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디 접속이 원활하지 않습니다.
강제 새로 고침(Ctrl + F5)이나 브라우저 캐시 삭제를 진행해주세요.
계속해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리디 접속 테스트를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대응 방법을 안내드리겠습니다.
테스트 페이지로 이동하기

조선의 퀴어 상세페이지

인문/사회/역사 역사

조선의 퀴어

근대의 틈새에 숨은 변태들의 초상
소장종이책 정가16,000
전자책 정가30%11,200
판매가11,200
조선의 퀴어 표지 이미지

조선의 퀴어작품 소개

<조선의 퀴어> 『조선의 퀴어: 근대의 틈새에 숨은 변태들의 초상』은 다양한 성적 실천이 ‘변태성욕’으로 뭉뚱그려졌던 1920~30년대 조선을 ‘섹슈얼리티의 역사’라는 관점으로 새롭게 쓴 도발적인 책이다. 책에 따르면 동성애, 인터섹스, 크로스드레싱, 트랜스젠더 등 오늘날 ‘서구적인’ 개념이라고만 인식되었던 것들은 1920~30년대에 이미 조선의 대중에게 널리 알려져 있었다. 저자는 ‘이상하고 기묘한 존재들’을 둘러싼 사회적 담론이 형성되는 과정을 쫓으며 식민지 조선의 성의 계보학을 탐구한다. 당대의 신문기사 속에서 재현되는 사건사고들은 식민지 남성 엘리트의 시선을 고스란히 반영하지만, 그와 동시에 통제와 검열로도 다 소화하지 못하는 성적 욕망과 실천들이 끈질기게 지속되어왔음을 증명한다.

여성주의적 관점과 탈식민주의적 관점, 퀴어/섹슈얼리티 이론이 교차하면서 자아내는 욕망의 계보학은 역사란 결코 단일하거나 선형적일 수 없음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또한 도덕과 규범의 틀로 재단할 수 없는 복잡다단한 욕망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라는 정치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런 점에서 『조선의 퀴어』는 식민 지배라는 관점만으로 한국 근현대사를 이해해왔던 이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주며, 역사를 읽는 즐거움을 한껏 배가시켜줄 것이다.


출판사 서평

지금까지 누구도 쓰지 못했던
조선판 『성의 역사』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

엄혹한 식민 통치와 파격적인 문화 변동이 공존하던 근대 조선,
독립운동가들만큼이나 불온하고 위험한 ‘변태들’의 역사가 펼쳐진다.

“내 인생을 망치러온 나의 구원자, 나의 타마코, 나의 숙희.” 영화 〈아가씨〉에서 히데코(김민희 분)는 그녀를 옭아매던 이모부의 서재를 박살내는 숙희(김태리 분)를 바라보며 나지막이 속삭인다. ‘변태적인’ 성적 욕망으로 가득 찬 서재를 박차고 나온 그들은 담장을 넘어 그들만의 사랑의 도주를 시작한다.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가 끊임없이 흔들리던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아가씨〉는 새로운 성적 실천을 감행한 여성들을 보여주면서 관객의 눈을 사로잡았다. 실제로 1920~30년대는 성性에 대한 이야기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시기였다. 당대의 성과학 지식이 ‘변태붐’이라는 이름으로 신문지상에 오르내렸고 ‘에로 그로 넌센스’가 근대의 문턱을 넘어가는 관문처럼 인식되었다. 1920~30년대는 일제의 식민 지배가 고착되는 시대인 동시에, 성을 둘러싼 담론이 사람들의 인식에 깊은 영향을 미치던 시대였던 것이다.

『조선의 퀴어: 근대의 틈새에 숨은 변태들의 초상』은 다양한 성적 실천이 ‘변태성욕’으로 뭉뚱그려졌던 1920~30년대 조선을 ‘섹슈얼리티의 역사’라는 관점으로 새롭게 쓴 도발적인 책이다. 책에 따르면 동성애, 인터섹스, 크로스드레싱, 트랜스젠더 등 오늘날 ‘서구적인’ 개념이라고만 인식되었던 것들은 1920~30년대에 이미 조선의 대중에게 널리 알려져 있었다. 저자는 ‘이상하고 기묘한 존재들’을 둘러싼 사회적 담론이 형성되는 과정을 쫓으며 식민지 조선의 성의 계보학을 탐구한다. 당대의 신문기사 속에서 재현되는 사건사고들은 식민지 남성 엘리트의 시선을 고스란히 반영하지만, 그와 동시에 통제와 검열로도 다 소화하지 못하는 성적 욕망과 실천들이 끈질기게 지속되어왔음을 증명한다.

