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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를 가질 권리 상세페이지

인문/사회/역사 정치/사회

권리를 가질 권리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구매종이책 정가13,000
전자책 정가9,100(30%)
판매가9,100

책 소개

<권리를 가질 권리> 공동체 없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어떻게 들을 것인가
난민·이주자·소수자·빈곤 계층… 권리 없는 시대의 권리 선언

한나 아렌트는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독일 시민권을 박탈당하고 고국을 탈출해야 했다. 이 경험을 통해 아렌트는 인간이 가진 ‘양도할 수 없는’ 권리들, 즉 교육권, 투표권, 노동권 등 구체적인 권리들을 실제로 누리려면, 그보다 먼저 ‘권리들을 가질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당시 이 개념은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대규모 추방과 난민 위기, 새로운 유형의 분쟁 등으로 점철된 오늘날 핵심적 권리 개념으로 부상하고 있다. 문학, 역사학, 법학, 정치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저명한 사상가 다섯 명이 권리의 토대와 급진 민주주의 정치의 쟁점들을 논한다.


출판사 서평

난민과 이주민, 소수자 혐오의 시대, 권리를 다시 말한다

“고향을 떠났더니 고향 없는 사람이 되었고, 국가를 떠났더니 국가 없는 사람이 되었으며, 인권을 한번 박탈당하고 났더니 그때부터는 아무 권리가 없는 사람, 곧 지구의 쓰레기가 되었다.”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 『전체주의의 기원(The Origins of Totalitarianism)』

◈ 새로운 디아스포라의 시대, ‘인권’에서 ‘권리들을 가질 권리’로
유대계 독일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히틀러 집권 이후 독일을 탈출한 27세에서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45세 사이에 국가 없는 난민이었다. 아렌트는 영어로 쓴 첫 책인 『전체주의의 기원』(1951)에서 난민으로서 자신이 겪었던 경험을 토대로 권리의 획득과 박탈을 다루고 있다. 나치의 극심한 인권 탄압을 겪은 전후의 서구 세계는 프랑스혁명과 계몽주의 이래 고안된 인권 개념을 가져와 유엔 등의 국제기구와 인권 선언을 통해 인간은 인간이라는 이유만으로 권리를 갖는다고 재천명했다. 그러나 아렌트는 인간이라는 사실만으로 권리가 결코 보장되지 않으며 정치 공동체의 일원이어야만(국민국가의 시민권을 가진 사람만이) 교육권, 노동권, 투표권, 건강권 등 구체적 권리들의 주체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이러한 구체적 권리들에 앞서 ‘권리들을 가질 권리(right to have rights, 아렌트가 처음으로 이 구절을 쓴 글은 1949년에 나왔다)’라는 개념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본문에서 단수형 ‘권리’와 복수형 ‘권리들’은 구분해서 썼다).
국제적 인구 이동이 폭증하는 새로운 디아스포라의 시대인 오늘날,*유엔난민기구(UNHCR)의 수치에 따르면 2015년 2억 5000만 명이 이주자이며, 이 가운데 2130만 명의 난민을 포함한 6530만 명이 강제 이주자다. 6530만 명은 세계 인구의 1퍼센트에 해당한다. 이 책은 아렌트가 주장했으나 더 이상 발전시키지 않은 ‘권리들을 가질 권리’라는 개념을 가져와 우리 시대 권리가 처한 위기 상황을 다루고 권리를 잃어버린 공동체 내외부 사람들의 문제를 다룬다. 이 책의 저자들은 문학, 역사학, 법학, 정치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이주와 인권, 시민권의 문제를 꾸준히 다루어 온 이들이다. 이들은 ‘권리들을 가질 권리’라는 구절을 ‘권리들,’ ‘가지다,’ ‘권리,’ ‘누구의?’(권리의 담지자)라는 문제의식으로 나누어 분석한다. 주로 트럼프 이후의 미국이나 구 식민지와 분쟁 지역에서 난민이 유입한 유럽, 대규모 분쟁과 난민이 발생하고 있는 중동 등에서 일어나는 난민 위기에 대해 거리를 두고 바라본 우리에게도 최근 예멘 난민들이 제주에 유입되면서 이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게 되었다. 이 문제를 지나면서 목격한 혐오와 사회적 갈등은 결혼 이주민 가정이나 탈북민, 이주 노동자, 국내 거주 재외 동포 등 우리 사회에 이미 수십 년간 뿌리내렸으나 외면해 온 이들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볼 계기를 주었다. 나아가 이 책은 시민권을 갖고 있으나 초국적 자본주의 아래 구체적 권리를 빼앗긴 시민의 문제나 동물권에 대해서도 서술함으로써 확장된 권리 개념을 다루고 있는 시의성 있는 책이다.

