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필원(韓弼元)
1961년생으로, 대학원 시절인 1980년대 중반부터 일관되게 전통주택과 마을, 역사도시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건축사로 1989년부터 1995년까지 성림 종합건축사사무소와 공간 종합건축사사무소에서 건축설계 실무를 했다. 1991년 건축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1995년부터 1996년까지 중국의 칭화대학(淸華大學) 건축학원에서 연구했으며, 2003년부터 2004년까지 미국의 뉴욕주립대학(버펄로)에서 방문교수로 있었다. 1996년부터 한남대학교 건축학부 교수로 있으면서 아시아건축연구실(ATA, http://ata.hannam.ac.kr)을 이끌고 있다.
저서로 《한국의 전통마을을 찾아서》, 《종가의 멋과 맛이 넘쳐나는 곳, 봉화 충재 권벌 종가》, 공저로 《주거의 문화적 의미》, 《지식의 최전선》, 《한국의 전통생태학 1․2》, 《신지식의 최전선》, 《내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 2》, 《한국 문화자원의 이해》, 《삶의 공간과 흔적, 우리의 건축 문화》, 《The Emerging Asian City》, 그리고 번역서로 《공간의 유형학》 등이 있다.
1985년부터 한국의 전통마을을 조사 연구해왔으며, 1995년부터 연구의 대상을 동아시아의 전통마을과 역사도시로 넓혀왔다. 2006년부터는 한국의 역사도시를 현장에서 연구하고 있다. 21세기 지식정보사회에서는 건축가가 문화기획자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믿으며, 지역의 문화자산을 발굴하고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전통 공간에 대한 실증적 연구를 토대로 지역 문화와 환경에 적합한 새로운 공간을 계획하고 설계하는 실천적 작업을 연구공동체인 ATA와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작업으로는 〈통영 한산도 문어포 문화ㆍ역사마을 가꾸기 사업〉, 〈한옥 기술개발 연구〉 등이 있다.
건축학자 한필원이 지향하는 건축은 자본주의적 욕망을 표출하는 데 봉사해온 20세기의 건축을 넘어 사람들의 심리적 상처를 치유하는 건축으로, 자신의 연구가 새로운 시대의 건축에 작은 밑거름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나는 주말이면 언제나 어느 도시의 골목을 걷고 있었다. 지나고 보니 앞으로 과연 내가 어떤 일에 또다시 이렇게 빠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7년간 찾아다녔던 역사도시 중에서 이 책에는 아홉 도시에 대한 이야기만을 실었다. 수많은 우리 도시 중에서 이 아홉 곳을 선정한 이유가 궁금할 터인데, 여기에는 내 나름의 세 가지 기준이 있다. 첫째 역사가 긴 도시다. (중략) 둘째는 걸어서 다닐 수 있는 비교적 작은 도심부를 가진 도시다. (중략) 셋째는 현대도시로서 매력과 잠재력이 큰 역사도시다. 내가 역사도시 답사를 진행해온 것은 해당 도시의 과거만을 논하는 데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 도시의 앞날을 새롭게 모색하기 위해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대의 삶을 잘 담아내는 건강하고 흥미로운 도시들을 찾고자 노력했다. 이 세 번째 기준 때문에 나는 역사도시 하면 떠오르는 삼국시대의 고도들을 이 책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중략) 이 세 기준을 두루 만족시키는 이 아홉 도시야말로 한국의 오래된 도시 중에서도 반짝이는 별과 같다. 공동체 생활이 사라지고 개인의 이익에만 골몰하는 현대의 대도시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인간적이고 아름다운 공간과 장소를 만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중략) 아직 이들 도시에 가본 적이 없거나 낯설게 느껴진다면, 그런 분이야말로 내가 이 책을 쓰면서 염두에 둔 독자이다. ― <저자의 글> 본문 중에서
<오래된 도시의 골목길을 걷다> 저자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