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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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데이

한국소설

<책소개> 차창 밖의 풍경은 지금까지 살아서 지나온 세월처럼 빠르게 스쳐 지나가고 있었다. 가로수는 일 월 년의 시간처럼 순간순간 모습을 드러내더니 뒤로 도망치며 사라졌다. 삶의 궤적같이 흔적조차 없어졌다. 멀리 보이는 산 언덕빼기의 바위는 서서히 다가왔다. 그리고 천천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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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눈 덮인 대지는 하얀 분을 발라놓은 여인의 얼굴이었다. 산등성이는 흰 솜이불을 덮고 포근히 늦잠을 자는 어린애 같았다. 가끔 햇살이 줄기차게 내려오는데 피곤한지 곤하게 자고 있었다. 태양은 구름 사이로 얼굴을 들어냈다. 햇빛이 눈 위에 반사되어 유리알처럼 반짝거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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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

<책소개> 김검사는 경찰관의 옆모습을 훑어보면서 앉을 것을 권했다. 그리고는 다시 돌아섰다. 그러나 자리에는 앉지 않았다. 의자 뒤에 있는 창가로 갔다. 창 밖을 내다보았다. 껑충 자란 활엽수가 눈앞을 가로막았다. 잎사귀가 손바닥처럼 넓적넓적 한 것이 후박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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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

<책소개> 나는 가끔 친일 하신 분들의 행위가 합리화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인간으로서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며 수긍하는 측면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때마다 생명을 내놓고 독립운동 하시는 분들이 생각났습니다. 그분들에게 어떻게 납득시켜야 할 것인 가를 스스로 묻곤 하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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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

<책소개> 갈매빛 포도밭은 꽃등의 시절이었다. 뜨거운 한 여름의 햇빛이 퍼붓듯이 쏟아졌다. 넓적넓적한 포도 잎들이 함치르르하게 윤이 났다. 소나기를 맞은 뒤라 그런지 끼끗하고 싱싱하게 푸르렀다. 얼기설기 엉클어진 탐스러운 포도덩굴이 서로 사랑하는 연인처럼 꼭 부둥켜안고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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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감방 안에서 철창살 사이로 바라보는 여름밤의 하늘은 한없이 풍요로웠다. 유난히도 많은 별들이 빽빽하게 박혀 있었다. 저쪽 한 곳은 가족이 둘러앉아 옛날 이야기를 나누는 것처럼 다정스럽게 보였다. 마당에 모깃불을 집혀놓고 식구들이 평상에 앉아 옥수수를 먹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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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

<책소개> 새작골이라는 산골 동네 앞에는 노인들이 화톳불을 피워놓고 신작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설이 가까워지니 도시로 돈을 벌려간 자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텔레비죤에서 보고 들은 시국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무료함을 달래었다. 그 노인들 속에는 용두댁이라는 노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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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

<책소개> 따뜻한 봄볕은 남편의 품속처럼 아늑하고 포근했다. 햇빛은 흐벅지게 쏟아져 내려와 정원에 가득 담겨 있었다. 유난히도 눈부셨다. 겨우내 얼어 몸을 웅크리고 있던 정원수들을 감쌌다. 무덤의 잔디를 깎아 잘 다듬어 놓은 것처럼 생긴 향나무의 가지 잎 속에서 참새 몇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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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따뜻한 봄볕은 남편의 품속처럼 아늑하고 포근했다. 햇빛은 흐벅지게 쏟아져 내려와 정원에 가득 담겨 있었다. 유난히도 눈부셨다. 겨우내 얼어 몸을 웅크리고 있던 정원수들을 감쌌다. 무덤의 잔디를 깎아 잘 다듬어 놓은 것처럼 생긴 향나무의 가지 잎 속에서 참새 몇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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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어디로 갈까? 이쪽? 아니, 저쪽 골목으로 가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았다. 그러나 발은 빳빳하게 굳어 움직여지질 안았다. 어디로든 찾아가 빨리 물건을 팔아 치워야 손해를 보지 않을 것이다. 수동은 마음이 바빴다. 며칠째 장사를 하지 못하고 이제야 물건을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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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산그늘이 교도소의 높은 담을 넘어와 길게 누워있었다. 산봉우리에 얹힌 흰 구름에는 분홍색 물감을 풀어놓은 듯 붉게 물들었다. 태양은 해넘이를 찾아 들어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땅거미가 스멀스멀 기어 내려왔다. 어둠이 지상을 품속에 끌어안았다. 감시등은 밝은 빛을 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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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

