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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의 정원 상세페이지

작가들의 정원작품 소개

<작가들의 정원> 1. 책 소개

누구나 한 번쯤,
글을 쓰고 정원을 가꾸는 삶을 꿈꾼다

정원에서는 멋진 일들이 벌어진다. 소설에서도, 일상에서도.
제인 오스틴에게 숲과 정원이 없었더라면 소설 속 주인공들은 어디서 걷고 말했을까. 베아트릭스 포터의 장난꾸러기 동물들은 어디서 뛰어다니고, 워즈워스는 무엇에 대한 추억을 노래했을까. 애거서 크리스티, 찰스 디킨스는 소설을 구상할 때 가장 먼저 정원으로 달려가곤 했다.
꽃과 채소, 나무와 오솔길 그리고 들판과 시냇물은 우리를 비우기도 하고 채우기도 한다.
작가들은 때론 직접 흙을 파고 가지를 치고 돌담을 쌓으며 정원과 자연에서 위로받고 기쁨을 찾고 작품의 영감을 얻었다. 이 책은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영국 작가 20명의 집과 정원과 텃밭, 작품의 배경이 된 숲과 들판과 산책길로 우리를 안내한다. 작가들이 나고 자라고 생활한 자연환경과 정원이 이들의 삶과 문학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 살펴본다. 또한 작가들이 거주했던 장소, 작품의 배경 등 아름답고도 의미가 깃든 풍경 사진이 풍부하게 실려 있어 시각적으로도 그곳을 여행하는 듯 생생한 즐거움을 준다.
채마밭에서 채소를 솎고 과수원에서 열매를 따고 나무를 심고 화단을 배열하고, 그러다 정원 한 구석의 오두막 집필실에서 글쓰기에 몰두하고, 오솔길과 호숫가를 산책하며 작품을 구상하는 작가들의 모습은 숨 가쁜 일상에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휘젓고 묘하게 정화시킨다.
작가가 거주한 공간을 통해 작가의 삶과 작품을 일목요연하게 펼쳐놓고 있어 영국 유수의 작가와 작품에 관한 내용을 한 권으로 훑어보고 싶은 사람에게도 권할 만하다. 작가의 인생 이야기, 작품에 얽힌 뒷얘기, 주변 인물, 서양 예술계 전반의 이슈 등 흙 속에서 야무진 감자알이 줄줄이 딸려 나오듯 이야기와 정보가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재미도 쏠쏠하다. 무한히 확장될 수 있는 실마리로 가득 찬 책이다.


영국 작가들의 유별난 정원 사랑

아무래도 집과 정원에는 한 사람의 가장 솔직한 모습, 내밀한 이야기가 깃들어 있다. 이 책은 여태 잘 알려지지 않았던, 작가들의 숨은 면모를 발견하는 즐거움도 선사한다. 풍경식 정원 등 독특한 정원 문화를 가꾸어온 영국의 작가들답게 조금은 유별난 그들의 정원 사랑은 우리 눈에 낯설어 보이기도 하고, 또 하나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느껴진다.
디킨스는 진홍색 제라늄을 광적으로 좋아해서 부족한 수입 때문에 늘 전전긍긍하며 힘든 순회 낭독회를 다니면서도 제라늄 사는 것만은 자제하지 못했다. 윈스턴 처칠은 한 시간에 90개씩 벽돌 쌓는 재주가 있었고(실제로 건축업자 노동조합에 정식으로 가입했다), 영어권 작가로는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러디어드 키플링은 노벨상 상금으로 정원을 대대적으로 보수했다. 월터 스콧은 파산 후 힘들게 가꾼 숲과 성을 유지하기 위해 글로 빚을 갚게 해달라고 간청했고, 남은 생애 동안 글을 써서 번 돈을 모두 헌납해야 했다. 버나드 쇼는 그다운(?) 방식으로 정원에서 쓰러져 별세했다. 아흔넷의 나이에 나무의 가지를 치다가 쓰러진 것이다.