여성주의적 관점과 탈식민주의적 관점, 퀴어/섹슈얼리티 이론이 교차하면서 자아내는 욕망의 계보학은 역사란 결코 단일하거나 선형적일 수 없음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또한 도덕과 규범의 틀로 재단할 수 없는 복잡다단한 욕망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라는 정치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런 점에서 『조선의 퀴어』는 식민 지배라는 관점만으로 한국 근현대사를 이해해왔던 이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주며, 역사를 읽는 즐거움을 한껏 배가시켜줄 것이다.

‘변태붐’과 ‘에로 그로 넌센스’로
가득 찬 식민지 조선의 풍경

1장 「근대의 경성, ‘에로 그로’ 경성」은 일본을 경유해 수입된 서구의 성과학 지식이 1920~30년대 조선에서 대중화되는 양상을 보여준다. 일본은 근대적 지식을 서구로부터 수입하는 과정에서 성과학 또한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변태붐Hentai boom’이라 불릴 만큼 성과학 지식이 만연했던 일본의 영향으로, 식민 지배가 고착되던 조선에서도 성과학이 빠르게 유통되었다. 성과학은 ‘정상’으로 간주되지 않은 성적 실천들을 모두 ‘도착inverts’으로 분류했다. ‘도착’의 번역어인 ‘변태성욕’은 언론이 폭넓게 쓰면서 대중의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었다. 국문학자 양주동을 비롯한 남성 지식인들은 일찌감치 성과학자 해블록 엘리스의 저작을 읽으며 성에 대한 지식을 쌓았다. 또한 일본 성학회의 창시자인 사와다 준지로의 책 『아귀도』는 “신경이 과민한 청년남녀는 한번에 5쪽을 넘게 읽지 말라”는 카피로 광고되면서 독자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이렇게 변태성욕이 유행하는 과정에서 ‘에로 그로 넌센스’를 다룬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에로틱, 그로테스크, 넌센스’의 줄임말인 ‘에로 그로 넌센스’는 자극적인 보도를 통해 매출을 올리려는 신문사들의 열망과 흥미로운 이야기를 원하는 대중의 욕구가 맞물리며 식민지 조선에서 크게 유행했다. 고가의 금괴를 밀수출하려고 항문에 금괴를 숨긴 사건은 “국경의 넌센스 범죄”로, 소수민족의 성 풍속은 “현대 인류계의 괴기”로, 어린아이의 머리가 발견되면서 장안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사건은 “그로 100%의 참혹한 범죄”로 보도되었다. 특히 “여자의 묘를 파고 수의를 훔친 변태성욕자”의 기사는 사건의 내막에 경제적인 이유가 있었음에도 ‘변태성욕자’가 사건을 일으킨 것으로 규정했다. 이처럼 과학이라는 이름 아래 하층계급의 생활 방식을 ‘구습’과 ‘미신’으로 단정하고 인종적·계층적 타자를 ‘변태성욕자’로 규정하는 담론은 제국의 시선과 떼려야 뗄 수 없었다.

2장 「변태성욕자의 시대」는 당대의 범죄 기사들 속에서 ‘변태성욕자’의 범행으로 다뤄진 사건들을 검토함으로써 성적 정상/변태의 경계가 그어지는 과정을 살펴본다. 제국 일본이 도입한 근대적 형법은 연령을 범죄의 기준으로 도입하면서 ‘변태성욕’ 범죄의 경계를 확정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단적으로 “잔인한 변태한. 7세아 폭행 살해” “동료의 7세 여아에게 폭행하려든 변태 선부. 미수코 경찰에 잡히어” 등의 기사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범죄에 ‘변태(성욕)’라는 꼬리표가 붙었음을 알려준다. 당대의 ‘변태성욕’ 기사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남색’과 범죄를 연결하는 상상력이었다. 1931년 겨울 “근대미문의 살인마” 이관규가 등장했을 때 언론이 주목한 것은 그의 동성애적 성향이었다. 수십 차례 남자아이들을 추행한 전력은 그의 성품을 설명하는 데 동원되었다. 그러나 ‘남색’에 대한 근대적인 규정은 남성 간의 성적 관계를 ‘수동무’와 ‘맞동무’로 부르며 공인했던 당대의 상황을 완전히 부인하지는 못했다. 소년과 연장자 사이에서, 그리고 연장자와 연장자 사이에서 만들어진 성적 관계는 가부장적 후원과 보호라는 논리를 통해 ‘정상적인’ 결혼과 큰 충돌 없이 공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편 ‘키스’를 둘러싼 소동과 폭력은 당대 ‘변태성욕’의 경계가 상당히 모호했음을 보여준다. 기차 안에서 잠든 여성에게 키스를 하다 덜미를 잡힌 일본인 남성의 기사는 ‘키스 절취’를 ‘변태성욕’에 의한 범죄로 다뤘다. 식민 당국은 할리우드 영화의 유행과 함께 식민지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은 키스를 ‘풍속괴란’이라는 명목으로 규제하고 검열했다. 그런데 조선에서 영화 검열관이 되기 위해서는 키스를 싫어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인구에 회자되는 것과 함께, 새로운 근대적 공간으로 부상한 카페에서 여급의 ‘키스를 사는’ 남성들이 동시에 등장했다. 이때 동의 없는 키스를 하는 남성들은 ‘변태성욕자’ 취급을 받았지만, 여급이나 여성 버스 기사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남성들은 그렇지 않았다. ‘변태성욕’은 주로 하층계급 남성들이 행사하는 것으로 인식되었으며 그들을 범죄시하고 배제하려는 담론 안에서 더욱 활발하게 이야기되었다.

