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집 도련님 한도겸을 짝사랑한 지도 어언 10년. “차민영 언니랑은 얼마나 된 거야?” “아니, 그 무용과 여신? 이랑 끝난 지도 얼마 안 된 것 같아서.” 어쩌자고 이딴 걸레 새끼를 좋아하게 됐는지. 한데도 독버섯 같은 마음은 답이 없어, 그 꼴을 보고 있노라면 재채기처럼 질문이 튀어나왔다. “그딴 건 왜 물어보는데. 궁금하면 너도 만나면 되잖아.” “난 연애 같은 건 딱 질색이라니까. 내 인생에 연애란 없어.” 능청, 새침, 시치미. 지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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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사랑으로 예뻐진 줄 알았다. 그러나, 예쁜 얼굴은 남편 첫사랑의 얼굴이었다. 오래전 화재 사고로 얼굴에 화상 흉터가 있는 채서연. 잃어버린 첫사랑을 지독히도 그리워하는 남편. “첫사랑 놀이 하니까, 재밌어요?” “무척. 푹 빠졌잖아.” 서연에게 꿈같은 결혼생활이 남편에게는 첫사랑 놀이에 불과했다. “개자식.” 남편의 첫사랑 놀이를 박살 낼 방법은, 완전히 종적을 감추는 것. 그런데. “우리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서였어.” 거짓말 같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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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미 씨.” - 전화 잘못 거셨어요. “제대로 건 것 같은데.” - 나 우미 아니라니까요! “맞는데. 도우미 씨.” 주 6일, 하루 5시간 청소에 월 350만 원 지급. 나쁘지 않은 조건인 것 같은데 지원자가 없다? 열 손가락으로 세고도 모자랄 만큼 사람이 바뀐 뒤에야 나타난 조금 엉뚱한 여자. 도우미의 사정 따윈 제 알 바가 아니었는데…. 어쩌다 보니 가장 감추고 싶은 비밀을 공유한 사이가 되어 버렸다. 일러스트: 서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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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리마를 읽고 공부했다. ‘자꾸 한리마 앞에 어른거려야 해. 신경 쓰이게, 너 때문에 머릿속이 복잡하게.’ 그렇게 한정 건설 꼭대기에 한리마를 올려놔야 한다. 그에게 씌워진 왕관을 다른 이들이 쉽게 빼앗을 수 있도록, 지완의 역할은 거기까지였다. “꼭 좆같은 타이밍에 등장하네…….” 도둑놈 취급은 기본, 마주치면 죽일 듯 구박하고 조롱하는 현실 속에서 유혹이라니 가당키나 한가. 하지만 쉽게 떨어져 나갈 거면 시작도 안 했다. “팔면, 살래?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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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형이 곧 죽기 직전이네. 어떻게. 내가 살려줄까?” 열 살이란 나이가 그리 어린 나이인지 이록은 알지 못했다. 사리라에게 형과 자신의 목숨을 저당 잡혔을 때는 이미 노예의 삶을 예약한 뒤였다. 안녕, 잘 자, 좋은 아침이야, 좋은 저녁이야, 그 말들이 사라진 세상 속에서 이록은 끔찍한 열여덟을 맞이했다. “맞아. 첩자라는 소리야. 아주 즐겁겠지? 여기를 떠나게 되어서.” 이만하면 지옥이다 싶은 그의 삶은 그러나 늘 반전이 있었다. 타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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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 옴 붙은 팔자라고 생각했다. 늘 조금씩 엇나가던 인생이었다. “너, 사씨 집안 23대손.” 그런 이영에게 어떤 남자가 찾아왔다.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어떤 요괴가 찾아왔다. 불가살(不可殺) 스스로를 요괴라고 소개한 남자는 자신을 할머니 친구라고 소개했다. 우리 할머니한테 이렇게 잘생기고, 부자인 친구가 있었구나. “너 그거 해야 해. 소원을 말해 봐.” “소원, 그게 뭔데요?” “네 꼬인 팔자 펴는 방법.” 이영도 모르게 집안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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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어쩌자고 저 일기장이 그의 손에 들려있는 것일까. “나를 왜 그렸어요? 그것도 전부 벗은 몸으로.” 그래, 행운 내지는 다행이라는 게 성연우 인생에 있을 리 없다. 오직 불행만이 있을 뿐. * * * “솔직히 말하면 포기하려고 했어. 네가 너무 어리고…. 내가 너무 나쁜 새끼라는 걸 스스로 잘 알아서.” “…….” 어째서 그는 자신을 나쁘게 생각하고 있는 건지…. 단지 나이 때문이라기엔 어조가 너무 단단했다. 당신은 결코 나쁜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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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적인 이별 선고 후 한 달. 남자가 뒤늦게 이유를 묻는다. “원하는 걸 말해.” 그녀를 두고 당당히 보러 다닌 맞선. 그로 인해 느낀 비참함을 말하긴 싫었다. 그래서 이별을 선택했다. 더 나를 잃기 전에. 그 대가처럼 찾아온 생명. “당신이 상관할 일이 아니에요.” “그럼 내 애가 아닌 걸 증명해 봐. 그게 아니면 내가 말할 자격은 충분한 것 같은데.” 권리를 말하는 표정이 기이할 정도로 차분했다. 마치 이 순간을 기다린 사람처럼. 아이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모두 다 악몽 같은 현실이었다. 그래, 28번째 생일날 그 남자가 날 막아섰을 때부터 인생이 꼬이기 시작한 게 분명했다. “어디 가려고?” 고의로 낸 교통사고로 인해 정신을 잃은 내가 눈을 떴을 땐 낯선 호텔이었다. “공장으로 내려보내.” 그리고 다음날이 되어선 나는 공장이라는 낯선 곳에 도착해 있었다. 하지만 죽지 않고 살았으니, 상대의 모든 과오를 아름답게 용서해야만 하나. 아니, 나는 그렇게 하지 못하겠다.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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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같던 연애가 끝나고 3년 뒤, 모든 걸 잊은 남자가 제 앞에 나타났다. *** “나에 대해 아는 대로 말해봐요.” 대뜸 나타난 남자는 한희에게 묻어버린 시간을 들출 것을 요구했다. “서한희. 처음 들어보는 이름인데 왜 나는 그 이름을 듣는 순간 섰을까.” 언젠가처럼 욕망을 전혀 숨기지 않은 눈은 익숙했으며. “아아. 그땐 짐승 같았어요? 개처럼 흘레붙고, 뒹굴고 그랬나. 점점 더 궁금해지네.” 배려 없는 말버릇도 같았다. 그리고는 언젠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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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와 눈이 마주쳤을 때 무영의 감상이라면, ‘첫눈에 반하다.’보다는 ‘시선이 꽂히다.’ 쪽이 더 정확한 표현이었다. ‘나는 저 여자를 안다. 저 여자는 아마 나를 모르겠지만.’ “바나나 맛 콘돔님?” 재인의 물음에 무영의 눈썹 끄트머리가 삐죽 올라선다. “아니라면 미안해요.” “잠깐.” 제 손목을 붙든 남자다운 손을 일별한 재인이 무영을 지그시 응시했다. 가까워진 거리만큼이나 남자에게서 나는 청량한 향이 재인의 콧속으로 훅 파고들었다. 꿉꿉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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