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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한 사회 상세페이지

솔직한 사회작품 소개

<솔직한 사회> 21세기 초반부터 나노기술, 빅데이터 기술의 급속하게 발전하더니, 21세기 중반이 되자 '국민합의 시스템'이라는 실시간 투표 플랫폼이 완성되었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뇌파를 BT기술로 인식하고 초고속인 7G 네트워크로 수집해서, 빅데이터 기술을 통해 실시간 분석을 하는 시스템 덕택에,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의견이 날마다 정책에 직접 반영될 수 있게 되었다. 인류의 오랜 꿈인 직접 민주주의의 세계가 마침내 도래한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완벽한 제도는 없다. 왕자와 거지와 경찰과 도둑이 똑같이 한 표를 행사하는 직접 민주주의를 동의할 수 없는 사람들이, 아주 은밀한 음모를 꾸미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직접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일당독재를 꿈꾸는 거대 지하조직, 반금련
그들에 맞서 직접민주주의를 수호하는 투사가 되고 싶은 응유엔기정과 그 친구들.
이 두 세력의 충돌을 이끌어가는, 또는 그 충돌에 휩쓸려가는 세 사람.

여론 조작 전문가 마영훈 :
직접 민주주의 세상에서 국민들의 생각을 선동하는 능력이 있다면 과거의 정치인 이상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마영훈은 넷 상에 컨텐츠를 올려 여론을 아주 세밀하게 조작하는 전문가였고, 기업인, 조직폭력배, 기타 어떤 이익집단의 의뢰라도 돈만 되면 모두 수락했다. 그런 그에게 이상한 의뢰가 들어왔다. 월드컵 16강 선발 한일전에서 자책골을 넣은 국가대표 축구선수를 극형에 처하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누가? 왜? 무엇을 얻기 위해?

빅데이터 엔지니어 김명우 :
지난 삼십 년 동안 시스템 엔지니어이자 프로그래머로서 국민합의 시스템을 운영해왔다. 그는 그럭저럭 괜찮은 대학을 나와서, 그럭저럭 좋은 월급을 받으면서, 때때로 솟구치는 반사회적인 욕망을 윤리로 다스리면서 지루하지만 대체로 평온하게 살아온 그에게 어느 날 십년 전의 불륜녀가 찾아왔다. 국가대표 축구선수의 아내인 그녀는 남편을 보호해달라고, 다시 몸을 바치겠으니 해킹을 해서라도 여론을 조작해 달라고 간곡히 부탁해왔다. 만약 이를 거절했다면 그는 혁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려들지 않고 좀 더 오랫동안 평화로울 수 있었을 것이다.

즐겁게 살자, 게이코 :
한국이름 박안희, 직접 민주주의의 화신의 외동딸, 클래식 음악, 꽃뱀, 포주, 이십대의 복장에 팔십대의 얼굴, 이 모든 단어가 인간 게이코의 삶을 설명할 수 있는 수식어지만, 그 무엇도 그녀를 온전히 설명하지는 못한다. 김명우의 삶이 반듯한 모범생의 직선, 마영훈의 삶이 삐뚤어진 사선이라면, 게이코의 삶은 묘사가 불가능한 낙서같은 삶이다. 하루하루 즐거우면 그만이라고 생각했지만, 오랫동안 아껴왔던 후배가 일당독재주의를 꿈꾸는 반체제 폭력집단에게 억류된 상황을 알고 분연히 들고 일어선다.

본문 속으로
세상의 변화가 그래왔듯, 직접민주주의의 실현 주체 또한 정치가나 인문학자가 아니라 과학자였다. 앞장서서 피를 흘린 정치가와 인문학자가 없지는 않았지만, 그 피가 역사 흐름의 본질적인 힘은 아니었다. 대체로 그들이 후대에 기록을 남기기 때문에 후대에서 종종 오해하게 될 뿐이다.

봉건사회를 종식시킨 본질적인 힘이 석탄과 증기기관이라면, 간접 민주주의 시대를 종식시킨 것은 나노 컴퓨팅과 바이오테크놀로지, 네트워크 기술이었다.

직접 민주주의 사회에 대한 구상은 약 사십년 전에 어느 나노기술 관련 기업이 자사의 웹페이지에 '솔직한 사회'라는 미래 청사진을 게시하면서 처음 구체화되었다.

청사진에 따르면, 솔직한 사회에 사는 모든 사람은 주민등록증과 나노칩 한 개를 부여받는다. 나노칩은 소유주의 뇌파를 분석하고, 그 결과는 주민등록증에 내장된 네트워크 칩을 통해 중앙 데이터센터로 송신된다. 중앙 데이터센터는 수신받은 뇌파를 데이터베이스로 변환시켜 패턴 분석을 수행한다. 그러니까 오늘날의 국민합의 데이터시스템과 똑같은 골격이다.

