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이, 사회에 어떤 기여를 했다고 생각해요?”
어떤 시험이든 남다른 성과를 내왔던 한 사내,
세상을 향한 부조리극과 같은 그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노인 인구의 증가로 젊은이 1명당 노인 3명을 부양해야 하는 2069년 미래, 이제 사회에 기여한 바를 인정받은 노인만이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립 실버타운에 들어가 여생을 편히 보낼 수 있다. 사회 기여도라는 추상적인 자격을 어떻게 평가할지를 놓고, 한국 사회는 또다시 시험을 치르기로 한다. 75세가 되어 실버타운 신청 자격이 생긴 이영재도 시험에 응시한다. 영재는 몇 가지 시험 과목이 있는 일반 전형 대신, 무대에서 자신이 사회에 기여한 바를 어필하고 설득하는 특별 전형을 택한다. 전국으로 송출되는 심사 과정의 촬영날, 이영재는 무대에 올라 담담하게 시작한다. 이름처럼 시험만 봤다 하면 만점인 ‘영재’였고, 어릴 때부터 승승장구하여 마침내 수능 만점을 받아 서울대 의대에 수석으로 입학했지만, 그렇게 인생의 정점을 찍고 서서히 내리막길을 걷게 된 그의 이야기를.
심사 위원은 고개를 갸우뚱한다. 그래서 사회에 어떻게 기여했다는 거지? 들을수록 사회 기여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이영재의 인생 여졍, 그는 과연 실버타운에 들어갈 수 있을까? 실패 없이 성공 가도를 달리던 한 사내를 통해 시험 만능 사회에 일침을 가하는 작가의 메시지는 무엇일까?
1994년 마산에서 태어났고, 서강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했다. 서교예술실험센터의 2018 ‘같이, 가치’ 프로젝트에서 소설 「정적」으로 데뷔했고, 「세상을 끝내는 데 필요한 점프의 횟수」로 2019 SF 어워드 중단편 부문 대상과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안 필름 마켓 토리코믹스워드를 수상했다. 장편 『소멸사회』와 단편집 『땡스 갓, 잇츠 프라이데이』를 출판했다. 환상문학웹진 ‘거울’의 필진으로 창작 활동에 매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