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 여름, 경북 의성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2학년 때 가족 모두가 상경했기 때문에 고향에서의 기억은 설화적인 동경의 세계로만 남아 있을 뿐 대체로 희미하다. 하지만 농경 사회의 끝자락에서 떨어져 나와 도시에서 성장한 세대로서의 감각이 그의 정체성의 일부를 이룬다.
고등학교 시절 보들레르와 랭보, 김승옥과 이청준, 에리히 프롬 등을 접하면서 몽상적인 성장기를 보냈다. 1981년에는 한국 문학의 산실로 이름 높은 동국대학교 국문과에 입학했다. 대학 시절에는 시 창작에 관심을 두기도 했으나 문청 동료들의 통음난무에 기가 질려 일찌감치 대학원 진학에 뜻을 품었다. 형들의 권유로 ROTC에 입단한 탓에 캠퍼스를 휩쓸었던 학원 자주화 투쟁의 열기를 먼 데서 지켜보기만 해야 했다.
군 복무를 마친 뒤 같은 학교 대학원에 진학했고, 석사 과정 때 ‘임화문학 연구’ 세미나에 가담했다가 얼떨결에 발표 주제의 하나였던 ‘임화의 시세계’에 대해 석사 학위논문을 썼다. 박사 과정에서는 ‘상상력’과 ‘시론’ 등 문학 이론 분야를 기웃거리며 난독을 일삼았다. 그 흔적이 《불교와 선시》(공저), 《한국문학과 불교문화》에 담겨 있다. 시론 분야가 취향에 맞지 않아 전공을 소설로 바꾼 후, ‘분단 소재 소설’의 유형화와 소설사적 의의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분단현실과 서사적 상상력》, 《기억의 심연》 등이 있고, 공저로 《한국문학과 근대성의 형성》, 《전쟁의 기억, 역사와 문학》 등이 있다. 최근에는 ‘반공주의’와 관련한 한국 문학의 정체성, 전쟁 기억 등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2006년부터 한국체육대학교 교양교직과정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