작가들은 고난이 닥쳤을 때 정원으로 피신하기도 했다. 이혼과 실연, 급진주의자라는 비난으로 몸과 마음이 지친 존 러스킨은 호숫가 집으로 물러나 자신의 이상을 정원에 구현했고, 로알드 달은 딸 올리비아가 일곱 살에 홍역에 걸려 죽었을 때 교회 묘지에 2백여 종의 식물을 심고 돌보는 것으로 슬픔을 달랬다. 처칠은 선거에 패하고 일선에서 물러난 정치 암흑기에 정원을 가꾸고 호수를 만드는 데 정력을 쏟아 부으며 우울증을 달랬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작가의 삶을 새로운 각도로 보게 한다. 위대한 작품을 쓴 저자일 뿐만 아니라 어떤 꽃을 유난히 좋아하고 어떤 사과 품종을 즐겨 먹었으며, 지구별 어느 한편에 한 그루의 나무와 한 포기의 화초를 심고 가꾼 한 인간의 모습으로.
또한 인간의 역사만이 아닌, 나무와 꽃과 자연의 역사를 생각해보게 한다. 작가가 살았던 당시 어떤 식물들에 둘러싸여 살았는지, 당시 정원에 어떤 나무와 풀들이 있었고 지금은 어떻게 변했는지, 텃밭에서는 어떤 작물들이 자라고 있었고 과수원에는 어떤 과일나무들이 있었는지 눈여겨보게 한다. 그리고 이런 식물왕국(?)의 최고 권력자인 역대 정원사의 이름이 왕이나 대통령의 이름보다 더 중요하게 등장한다.


소설 속 그녀와 그가 거닐던 오솔길

물론 정원은 작가들에게 작품에 관한 직접적인 영감을 주고 작품의 중요한 배경이 되었다. 형제들의 집을 전전하며 얹혀살아야 했던 제인 오스틴은 초턴에 정착하면서《이성과 감성》 《오만과 편견》을 수정 출간할 수 있었고, 초턴의 관목 숲과 오솔길 등은 《에마》 《맨스필드 파크》 《설득》의 등장인물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야외 배경이 되었다. 애거서 크리스티는 좀 위장하려는 수고도 없이 《다섯 마리 아기 돼지》에서 예술가를 독살하는 포대나 《죽은 자의 어리석음》에서 시체가 발견되는 보트하우스 등 그린웨이 곳곳을 작품에 등장시켰다. 베아트릭스 포터는 힐 탑의 정원을 조성하며 이야기 속의 ‘맥그리거 씨네 야채밭’을 구현했고, 이곳의 집과 정원을 그의 작은 동물들이 등장하는 책 곳곳에 그려 넣었다.
버지니아 울프가 정원에서 가장 좋아했던 장소는 아마 과수원이었을 것이다. 그의 단편 소설 <과수원>은 잠에서 깼을 때 자신이 사과 과수원에 있다는 걸 알게 된 어느 소녀의 이야기인데, 그 과수원은 몽크스 하우스의 과수원과 아주 흡사하다. 워즈워스의 시 <구름처럼 외로이 헤맸네>(우리에게 ‘수선화’라는 제목으로 알려진 시)는 집 근처 호숫가를 산책하다 우연히 마주친 야생 수선화에 영감을 받아 쓴 시이다. 스코틀랜드의 국민 시인 로버트 번스는 낮에 농사를 짓고 밤에 시를 썼는데, 엘리스랜드 농장에서 보낸 3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130편의 노래와 시, 200통의 편지를 썼다.
토머스 하디는 《녹음 아래서》에 태어나 자란 집과 정원의 모습을, 《귀향》에 고향의 자연풍광을 담았다. 그는 정말 나무에 관심이 많아서 《녹음 아래서》의 첫 문장에 모든 나무는 식별 가능한 저마다의 목소리가 있다는 자신의 믿음을 피력하며 다음과 같이 썼다. ‘호랑가시나무는 자신과 싸우며 씩씩, 서양물푸레나무는 흔들릴 때 쉭쉭, 너도밤나무는 반반한 가지를 오르내리며 바스락바스락 소리를 낸다.’
작가들이 각 장소에 거주하는 동안 쓴 작품들의 목록과 관련 내용은 해당 본문 말미마다 따로 정리했다. 또한 작가 스스로 꾸민 집필실의 모습과 글을 쓸 때의 남다른 버릇이나 스타일 등 각각의 작가에 대해 애정 있는 독자들에게는 흥미로울 팁들도 적지 않다.

책에서 소개한 정원과 주요 장소의 주소, 온라인 사이트, 간략 정보를 정리한 ‘영국 정원 여행 정보’와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영국 정원 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정원 관련 용어’, 작가들의 정원에서 자라는 다채로운 식물들을 망라한 ‘식물 찾아보기’를 부록으로 실어 실용적인 정보를 더했다.


