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버지니아 울프
그녀는 산책을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았다.
“최선의 선택을 하려고 해요.
당신 덕분에 더없는 행복을 누렸어요.
누군가 나를 구할 수 있었다면, 그건 당신이었을 거예요.
더는 당신 인생을 망치고 싶지 않아요.
세상 누구도 우리 둘만큼 행복하진 못했을 거예요."
거실 테이블 위에 놓인 유서를 발견한 남편이 아내를 찾아 나섰다. 하지만 코트 주머니에 한가득 돌멩이를 집어넣고 우즈강 강물 속으로 걸어 들어간 그녀는 결국 차가운 강물 속에서 생을 마감했다.
열 살의 나이에 어머니를 잃고 그 충격에 정신 이상 증세를 보이기 시작한 버지니아 울프는 1941년 우즈강에 투신자살하기까지 수차례의 정신 질환과 자살 기도를 이어 나갔다. 가족들의 연이은 죽음과 예민하고 우울한 성격 탓이었다. 1882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울프는 당시 여성에 대한 시대적 규범에 따라 학교 교육을 정식으로 받지 못했다. 하지만 비평가이자 『영국 인명사전』의 편자인 아버지로부터 교육을 받았고, 당대 일류 지성들이 드나드는 지적인 집안 환경과 아버지의 서재에 꽂힌 방대한 서적을 자양분 삼아 영국 문학의 대표 작가로서 자신만의 고유한 작품세계를 일구어 냈다.
1907년 ‘블룸즈버리 그룹’을 결성해 경제학자인 케인즈, 소설가 E.M. 포스터, 후에 남편이 된, 정치 평론가 레너드 울프 등 당대의 젊은 지식인 및 예술가들과 교류했다. 제임스 조이스와 더불어 '의식의 흐름'이라는 실험적 기법을 개척한 울프는 전통에 대한 거부감을 거침없이 표현한 모더니스트였으며, 20세기 초, 여성들이 직면한 현실을 적극 조명했던 페미니즘 비평의 선구자였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보르헤스 등과 더불어 영국 BBC가 선정한 ‘20세기의 10대 작가’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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