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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잔만 더 마실게요 상세페이지

에세이/시 에세이

한 잔만 더 마실게요

어쩌다보니 17년, 한 소심한 디제이의 술집 운영 분투기
소장전자책 정가8,000
판매가8,000

한 잔만 더 마실게요작품 소개

<한 잔만 더 마실게요> 종로2가에서의 17년,
한 소심한 엘피 바 주인이 말하는 술집에 담긴 이야기들
_손님 편집자, 주인 필자를 인터뷰하다

매번 "한 잔만 더 마실게요"를 외치는 손님들, 매일 "한 잔만 더 마실게요"란 말을 듣는 주인… 엘피 바에서 오간 술의 단맛과 인생의 쓴맛. 종로2가에서의 17년, 한 소심한 엘피 바 주인이 말하는 술집에 담긴 이야기들을 담은 에세이다.

장사를 잘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도, 그렇다고 술집에서의 삶을 낭만 가득하게 묘사한 책도 아니다. 이 책은 술집을 운영하면서 겪은 경험에 기반한 에세이이고, 그러하기에 장사를 잘하고 싶다는 욕망도 들어 있되 손님들이 밀어닥치는 게 마냥 좋지만은 않은 감정도 함께 녹아 있다. 17년이라는 세월 동안 켜켜이 쌓아온 그 복잡다단한 일상이 콜라주처럼 그려져 있다.


출판사 서평

종로2가에서의 17년,
한 소심한 엘피 바 주인이 말하는 술집에 담긴 이야기들
_손님 편집자, 주인 필자를 인터뷰하다

나는 원래 이 술집의 손님이었다. 때로는 혼자서, 또 때론 친구들과 함께 들러 술을 축내는 단골손님 10여 년차. 그는 원래 이 술집의 주인이었다. 종로2가의 한 술집에서 엘피와 시디를 틀고 술을 파는 디제이 17년차.

작은 술집의 단골들 사이에서는 이 원고가 나름 전설처럼 회자되곤 했다. 오랜 시간 장사를 해온 이야기를 풀면서 손님들에 대한 묘사를 곁들인다 했으니 더더욱 그러했다. 누가 이 글에 어떻게 등장할지는 단골들의 첨예한 관심사였다. 물론 바 너머에 있는 손님으로서는 알 수 없는 바 안쪽의 이야기가 궁금하기도 했고 말이다.

그는 어느 날엔가 원고를 다 썼다고 했다가는 얼마 지나지 않아서는 봐도 봐도 고칠 게 많다고 했다. 그럴 때마다 이렇게 말했다. “글을 쓰는 건 너무 재밌어. 근데 엄청 힘들어.” 이 책에는 이런 문장이 있다. “술꾼들의 가장 흔한 거짓말은 딱 한 잔만 더 마시겠다는 것이다.” 마지막 잔 이후 두 번째, 세 번째 마지막 잔이 이어지는 게 술꾼들의 다반사이니 말이다. 술꾼들의 막잔처럼 그 역시 마지막 퇴고와 마지막에서 두 번째, 세 번째 등등의 기나긴 퇴고를 거쳐 원고를 완성해냈다.

설마 단골손님인 내가 이 원고를 책으로 만들게 될 줄은 미처 몰랐다. 술집 손님과 주인의 관계는 어쩌다 보니 편집자와 필자의 관계로 이어졌다. 술집 손님이자 편집자를 동시에 하는 일은 연인을 위해 하늘에서 별을 따다 주는 것보다는 쉽겠지만 편집자만 하는 것보다는 훨씬 어려운 일이었다. 나는 재미있는데 남도 재미있을까?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책을 출간하기 전, 이곳을 모르는 사람들을 술집으로 모아 원고를 읽고 의견을 듣는 독자 교정 행사도 진행했다. 최소한 내가 보기엔 그들도 재미있어 하는 것 같았다. 자신의 예전 단골 술집이 떠오른다는 독자에게 필자는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그런 걸 생각해보라고 이런 글을 쓴 걸지도 몰라요.”

그러나 마지막 관건, 보도자료가 문제였다. ‘이 책으로 말하자면’ 식의 글을 쓰는 게 나에게는 영 넘어서기 힘든 일이었다. 또한 점잖은 기존의 보도자료 형식으로는 『한 잔만 더 마실게요』가 대체 어떤 책인지 보여주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부득불 필자를 끌어들여, 보도자료를 빙자해 인터뷰를 했다.

