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단편선에 실린 토마스 만의 단편 소설들은 경건한 시민적 세계와 관능적, 예술적 세계 사이의 긴장의 자장에서 나온 산물이다. 토마스 만은 이 두 세계 사이에서 항상 갈등을 느끼며 어느 하나도 온전한 자기 고유의 세계로서 사랑할 수 없는 입장이었다. “나는 두 세계 사이에 서 있습니다. 그래서 그 어느 세계에도 안주할 수 없습니다. 그 결과 약간 견디기가 어렵지요. 당신들 예술가들은 나를 시민이라 부르고, 또 시민들은 나를 체포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됩니다.” 토니오 크뢰거의 이 말에서 초기 토마스 만의 이상적 예술가상이 분명히 드러나는데, 그것은 “미의 오솔길 위에서 모험을 일삼으면서 '인간'을 경멸하는 오만하고 냉철한” 예술가의 모습이 아니라, “인간적인 것, 생동하는 것, 일상적인 것에 대한 시민적 사랑”을 간직하고 있는 예술가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