“간신히 남자”로 판명된 신체들과
성적 실천을 규제하는 통치 전략이 벌이는 경합

3장 「단속되는 몸」은 1920~30년대의 다양한 크로스드레싱 관행들에 대한 단속을 다룬다. 식민지 조선에서는 한복을 입고 게다를 신은 여인, 일본 옷을 입고 태극선을 든 청년, 단발 양장에 아이를 업은 여인, 한복을 입고 부츠를 신은 여인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혼종적인 복식은 여기서 더 나아가 성별 구분과 성 역할을 넘나들고자 하는 주체들의 등장으로 이어졌다. 특히 ‘신여성’은 당대의 여성에게 주어진 역할을 거부하는 과정에서 단발을 하고 ‘남장’을 했다. 1922년 남자 양복을 입고 캡 모자를 쓴 강향란은 남학교에 가서 남학생들과 같이 수업을 들었고, 그로부터 2년 뒤에 황육진이라는 여성도 남장을 하고 강향란이 다녔던 학교에 출입했다. 그 뒤 다른 남학교를 다니다 남장이 드러난 황육진은 남학생들의 반대로 인해 수업을 들을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그녀는 학교를 옮기도록 해주겠다는 학교 당국의 권유에도 “나도 남자처럼 공부를 하겠소. 나는 죽으면 죽었지 다른 데로 갈 수는 없소”라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처럼 복장을 통해 당대의 규범을 거스르려는 시도가 두드러졌고, 그만큼 여성성과 남성성 사이의 구분은 불안정하고 유동적이었다.

‘여장한 미남자’의 이야기는 모호한 성별 구분에 따른 긴장을 더욱 극적으로 보여준다. ‘여장한 미남자’는 단지 옷만 여자처럼 입은 것이 아니라 음성, 몸짓, 요리와 같은 ‘여성적인’ 자질 등에서 여성으로 정체화된 사람이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여장을 해 그 지역 사람이면 다 알 만큼 신원이 분명했지만, 다른 지역으로 갔을 때는 남자가 여자 행세를 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로 남자 옷을 입어야 했다. 식민지 행정 당국은 각종 법 조항과 처벌 규정을 통해 ‘변장’을 규제하고 통제했으며, 성별 검진이라는 의학적 판정을 통해 ‘자연적인’ 성별을 규정하고자 했다. 그네를 타다가 “간신히 남자”로 판명된 사람이나 자신의 성별을 적극적으로 교정하고자 했던 인터섹스 등 성별 규범에서 벗어난 신체들은 검진과 성전환수술을 통해 명확한 성별을 부여받아야 했다. 이렇게 의학은 근대적 규범을 뒷받침하고 만들어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떠맡았다.

4장 「욕망의 통치」는 ‘성의 의료화’ 경향이 당대의 섹슈얼리티 지형에 미친 영향을 살펴본다. 의학은 근대적인 성 규범을 만드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이는 일본이 서구식 근대화와 제국주의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인구’를 통치의 핵심으로 삼은 것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특히 성병은 ‘건강한 남성 신체’를 약화시킬 위험성 때문에 주요한 관리 대상이 되었는데, 성병예방책이 성매매 여성에 대한 강제 검진에 치중했기 때문에 위생박람회를 비롯한 성교육이 ‘계몽’의 주요 수단으로 부상했다. 성에 대한 논의는 의료 전문가의 권위에 바탕을 둔 ‘양성문제 특집호’와 같은 기획 기사를 통해 더욱 활발하게 펼쳐졌다. 식민지의 독자 대중은 신문 광고 등으로 접한 성과학 지식을 통해 자신의 상태를 해석하고 관리하고자 했다.

