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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월의 일요일들 상세페이지

팔월의 일요일들작품 소개

<팔월의 일요일들> 어슴푸레한 박명 속에서 반짝이던 단 하나의 빛
그 다이아몬드가 우리에게 불운을 가져온 것일까?

201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파트릭 모디아노 대표작


프랑스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거장이자 2014년 노벨문학상의 주인공이 된 파트릭 모디아노. “그는 기억의 예술을 통해 불가해한 인간의 운명을 소환하고 독일 점령기 프랑스의 현실을 드러냈다”라는 노벨문학상 선정 이유에서도 알 수 있듯 그의 작품은 기억과 현실, 과거와 현재를 모호하게 뒤섞는 묘사를 통해 인간 생의 본질과 정체성을 조망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1986년 발표한 장편소설 『팔월의 일요일들』은 그런 모디아노 소설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으로,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대상, 리브레리상, 공쿠르상 등 굵직한 문학상을 수상하며 한창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던 시기의 성숙한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게 해준다.

유령처럼 허공을 부유하는 인물들, 조각조각으로 흩어진 삶의 풍경
기억과 현실이 모호하게 뒤섞인 모디아노 소설의 원형


배경은 지중해 연안의 휴양도시 니스.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추억을 완성하기 위하여』 등의 작품에 이미 여러 번 등장한 바 있는 이 평화롭고 한적한 도시가 『팔월의 일요일들』에서는 주인공의 어렴풋한 과거의 기억과 불확실한 현실을 담아내는 무대장치로 기능한다. 남모를 비밀을 안고 도망치듯 낯선 곳으로 떠나온 ‘나’는 옛 호텔 건물을 개조한 하숙집에 머무르며 연인 실비아와 새로운 출발을 꿈꾼다. 그녀가 지니고 있는 커다란 다이아몬드 ‘남십자성’을 처분해 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어느 날 카페 테라스에서 우연히 알게 된 닐이라는 미국인 부부가 다이아몬드를 사겠다는 제안을 하고,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그들과 어울리던 한밤중 실비아는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만다. 항상 그녀의 가슴 위에 걸려 있던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함께. ‘나’는 실비아를 찾아나서지만 그녀의 행적은 물론 그날 밤 일에 얽힌 모든 것이 안개에 가려진 듯 모호하기만 하다. 닐 부부가 다이아몬드를 노리고 실비아를 납치한 것일까? 어느 신문기사에서 발견했듯, 그들이 타고 있던 차가 사고를 당해 셋 다 목숨을 잃고 만 것일까? 이름도 사는 곳도 확실치 않은, 조사할수록 수수께끼만 늘어가는 닐 부부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팔월의 일요일들』의 이야기는 모디아노 소설에 단골로 등장하는 상실과 망각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때로 상황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생략한 채 간헐적으로 시간을 거슬러오르는 구성이 읽는 이를 혼란스럽게 만들지만, 동시에 그런 단편적이고 불연속적인 묘사는 실체부터 모호하기 그지없는 인간의 기억이라는 대상을 효과적으로 그려낸다. 또한 불시에 잃어버린 무언가를 주인공이 찾아나서는 과정은 소설 전반에 깔린 비밀스러운 분위기와 더불어 모디아노 작품세계의 일면을 담당하는 탐정소설의 기법을 떠올리게 한다. 첫 장면에 등장하는 습하고 음울한 겨울 거리에서 기억 속 눈부신 ‘팔월의 일요일들’에 다다를 때까지, 모디아노는 사방에 흩어진 조각을 주워모으듯 주인공의 과거를 조금씩 재구성하며 그 심상의 풍경을 특유의 절제된 문체로 완성해낸다.