대체 왜 이런 책을 쓰셨나요?

술집 주인이 쓴 삶에 대한 책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지요. 처음엔 오랜 장사 경험을 가진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습니다. 누구든 자신과 상관이 있는 이야기에 관심을 갖기 마련이니까요. 술집 주인이 쓴 책을 읽고 싶었지만 그런 책은 찾을 수 없더군요.

마찬가지로 손님들은 술 마시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에 관심을 가집니다. 더구나 술집 주인이 하는 이야기라면 신경을 쓸 수밖에 없지요. 내가 술 마시는 모습을 지켜보는 사람이 하는 말이니까요. 다른 손님들은 어떤지에 대해서도 그들은 궁금해합니다. 그걸 알아야 자신이 어떤 술꾼인지를 비교하고 가늠할 수 있으니까요. 사람들은 일단 나와 상관이 있다고 가정하면 심지어 ‘오늘의 운세’마저도 재미있게 보지 않습니까.

17년간 종로에서 술집을 운영하셨으니 손님들의 성향도 많이 바뀌었을 것 같아요. 그런 변화에 적응하는 것도 일이었을 테고요. 어떠셨나요?
손님들도 제 자신도 정말 많이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엘피 레코드와 시디로 옛날 음악을 트는 사람은 보수적인 성향일 수밖에 없으니까요. 저는 새로이 유행하고 있는 부류의 엘피 바를 운영하는 가게 주인이 아닙니다. 20세기에서 넘어온 구식 디제이입니다. 하지만 나름대로의 낭만은 있어요. [라스트 모히칸] 같은 영화에 동질감을 느끼는 수준의 감각으로 이 일을 하고 있다고나 할까요. 정말 재미있는 점은 이 나라에서 나 말고도 몇몇 가게가 여전히 같은 방식으로 장사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가게는 혼자 술 마시기 정말 좋은 집이에요. 밥은 안 해주시지만 술은 맘대로 마실 수 있고 바 안의 주인뿐만 아니라 바에 함께 앉은 낯선 사람들과도 종종 말을 섞는, 드라마로 말하자면 [심야식당] 같은 느낌의 곳이랄까요. 술집 주인으로서는 그런 ‘나 홀로’ 손님들이 피곤하거나 힘들지는 않으세요?

전 혼자 술 마시러 오는 사람들을 좋아해요. 그들은 책을 읽거나 고민이나 생각을 노트에 정리하는 등 어떤 식으로든 자신만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지요. 사유하는 사람이라, 어딘가 멋져 보이잖아요? 그럼 된 거죠. 본인이 뭘 읽고 쓰는지가 좀 궁금하지만 저와는 상관없는 일입니다. 바에 앉을 자리가 적당치 않다면 테이블에 혼자 있어도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피곤한 경우라면, 너무 취해서 그만 마셔야 할 사람이 찾아올 때입니다.

내 가게를 하나 열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꽤 있어요. 책에 등장하는 ‘세한’ 역시 그런 인물인데요. 그런 꿈을 가진 이들에게 조언을 해주시지요.
자신만의 공간을 갖는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입니다. 누가 시키는 대로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니 얼마나 매력적입니까! 시장 조사를 하고 계산기를 두드려보고 무슨 고생이라도 할 각오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일은 현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막연하게라도 자신의 계획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조언을 구하는 것입니다. 한가한 시간을 골라서 예의를 갖춘다면 가장 도움이 되는 말을 들을 수 있을 겁니다. 의외로 현업에 있는 사람에게 질문하기를 두려워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한국 사회의 경제 상황과 맞물려 술집의 장사 현황, 그리고 술집 주인의 멘탈 상태까지 눈에 들어와요. IMF를 기점으로 활황이 사그라들고 살짝은 쇠잔해가는 사회의, 또 가게의 기운도 느껴지고요. 그게 제 20, 30대를 되돌아보는 기분도 들었어요. 근데 요즘 장사는 어떠세요? 이 술집은 진짜 언제까지 운영하실 건가요?
장사는 늘 비슷합니다. 잘해보겠다는 각오만 엄청나게 강하고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일은 매우 적습니다. 그러나 매일 뭔가 일은 하고 있지요. 따라서 작은 파도는 있지만 크게 보면 비슷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장소와 하는 일이 일정하면 사회 전체의 흐름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언제까지 장사를 할 건지를 가끔 사람들이 묻는데, 잘 모르겠습니다. 제 머리가 늙어서 손님들의 말을 잘 못 알아듣고 대화가 안 되거나, 어쩌면 그보다는 세월에 밀려서 장사가 너무 안 되는 때가 오는 게 더 빠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건 매우 진지한 농담이지요.