내용이야 어쨌든 간에, 기껏해야 중소기업의 인터넷을 통한 기업 홍보물에 불과한 내용이었다. 그 회사 취업 희망자들이나 읽어볼만한 내용이다. 그런데 어쩌다가 이 홍보물이 세상을 바꾸는 단초가 되었느냐?

그 시작은 자치단체별 선거였다. 온 나라는 떠들썩했으나 막상 유권자들은 엄청난 숫자의 후보를 놓고 투표하는 이 선거의 효용성에 대해 신뢰하지 못했다.

선거기간 내내 인터넷 게시판에서는 연일 선거의 효용성을 의심하는 글이 올라왔다. 자기는 마흔다섯 명의 후보 중에 여섯 명을 찍어야 하는데 이게 무슨 선거냐 로또 복권이지, 하고 농담 같은 울분을 터뜨렸다. 그러자 로또는 그나마 가끔 당첨도 되지만 선거는 아무리 잘 찍어봐야 본전도 못 찾는다는 둥, 선거 한 번 해볼려고 공보물을 처음부터 끝까지 통독했는데 다 읽고보니 선거가 벌써 사흘 전에 끝나있더라는 둥. 여러 파란만장한 농담이 뒤를 이었다.

솔직한 사회 웹사이트는 바로 이런 여러 농담 가운데 하나였다. 당시대의 기술수준으로는 그저 황당할 뿐인 이 청사진은, 농담의 대상으로 꽤나 괜찮은 소재였다. 누군가가 이 웹사이트의 스크린샷을 유포시키자, 삽시간에 패러디 열풍이 불었다. 팸플릿을 패러디한 사진은 인터넷 블로그를 타고 급속히 유포되었다.

하지만 한국 최대 재벌인 스타 그룹이 솔직한 사회를 회사의 광고 모토로 삼으면서 이야기가 달라졌다. 스타그룹은 나노기술과 무선 네트워크 기술로 솔직한 사회를 이루겠다는 기업 이미지 광고를 내보냈다. 대략 이러한 내용이었다.

'솔직한 사회에서 모든 국민은 의식적인 생각 뿐만 아니라 무의식적인 생각까지도 가장 솔직하게 정부에게 제시하게 된다. 한 사람 한 사람의 평등한 의견은 하나의 데이터베이스에 차곡차곡 쌓여 정부 시책의 기준이 되고 방향성이 된다. 그것은 인류의 오랜 꿈인 직접 민주주의 사회다. 그런 사회를 만드는 일에 스타 그룹이 앞장서겠다.'

광고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고, 그러자 다른 대기업들도 엇비슷한 개념의 광고를 경쟁적으로 방영했다.

국민은 솔직한 사회의 주장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정치인이 자신의 생각을 충분히 대변하지 못한다고 느끼던 사람들은 쌍수를 들고 솔직한 사회 프로젝트를 환영했다. 더 이상 솔직한 사회는 농담의 소재가 아니었다. 진지한 현실이며 불붙는 여론이며 단결되고 당당한 정치세력이 되어갔다.

그러자 정치권은 당황했다. 여당과 야당은 한국 역사는 물론이고 전 세계 역사에서도 유례가 없는 단합된 모습을 보였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의사를 완벽히 존중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성된다면, 더 이상 국민의 대변인 같은 것이 필요없게 되기 때문이다. 즉 의회를 통한 간접 민주주의가 사라지고 따라서 정당도 필요없게 된다.

이로부터 한국 사회의 갈등구조에 거대한 지각 변동이 있었다. 기존의 지역, 학력, 재산, 정치관 등으로 복잡하게 분화되어있던 사회 갈등은 정치인과 비정치인의 대결구도로 재편되었다. 돈이 있든 없든, 공산당을 싫어하든 좋아하든, 전라도든 경상도 든 간에 그들은 더 이상 갈등하지 않았다. 그들 모두는 단결했다.

그리하여 양 진영의 격렬한 싸움이 시작되었다.

정치권의 솔직한 사회에 대한 탄압 공세는 파상적이었다. 스타그룹을 비롯한 주요 재벌 그룹이 세무조사를 당하거나 총수가 구속되고 주식이 폭락했다. 솔직한 사회를 주장하는 시민단체는 전경에게 강제 해산되었다. 북한의 핵미사일설, 미국의 북한 공격설이 불거져 올랐고, 물가는 고점과 저점을 반복하며 국민을 정신없게 했다.