출판사 서평

본문 엿보기

로알드 달은 자신의 정원에 있는 과일나무를 자세히 관찰하던 중 《제임스와 슈퍼 복숭아James and the Giant Peach》의 영감을 얻었다. 버지니아 울프는 《큐 가든Kew Gardens》에서 《댈러웨이 부인Mrs. Dalloway》에 이르기까지 모든 소설에 자신이 아는 정원들을 엮어 넣었고, 애거서 크리스티는 다른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하도록 좀 바꿔서 묘사하려는 수고조차 없이, 자신의 추리소설 곳곳에 사랑하는 저택(그린웨이)과 정원을 있는 그대로 묘사했다. 제인 오스틴이 황야나 관목 숲을 본 적이 없었다면, 그녀의 소설 속 인물들은 어디서 거닐고 말하고 생각했을까?
(p.7 서문_작가들의 정원에선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월터 스콧은 나무를 잘 심었다. 토머스 하디도 맥스 게이트에 오스트리아산(産) 소나무 2천 그루를 심었다. 처칠은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차트웰의 뜰로 나가 채마밭의 담장을 다시 세우곤 했다. 찰스 디킨스는 매일 아침 손에 연장을 들고 켄트 주에 있는 자신의 정원을 돌아다니며 수리가 필요한 것들을 손보곤 했다. 베아트릭스 포터는 이웃이 준 선물을 정원에 심으며 많은 시간을 보냈다.
(p.11~12 서문_작가들의 정원에선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제인이 쓴 편지를 보면 그녀가 이 집과 정원에서의 생활을 얼마나 좋아했는지 분명히 알 수 있다. 그들은 직접 벌꿀 술을 담그고, 식탁에 올릴 닭과 칠면조를 기르고, 완두콩과 감자, 구스베리, 딸기, 까치밥나무 등을 심었다. 카산드라가 가드머셤에 가 있을 때면 제인은 언니에게 생생한 소식을 담은 유쾌한 편지를 정기적으로 써 보냈다. 1811년 5월에 쓴 편지를 보자.
‘과수원 주위의 산책로가 얼마나 근사한지 인간으로선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야. (…) 오늘 이 나무들 중 한 그루에 살구가 열린 걸 보았다는 사람이 있어.’
초턴의 꽃들은 아욱, 접시꽃, 지면패랭이꽃, 수염패랭이꽃과 같이 집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박한 식물들이었다. 같은 해 여름, 제인은 가드머셤에 가 있던 카산드라에게 정원이 패랭이꽃이며 수염패랭이꽃, 매발톱꽃들로 화사하다고 보고했다. 이렇게 평화롭고 행복한 분위기 속에서 제인은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카산드라는 제인을 배려해 자질구레한 집안일을 떠맡았고, 오스틴 부인은 열심히 채마밭을 돌보았다. 제인은 《이성과 감성》을 수정하여 1811년에 출간했다. 이 책은 제인 오스틴의 첫 출간 소설이 되었다. 제인은 또 《오만과 편견》을 수정하고《맨스필드 파크》를 쓰기 시작했다. 《오만과 편견》은 1813년에 출간되었다.
(pp.30~31 ‘소설 속 그녀와 그가 거닐던 숲과 오솔길’ 제인 오스틴 ? 가드머셤과 초턴)


‘너도 알다시피, 이 근처는 온통 피크닉하기 좋은 정원들이야. 이곳에서 난 셰익스피어를 연구하고 있어. 만나는 사람은 거의 없어. 공부하는 틈틈이 맨발로 천천히 돌아다니며 자연을 관찰하곤 해. 자연을 이해하는 척하고 싶진 않지만, 난 자연과 잘 지내고 있어. (…) 책 읽기도 재미있어. 자연은 제 안에 암탉이며 폭풍 같은 것들을 품고 있어. 그러고 보니 자연과 나는 둘 다 아주 너그럽군. 난 꿀과 달걀, 우유 등을 먹으며 살고 있어. (…) 그리고 종일 장미 정원에 앉아 공부를 하지.’

