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내가 소설 속 조무래기 악역에 빙의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원작의 여주인공인 지젤의 해피엔딩을 위해 이용되다 죽는 운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모든 것을 정리하고 떠나려 했는데. “말해 봐. 그댄 내가 왜 무섭지?” 원작에서는 나를 벌레 보듯 했던 황태손이 내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고, “…영지에서 내내 네 생각이 났어.” 내 고백을 거절했던 소꿉친구가 계속 주변을 맴돌지를 않나, “당신이 위험에 빠지는 건 두고 보지 않을 겁니다.” 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