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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그 후> <그 후>는 나쓰메의 문학 역정에서 중간 지점에 해당하는 작품으로, 나쓰메 문학에 있어서 삼각관계 소설의 원형을 이룬다 해도 무방하다. 한 여자를 둘러싸고 두 남자가 불신과 질투, 사회적 개인적 윤리의 갈피에서 고뇌를 거듭하는 것이 작품의 줄기이지만 작가는 사랑의 진행 과정이 아닌 인물의 내적인 갈등과 사고에 집중한다.

나쓰메의 대부분의 소설처럼 <그 후>에서도 지식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다이스케는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직을 하지 않고 집에서 경제적 도움을 받으며 유유자적 생활하는 '고등유민'이다. 그는 '빵과 관련된 경험'을 가장 저열한 것으로 여기며 스스로를 '직업에 의해 더럽혀지지 않은' 고귀한 부류로 치부한다.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메이지 시대는 근대화의 구호로 점철된 시기이다. 서구 자본주의가 도입되면서 노동과 생산이 사회의 중심 가치가 되었고,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부와 명예를 얻고자 하는 입신 출세주의가 위세를 떨쳤다. 그런 면에서 볼 때 고등유민을 자처하는 다이스케는 분명 반시대적이며 반사회적인 인물이다.

다이스케의 퇴행적이면서 자유분방한 삶의 양태는 이 소설을 세기말적 문맥에서 되짚어 볼 것을 요구한다. 많은 세기말 소설의 주인공들이 게으름을 구가함으로써 속악한 부르주아적 삶의 정형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유를 획득할 수 있다고 믿었듯이, 부유한 사업가의 아들인 다이스케도 무위도식을 부르주아 사회로부터 스스로의 정신적 우위를 지켜낼 저항 수단으로 치부했다. 그러나 게으르다고 해서 모든 면에서 게으른 것은 아니다. 다이스케는 러시아의 안드레예프나 이탈리아의 단눈치오 같은 데카당적 기질의 작가의 작품을 읽으며 그림도 벨기에의 브랭귄이나 아오키 시게루의 작품처럼 탐미작 장식적인 것을 선호한다. 또한 선잠을 잘 때도 꽃향기에 감싸여 잘 정도로 향기에 대한 집착이 유별나다. 다이스케의 감각과 취미에 대한 딜레탕트적인 집착은 사회적 고립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이러한 포즈는 분명 속악한 현실에 대한 저항의 메시지로 읽을 수 있다. 19세기말 데카당돌의 퇴행적 포즈가 '진보'에 대한 확고부동의 신념으로 넘치던 시대 현실에 대한 염증의 표출에 다름 아니었듯이. 이러한 견지에서 나쓰메는 다이스케라는 인물을 통해 근대 지식인의 유형을 제시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저자 프로필

나쓰메 소세키 Natsume Sōseki

  • 국적 일본
  • 출생-사망 1867년 2월 9일 - 1916년 12월 9일
  • 학력 도쿄제국대학교 영어영문학과 학사
  • 경력 도쿄고등사범학교 교수
  • 데뷔 소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2014.10.30.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저자 소개

저자 - 나쓰메 소세키
1867년 지금의 도쿄에서 8형제 중 막내로 태어났다. 본명은 나쓰메 긴노스케. 도쿄 제국대학 영문과를 졸업하고 영어교사로 근무하다가 일본 문부성 제1회 국비 유학생으로 선발되어 2년간 영국에서 유학했다. 귀국 후 도쿄제국대학 강사로 재직하다 30대 후반이 되어서야 첫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민감한 성정이었던 나쓰메는 평생 신경쇠약과 강박관념에 시달렸는데, 소설을 쓰게 된 것도 신경증 치료 방법으로 친구가 권했기 때문이었다. 그 결과 1905년 처음 발표한 작품이 출세작인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이다.
나쓰메 소세키는 일본의 근대문학을 이끈 작가로 추앙받고 있지만 당시에는 언문일치의 구어체 작품들을 발표해 기성 문단에 신선한 충격을 주는 작가였다. 그러나 서양식 장편소설을 써도 그 새로운 틀 안에 담긴 사상은 서양 문화와 근대사상을 부정하는 것이었다. 서구의 근대를 맹목적으로 추종하지도 않고, 일본의 천황제 근대화 열풍과도 객관적 거리를 유지했던 그는 소설가이기 이전에 자신의 시대를 치열하게 고민하는 사상가였다. 아마도 이러한 사상적 바탕이 있었기에 거의 한 세기 반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의 소설들이 널리 읽히고, 다른 유명 작가들을 제치고 '21세기에 세계적으로 가장 어필할 수 있는 일본 작가'로 꼽힐 수 있었던 것이리라.
일본의 저명한 문학 평론가 가라타니 고진은 "나쓰메 소세키만큼 각가지 장르와 문체를 구사한 작가는 일본뿐만 아니라 그 어느 나라에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의 다양성은 하나의 수수께끼이다."라고 평한 바 있다. 또한 소설가 고바야시 교지는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은 일본 근대 문학의 선구였음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현재에도 전혀 낡은 느낌을 주지 않는다."는 말로 나쓰메의 문학에 찬사를 보냈다.
1918년 평생 앓았던 위궤양이 악화돼 세상을 떠났다. 대표작으로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도련님], [산시로], [그 후], [문], [행인], [마음], [유리문 안에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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