 미래에는 다른 분야에서도 다룰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 가장 활발히 다뤄지는 곳은 역시나 소설 분야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시간 여행을 소재로 나온 수많은 소설 가운데 최고를 들자면, 바로 옥스퍼드 대학을 배경으로 하는 코니 윌리스의 시간 여행 시리즈를 꼽을 수 있다. 옥스퍼드 시간 여행 시리즈는 중편인 《화재 감시원》 (1982)을 시작으로 해서 장편 《둠즈데이북》(1992), 《개는 말할 것도 없고》(1997), 그리고 2부작으로 구성된 《블랙아웃》과 《올클리어》(2010)로 구성되어 있으며, 네 작품 모두 휴고상을 받았고, 세 작품이 네뷸러상을 받았다(《개는 말할 것도 없고》는 네뷸러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휴고상이 독자들의 인기투표 방식으로 선정되는 반면, 네뷸러상은 작가와 평론가들이 수상작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고려해보면, 코니 윌리스의 이 시리즈는 독자와 평단 양쪽에서 인정을 받은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1982년에 발표한 중편 《화재 감시원》으로 시작한 이 시리즈는 시간 여행이 가능하게 된 21세기 중반, 영국 옥스퍼드 대학 역사학과를 현재 배경으로 삼아 과거로 여행하며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고 있다.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하는 소설을 살펴보면 작가들은 나름대로 규칙을 만들어 적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웰스는 시간 여행에서 허용될 수 있는 가장 자유로운 규칙, 즉 등장인물들이 아무런 제약 없이 과거와 미래를 방문할 수 있다는 규칙을 가정했다. 따라서 《타임머신》에서 시간 여행자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행동할 수 있으며, 주인공이 마주치는 어려움은 단지 주인공의 능력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장치일 뿐이었다. 하지만 코니 윌리스는 시간 여행의 규칙들 중 가장 엄격한 규칙을 적용하고 있다. 즉 시공간의 탄력성으로 인해 시간 여행자는 절대로 인과 관계를 뒤집을 수 없으며, 심지어 편차 때문에 원하는 시공간에도 정확하게 도착할 수 없다고 가정했다. 또한 인과 관계를 뒤집을 가능성이 있는 물건을 가지고 오거나 가지고 갈 수도 없다고 가정했다(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둠즈데이북》에서 콜린이 아스피린과 손전등을 가지고 중세로 간 것은 설정 오류가 아니라 이미 주위의 모든 사람이 죽었기 때문에 아무 상황도 바꿀 수 없기 때문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과거는 현재나 미래의 인물에 의해 농락당하는 바보들이 살던 시대가 아니라 동등한 관계를 이룬 시대이며, 시간 여행자는 결과를 알면서도 아무런 영향을 끼칠 수 없는 철저한 관찰자 역할만을 하게 된다. 《화재 감시원》과 《둠즈데이북》, 그리고 《개는 말할 것도 없고》는 이러한 기본 규칙을 바탕으로 했다. 그리고 최근작인 《블랙아웃》과 《올클리어》에서는 이 규칙이 좀 더 확장되고 복잡해져서, 편차는 모순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일어난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사후 조치라고 가정한다.

이 시리즈에는 방대한 고증을 통한 역사적 현실의 재현이라는 중요한 특징이 있으며, 그 때문에 이 시리즈는 SF인 동시에 역사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코니 윌리스는 역사 고증 자료를 모으기 위해 각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짧게는 5년에서 길게는 8년에 이르는 시간이 걸렸다. 이 시리즈를 꿰뚫는 코니 윌리스의 또 다른 특징이라면, 그가 희극과 비극 모두에 능하다는 점이다. 고양이 한 마리 때문에 우주가 멸망할지도 모르는 우스꽝스럽지만 심각한 분위기를 배경으로 시종일관 유쾌한 《개는 말할 것도 없고》를 먼저 본 독자들이 흑사병 시대를 배경으로 한 《둠즈데이북》를 읽고는 암울하기 끝이 없는 그 전개에 충격을 받았다는 고백은 흔히 찾아볼 수 있으며, 심지어 이렇게 희극과 비극을 자유로이 넘나드는 글솜씨로 인해 희극을 쓰는 이와 비극을 쓰는 이가 따로 있다는 ‘코니 윌리스 2인설’이라는 음모 이론까지 있다. 이러한 그의 재능은 《블랙아웃》과 《올클리어》에서 정점을 찍어, 희극과 비극을 모두 아우르는 절묘한 조합,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연상케 하는 인물들의 대사와 시대 배경 묘사, 그리고 (추리 소설 팬이라는 작가의 자인처럼) 추리 소설과 같은 치밀한 플롯 설정을 통해 책을 읽는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이 시리즈 전체를 포괄할 때 독자들의 불만이 있다면 2050~60년의 옥스퍼드가 전혀 미래 세계 같지 않다는 점이다. 가령 《둠즈데이북》 소설에서 묘사하는 2054년의 옥스퍼드는 현재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심지어 과학 기술에서는 현재보다도 뒤떨어진 부분들이 있다(휴대 전화가 없는 2054년을 생각해보라). 하지만 SF의 목적이 결코 ‘외삽을 통한 미래의 정확한 예측’이 아니라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이 시리즈가 묘사하는 미래 사회의 과학 기술이 정확하지 않다는 점은 큰 결점이 될 수 없다. 오히려, 무라카미 하루키의 표현을 빌리자면, 타임머신은 있지만 휴대 전화는 없는 세계를 다룬 대체 역사 소설 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겠다.