그렇다, 나는 니스의 다른 주민들과 더불어 허공에 떠다닌다. 그러나 생트 안 하숙에서 지내던 시절에는 그런 상태가 낯설었고, 그때만 해도 우리를 사로잡는 무기력 상태에 대항해 경련하듯 저항했다. 우리 인생에서 단단하고 알맹이가 있는 단 하나, 불변하는 단 하나의 표적은 바로 그 다이아몬드였다. 그 다이아몬드가 우리에게 불운을 가져온 것일까?
_본문에서

오랜 세월 주인이 바뀌며 비극적인 역사를 쌓아왔고 결국 실비아의 목에 걸린 채 사라져버린 다이아몬드 ‘남십자성’은, 매사가 불분명한 주인공의 생활에 유일한 구심점이자 왠지 모를 불길함을 발하는 존재로 소설 내내 강한 인상을 남긴다. 그것은 주인공이 꿈꾸는, 연인과 함께하는 미래를 위한 수단이지만 지니고 있을수록 점점 커져가는 불안의 씨앗이기도 하다. “다이아몬드는 삶의 상징이 되어 매 순간 두려움이라는 대가를 요구한다.”(『르 몽드』) 그후 잃어버린 다이아몬드와 실비아의 행방을 쫒는 여정은 곧 스스로의 과거를 되찾으려는 시도와도 연결된다. 『팔월의 일요일들』은 파트릭 모디아노가 데뷔작 이후로 한결같이 천착해온 개인의 정체성과 기억의 문제를 애수 어린 연애감정과 함께 섬세한 관찰의 시선으로 담아낸, 그 자체로 보석 같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순간순간의 파편으로 바스라지는 우리의 삶, 잠시 빛을 받아 감광지 위에 고착된 고립적 영상, 그것이 ‘사진’이라면 그 사진과 대립되는 것이 바로 큼지막한 다이아몬드 ‘남십자성’이다. 그것은 단단함과 연속성, 통일성의 아름다움이요 빛이다. 그것은 덧없는 인간적 삶을 초월하는 영원, 사물로 헌신한 영원 바로 그것이다. (……) 영원이 덧없음의 목에 걸려 있었다. 그리고 모두 사라졌다. ‘내’가 다시 찾고자 하는 대상은 잃어버린 실비아일까 잃어버린 다이아몬드일까? 모디아노의 새로운 소설 한 편 한 편은 바로 이 질문에 대한, 매번 같으면서도 그 빛과 색깔이 변하는 대답들이라고 할 수 있다.
_김화영(옮긴이)

본문에서

그때 나는 아직 오늘 저녁처럼 한낱 유령이 아니었다. 이제 우리는 모든 것을 잊게 될 것이며 이 낯선 도시에서 모든 것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으리라고 마음속으로 되뇌곤 했다. 원점에서 다시 시작한다. 그건 점점 더 가벼워지는 발걸음으로 구노 가를 따라가면서 내가 마음속으로 되풀이하던 한마디였다.

다이아몬드가 그녀의 살갗 위에서 달무리처럼 빛을 발했다. 이 부드러운 살갗에 비하면 그것은 얼마나 단단하고 차가운가. 가냘프고 가슴을 흔들어놓는 이 육체 위에 얹혀 있는 보석은 얼마나 영원하고 견고해 보이는가…… 방의 냄새보다도 더, 우리 주위에서 배회하는 빌쿠르보다도 더, 내 눈에는 어슴푸레한 박명 속에서 반짝이는 그 다이아몬드가 우리 위를 돌연 짓누르는 불길한 징조의 명백한 표시인 것만 같았다.

인생의 여러 사건들이 점점 더 안개에 덮이면서 서로 분간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남은 것은 오직 그 순간, 식사하는 사람들, 엄청나게 큰 벽난로, 벽에 걸린 과르디 모작들, 그리고 나직하게 주고받는 목소리들…… 오직 그 순간뿐이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홀 밖으로 나갈 용기조차 없었다. 문턱을 넘으면 곧장 허공으로 떨어져내릴 것만 같았다……

우리 이전에 다른 많은 사람들이 그걸 가지려고 서로 싸웠다. 우리 이후에도 다른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목에 그리고 손가락 사이에 한동안 그것을 지니고 있을 것이다. 그것은 흘러가는 시간과는 아무 상관 없이, 그것 뒤에 남는 죽음들과도 아무 상관 없이 수세기의 세월을 견고하게 건너지를 것이다. 그렇다, 우리의 고통은 그 푸른빛 반사광을 지닌 싸늘한 보석과 접촉하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삶 그 자체에서 오는 것이다.