그것은 마치 정치가 국민 생활에 얼마만큼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시험무대 같았다. 아울러 간접민주주의는 본질적으로 변장한 파쇼에 불과하다는 증거 같기도 했다.

그러나 그 모든 갈등은 어느 날 단숨에 끝이 났다. 폭격기 한대가 국회의사당에 자폭 테러를 감행한 것이다. 그 날은 '솔직한 사회'는 국민의 뜻이 아니라 일부 불평분자가 만들어낸 허상에 불과함을 천명하는 자리였다. 당연히 정치인은 한 사람도 빠짐없이 출석했다. 전날 룸싸롱에서 술 먹느라 늦게 나온 정치인도 없었고, 해외 시찰을 명목으로 여행을 떠난 정치인도 없었다. 여야 정치인이 한 명도 빠짐없이 모였고, 그들이 자폭테러 한 번에 몰살당했다.

이로부터 세상은 바뀌기 시작했다. 국회의원이 모조리 사라졌다는 것은 기존의 정치세력이 모두 없어졌음을 의미했다. 살아남은 정치인은 있었으나, 감히 나설 엄두를 내지 못했다.

정부 또한 재편되었다. 판단하거나 결정하는 권한을 가진 정부 기관은 시간을 두고 서서히 없어져, 마침내는 모두 사라졌다. 국민이 실시간으로 그들의 의견을 가장 솔직히 전달하는 한, 입법부나 사법부의 존재 가치가 없는 것이다. 정부에는 오직 행정 업무를 처리하기 위한 조직만이 남게 되었다.

그 후로 오 년. 역사책에서 시대 구분을 해도 좋을 만큼 세상이 변하게 되었다. 완전한 직접민주주의의 세상이 이뤄진 것이다.


출판사 서평

“어처구니가 없다”
여태껏 한국에 이런 어처구니없는 소설은 없었다. 흔히 경계 안에서 기존 소설의 문법을 조금 비틀어둔 소설에 대해 평론가들은 '발칙한 상상력'이라는 평을 하는데, 기존 소설의 문법과 구성과 언어를 모두 자유롭게 넘나드는 이 소설은 발칙하다거나 전복적이라거나 하는 평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직접민주주의 정치 제도와 사회라는 매우 민감하고 진지한 주제를 이야기하는 듯 하다가 B급 농담이라기에도 조금 부끄러운 음담패설이 흘러나와서, 이건 좀 그렇지 않나... 생각할 때 쯤이면 다시 사회와 인간에 대한 예리한 통찰이 흘러나온다. 이거 괜찮네... 라고 생각할 무렵에는 다시 블랙코미디의 한 장면 같은 상황극이 펼쳐진다. 작가의 시선은 어느 한 장면도 삐딱하지 않은 곳이 없다.

“B급 농담의 향연”
이 소설을 떠받치는 가장 중요한 소재 중 하나는 음담패설이다. 그것도 문학적인 윤색과 정제를 거치지 않은, 공중변소(공중화장실보다 좀 더 노골적이다)나 또는 B급 커뮤니티에서나 볼 수 있는 원색적인 언어가 그대로 들어있다. 하지만 이 음담패설들은 소설의 흐름 자체를 이끌어가고 있다. 인물들의 삶을 역동적으로 만드는 것은 그들의 삶도, 민주주의나 독재주의 등의 정치 제도도 아니다.

"시대를 읽는 예측"
새 정부 들어서 청와대는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여론을 직접 듣는다. 여기에는 사건의 진상 조사,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유명인에 대한 처벌 등의 진지한 청원도 있는 한편, 축구 경기가 끝난 뒤 스웨덴에 선전포고를 요청한다든지, 무한도전 종영을 반대한다든지, 연예인 누구의 사형을 청원한다든지 하는 청원도 있다. 2019년의 직접 민주주의가 이런 형식을 띈다면, 2029년이나 2039년에는 어떤 형식의 직접 민주주의가 등장할까? 소셜네트워크라는 통신수단이 지구상 어딘가에서 독재정부를 붕괴시켰는데, 마찬가지로 새로운 기술이 언젠가 간접 민주주의 자체를 붕괴시키지 않을까? 하지만 그 직접 민주주의 사회는 완벽할까? 15년전에 씌여진 이 소설이 던지는 질문은 2019년 현재에도 유효하다.


저자 소개

김찬별. 1975년생.
몇 개의 문학상을 탔고, 몇 권의 소설, 넌픽션, 번역서를 냈다.
블로그주소 coldstar.egloos.com

목차

1. 빅데이터 직접 민주
2. 철인독재 삼청교육대
3. 한 번만 안아주세요 에헤라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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