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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취미들작품 소개

<악취미들> 악취미, 병(病)의 기원 찾기

김도언의 소설에는 대체로 심리적 불구 상태에 놓여 있는 등장인물들이 동원된다. ‘악취미’는 그들의 기호인 동시에 존재 지표로써 작용하는 상징기제이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한 도시의 시장 후보를 총으로 쏴 죽이려고 하는 음울한 낯빛의 청년이 있다. 그는 군복무중 사령관에게 치욕적인 성폭행을 당했던 기억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사령관은 전역 후 정치계에 투신해 승승장구하고 있다(「B시 오후, 비 오고 흐림―악취미들 9」). 밤마다 제정신이 아닌 아내를 뒷자리에 태우고 다니는 택시기사와 승객에게 몸을 파는 아내. 그들의 상처는 실수로 죽인 자신들의 아이와 뜻하지 않게 찾아왔던 실업이다(「택시 드라이버―악취미들 8」). 고양이에게 알몸을 내맡긴 채 일종의 유사 수간을 벌이거나 의붓오빠와 성관계를 맺는 여자아이는 외삼촌과 근친상간을 범한 엄마의 ‘나쁜 피’가 유전된 경우다(「지붕 위의 날들―악취미들 4」). 좀더 선뜩한 예도 있다. 애완견을 자동차로 깔아뭉갠 뒤 버젓이 그 사진을 찍어 동호회 전시회장에 내걸고, 기르던 고양이를 갈기갈기 찢어 죽이는 여자. 그 가학심리의 기원은 사랑을 고백했다가도 잠자리에서 끔찍한 화상 자국이 남아 있는 자신의 몸을 보고 난 뒤에는 가차 없이 돌아선 남자들이다(「잔혹―악취미들 3」). 이 불구적 인간 군상들의 연극적 악취미를 통해 작가는 “삶이 어쩔 수 없이 지니는 불안과 공포에 대한 처절한 연민”(작가의 말)을 여실히 그려낸다. 즉 그의 소설은 인간의 삶이 감내하는 이율배반과 상처 입은 개인들의 날것 그대로의 역사에 대한 연민의 감정을 구조화해내고 있는 것이다. 김도언 소설의 맥락에서는 삶 자체가 곧 치유 불가능한 병이다. 횡행하는 온갖 악취미는 그 가장 확실한 징후다.

악몽으로부터의 도피, 데카당스

김도언의 소설의 모티프는 자못 퇴폐적이다. 그것은 그가 일관되게 유지해온 뚜렷한 개성 가운데 하나로 『악취미들』에서도 강박적으로 변주되는 모습이 보인다. 열네 살짜리 중학생 남자아이가 있다. 아버지는 시장이고 어머니는 절세미인이다. 하지만 아이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스물네 살 먹은 입주 가정부다. 어머니는 그녀를 늘 못마땅해한다. 어머니에게 꾸지람을 듣는 날이면 가정부는 아이를 성적 노리개로 삼아 화풀이를 해댄다. 아버지가 외국 출장에서 다녀온 어느 날 가정부는 기분 좋은 얼굴을 하고는 아이를 방으로 부른 뒤 혀로 자신의 음부를 핥도록 한다. 가정부의 음부에는 은단 알이 서너 개 박혀 있다. 아버지의 입에서는 늘 은단 냄새가 난다. 아이는 누나의 음부를 정성껏 핥으면서 숨이 넘어갈 듯, 서러운 목소리로 말한다. “누나, 나 누나를 좆같은 아버지에게 빼앗기기 싫어. 내가 더 잘할게. 알았지, 누나? 응응.”(「나쁜 교육―악취미들 6」) 한편 대놓고 바람을 피우는 엄마를 둔 여자아이는 갑자기 섹스를 요구하는 택시기사에게 오늘은 몸이 안 좋다며 아무렇지도 않게 수음으로 대신해주고, 새벽녘 자신의 집 앞에서 쉬고 있는 청소부와 술집에서 만난 외국인 노동자를 집으로 데리고 가 섹스를 나누기도 한다. 이 여자아이의 꿈은 시인이 되는 것이다(「밤하늘은 호수다―악취미들 2」). 퇴폐는 전통적으로 절망과 도피의 심리와 맞닿아 있다. 김도언의 소설이 반복적으로 표출하는 퇴폐적 경향 또한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된다. 그것은 삶의 가혹한 현실, 즉 끊임없이 반복되는 악몽으로부터의 도피 의지를 간접적으로 의미하는 셈이다. 삶이 곧 고통스러운 병이며 악몽의 끊임없는 되풀이라는 우울한 전언을 내걸고 있으나 한편으로 『악취미들』은 그렇게 때문에 삶에 대한 의지와 연민이 얼마나 진정할 수 있는지를 다각도로 역설한다.


저자 프로필


저자 소개

저자 - 김도언
김도언 1972년 충남 금산에서 태어나 1998년 대전일보 신춘문예, 199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소설부문에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철제계단이 있는 천변풍경』, 테마 소설집 『거짓말』 『어젯밤에 우리 아빠가』가 있다. 블로그 http://blog.empas.com/drybook 이메일 drybook@hanmail.net

목차

권태 - 악취미들 10
B시오후, 비 오고 흐림 - 악취미들 9
택시 드라이버 - 악취미들 8
고통의 관리 - 악취미들 7
나쁜 교육 - 악취미들 6
너의 형에게 말해야겠다 - 악취미들 5
지붕 위의 날들 - 악취미들 4
잔혹 - 악취미들 3
밤하늘은 호수다 - 악취미들 2
톱스타 살인사건 전말기 - 악취미들 1

해설| 이수형 악취미의 이율배반과 '나쁜' 자유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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