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리쉬한 꽃미남과 최강 커리어 슈퍼우먼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열애~~
남성다움, 여성다움을 운운 하던 시대는 저만치 사라지고,
그 중심에서 우리는 새로운 변화와 맞닥뜨리게 되었다.
화성과 금성이 만나는 새로운 접점이 생겼다고나 해야 할까?
기존의 남성상과 여성상 이외에 ‘메트로 섹슈얼’이란 스타일리쉬한 꽃미남과
‘우마드’라 불리는 최강 커리어 슈퍼우먼이 각광받는 시대가 온 것이다.
그리고 이제, 그 예쁜 남자와 그 멋진 여자의 말랑말랑한 데이트가 시작된다.
좀 더 쿨하고 톡톡 튀는~~ 조금 유별나지만,
사랑에 있어서만큼은 그 누구보다 열정적인, 특별한 그들만의 사랑법.
자, 이제 그들의 말랑말랑한 러브스토리 속을 잠깐 들어가 보실까?
+ + +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자유분방한 그녀의 이름, 주·마·리~~
그러나 인기녀라는 애칭까지 가지고 있는 그녀일지라도 늘 가슴 속은 풍요속의 빈곤.
신데렐라 꿈을 이뤄줄 왕자를 찾고 있으나 인기만큼 행복과는 거리가 먼~~~
박복한 인생을 살고 있다. 그녀의 주위엔 늘 영양가가 없는 불량남들만 넘쳐나고,
그러던 어느 날, 불현듯 앞에 나타난 남자,
그는 바로 도자기같은 비단결 피부에 샤방샤방한 미소를 짓는 스타일리쉬한 메트로섹슈얼 가이!
그와의 데이트는 해피? oh No!! 그러나 엔딩은 언제나 해피해피엔딩~~!
스타일리쉬한 꽃미남과 최강 커리어 슈퍼우먼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연애스토리~~,
과연 그들 사랑의 결말은?
<맛보기>
페인팅을 하고 있어 물감이 얼굴과 옷에 덕지덕지 묻어 있는 남자를 마리는 뒤에서 넌지시 벌써 몇 분 째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의 눈빛에서는 살기가 흘러넘쳤다. 아무도 그녀가 무슨 생각을 가졌는지 알 수 없을 듯, 오묘하고도 살기어린 시선이었다. 마리는 꽤 오랜 시간을 도끼눈을 뜬 채 그를 유심히 지켜만 보기만 했다. 마치 먹잇감이 된 이 밥 맛없는 남자를 지금은 오로지 탐색하겠다는 듯이 날카롭게.
어떤 복수를 해주는 게 가장 통쾌할까 고민하던 중, 마리는 자신이 파괴할 수 있는 그가 가진 가장 값어치 있는 물건이 무엇일지를 떠올렸다.
더 큰 죄를 지은 쪽은 바로 그쪽이었다. 어쩌면 그녀는 그를 사기죄로 경찰에 고소할 수도 있었지만 마리는 그렇게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고소한다 해도, 콩밥 먹기 전에 보석금으로 풀려나면 재미없을 테니. 싱겁게 끝나는 것보다 차라리 마리는 다른 계획을 세우기로 한 것이었다. 마리는 이 계획을 실현에 옮길 생각을 하자, 벌써부터 가슴이 벌렁벌렁 떨려왔다.
신승재가 유화물감을 시너에 넣고 자리를 비우려 한 사이, 그는 그녀의 존재를 인식한 듯 그제야 눈을 그녀 쪽으로 들었다.
“화실엔 어쩐 일로 왔습니까? 연락도 없이.”
“연락 했어요. 누가 전화를 잘못 받아서 그렇지.”
마리는 몰래 코웃음을 지었다. 정체가 들통 났다는 걸 모르는 이 사기꾼을 어떻게 밟아 줄까? 그러나 어쩐지 너무 쉽게 끝내면 재미가 없을 테니, 충분히 지금을 즐길 의향도 있었다.
“무척, 바쁘셨겠죠! 페인팅 하시느라.”
“어쩐지 말투에 가시가 돋은 것처럼 들리는데, 내 귀가 이상한 건가?”
“어디 가시만 돋아있을 뿐일까요? 어쩌면 도끼를 뒤에 숨기고 있는 건지도 모르죠.”
그녀의 독설에도 승재는 오히려 즐겁다는 듯 호탕하게 웃을 뿐이었다. 지금이 여유 있게 웃을 때가 아닌 걸 모르고.
“나를 속인 사기꾼에 대한 복수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았는데요, 물세례 한 번 뿌려주고 떠날 수도 있지만, 어쩐지 그건 너무 고전적인 방법인 것 같아서. 당신이 제일 아끼는 게 뭘까 생각하다가…… 나도 작품 하나를 완성했어요. 당신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는데. 참, 이건 내가 당신한테 주는 첫 선물이니까, 고이 간직하길 바랄게요.”
마리는 유혹적인 윙크를 날리고는 승재의 귓가에 속삭였다. 마치 멀리서 그 누가 보면 이건 고문이 아니라 사랑하는 연인의 속삭임처럼 느껴지도록. 그녀가 말한 고전적이지 않으면서 창의적인 방법으로 복수를 당해주는 게 대체 뭘까? 승재는 의문에 가득 찬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마리는 화실을 나가면서 테이블 위에 그의 차 팬텀의 키가 올려진 것을 보고, 그걸 들어 허공으로 그를 향해 던졌다. 그리고 그는 거기서 결국엔 보게 되었다. 7∼8억은 족히 주고 산 그의 새 차, 웬만한 아파트 한 채의 가격보다 비싼 이 차, 먼지나 흠조차 없던 그 차에 어디서 온 사람들인지 페인터들이 알록달록하게 페인팅을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누드(?)그림을 그리는가 하면, 희괴하고 엽기적인 그림을 그리기까지, 낙서가 도저히 눈뜨고 봐줄 수 없을 정도였다.
게다가 마지막 피날레는 사뿐히 걸어 나간 마리가 직접 쓴 ‘사기꾼의 차’, ‘나를 맘껏 밟아주세요!’, ‘난 맞아도 싼 사람’ 이란 문구가 가관이 아닐 수 없었다.
마리는 마지막으로 그에게 윙크를 날리며 카센터 전화번호를 던져주었다.
“요긴 하게 쓰일 데가 있을 거예요. 그럼 난 이만.”
“그럼, 이걸로 우린 비긴 건가?”
눈물이라도 흘릴 줄 알았지만 승재는 전혀 그런 기색 없이 명쾌하게 그녀가 준 명함을 들어 보이며 마지막 인사를 하고 떠나갔다.
“고이 간직할게. 당신이 준 첫 선물.”
그렇게 그와의 인연은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