브룩이 사람을 거의 만나지 않았다는 건 사실과 달랐다. 복잡한 친구 관계와 연애 사건을 겪으며 그의 시 세계는 더욱 풍성해졌다. 버지니아 울프는 그랜타 강에서 브룩과 수영을 했고, 브룩의 여자 친구인 노엘 올리비에와 카 콕스는 물론 소설가 E.M. 포스터, 경제학자 메이너드 케인스, 화가 오거스터스 존,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과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 등도 옛 사제관을 찾아와 과수원이나 정원에 앉아 담소를 즐겼다. 케인스는 1909년에 이곳을 방문했을 때 스웨터만 입은 브룩이 여성들에게 에워싸여 있는 걸 보았다. 1911년 화가 던컨 그랜트는 브룩의 여자 친구가 이곳 정자에 있는 모습을 그린 뒤 즉석에서 전시하곤 했다. 브룩의 집주인 헨리 니브는 양봉가였으므로 브룩이 쓴 가장 유명한 시의 마지막 구절에도 나오듯, 이 집에는 항상 차에 넣을 꿀이 있었을 것이다.
(pp.42~46 ‘차에 넣을 벌꿀은 여전히 있을까?’ 루퍼트 브룩 ? 그랜체스터)


베아트릭스는 기회만 되면 식물을 얻어 왔는데, 염치 불고하고 다른 사람의 정원에서 가져오기도 했다. 그녀의 집에 식물을 심을 빈 공간이 많다는 걸 안 이웃 주민들이 제집 마당의 식물을 뿌리째 캐 오기도 했다. 그녀가 1906년 9월에 밀리 워른Milie Warne(약혼자였던 노만 워른의 여동생)에게 써 보낸 편지를 보자.
‘오늘은 길모퉁이 집 테일러 부인이 준 범의귀를 심느라 종일 바빴어. 호의가 담긴 고마운 선물이었지만 좀 늦은 감이 있어서 서둘러 심어야 했거든.’
(…) 철마다 정원을 가꾸는 일은 좋아서 하는 노동이었고, 베아트릭스는 일을 할수록 더 많은 걸 알게 되었다. 그녀는 특히 야채밭을 좋아했는데 맥그리거 씨를 염두에 두고 만든 게 분명했다 - 이미 《피터 래빗 이야기》를 쓴 상태였다(맥그리거 씨는 이 동화의 등장인물로, 야채밭 주인).
(…) 힐 탑이 있었기에 베아트릭스는 이제 겨우 드러난 창조적 능력을 활짝 꽃피울 수 있었다. 이 집의 실내 및 실외 장식은 1905년부터 그녀가 쓴 책에 묘사되기 시작했다. 그녀의 책을 보면 오늘날과 아주 흡사한 야채밭에 제미마 퍼들 덕이 등장하고, 《새뮤얼 위스커스 이야기》는 이 집의 담장 안과 오래된 오크 널빤지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임이 거의 확실하다.
(pp. 89~91 ‘꽃과 채소와 작은 동물들이 복닥복닥’ 베아트릭스 포터 ? 힐 탑)


그러나 디킨스가 가장 중시한 것은 색상의 조화를 고려해 식물을 심는 것이었다. 1층의 양쪽 퇴창 아래에 선홍색 펠라고니움 ‘미시즈 폴록Mrs Pollock’을 여러 줄 심어 ‘제라늄 무대Geranium Theatre’를 만들었다.
디킨스는 항상 재킷 단춧구멍에 제라늄을 꽂고 다녔는데, 이 꽃들은 만찬 손님들을 위한 것이기도 했다. 디킨스의 딸 케이티는 아버지가 천사가 된다면 제라늄(펠라고니움) 화환을 목에 두르고 거울로 만든 날개를 단 모습일 거라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디킨스가 무수한 거울을 설치해 집을 환하게 꾸몄던 사실을 가리키는 것이리라.
(…) 디킨스는 계속 비용을 걱정해야 했고 개즈 힐 플레이스에 돌아오자마자 정원사 조지 브런트에게 꼭 필요한 식물이 아니면 주문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펠라고니움 ‘미시즈 폴록’ 열여덟 개와 라벤더 열두 개를 구입하는 것은 허용했다.
(pp.121~122 ‘크리스마스 작가의 가난한 사랑’ 찰스 디킨스 ? 개즈 힐 플레이스)