어차피 자신은 역사에 그 어떤 간섭도 할 수 없다는 방관자적 자세를 유지하던 《화재 감시원》의 존 바솔로뮤, 가능성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어떻게든 사람들을 구하려 애쓰던 《둠즈데이북》의 키브린, 그리고 더 나아가 자신들의 실수로 전쟁의 승패가 바뀔까 봐 전전긍긍하며 오류를 수정하려 애쓰는 《개는 말할 것도 없고》의 베리티와 네드를 거쳐, 이제는 직접 본인이 역사의 일부가 되어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블랙아웃》과 《올클리어》의 폴리, 에일린, 마이크에 이르기까지 코니 윌리스의 작품들은 계속 발전하고 변화를 보여왔다. 하지만 그러한 변화 속에서도 일관되게 유지되는 것은, 고드프리 경의 “희극입니까, 비극입니까?”라는 질문에 폴리가 “희극입니다.”라고 대답했듯이, 모든 결말이 결국은 희극으로 끝난다는 점이다. 1978년부터 현재까지 40여 년간 다수의 작품을 발표하면서 그 모든 작품에서 인간의 용기와 희망을 이야기하는 코니 윌리스가 품은, 인간에 대한 애정이 그대로 드러나는 부분이라 하겠다.

《개는 말할 것도 없고》를 번역하던 2000년에만 해도 이렇게 오랜 시간에 걸쳐 이 시리즈를 전부 하게 될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그 이후 《둠즈데이북》을 번역했고, 연이 닿아 《화재 감시원》 그리고 《블랙아웃》과 《올클리어》까지 옮기게 되었다. 번역물이 오역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겠지만, 이 시리즈에서 여러분이 되도록 환한 빛과 멋진 경치를 느끼고 맛난 알맹이와 맑은 물을 먹고 마실 수 있기를 바란다.

2019년 최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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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리지 보이스>

작가가 제2차 세계대전에 관해 너무 깊이 연구를 해서, 독자들은 아마 코니 윌리스가 타임머신을 이용했을 거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 <시애틀 타임스>

세밀한 묘사와 시대 고증을 잘 버무린, 페이지 터너 스릴러!
— <퍼블리셔 위클리>

거대하고, 단단하며, 사려 깊고, 전적으로 멋지다. 기다린 가치가 충분하다.
— <재뉴어리 매거진>

코니 윌리스는 처음부터 독자들을 몰입에 빠뜨리는 갈고리를 가진 완벽한 이야기꾼이다.
— <라이브러리 저널>


저자 프로필

코니 윌리스 Connie Willis

  • 국적 미국
  • 출생 1945년 12월 31일
  • 학력 콜로라도 주립대학교 학사
  • 수상 2011년 그랜드 마스터상 수상
    로커스상 수상
    네뷸러상 수상
    휴고상 수상

2016.01.13.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저자 소개

1945년 12월 31일 미국 콜로라도 주 덴버에서 태어났고, 본명은 콘스탄스 일레인 트리머 윌리스다. 오랫동안 교사로 일하면서 여러 잡지에 작품을 기고했지만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하다가, 1982년 단편 <화재감시원>이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단편 <화재감시원>을 표제로 한 단편집 《화재감시원》(1985)은 그해 <뉴욕 타임스> 주목할 만한 책으로 선정되었다. 단편 <화재감시원>은 이후 《둠즈데이북》(1992), 《개는 말할 것도 없고》(1998), 《블랙아웃》(2010), 《올클리어》(2010)로 이어지는 옥스퍼드 시간 여행 연작의 모태가 되기도 했는데, 옥스퍼드 시간 여행 연작은 전 작품이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받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첫 번째 장편 소설 《링컨의 꿈》(1987)으로 존 캠벨상을 받았고, 1992년에 발표한 《둠즈데이북》으로 휴고상과 네뷸러상은 물론 로커스상을 휩쓸었고, 1998년에 발표한 《개는 말할 것도 없고》로 20세기 후반에서 21세기로 이어지는 SF 문학계에 코니 윌리스 전성시대의 문을 열었고, 12년 만에 발표한 《블랙아웃》(2010)과 이 책 《올클리어》(2010)으로 휴고상과 네뷸러상, 로커스상을 동시에 석권하며 다시 한 번 시간 여행 SF의 절대 강자임을 증명했다. 코니 윌리스는 그동안 장단편을 넘나드는 왕성한 작품 발표로 휴고상 11회, 네뷸러상 7회, 로커스상 12회 수상 등 역사상 가장 많은 메이저 SF 문학상을 받은 작가로 손꼽히며, 2009년 SF 명예의 전당에 헌정되었다. 2011년에는 그 모든 업적과 공로를 아울러, 역사상 28번째로 ‘그랜드 마스터상’을 받으며 명인의 반열에 올랐다.

코니 윌리스는 칠순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국내에도 옥스퍼드 시간 여행 시리즈 외에 휴고상과 네뷸러상 등 메이저 문학상을 수상한 중단편을 모은 ‘코니 윌리스 걸작선’ 《화재감시원》(2015)과 《여왕마저도》(2016)를 비롯, 유행의 근원을 추적한 《양 목에 방울달기》(2016), 완벽한 소통과 사랑을 다룬 《크로스토크》(2016), 크리스마스 단편집 《빨간 구두 꺼져! 나는 로켓 무용단이 되고 싶었다고!》(2017), 《고양이 발 살인사건》(2017) 등이 번역 소개되어 있다.

목차

올클리어 1권
1
2
3
4
5
6
7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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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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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클리어 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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