개인의 성에 대한 관리는 근대 가정의 관리와 연결되어 있었다는 점에서 특기할 만하다. 여성들은 서구의 핵가족을 모델로 한 ‘신가정’ 담론 속에서 남편이 ‘수상한 곳’에 가지 않도록 교정할 목적으로 ‘위트’와 ‘에로’를 겸비할 것을 요구받았다. 한편 식민지 조선의 의료 전문가들은 ‘생식기성 신경쇠약’에 걸린 남편과 ‘불감증’에 걸린 아내들에게 ‘자위’의 위험성을 경고했는데, 자위가 신경쇠약을 유발하고 남성의 여성화를 초래하며 심리적 ‘임포턴스’를 가져와 동성애적 도착으로 악화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여성성과 남성성 사이의 모호한 경계에 대한 불안감은 성과학이 인간의 양성성을 강조하면서 더욱 두드러졌다. 성과학 지식과 의료 전문가의 권위를 바탕으로 스스로 성을 관리하는 주체들의 등장은 역설적으로 성별 구분의 불안정성을 더욱 명확하게 보여준다.

경계를 위협하는 성적 실천을 통해
‘탈식민 퀴어의 역사’를 새로 쓰다

5장 「경계를 위협하는 여성들의 욕망」은 ‘동성연애’를 둘러싼 담론들을 검토함으로써 여학교의 등장과 함께 새롭게 부상한 여성들 사이의 친밀성을 새로이 해석한다. 여성의 성적 실천 역시 ‘변태성욕’으로 불렸지만 남성의 ‘변태성욕’이 성적 학대와 도착적인 성향과 이어져 있는 것과는 달리, 여성에게는 어떤 능동성도 주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당대의 여성들은 여성 간의 친밀성을 ‘S관계’라고 부르며 또래의 일반적인 경험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내가 만약 그리운 옛 여학생 시대로 다시 한번 돌아간다면 나와 같은 성질을 가진 동무와 철저한 동성연애를 해보고 싶다”는 고백이나, 여학교에서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연애 상대에게 ‘변치 않은 사랑’이라는 메시지를 새긴 염동반지를 주고받는 관행은 당대에 여성 간의 동성애가 여학교를 중심으로 일반화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소녀’를 뜻하는 영어 ‘시스터’나 일본어 ‘쇼죠’에서 유래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S관계(언니/동생)’는 이성애 연애 각본의 단순한 모방이 아니라 이성애적 연애가 이상화되는 과정과 동시에 출현한 것이었다. 이에 대해 남성 지식인들은 여성 간의 친밀성을 성장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발현되는 것이지만 성인이 될 때는 사라져야 할 비정상적인 성적 실천으로 간주했다. 그 과정에서 ‘동성애’는 ‘S관계’를 대신해 여성 간의 친밀성을 설명하는 담론으로 제시되었다. 1920~30년대부터 동성애는 병리적인 현상으로 인식되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여성들은 여학교라는 근대 교육기관을 중심으로 연대를 형성했고, 이들은 근대적 개인이자 관계의 주체로서 자신을 자리매김하고자 했다. 단적으로 여성들이 학교에서 맺은 관계를 지속하다가 사회적으로 공인되지 못하자 함께 기차에 몸을 던진 ‘철도정사’ 사건은 식민지 대중의 이목을 한번에 끌었고 여러 가지 해석을 낳았다. 당대의 남성 지식인들은 1931년 김용주와 홍옥임의 동반자살을 “상당한 가정의 딸들로 상당한 교육까지 받은” 지식계급의 신여성들이 벌인 일탈로 보고 이들을 바람직한 여성상에서 이탈한 히스테리적인 여성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이들은 다른 계층의 여성들과 함께 동반자살의 서사를 만들고 이를 반복함으로써 자신들의 죽음을 적극적으로 연출했다. 그런 점에서 그녀들은 ‘욕망하는 여성들’이라는 주체를 암시하고 있다. 여성 간의 친밀성은 비극적인 서사 안에서 소비되었지만, 그에 한정되지 않는 여성 주체의 등장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조선의 퀴어』는 역사를 탐색하고 재해석하는 작업이란 과거의 사건을 새로이 발견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담론의 계보를 일별함으로써 오늘날의 지배적인 담론을 전복하는 것임을 보여준다. 이 책은 식민지 조선의 섹슈얼리티의 계보학을 탐구하고 있으며 ‘퀴어한’ 존재들을 규정하고 형성하는 담론의 고고학적 작업이라는 점에서 유례없는 시도다. 여성에 대한 성적 억압이 강하게 폭로되고 있는 동시에 성소수자를 향한 백래시가 두드러지는 지금, 『조선의 퀴어』는 ‘현재의 역사’의 중요성을 독자들에게 상기시키면서 ‘탈식민 퀴어의 역사’를 새로 쓰는 이정표가 될 것이다.