<책소개> 희정은 이슥하게 깊어 가는 밤중에 도둑에게 쫓기듯이 집으로 돌아왔다. 아파트 문 앞에 섰다. 초인종을 누르는 손가락이 바르르 떨렸다. “딩동, 딩동,…!” “……!” 희정은 초인종을 계속 눌러댔으나 안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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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햇볕 따듯한 화창한 봄날 산들바람에 실려온 꽃 냄새가 절벽 같이 높은 담을 넘어 살금살금 기어들고 있었다. 짙은 아카시아 향기가 담배냄새처럼 코끝을 자극하며 스쳐 지나갔다. 양지바른 운동장 저쪽에서는 아지랑이가 연기처럼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땅속에 누가 살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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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

<책소개> 이념이란 무엇입니까? 이 소설은 일가족의 간첩단 사건 이야기입니다. 저자가 교도소에 근무하면서 들었던 사실을 바탕으로 소설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반공을 국시의 제일로 삼던 유신시대가 새삼스럽게 떠올랐습니다. 이 이야기는 남북으로 갈라져있는 대한민국에서만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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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는 교도관으로 근무하면서 여러 명의 사형수를 상대했습니다. 그들은 아주 죄질이 나쁜 살인자들이었습니다. 교도관으로서 애정을 가지고 상대하다보니 사형수들도 우리와 같은 인간이 분명했습니다. 왜 남의 소중한 생명을 빼앗는 괴물 같은 행위를 하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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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사동 뒤란 응달에는 아직도 동장군이 머무르고 있었다. 교도소의 겨울은 추이가 뼛속으로 파고드는 모진 계절이었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세월은 아무도 되돌려 놓지 못했다. 봄은 담 밑 양지바른 곳에서부터 시작되었다. 키 작은 노란 개나리꽃이 활짝 피었다. 햇빛을 받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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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뼁끼통의 환기통 철창살에는 예쁜 여인을 닮은 둥근달이 걸쳐있었다. 사랑하는 아내가 감방 안을 들여다보며 엿보고 있는 것 같았다. 가슴 속에 감추고 있었던 걱정들을 들추어내는 것처럼 별들의 모습이 하나 둘 나타났다. 은하수에는 수많은 별들이 물 위에 떠서 반짝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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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

<책소개> 상쾌하고 개운한 바람이 담을 넘어와 마당을 지나갔다. 계곡의 시원한 물에서 목욕했는지 후덥지근한 더위를 깨끗하게 씻어버렸다. 가을바람은 텃밭 울타리 가에 서서 졸고 있는 코스모스 꽃송이를 살며시 흔들어 깨웠다. 산그늘은 언제 내려왔는지 지붕 위에 얹혀있었다. 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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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깎아놓은 절벽처럼 높다랗게 둘러싸인 주벽이 휘감아 돌아갔다. 하얀 밀가루를 발라놓은 듯한 담은 마치 죄어들기라도 하는 것처럼 안으로 기어드는 느낌이 들었다. 군데군데 칠이 벗겨져 무늬처럼 드러난 자국들이 거무스름하게 보였다. 거기에는 문이 두 군데 있었다. 동편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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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

<책소개> 이 소설은 한 마디로 남북이 싸우지 않고 평화적으로 통일을 이루었으면 좋겠다는 기원을 담은 작품이다. 정경순과 윤창영은 동갑내기인 외종사촌의 형제간이었다. 경순은 생일이 빨라 형이 되었다. 양지편에서 한 해에 낳아 함께 자란 친구이기도 했다. 경순과 창영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