해외 언론 서평

문장 하나하나마다 속임수를 감추고 있는 소설. 이것이야말로 진짜 모디아노다. 정말이다! _누벨 옵세르바퇴르

카프카를 읽을 때와 비슷한 느낌. 모디아노의 주인공들은 윤곽 없는 세상을 안개로 뒤덮어버린다. _르 몽드

『팔월의 일요일들』은 추리소설, 연애소설일 뿐 아니라 두려움과 원한의 소용돌이에 맞서는 잔재와 쇠락의 소설이기도 하다. 어스름한 바에 앉은 인물들, 몇 번이고 강조되는 습기와 곰팡내, 알아채기 힘든 어둠의 흔적. 바로 거기서 모디아노의 매력이 드러난다. 여간해선 빠져나오기 어려우리라. _르 피가로

갑자기 빈 공간만 남겨두고 찢겨버리진 않을지 가끔은 두려워지는 정교한 영사막의 이미지, 이것이야말로 모디아노의 재능이다. 음모로 가득한 이 고독 속에서 누가 진실로 입증될 수 있을 것인가? _레제코

모디아노는 니스와 마른 강변 사이에서, 피할 수 없으며 수렁에 빠져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삶과 생겨나기도 전에 실종된 환상에 대한 쇠락의 소설을 썼다. _레벤망 뒤 죄디


저자 프로필

파트릭 모디아노 Patrick Modiano

  • 출생 1945년
  • 데뷔 1968년 소설 에투앙 광장
  • 수상 2014년 노벨 문학상
    1978년 공쿠르 상
    1968년 로제 니미에 상
    1968년 페네옹상

2015.05.27.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저자 소개

저자 - 파트릭 모디아노 (Patrick Modiano)
바스러지는 과거, 잃어버린 삶의 흔적으로 대표되는 생의 근원적 모호함을 신비로운 언어로 탐색해온 현대 프랑스 문학의 거장. 1945년 불로뉴 비양쿠르에서 태어났다. 열여덟 살 때부터 글쓰기를 시작해 1968년 소설 『에투알 광장』으로 로제 니미에상, 페네옹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외곽 순환도로』로 1972년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대상을, 『슬픈 빌라』로 1976년 리브레리상을, 1978년에는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로 프랑스의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공쿠르상을 수상했다. 데뷔 이후 발표하는 작품마다 평단과 독자들의 찬사를 받았으며, 주요 작품으로 『청춘 시절』 『추억을 완성하기 위하여』 『팔월의 일요일들』 『도라 브루더』 『신원 미상 여자』 『작은 보석』 『한밤의 사고』 『혈통』 『잃어버린 젊음의 카페에서』 『지평』 등이 있다. 201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역자 - 김화영
서울대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프랑스 엑상프로방스 대학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30여 년간 고려대 불문학과 교수를 거쳐 현재 같은 대학 명예교수로 있다. 지은 책으로 『시간의 파도로 지은 城』 『문학 상상력의 연구』 『소설의 숲에서 길을 묻다』 『발자크와 플로베르』 『행복의 충격』 『한국 문학의 사생활』 『여름의 묘약』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알베르 카뮈 전집, 『다다를 수 없는 나라』 『어린 왕자』 『섬』 『마담 보바리』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청춘 시절』 『추억을 완성하기 위하여』 등이 있다.

목차

팔월의 일요일들

해설|다이아몬드 목걸이를 걸고 사라진 실비아
파트릭 모디아노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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