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_ 이다솔 기자
바비인형의 “너는 무엇이든 될 수 있어”라는 말과 어머니의 “여자는 결혼을 잘해야 한다”는 말을 동시에 듣는 혼란 속에 자랐다.(그래도 어머니 사랑합니다) 물리학과에 진학해 슈뢰딩거 방정식을 풀다 수학이 미워져서 철학을 이중전공했다. 자연계와 인간계의 진리를 깨우칠 것이므로 “나는 21세기 아리스토텔레스”라며 정신을 승리시키던 와중에 취준생 동료가 “대학을 문화교실처럼 다녔네”라고 사실적이지만 폭력적인 서술을 하는 바람에 현실을 자각했다. 천신만고 끝에 동아사이언스에 입사해 수학동아 팀에서 «숙녀들의 수첩»을 기획해, 만화에 과몰입하는 갈로아 작가를 방치한 덕에 책까지 내 인생 계획에 없던 ‘(공)저자’가 되어버렸다.
만화_ 갈로아 작가
20세기 말에 감수분열이 진행되어 태어났다. 중학교 때 갈로아벌레라는 곤충의 신종을 발견해 ‘갈로아’로 필명을 정했다. 어렸을 때 우주비행사가 되고 싶어 하던 기억을 살려 SF웹툰 『오디세이』로 데뷔하여 SF대상을 받았다. 곤충학자와 만화가라는 두 길을 함께 걷던 중 주화입마하여 『만화로 배우는 곤충의 진화』와 『만화로 배우는 공룡의 생태』 같은 것을 그리며 수명을 깎던 중, 여성 수학자들을 소재로 하는 만화를 그리자며 접근한 이다솔 기자님의 계략에 빠져 ‘숙녀들의 수첩’을 그려 수학동아에 연재했다. 이후 이 작품에 과몰입하여 영국 런던에 있는 «숙녀들의 수첩»을 발간하던 편집부와 이탈리아 촌구석에 있는 마리아 아녜시의 생가를 다녀온 후 뒤늦게 이 책의 원고를 마감했다.
<숙녀들의 수첩> 저자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