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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야행로 상세페이지

소설 일본 소설

암야행로

창비세계문학 017
소장종이책 정가16,000
전자책 정가30%11,200
판매가11,200
암야행로 표지 이미지

암야행로작품 소개

<암야행로> ‘소설의 신’ 시가 나오야의 유일한 장편소설
간결한 문체로 포착한 내면과 감정의 섬세한 정경

일본 근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독자적인 리얼리즘을 구축하며 ‘소설의 신’으로 상찬받기도 하는 시가 나오야의 유일한 장편소설 『암야행로』(창비세계문학 17번)가 출간되었다. 시가 나오야는 20세기 초 타이쇼오 시대, 휴머니즘, 개인주의, 이상주의를 내건 문예사조인 시라까바파(派)의 주요 동인으로 활발한 창작활동을 벌인 작가이다. 아버지와의 오랜 불화와 화해라는 개인사가 비중있는 모티프를 이루되, 내적 성장, 예리한 직관, 자연과 세계에 대한 응시 등을 인상적인 묘사로 풀어내며 고유한 작품세계를 형성했다. 일본 근대문학의 걸작으로 꼽히는 『암야행로』는 독립적인 단편소설과 초고의 형태로 집필을 이어오다 약 이십오년 만에 완성되었으며 시가 문학의 귀결로 평가받고 있다.
『암야행로』는 그 출발점인 단편소설 「토끼또오 켄사꾸」를 발표할 당시만 해도 아버지와의 불화라는 개인사를 기록하는 사소설의 성격이 강했으나, 이후 장기간 집필을 이어가면서 작가 자신의 내적 변화와 작품세계가 완성되어가는 과정을 반영하게 된다. 다양한 초고, 단편적 구상, 메모 등을 통해 모색을 거듭하던 시가 나오야는 아버지와의 불화라는 모티프에 주인공 켄사꾸가 할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의 불의에서 태어난 아이라는 허구적 설정을 더하는 한편, 후편에는 부인의 의도치 않은 부정 등을 삽입해 사적 체험의 나열에 그치지 않고 하나의 장편소설로서의 완결성을 획득한다.
주인공인 켄사꾸가 “홀로 끊임없이 나아가고, 싸우고, 자기를 회복해가는 이야기”라는 비평이 말해주듯, 『암야행로』에서는 사건의 외적 전개보다는 사건에 의해 주인공이 겪는 내면 변화가 서사의 축을 이룬다. 소설은 세계와 인간관계, 자연에 대해 대립적인 태도를 보이던 주인공 켄사꾸가 조화와 화해의 세계로 나아가는 내면의 여정을 세심한 필치로 풀어낸다. 이러한 심리적 서사 구조는 전편과 후편의 대비와 전환을 끌어내며, 단편들이 단속적으로 나열되는 듯 보이는 작품에 일관성을 부여한다.

“위도 아래도 앞도 뒤도 왼쪽도 오른쪽도 끝없는 어둠이다. 그 중심에 그는 이렇게 서 있다. 사람들은 모두 지금 집에서 자고 있다. 모두를 대표해, 자신만이 자연과 이렇게 맞서고 있다. 이런 과장된 기분에 그는 사로잡혔다. 그렇다고는 해도 역시 뭔가 크디큰 것 속으로 자신이 빨려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을 떨칠 수 없었다. 그 느낌이 꼭 싫지만은 않았지만 왠지 초조하고 불안했다. ”(전편, 131~32면)

“넓은 하늘 아래 그는 완전히 혼자가 되었다. 차가운 바람이 억새의 끝을 움직일 정도로 불었다. (…) 그는 커다란 자연에 녹아들어가는 이 느낌을 처음 경험한 것은 아니지만, 이런 도취감은 처음이었다. 지금까지는 녹아들어간다기보다 흡수한다는 느낌이 강했다. 그것에도 일종의 쾌감은 있었지만, 동시에 저항하려는 의지도 자연스럽게 일어났다. 그러나 이번에는 저항하기 어려운 느낌이 들어 불안하기도 했지만 예전과는 느낌이 전혀 달랐다.”(후편, 488~89면)