『한 잔만 더 마실게요』는 장사를 잘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도, 그렇다고 술집에서의 삶을 낭만 가득하게 묘사한 책도 아니다. 이 책은 술집을 운영하면서 겪은 경험에 기반한 에세이이고, 그러하기에 장사를 잘하고 싶다는 욕망도 들어 있되 손님들이 밀어닥치는 게 마냥 좋지만은 않은 감정도 함께 녹아 있다. 17년이라는 세월 동안 켜켜이 쌓아온 그 복잡다단한 일상이 콜라주처럼 그려져 있는 것이다.

책의 출간을 계기로 단골들의 고민도 있다. 밥 딜런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문학의 경계와 확장성이 이슈가 되고 있는 요즘, 이 책이 인기를 얻어 우리의 위치가 흔들릴까 사뭇 걱정되는 것이다. ‘혼술’이 유행하는 이 시점에 우리의 단골 술집이 그 유행에 점령되면 어쩌나, 그래서 내 자리가 사라지면 어쩌나 하는 고민. 지난 영업 기간을 고려하면, 추산 불가능한 단골손님들의 방문 횟수를 중복해서 대략 18만 명의 손님이 이곳을 드나들었다. 그 18만 명 중에 살아남은 이들로서 우리의 단골 술집 이야기를 묶은 책이 세상에 회자되기를 기꺼이 바라면서도, 마치 내가 좋아하는 맛집이 [수요미식회]에 나오게 되었을 때 느낄 법한 감정도 느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바란다, 이 낡고 작은 술집이 오래오래 잘 버텨주기를. 또한 이 작고 소박한 책도 사람들의 사랑을 받기를.

책에 등장하는 농담 하나를 마지막으로 덧붙인다. 오래된 식당에는 가게 이름 끝에 ‘옥’ 자가 붙은 경우가 많다. 우래옥, 평양면옥, 용금옥 등등. 이 책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세한은 개업 30년 정도 되면 이곳에도 ‘옥’ 자를 붙여야 한다며 이렇게 말한다. “여기는 로큰롤을 트니까 ‘로큰옥’ 아니면 믹 재거의 이름을 따서 ‘믹잭옥’이라고 하는 게 어때요?” 이에 대한 필자의 답변. “30년간 여기서 계속 똑같은 일을 하다니,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단골들은 바로 그 끔찍한 일이 진짜 벌어지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저자 소개

저자 : 정승환

청소년 시절의 어느 날 아무런 이유도 없이 로큰롤 팬이 되기로 결심, 레코드 가게에 갔다가 AC/DC의 음악을 듣고 나서 ‘헬 게이트’가 열렸다. 대학 졸업 후 영어 학원, 무역회사, 컴퓨터회사, 당구장 등 여러 직장을 전전했다. 1999년에 로큰롤 카페를 개업하여 술집 주인이자 디제이가 되었다.
가끔은 ‘20세기의 마지막 디제이’라고 자신을 소개하기도 한다. 농담 삼아 하는 말이지만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카페에서는 엘피와 시디를 사용해서 음악을 튼다. 신청곡을 받긴 해도 인터넷을 연결하지 않았기 때문에 음반이 있으면 틀고 없으면 못 튼다. 손님들은 대부분 이런 규칙을 알고 있다. 그들이 허락하는 한 앞으로도 같은 방식으로 운영될 것이다.
이 술집이 유지되려면 적어도 하루에 30명의 술 마시는 사람이 필요하고, 지난 영업 기간을 고려하면 대략 18만 명이 된다. 물론 그중에는 추산 불가능한 단골손님들의 방문 횟수가 중복되어 있다. 맨 처음 단골들은 이제 오십이 되었고 새로 단골이 된 사람은 이십대다. 매일 밤 그들 중 누군가의 술 주문과 신청곡을 받고 있다. 이제는 이 일을 싫어하면서도 좋아하고, 언젠가는 반드시 때려치우고야 말겠다는 다짐을 십 년째 하고 있다.
요즘은 데이비드 보위의 팬이며 ‘롤링 스톤스는 나의 종교’라고 말하고 다닌다.

목차

들어가며
한 잔만 더 마실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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