◈ 모든 시민이 시민권을 잃을 수 있는 세계에 살고 있다
아렌트의 경험에서 알 수 있듯 위기 상황에 처한 국민국가는 더 이상 시민의 권리를 보호하지 못한다. 나치의 유대인 학살이라는 대재앙을 겪은 국제 사회가 여러 계기를 통해 인간이 인간이라는 이유만으로 갖는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강조했지만 아렌트는 이를 다소 냉소적으로 보았다(“일반적인 길 잃은 개보다 이름이 있는 개의 생존 기회가 더 많듯이, 유명한 난민이 좀 더 나은 기회를 가질 수 있는 법이다”). 아렌트에 따르면, 이들 난민이 겪은 고통은 오히려 정치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지위를 국가에 의해 박탈당하고 인간 종의 일원이라는 벌거벗은 지위로 떨어진 데서 비롯했다. 즉 ‘인간’일 뿐이기 때문에 아무 권리도 가질 수 없게 된 것이다. 따라서 유엔 등이 천명한 ‘인권’ 개념은 텅 빈 개념에 불과하다. 오늘날 보다 법적인 실효성이 있는 여러 협약이나 국제기구 등이 존재하지만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현실은 아렌트의 시대보다 권리가 실제로 보호받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더욱이 트럼프 집권 이후 미국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인종과 국적, 출신지라는 개인이 선택할 수 없는 요인을 기반으로 시민권과 거주권을 박탈하려는 시도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이러한 요인을 갖지 않은 ‘안전한’ 시민이라 할지라도 계층과 젠더, 정치적 성향, 종교 등에 의해 권리들이 위험에 처할 우려가 높다. 지난 수십 년간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온 초국적 자본주의가 이를 심화하고 있으며, ‘안전한’ 시민들의 공포와 혐오를 자극하는 가짜뉴스나 정치 프로파간다도 계속되고 있다. 사실상 시민권을 갖고 있든 아니든 모두가 공동체에서 배제될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어느 누가 자신은 난민, 이주자, 소수자가 결코 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겠는가.

◈ 권리 없는 시대에 권리를 말하다
이 책은 공허한 정치적 선언에 불과했던 ‘인권’ 논의를 비판하고 아렌트가 고안한 ‘권리들을 가질 권리’라는 개념에 기반해 권리를 다양하고 확장적으로 논의한다. 한 예로, 인간(사실상 주류 시민)만을 권리의 담지자로 여기지 말고 생물 종으로 확장해서 보자는 관점(4장 참조)은 인간을 선별해서 선택적으로 권리를 보장하는 문제를 뛰어넘을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다. 또한 초국적 자본주의가 정치 공동체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함으로써, 정치적·시민적 권리에만 집중하고 경제적·사회적 권리를 소홀히 한 기존의 인권 논의를 확장해 볼 여지가 있다. 이를 통해 권리의 문제는 국제적 민주주의의 강화와 연결되며 실효성을 가질 수 있다.
아렌트가 독일과 프랑스를 거쳐 천신만고 끝에 미국으로 건너가 자신의 생생한 경험에서 우러나온 ‘권리들을 가질 권리’라는 표현을 만든 이래 7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아렌트의 시대와 같으면서도 다른,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권리 없는 시대는 큰 이변이 없는 한 지속될 것이고 공동체 없는 이들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분단 체제와 생산 인구 감소, 혐오의 만연 등 권리 개념을 재설정해야 할 시급한 이유가 있는 우리에게 이 책은 많은 생각할 거리를 준다.



저자 소개

저 : 애스트라 테일러 Astra Taylor
작가이자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다큐멘터리 작품으로 〈지젝!(Zizek!)〉, 피터 싱어와 마사 누스바움 등 여덟 명의 철학자와 나눈 인터뷰 〈성찰하는 삶(Examined Life)〉등이 있다. 저서로는 이 인터뷰를 책으로 펴낸 『불온한 산책자』 등이 있다.

저 : 스테파니 데구이어 Stephanie DeGooyer
윌래밋 대학 영문학과 조교수. 장기18세기 문학과 이주, 시민권 등을 연구하며, 18세기 낭만주의 시대 유럽 및 식민지에 외국인과 난민이 정착해 가는 과정과 소설의 관계를 고찰한 책을 집필 중이다.

저 : 알라스테어 헌트 Alastair Hunt
포틀랜드 주립대 영문학과 교수. 낭만주의 문학, 정치 이론, 동물학 등에 관심이 있으며, 생명관리정치, 급진 민주주의, 인권, 산업적 축산 등에 대해 글을 써 왔다.

저 : 라이다 맥스웰 Lida Maxwell
트리니티 대학 정치학과 교수. 관심 분야는 페미니즘 이론, 퀴어 이론, 환경정치 이론, 현대 민주주의 이론 등이며, 저서로는 『공개 재판 - 버크, 졸라, 아렌트와 잃어버린 대의의 정치(Public Trials: Burke, Zola, Arendt and the Politics of Lost Causes)』 등이 있다.

저 : 새뮤얼 모인 Samuel Moyn
예일대 역사학과, 법학과 교수. 국제법, 인권, 법과 전쟁 등을 연구하며, 『인권이란 무엇인가(The Last Utopia: Human Rights in History)』가 국내에 번역되었으며, 『아직 충분하지 않다 - 불평등한 세계에서의 인권(Not Enough: Human Rights in an Unequal World)』 등을 썼다.

역 : 김승진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아일보』에서 기자로 일했다. 시카고 대학 사회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글로벌 거버넌스, 물질세계와 사회 등을 주제로 대학에서 강의를 하며,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하찮은 인간, 호모 라피엔스』, 『물건 이야기』, 『큐브, 칸막이 사무실의 은밀한 역사』, 『건강 격차』, 『계몽주의 2.0』, 『친절한 파시즘』 등이 있다.

목차

머리말 권리들을 가질 권리 6

1장 권리들을 가질 ‘권리’_스테파니 데구이어 33
2장 권리들을 ‘가질’ 권리_라이다 맥스웰 69
3장 ‘권리들’을 가질 권리_새뮤얼 모인 89
4장 ‘누구의’_알라스테어 헌트 113

맺음말 권리를 위한 투쟁_애스트라 테일러 151

감사의 글 179
주 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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