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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상한 마을에 산다 상세페이지

인문/사회/역사 정치/사회

우리는 이상한 마을에 산다

스페인 마을 공동체 마리날레다

구매종이책 정가15,000
전자책 정가10,500(30%)
판매가10,500

책 소개

<우리는 이상한 마을에 산다>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 인구 2700명의 작은 소도시 마리날레다Marinaleda. 이곳 사람들은 대지주의 수탈에 맞서 12년간 한여름에 매일 16킬로미터를 행진하고 단식 투쟁을 통해 땅을 얻어 내는가 하면, 스페인을 강타한 경제 위기에 저항하기 위해 슈퍼마켓에서 식료품을 턴다. 자본의 힘이 개인과 사회의 존재 방식을 폭력적으로 강압하는 오늘날, 이 이상한 마을은 연대와 우정의 가치로 그 강압에 저항하고, 원하는 것을 내일까지 기다리지 않고 지금 여기에서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스페인의 근현대사를 통해 끊임없이 수탈되고 빈곤한 상태에 있었던 안달루시아 지방의 이 작은 도시는 수십 년간 여러 실험을 통해 자족적 공동체로 변모했고, 유럽과 스페인 경제 위기 이후에는 자본주의의 대안으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출판사 서평

◈ 여기 이상한 마을이 있다!

마리날레다는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자치주의 주도 세비야에서 동쪽으로 100여 킬로미터 떨어진 작은 도시다. 별다른 산업 시설이나 관광 자원 없이 올리브와 농작물을 기르는 스페인의 평범한 농촌인 이곳에 스페인 전역과 전 세계의 눈길이 모이고 있다. 1979년 이래 주민이 직접 선출한 시장 후안 마누엘 산체스 고르디요Juan Manuel S?nchez Gordillo가 30년 넘게 마을을 다스리고 있으며, 농산물과 올리브를 재배하고 가공하는 농장과 공장을 협동조합의 형태로 살림을 꾸리고 판매와 수출까지 한다. 마을 주민 대부분은 이곳에서 하루에 여섯 시간 반 일하며 47유로, 한 달에 1200유로(약 180만원으로 스페인 최저 임금의 2배)를 받고, 협동조합은 이윤을 분배하지 않고 재투자한다. 최근의 이주민들을 제외하면 완전 고용 상태나 다름없다. 더 놀라운 것은 지방 정부로부터 자재를 지원받아 주민들이 살 집을 직접 짓고 한 달에 15유로 정도만을 부담하여 사실상의 무상 주거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마을의 중요한 사안은 총회에서 주민의 참여로 이루어지며 이 마을에서 벌이는 떠들썩한 축제에는 스페인 전역에서 사람들이 몰려든다. 이 이상한 마을을 두고 극단적 평가(유토피아 또는 공산주의 테마파크, 독재 체제)가 엇갈리고 있다. 이 책은 영국의 저널리스트 댄 핸콕스Dan Hancox가 이곳을 여러 차례 방문하여 시장을 비롯한 주민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공동체를 심층 취재하고, 이 마을의 지지자와 반대자를 두루 인터뷰하여 내놓은 결과물이다.

마리날레다 입구에 서 있는 표지판. ”마리날레다, 평화를 위해 투쟁 중”이라고 쓰여 있다.

◈ 마을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수십 년간의 투쟁으로 땅과 일을 얻어 내다
마리날레다가 속해 있는 안달루시아 지방은 스페인 역사에서 줄곧 빈곤과 반란, 대지주(귀족)의 독점적 토지 소유(라티푼디오latifundio), 중앙 정부의 소외와 배제 등으로 그 이름이 알려진 곳이다. 프랑코 독재 정권은 이 지방에 관광?건설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했으나 개발의 이익은 고스란히 빠져나갔고, 프랑코의 사망 이후에도 이 지역의 낙후성은 쉽게 개선되지 않아 최근의 경제 위기에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최근까지도 안달루시아 땅의 50퍼센트를 단 2퍼센트의 귀족 가문이 독점했을 정도로, 스페인에서 토지가 가장 비옥하지만 가장 가난한 지역이다.