무엇보다 이 작품이 지닌 가장 두드러진 특색은, 전체보다는 세부적 진실에 대한 고집, 삶에서 마주치는 순간순간이 주는 인상에 대한 세심한 묘사에 있다. 개인의 감수성, 개성의 추구를 절대시했던 시가 나오야의 문학적 목표를 다른 어떤 작품보다 탁월하게 구현해냄으로써, ‘시가 문학의 귀결’이라는 평가가 결코 과장이 아님을 보여준다. 사실적 묘사에서도 그렇지만 중간중간 등장하는 꿈이나 몽상 같은 초현실적인 장면에서도 마치 쎄잔의 인상주의 회화를 연상시킨다는 평이 무색하지 않은 인상적인 묘사를 선보인다. 이는 자신에게 꼭 맞는 문체를 찾기 위해 끈질기게 연마한 끝에, 그 독창성과 영향력으로 인해 이른바 ‘시가체(體)’라고도 불리던 간결하고 예리한 문체가 뒷받침된 성과이다.


출판사 서평

20세기 초 타이쇼오 시대 일본 청년의 자화상

시가 나오야 필생의 노작이라고 할 수 있는 『암야행로』는 일본 근대문학의 탁월한 성취였을 뿐만 아니라, 동시대 청년들에게 필독서처럼 읽히며 인기를 모은 작품이기도 했다. 켄사꾸라는 한 인물이 인간관계, 사랑, 일 등으로 방랑하고 번민하며 정신적 성장을 모색하는 모습에 타이쇼오 시대(1912~26년) 일본 젊은이들은 자기 자신을 투영했던 것이다. 당시 일본 사회는 국가로의 구심력은 약해지는 한편, 개인에 대한 의식은 급격히 대두되던 시기였다. 이러한 세계관의 변화 속에서 많은 청년들이 혼란스러움을 느끼며 자기수양이나 정신적 성장에 매달렸다. 시가 나오야를 비롯한 시라까바파가 문학으로 구현해낸 가치들, 즉 타인과의 조화를 통한 개인의 성장, 취미를 살리는 일에 대한 지향, 인류의 행복을 위한 실천 등을 골자로 하는 인도주의는 이와 같은 시대적 바람과 궤를 같이했다. 『암야행로』의 켄사꾸라는 상징적인 인물은 이 같은 문제의식이 한 전형으로 생생히 구현해주었고, 켄사꾸가 공부와 일, 여행을 통해 자기 정체성을 탐구하고 성장해나가는 모습에 당대 청년들은 공감했다.
이처럼 시가 나오야는 당대의 갈망을 충실히 재현하고 문화를 선도했던 시라까바파의 핵심 인물이자, 개인에 대한 신념과 개성에 대한 믿음을 철저하게 추구한 타이쇼오 시대의 ‘모범 소설가’였다. 이 여정에서 그는 소설을 쓰는 자세, 문체의 확립 등 다방면에서 영향을 끼치며 ‘일본 근대문학의 고향’으로 꼽히는 문학적 성과를 이룩했으며, 그의 문학적 삶의 대부분을 함께한 『암야행로』를 통해 그 결실을 남겼던 것이다.

‖ 책 속에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는 혼잣말을 했다. 좁은 방을 왔다 갔다 하면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고 또 말했다. 그는 거의 아무 의미 없는 그런 말을 작은 소리로 반복했다. “그렇다면 나는 어떡하면 좋을까.” 모든 것이 꿈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보다도 지금까지의 자신이라는 존재가 안개처럼 멀어져 사라져가는 것을 느꼈다.

왜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왜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단지 그는 모두 그렇게 말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것을 송두리째 뽑아내고, 현재 상황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것밖에 길이 없다는 생각이 그는 든다. 이중인격자가 갑자기 인격이 바뀌는 것처럼 자신도 완전히 다른 인간이 된다. 모든 것이 얼마나 편안해질까. 지금까지의 자신—토끼또오 켄사꾸, 그런 인간을 모르는 자신, 그렇게 되고 싶었다.

실제로 벼는 짙은 색을 띠었다. 강한 열과 빛, 그리고 그것을 정면으로 받으며 서로 밀고 밀리는 환희의 소리가 높아지는 것이 켄사꾸의 기분에 너무나 직접적으로 다가왔다. 그는 이런 세계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이제야 들었다. 인간 세계에는 동굴 안에서 서로 물어뜯는 고양이와 같은 생활도 있지만 이런 생활도 있다. 지금 그에게는 강한 햇빛이 눈부시지 않았다.