저자 소개

저 : 박차민정


이화여자대학교 여성학과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근대 이후 한국사회에서 남성성과 여성성, 정상인과 비정상인, 규범적인 성애와 비규범적인 성애의 경계들이 만들어져온 과정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1920~30년대 변태적 섹슈얼리티에 대한 담론연구」 「1920~30년대 ‘성과학’ 담론과 ‘이성애 규범성’의 탄생」 「AIDS 패닉 혹은 괴담의 정치」 등의 논문을 발표했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와 명지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목차

들어가며

1장 │ 근대의 경성, ‘에로 그로’ 경성
해블록 엘리스를 읽는 한학자
“신경이 과민한 청년남녀는 한번에 5쪽 이상을 넘게 읽지 말라”
오락이 된 타자
‘에로 그로’와 미지의 야만인
그로 100%의 범죄
살아 있는 시체들의 세계
하층계급의 그로테스크
성적 쾌락과 근대적 죽음

2장 │ 변태성욕자의 시대
변소의 정치학
연령과 변태성욕
‘어른’의 경계
범죄가 된 관행
남색과 ‘근대미문’의 살인마
‘미동’과 근대의 속도
기차 위의 ‘키스절취범’
조선을 휩쓴 단어, ‘키쓰’
키스를 파는 시장
변태성욕자의 얼굴들
위험한 남성성

3장 │ 단속되는 몸
‘총각처녀’의 사연
의복의 횡단과 경계의 횡단
고구라 양복을 입은 여학생
변태성욕과 목도리 도둑
변장하는 심리
무엇이 ‘위험한’ 변장인가
그네 위의 에르퀼린 바르뱅
근대적 통치 체계로 편입하는 ‘괴인’들의 신체
‘중성인간’과 성전환수술

4장 │ 욕망의 통치
‘여성 실격’의 건강진단서
박람회의 풍기문란
‘미성숙한 조선인’이라는 신화
양성문제 특집호와 불순혈설의 시대
“음경단소에 어떠한 치료를 가하면 좋겠습니까”
생식기성 신경쇠약 남편과 히스테리 아내
아내들의 ‘남편교정술’
정상의 자격
‘홀몬’, 양성성, 변태

5장 │ 경계를 위협하는 여성들의 욕망
사다이즘과 여성의 욕망
‘S언니’의 세계
‘동성애’와 ‘남색’ 사이
‘동성연애’와 여학생이라는 문제
배운 여자들의 ‘결혼난’
‘최초의 정사’
두 여성은 왜 철도 자살을 했나
히스테리, 정사, 의례
욕망하는 여성

마치며

미주
참고문헌
색인


리뷰

구매자 별점

4.0

점수비율
  • 5
  • 4
  • 3
  • 2
  • 1

2명이 평가함

리뷰 작성 영역

이 책을 평가해주세요!

내가 남긴 별점 0.0

별로예요

그저 그래요

보통이에요

좋아요

최고예요

별점 취소

구매자 표시 기준은 무엇인가요?

'구매자' 표시는 리디에서 유료도서 결제 후 다운로드 하시거나 리디셀렉트 도서를 다운로드하신 경우에만 표시됩니다.

무료 도서 (프로모션 등으로 무료로 전환된 도서 포함)
'구매자'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시리즈 도서 내 무료 도서
'구매자’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같은 시리즈의 유료 도서를 결제한 뒤 리뷰를 수정하거나 재등록하면 '구매자'로 표시됩니다.
영구 삭제
도서를 영구 삭제해도 ‘구매자’ 표시는 남아있습니다.
결제 취소
‘구매자’ 표시가 자동으로 사라집니다.

이 책과 함께 구매한 책


이 책과 함께 둘러본 책



본문 끝 최상단으로 돌아가기

spinner
모바일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