이제 차트웰과 그 정원이 처칠에게 특히 중요해졌다. 그는 우울증을 다스리기 위해 야외 작업에, 특히 키친 가든의 담장을 다시 세우는 일에 몰두했다. 실제로 그는 건축업자 노동조합에 정식으로 가입했고 벽돌쌓기에 아주 능숙하여 한 시간에 90개의 벽돌을 쌓았다. 그는 과수원에 자두, 마르멜루, 사과, 배나무(모두 메이드스톤(켄트 주의 주도)의 조지 버나드 묘목장에서 얻은 것임)를 심었고 아이들을 위해 나무 위에 집(트리하우스)을 지었다.
(…) 물은 집 뒤편의 저수지 두 곳에 모였다가 골든 오르페 연못으로 흘러내려 온다 - 처칠은 이 오래된 연못을 다시 만들어 물고기를 넣고 주위에 군네라 마니카타Gunnera manicata(세계에서 가장 큰 잎을 가진 식물 중 하나)와 단풍나무를 심었다. 골든 오르페(잉어과 물고기)는 해러즈(영국을 대표하는 백화점)에서 주문한 것이었다. 이 또한 클레멘타인이 반대했을 처칠의 과도한 지출이었다.
(…) 1935년 클레멘타인이 집에 없을 때 처칠은 굴삭기 한 대를 빌려 섬 만들기에 착수했다. 그리고 한껏 기쁨에 들떠 아내에게 굴삭기가 진흙에 빠져 소동을 일으킨 일을 편지로 써 보냈다.
(pp.147~151 ‘정력의 벽돌을 쌓고 꿈의 샘물을 채우다’ 윈스턴 처칠 ? 차트웰)


숲의 거주자들은 들어서 알고 있다. 거의 모든 종의 나무들은 저마다 제 목소리가 있다는 것을…….
호랑가시나무는 자신과 싸우며 씩씩, 서양물푸레나무는 흔들릴 때 쉭쉭, 너도밤나무는 반반한 가지를 오르내리며 바스락바스락 소리를 낸다. _《녹음 아래서Uunder the Greenwood Tree 》

(…) 하디는 정말 나무에 관심이 많았다. 《녹음 아래서》의 첫 문장은 나무의 모든 종은 식별 가능한 저마다의 소리 - 목소리 - 가 있다는 자신의 믿음을 피력한다. 맥스 게이트로 이사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쓴 《숲 속의 사람들The Woodlanders 》에서 각 나무가 건강하게 자라도록 자일스 윈터본이 섬세한 손동작으로 뿌리를 올바로 펼치는 것을 묘사하는 장면을 보면 하디는 나무 심는 실제적인 방법을 명확히 이해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정원에 나무 심는 일을 직접 거들었고 나무를 베어내거나 가지치기하는 것을 싫어했다.
하디는 유기적 재배법으로 정원의 화초를 가꿨고, 집에서 배출되는 중수를 채소에 주는 물로 재활용했다. 홈통의 빗물을 모으기 위한 시스템을 설계하여 지하에 물을 저장했다. 그는 어린 채소를 아주 좋아했고, 손님들이 줄기를 잡고 먹을 수 있도록 모든 산딸기와 딸기를 줄기째 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과도 무척 좋아했는데, 그냥 먹는 것으로는 ‘찰스 로스Charles Ross’를, 요리용으로는 ‘레인스 프린스 앨버트Lane’s Prince Albert’를 가장 좋아했다.
(p.230, pp.233~234 ‘나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나요?’ 토머스 하디 ? 하디스 코티지와 맥스 게이트)


스콧이 무엇보다 가장 즐거워한 일은 영지 관리인 톰 퍼디Tom Purdie와 함께 나무를 심는 것이었다. 퍼디는 턱없이 저렴한 보수를 제시하며 스콧 앞에 나타나 스콧의 훌륭한 친구이자 피고용인이 되었다. 그들은 힘을 합쳐 애보츠퍼드의 나무 우거진 트위드 강변 풍경을 만들어냈다.
스콧은 나무 심기를 도우며, 가지를 치고 나무를 심는 일이라면 아침부터 밤까지 즐겁게 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퍼디는 스콧의 서재 유리창을 톡톡 두드리며 나와서 일할 시간이라고 말하곤 했다. 그러면 스콧은 대기실로 가 창문을 열고 날씨를 확인한 뒤 외투를 걸치고 기르는 개와 함께 언덕의 비탈면을 가로질러 갔다.
(…) 사실상 그는 파산한 것이었다. 파산은 애보츠퍼드를 잃고 빚을 갚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했지만, 스콧은 그 대신 자신의 글로 빚을 갚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이 특이한 요청이 받아들여져 애보츠퍼드는 신탁 관리되었고, 남은 생애 동안 스콧이 글을 써서 번 돈은 죄다 부족액을 메우는 데 들어갔다.
스콧은 1층 서재에서 글을 썼다. 서재에는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고 침실에서 오갈 수 있는 계단이 있었다. 스콧은 자주 잠옷 차림으로 이른 아침 일을 하러 서재에 내려가곤 했다. 그는 점심식사 때까지 빠르게 글을 써내려갔다. 펜촉 펜과 잉크로 글을 썼는데, 젖은 잉크를 말리기 위해 압지를 눌러가며 썼기 때문에 구두점을 빠트릴 때가 많았다.
(pp.282~283 ‘아침부터 밤까지 할 수 있는 즐거운 일’ 월터 스콧 ? 애보츠퍼드)



