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업데이트
- 파일 정보
- EPUB
- 평균 4.7MB
- ISBN
- 9791190304498
- ECN
- -
- 출간 정보
- 2018.05.14.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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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투 더 레드(Into the Red)> -
팀 인디고의 신입 레이스 엔지니어 에두아르도 코르테즈, 왈도, 31세.
팩토리 개발팀에서 일하다 처음 현장으로 오게 되었다.
지금은 사라진 종목이지만 스페인의 유명한 투우사 할아버지 덕분에 드라이버 못지않은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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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왈도의 첫 드라이버 오스카 한니넨, 24세 1개월.
GP2 챔피언, 그전에는 르노3.5 시리즈의 거의 모든 레이스를 우승한 신인.
추운 나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온 컨버스 차림의 금발 파일럿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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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투 더 레드(Into the Red): 다섯 개의 레드 라이트가 꺼지는 순간 돌진하는 황소들
(본문1)
단 한 순간도 긴장을 놓지 않은 레이스였다. 78랩의 모든 순간을 최선을 다해 달린 레이스가 끝이 났을 때, 오스카는 다리가 후들거려서 서기 힘들 정도였다. 전쟁 같은 수십 분 동안 열 대의 레이스 카가 더 리타이어했고, 절반의 드라이버만 완주할 수 있었다. 오스카는 기어이 3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생에 처음으로 그랑프리 시상대에 올라가게 된 것이다.
카페인의 기운이 땀과 함께 배출되었는지는 몰라도 오스카는 트랙에서 돌아올 때까지만 해도 그저 얼떨떨한 상태였다. 시상대 아래에 3위라는 숫자가 적힌 표지판이 서 있는 곳에 차를 댈 때까지만 해도 기쁜 건지 놀라운 건지 실감이 나지 않았다가, 차에서 내려 헬멧을 벗었을 때에야 쏟아지는 카메라 플래시 소리가 들려서 조금 압도당했다. 갑작스러운 시선에 약간 긴장한 채로 오스카는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우승한 팀의 크루들이 펜스에 잔뜩 매달려 있었다. 그 옆에는 2위한 팀의 크루들이 잔뜩……. 그러다 오스카는 누가 어깨를 툭 쳐서 돌아봤다. 제노였다. 5위를 한 그의 차가 멀지 않은 뒤쪽에 정차되어 있었다. 제노는 씩 웃으면서 오스카가 등지고 서 있던 곳을 가리켰다.
오스카는 그제서야 토로 인디고의 크루들을 발견했다. 황소 로고가 그려진 깃발을 든 그들이 펜스에 매달려 오스카를 부르고 있었다. 그 열렬한 환호를 받자 어쩐지 감격스러우면서도 쑥스러웠다. 그러다가 오스카는 그 틈에 끼어 있는 왈도를 발견했다. 짙은 푸른색 방염 슈트를 입은 피트 크루 덩치들 틈에 서서 헤드셋을 목에 걸고 있는 흰 셔츠 차림의 왈도를. 누군가의 축하에 왈도는 옆을 돌아보며 웃고 있었다. 그 남자가 그렇게 활짝 웃는 것은 처음 봤다.
오스카는 그제야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실감했다. 드디어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짜릿했다. 그때, 왈도가 고개를 돌려 오스카를 봤다. 그의 서글서글한 큰 눈이 잔뜩 휘어지며 웃었다. 기분이 좋으면 저렇게도 웃는구나. 그 순간은 정말로 가슴이 터질 것처럼 뛰었다.
(본문2)
시간이 지날수록 두려움을 느끼게 됐지만 그게 오스카가 레이스를 망치거나 다칠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만은 아니었다. 왈도는 오스카가 가장 눈부시게 달리는 순간, 문득 그가 그렇게 자신을 떠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너는 언젠가는 좀 더 좋은 팀에서 포디엄이 아닌 챔피언을 쫓아 달리게 되겠지. 그게 내가 너를 떠나보내는 일이 되더라도. 그래야만 하겠지. 정말로 우리에게도 그런 날이 올까.
왈도는 한참 동안 그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천천히 해가 기울었다. 땅에 맞닿은 하늘의 가장자리가 옅은 보랏빛이 되고, 구름에 짙은 금빛이 황홀하게 물들었다. 다시 한 대의 비행기가 먼 하늘로 솟아올랐다.
왈도는 하늘이 어두워지기 시작할 때쯤 자리에서 일어났다. 공항은 오가는 사람도 없이 한산했다. 긴 복도를 따라서 천천히 걷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뒤에서 누가 바쁘게 달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왈도!”
들릴 리 없는 목소리였다. 그 목소리에 왈도는 가던 걸음을 멈춰 뒤를 돌아봤다. 오스카가 다시 달려오고 있었다. 작은 캐리어를 끌고 그가 돌아오고 있었다.
“오스카?”
의아해 하는 왈도의 앞에 그가 섰다. 뛰어왔는지 숨이 조금 가빴다. 그의 상기된 얼굴 위에 한껏 지평선 가까이 낮아진 태양의 붉은빛이 비쳤다. 그의 두 눈이 어느 때보다 선명한 녹색이었다.
“왜 돌아왔어?”
“비행기 안 탔어.”
오스카는 한 손에 여권과 비행기 티켓을 그대로 쥐고 있었다. 더 다가오지 않고 선 채로, 오스카는 가쁜 숨을 고르며 겨우 말했다.
“바르셀로나에 같이 가도 돼?”
복도 바닥에 하늘이 비치고 있었다. 저무는 부다페스트의 하늘 속에 우리가 서 있었다.
“헬싱키에는 안 가도 돼. 너랑 같이 있고 싶어.”
오스카의 상기된 목소리에는 너무 많은 감정이 묻어 있었다. 사랑한다는 말을 그는 그렇게 했다. 그의 앞에 서면 모든 계획도, 후회도 그냥 이렇게 허물어져버렸다. 오스카에게는 우리의 현재만 있었다. 이 창밖의 아름다운 광경을 두고 그저 일어날 리 없는 일을 걱정하며 떠나려던 나를 돌려세워, 그는 눈부신 빛 속에 서 있었다. 왈도는 한 손에 들고 있던 가방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가서 오스카의 몸을 두 팔로 껴안았다. 어깨를 마주 안아오는 오스카의 손바닥에는 아직 햇살의 열기가 남아 있었다. 왈도는 눈물이 날 것 같은 감정을 추스르며 그의 허리를 안은 손에 힘을 주었다.
“그래. 여름 내내 함께 있자.”
창밖으로 또 한 대의 비행기가 날아올랐다. 어쩌면 그건 오스카가 갔어야 할 목적지를 향해 흐르는 또 하나의 시간이 멀어지는 모습일 것이다. 빛이 지평선에 모두 닿아 사라지도록, 둘은 그 자리에 그렇게 서 있었다.
박지연
레진코믹스 『모멘텀』 『울프 인 더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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