새소리도 들리지 않는 조용한 밤이었다. 아래로는 옅은 안개가 끼어 있고, 마을 쪽에는 아직 어느 집도 등불을 켜지 않았다. 보이는 것이라고는 별과 그 아래 커다란 동물의 등처럼 느껴지는 이 산의 모습이 어렴풋이 바라보이는 정도였다. 그는 지금 자신이 영원으로 통하는 길로 한 발 내딛고 있는 듯 느껴졌다. 그는 죽음이 전혀 공포스럽지 않았다. 만약 이대로 죽는다 하더라도 조금도 여한이 없을 것 같았다. 그러나 영원으로 통하는 것이 곧 죽는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 추천의 말

일본 근대 장편소설 중에서 가장 완성도가 높은 작품.
―요시다 세이이찌(평론가)

묘사의 솜씨에 있어 가장 독창적인, 얻기 힘든 예술가.
―히로쓰 가즈오(소설가)

시가 나오야는 일본 근대문학을 대표하는 리얼리스트였다. 시가는 그의 작품 「소승의 신(小僧の神様)」에 빗대어 ‘소설의 신’이라고도 불렸다. 그는 개인의 감수성을 절대적인 것으로 단정하고, 세상의 모든 것이 개성을 가진다는 전제하에 작품을 써나갔다. 내면을 향하고, 안이하게 타협하려는 자신을 용서하지 않고, 개성을 철저하게 추구하면서 그의 작품세계는 완성되어간 것이다. 시가 나오야의 작가적 역량은 단편소설을 통해서도 충분히 발휘되었지만, 만약 『암야행로』가 완성되지 않았다면 문학사적 위상은 상당히 달랐을 것이다. 그의 유일한 장편소설인 『암야행로』는 시가 문학세계의 귀결이었고, 발표 당시부터 청년들에게 인기를 모으며 필독서로 받아들여졌다.
―서기재



저자 소개

‖ 지은이 시가 나오야(志賀直哉, 1883~1971)
일본 근대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로, 독창적이고 간결한 문체와 인상적이고 예리한 묘사로 독자적인 사실주의를 구축했다. 타이쇼오 시대의 전형이라고 할 만한 ‘모범 소설가’로서 ‘소설의 신’으로 불리기도 했으며, 휴머니즘, 개인주의, 이상주의를 내건 문예사조인 시라까바파(派)의 중심인물로 꼽힌다. 1883년 미야기 현의 실업가 집안에서 출생, 조부모의 손에 자랐다. 상류층 사립학교인 가꾸슈우인을 다니며 무샤노꼬오지 사네아쓰 등을 만나, 후일 동인지 『시라까바』를 함께 창간하고, 「아바시리까지」를 발표한 것을 시작으로 활발히 창작활동을 벌였다. 아버지와의 오랜 불화와 화해라는 개인사가 비중있는 모티프를 이루되, 내적 성장, 예리한 직관, 자연과 세계에 대한 응시 등을 인상적인 묘사로 풀어내며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형성했다. 일본 근대문학의 걸작으로 꼽히는 『암야행로』는 시가 나오야의 유일한 장편소설로, 독립적인 단편소설과 초고의 형태로 집필을 이어오다 약 이십년 만에 완성되었으며 시가 문학의 귀결로 평가받고 있다. 1949년에 문화훈장을 받았다.

‖ 옮긴이 서기재
일본 나고야 대학에서 문학박사를 받았으며, 현재 건국대 아시아‧디아스포라연구소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저서로 『조선 여행에 떠도는 제국』 『여행의 발견 타자의 표상』(공저) 『수신하는 제국』(공저) 『제국의 식민지 수신』(공저) 『조선인 일본어 소설연구』(공저), 역서로 『매매춘과 일본문학』 『일본초등학교 수신서』(전5권, 공역) 『조선총독부 초등학교수신서』(전5권, 공역) 등이 있다.

목차

‖ 차례

전편
후편

작품해설
작가연보
발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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