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실험실

<주요내용>

호르몬과 섹스_남자는 왜 섹스 후에 곯아떨어지는 걸까?

일반적으로 남자들은 섹스 후 등을 돌리거나 바로 곯아떨어지기 일쑤다. 과학적인 이유가 있다. 오르가슴 직전에 최고치에 오르는 프로락틴과 옥시토신은 수면을 촉진하는 특성이 있다. 이것은 섹스 후 남성을 더욱 졸리고 나른하게 만든다. 머리는 멍해지고 몸은 늘어지게 하는 것이다. 섹스가 만족스럽고 오르가슴이 강할수록 이런 피로감은 더 커진다. 만족스러운 섹스는 심리적 충만감을 주고 긴장을 풀어주는 등 부교감신경을 자극하여 결국 깊은 잠을 유도한다. 카사노바도 만족스러운 섹스 후엔 곯아떨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남자 낚는 법_좋은 상대를 만나려면 적당히 튕길 줄도 알아야 한다

런던대학교 수학과 로버트 세이머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남성에게 사랑 고백을 받은 뒤 여성은 그것을 수락하는 데 시간을 오래 끌수록 이상적인 배우자를 만날 확률이 높아진다. 연구팀이 “나쁜 남자는 성행위 없는 데이트를 계속하지 않는 경향이 있으므로, 일찍 잠자리를 허용하는 여자는 나쁜 남자를 고를 확률이 높아지고, 시간을 오래 끈 여성일수록 좀 더 성실한 남자를 고를 수 있다”는 게 세이머 교수의 설명이다. 많이 튕길수록 천생연분을 만날 확률이 높아지는 셈이다.

음식과 사랑_맛집 많이 아는 남자가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진짜 이유

만약 좋아하는 사람과 가까워지고 싶다면 밥을 같이 먹는 것이 좋다. 마주 앉아서 음식을 먹다 보면, 그 맛으로 인한 행복감을 상대방에 대한 호감과 동일시하게 되기 때문이다. 마음에 드는 상대와 소개팅을 했거나 사귄 지 얼마 안 된 사이에 데이트를 할 때 상대에게 잘 보이고 싶다면, 흔한 음식보다는 이제껏 맛보지 못했던 새로운 음식을 함께 먹어보자. 낯선 것을 경험하며 느끼는 흥분이 사랑을 위한 촉매제가 되어줄 것이다.

선택 반복_부부싸움이 칼로 물 베기일 수밖에 없는 이유

보통 부부싸움이 칼로 물 베기일 수밖에 없는 진짜 이유는, 특정 부위에 존재하는 신경세포들 때문이다. 내측 전두엽(MFC)이나 배외측 전전두엽 피질(DLPFC) 같은 뇌 영역의 신경세포들은, 손실이 일어나더라도 같은 선택을 반복하게 만든다. 이를테면 부부싸움을 하고 나서 간혹 ‘결혼을 너무 일찍 했나?’ 하는 후회가 밀려오며 ‘좀 더 기다렸다면 내가 정말 사랑하는 이상형의 배우자를 만날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렇게 기다리는 시간과 선택을 하는 행동 간의 문제를 경제학에서는 ‘시점 간 선택(inter-temporal choice)’이라고 부른다. 이 시점 간 선택은 내측 전두엽이나 배외측 전전두엽 피질의 신경세포가 결정하게 된다. 그런데 이들은 사람으로 치면 내가 사랑하거나 나를 끔찍이 사랑해줄 이상형을 기다리기보다는 지금 곁에 있는 애인을 배우자로 선택하는 성향이 강하다.

사랑과 위기_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까진 안 돼!

이를테면 주변 환경상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거나 전쟁 중의 로맨스는 극적인 요소가 많아 매우 격한 사랑의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여기에 부모의 반대라도 더해지면, 불덩이에 기름 붓듯 사랑이 활활 타오른다. 스릴 넘치는 위기가 일종의 최음제가 되는 셈인데, 이러한 현상은 근본적으로 페닐에틸아민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미국의 약리학자인 마이클 리보비츠에 따르면, 상대방에게 얼이 빠지게 되는 사랑의 첫 단계에서는 페닐에틸아민이 변연계를 가득 채운다. 그러면 변연계의 신경세포가 페닐에틸아민에 의해 포화되어 뇌가 자극을 받으며 상대에게 홀린 느낌을 갖게 되는 것이다.

거울뉴런_그 사람이 아프면 나도 아프다

영국 런던대학교 신경학연구소의 타니아 싱어 박사팀은, 단순히 자신의 연인이 고통받는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피험자의 고통 감각을 관할하는 뇌 부위가 반응한다는 점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남녀 한 쌍씩을 같은 방에 두고 여성을 fMRI 기기에 넣은 뒤, 남성의 손등에 1초간 전기 충격을 가하는 장면을 지켜보도록 했다. 그러자 놀랍게도 여성들은 자신이 전기 충격을 받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뇌의 감정적 고통에 반응하는 부위가 활성화됐다. 단지 연인의 아픔을 목격하기만 해도 마치 자신이 고통받는 것과 같은 감정이입의 반응을 일으킨 것이다.

46센티미터의 법칙_사랑하는 사람과의 거리

사랑하는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신체적으로 좀 더 가까워지려고 한다.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에겐 공식적인 사람과 만날 땐 상대와 나 사이에 평균 122센티미터를 유지하지만 좋아하는 사람과는 46센티미터 이상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는 심리가 있다. 나란히 앉았을 때 상대방을 향해 다리를 뻗는 것도 ‘친밀 거리’인 46센티미터 안에 발을 들여놓으려는 강한 호감의 표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