저자 소개

저자 소개
글 재키 베넷(Jackie Bennett)
<가든 디자인 저널> <잉글리시 가든 매거진> <가드닝 위드 더 내셔널 트러스트> 등의 편집자였고, 전업 작가가 되기 전에는 조경 및 자연사 관련 TV 프로그램을 제작하기도 했다. 1990년에 BBC 와일드라이프 매거진 자연 부문 저술상을 수상했고, 자신의 정원에 관해 쓴 시리즈가 가든 미디어 협회 2009년 올해의 가드닝 칼럼으로 선정되었다. 저서로 《이달의 와일드라이프 가든The Wildlife Garden Month by Month》 《코티지 가든Cottage Garden》 《와일드 어바웃 더 가든Wild About the Garden》 등이 있다. 정원 디자인 및 조경 역사를 공부해온 저자는 가든 디자이너 협회와 케임브리지, 옥스퍼드 식물원 등에서 저술 워크숍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 리처드 핸슨(Richard Hanson)
헬렌 옘Helen Yemm, 어설라 부컨Ursula Buchan, 프랜신 레이먼드Francine Raymond, 로널드 블라이드Ronald Blythe 등 유명 정원 작가들의 정원 사진을 찍어왔다. <가든 디자인 저널>과 <가드닝 위드 더 내셔널 트러스트> 등 정원 관련 잡지와 책에 다수의 사진이 실렸다.

번역 김명신
이화여자대학교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중?)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다, 평소 관심을 두었던 전문 번역가의 길을 선택했다. 옮긴 책으로는 《폭풍의 언덕》 《테스》 《거울나라의 앨리스》 《셰익스피어 이야기》 《조앤 롤링 전기》 《교사로 산다는 것》 《관심》 《미스터 핍》 《좀비펫》 시리즈 등이 있다.

목차

2. 차례
서문 _ 작가들의 정원에선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제인 오스틴 ? 가드머셤과 초턴 Jane Austen at Godmersham and Chawton
루퍼트 브룩 ? 그랜체스터 Rupert Brooke at Grantchester
존 러스킨 ? 브랜트우드 John Ruskin at Brantwood
애거서 크리스티 ? 그린웨이 Agatha Christie at Greenway
베아트릭스 포터 ? 힐 탑 Beatrix Potter at Hill Top
로알드 달 ? 집시 하우스 Roald Dahl at Gipsy House
찰스 디킨스 ? 개즈 힐 플레이스 Charles Dickens at Gad’s Hill Place
버지니아 울프 ? 몽크스 하우스 Virginia Woolf at Monk’s House
윈스턴 처칠 ? 차트웰 Winston Churchill at Chartwell
로렌스 스턴 ? 섄디 홀 Laurence Sterne at Shandy Hall
조지 버나드 쇼 ? 쇼스 코너 George Bernard Shaw at Shaw’s Corner
테드 휴즈 ? 럼 뱅크 Ted Hughes at Lumb Bank
헨리 제임스와 E.F. 벤슨 ? 램 하우스 Henry James followed by E.F. Benson at Lamb House
존 클레어 ? 헬프스턴 John Clare at Helpston
토머스 하디 ? 하디스 코티지와 맥스 게이트 Thomas Hardy at Hardy’s Cottage and Max Gate
로버트 번스 ? 엘리스랜드 Robert Burns at Ellisland
윌리엄 워즈워스 ? 코커마우스와 그라스미어 William Wordsworth at Cockermouth and Grasmere
월터 스콧 ? 애보츠퍼드 Walter Scott at Abbotsford
러디어드 키플링 ? 베이트먼스 Rudyard Kipling at Bateman’s

영국 정원 여행 정보
정원 관련 용어
식물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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