1970년대 후반 마리날레다의 소작농들이 1년에 한두 달밖에 일거리가 없어 스페인 다른 지역과 해외로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등 생존이 위기에 처하자 주민들은 산체스 고르디요 시장의 지휘로 직접 행동에 나선다. 1980년 이 지역의 실업률이 60퍼센트를 넘자 700명의 주민이 9일간‘굶주림에 맞선 굶주림 투쟁’, 즉 단식 투쟁에 들어갔고 국가로부터 보조금을 얻어 냈다. 그러나 이들은 보조금이라는 미봉책에 만족하지 않고 토지 개혁과 재분배를 요구하며 장장 12년에 걸쳐 한여름에 매일 16킬로미터를 행진하여 귀족 소유의 땅을 점거하고 쫓겨나기를 반복한다. 마침내 정부는 그 땅을 귀족에게 보상하고 마리날레다에 주었다. 이후 마리날레다는 보수 언론과 정치인, 부유층, 귀족, 지주, 교회 등으로부터 모함과 흑색선전에 시달려야 했으나, 정부의 보조금과 지원에 의존하지 않는 자급적이고 자율적인 노동과 그 성과를 통해 자신들의 투쟁이 정당함을 입증해 왔다.

◈ 자본과 권력의 억압에 상상력과 비폭력으로 맞서다

저자는 마리날레다를 공산주의적 유토피아가 실현된 공동체로 보거나 정반대로 실패한 현실 공산주의의 축소판으로 보는 관점 모두 이 마을을 단편적으로만 보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마을은 스페인 역사에서 안달루시아가 차지하는 독특함, 즉 자립과 분권에 대한 강한 열망, 땅과 일에 대한 집착, 상당한 수준의 무정부주의 등을 배경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따라서 특정한 이념으로서의 공산주의를 실현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한편으로 이 마을이 지닌 자유로움과 개방성, 마을 규모에 비해 다섯 배나 많은 여가 시설,‘빵과 장미’/노동과 축제의 적절한 균형은 실패한 공산주의의 축소판으로도 볼 수 없게 한다. 그뿐만 아니라 국가의 지원이나 복지 제도에 기대지 않고 자립이 가능한 경제 모델을 만들어 냄으로써 기존의 사회 민주주의나 복지 국가 체제와도 다르다.

마리날레다는 인간다운 삶을 가능하게 해 주는 토지와 노동을 쟁취하기 위해 평화적이고 상징적인 방식으로 투쟁해 왔다. 행진과 단식 투쟁을 통해 자신들의 절대적 빈곤을 전국에 알리고, 정치인과 지배층, 언론의 부당한 흑색선전(“이 마을 주민들은 정부 보조금으로 차를 구입했다” 등)에 단호히 대응하여 사과를 받아 내는가 하면, 평화적인 집회와 점거, 눈길을 끄는 퍼포먼스를 통해 이슈를 부각한다. 또한 경찰 병력을 두지 않고도 치안을 유지할 나름의 규율을 만들어 내고 그 예산을 복지에 투입하고, 스페인은 물론 전 세계의 대안/저항 세력(바스크, 카탈루냐, 팔레스타인, 서사하라, 중남미 등)에 지지와 연대를 보낸다. 1990년대 초반에 마을이 기나긴 투쟁에서 승리하고 자립을 꾸려 나가면서 이들은 그 투쟁 대상을 자본주의와 세계화로 점차 확대해 나간다. 스페인을 강타한 경제 위기가 갈수록 심화되던 2012년 마리날레다와 산체스 고르디요 시장은 대형 슈퍼마켓 체인 두 곳에 들어가 계산을 하지 않고 식료품을 가지고 나와 지역의 푸드뱅크와 무주택자들에게 30년 이상 마리날레다의 투쟁과 실험을 이끈 시장 후안 마누엘 산체스 고르디요 기부함으로써 전 세계적인 유명세(‘로빈 후드 시장’)와 상당한 지지를 얻었다. 이는 스페인이 처한 위기 상황을 극적으로 보여 주는 사건이다.

