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장혜원
어릴 적부터 수학이 좋았다. 잘해서 좋아했는지 좋아해서 잘하게 되었는지 명확히 말하기 어렵지만, 대학에서 물리학을 가르치신 아버지의 영향인지 형제자매들은 모두 문과와는 거리가 멀었다. 무엇보다 과학이나 수학은 늘 자신 있었고 흥미로웠고, 선생님이나 교수가 되는 모습을 그려 보곤 했다.
그 아이는 자기 바람대로 사범대로 진학하면서 당연하다는 듯이 수학을 선택했다. 돌이켜보면 안 풀리는 문제들에 대해 끊임없이 도전했고 그 문제들을 붙들고 끙끙대다가 끝내 안 풀리면 좌절을 맛보기도 했다. 하지만 ‘비유클리드 기하’와 같은 새로운 세계가 열릴 때면 환희를 느꼈고 그렇게 수학과 함께 대학교 4년을 보냈다. 수학이 없었다면 학문의 참맛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수학교육과를 졸업한 뒤에는, 내가 선택한 학문인 수학뿐만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에 대해 깊이 있게 공부하고 싶어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수학교육으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렇게 공부하면서 중학교 선생님을 하게 되었고, 수학을 잘 가르치는 멋진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 이어서 프랑스에서 공부할 기회가 있었는데, 파리7대학의 수학교육연구소에서 프랑스 수학교과서의 로그 단원에 소개된 네이피어의 아이디어를 읽으며 한국에 있는 제자들이 떠올랐다. 이런 스토리를 알고 로그를 배운다면 얼마나 이해하기 쉬울까 하는 생각에 흥분과 떨림을 느꼈다. 나는 그렇게 배우지 못했고 그런 식으로 가르치지도 못했기 때문에, 적잖은 충격을 받은 채 서울로 돌아왔다.
수학사와 관련된 여러 편의 논문에다, 『구일집』, 『산학입문』, 『산학본원』, 『산학서로 보는 조선 수학』, 『청소년을 위한 동양수학사』, 『수학교육에서 역사 활용하기』 등의 수학사와 관련된 저역서를 집필했다. 지금은 진주교육대학교 수학교육과 교수로 예비교사 교육에 힘쓰고 있으며, 한국수학사학회, 대한수학교육학회에서 연구이사, 편집위원 등으로 일하고 있다.
<수학박물관> 저자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