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chance
오래된 습관처럼 일기와 편지를 쓰다가 어느덧 가사와 소설 쓰는 사람이 되었다.
발신인 란이 비어 있더라도 특유의 글씨체로 친구들이 그녀인 줄 알아채는 것을 좋아한다.
보폭이 넓고 걸음은 빠르지만 느리게 걷는 시간을 좋아한다.
천천한 산책 중에 마주치는 것들이 한여름 밤의 서늘한 바람, 한겨울 저녁의 자줏빛 노을이라면 더 좋겠다.
좋아하는 단어는 ‘어느덧, 곁, 포옹, 싶다’.
세상에, 사람에게 받은 게 많아 이곳에 머무는 시간 동안 자그맣더라도 진실한 위로를 전하고 싶어한다.
좋아하는 말 같은 글을 쓰고 싶어한다.
이를테면 어느덧 당신의 곁을 맴돌며 포옹해주는 글이,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이심팟심 (미공개 외전 포함)> 저자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