◈ 마드리드에서 월스트리트까지, 파국의 자본주의 이후를 고민하다

1990년대 초반의 유럽 통합과 무제한적 성장과 개발, 미국발 세계 금융 위기, 유럽 경제 위기로 누적된 불안 요소는 유럽연합의 주변부인 남유럽과 동유럽에 직격탄을 날렸다. 건설 붐이 가라앉자 스페인 전체 주택의 16퍼센트가 비어 있는 상태가 되었고, 40만 가구가 금융 기관에 의해 자신의 집에서 강제 퇴거당했으며, 노숙자가 4만 명 이상에 이른다. 스페인 전체의 실업률은 26퍼센트이고, 안달루시아 지역에서는 무려 36퍼센트에 달한다. 2011년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에서‘분노한 사람들(인디그나도스indignados)’운동이 일어나 전국적 현상(5?15 혁명 또는 스페인 혁명으로 불린다)으로 퍼져 나갔다. 600~850만 명의 사람들이 주요 도시의 광장과 시설을 점거하고‘지금 진짜 민주주의를!’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러한 반자본주의적 외침은 이후 런던과 뉴욕 월스트리트의 오큐파이(occupy, 점거) 운동에서 다시 반복되었다.

스페인과 전 세계에서 자본주의의 대안을 고민하는 이들이 이제 이 작은 도시를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마리날레다를 자본주의에 맞서는 하나의 대안으로, 현재 진행형의 실험으로 조심스럽게 지켜보는 중이다. 그들의 끊임없는 투쟁과 실험은 실업과 주택 문제, 빈부 격차 등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는 우리에게도 체제의 위기와 혁신에 대한 생각할 거리를 준다. 또한 현재 우리 사회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여러 이슈(공동체, 협동조합, 대안 주거, 고용 문제 등)를 앞서 실험하고 있다는 것은 더욱 눈길을 끄는 점이다. 김종철 선생이『프레시안』인터뷰(2013. 7)에서 이 마을을 두고 한 언급(“얼마나 흥미롭습니까? 새로운 정치, 새로운 질서는 바로 이런 상상력에 기반을 둔 행동에서 시작합니다”)은 불가능하다고 여겨진 것에 도전하고 다른 가능성을 실험하는 사회적 상상력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이 지난하고 끈질긴 도전과 실험을 통해 유토피아는‘어디에도 없는 곳’이 아니라‘지금 여기’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우리는 우리가 미래에 원하는 것을 지금 하려고 합니다. 우리는 내일까지 기다리고 싶지 않습니다. 오늘 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오늘 하기 시작하면 그것이 가능해지고, 다른 사람에게 보여 줄 수 있는 본보기가 됩니다”라는 산체스 고르디요 시장의 말처럼.



저자 소개

영국의 저널리스트로 가디언과 인디펜던트, 프리즈, 뉴인콰이어리 등 많은 저널에 음악과 정치, 대중문화에 관한 글을 쓴다. 불안의 여름: 포위된 젊은이들Summer of Unrest: Kettled Youth과 유토피아와 눈물의 계곡Utopia and the Valley of Tears, 반격!Fight Back!, 당당하게 일어나Stand Up Tall 등의 책을 썼다.

목차

1장 마을을 만나다
2장 땅 이야기
3장 싸우고 또 싸우다
4장 땅은 일하는 농민의 것
5장 빵과 장미
6장 유토피아의 적들
7장 세상에 맞선 마을
8장 유토피아의 종말?

감사의 글
해제 | 경쟁의 가치보다 연대의 가치로 사는 공동체_ 강수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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