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한 스포 빼고 쓴 리뷰)
개존잼임. 캐릭터들도 매력적이고 예뻐서 보는 재미가 있음.
또 이 작품 속 아저씨들이 무해해서(?) 아저씨들이 많이 나오는데도 안 역겨움.
애니 먼저 보는 거 추천―넷플에 있음. 왜냐면 만화책은 초반에 연출, 흐름이 어색하거나 지루한 부분이 있는데 애니판은 오리지널 씬까지 넣으면서 연출을 자연스럽게 바꿨고 작화도 좋음. 성우들 목소리, 연기도 하나같이 찰떡임.
그래도 애니에선 생략해서 많이 아쉬운 원작 연출도 자잘하게 있음. 특히 4권에 그런 연출이 많아서 애니나 만화를 다 봐서 심심하다면 한번 봐보는 걸 추천함. (예: 불펜 장면―불펜 장면이 안 나왔는데 불펜이 언급돼서 도대체 언제 한 거임 그게 뭔데 뭔 얘기임 하는 사람 됨, 카나메가 와~당첨이다 크게 말해서 자기만의 세상에 갇혀있던 키요미네가 깜짝 놀라 정신 차리는 모습―안 넣으니까 장면 연결이 좀 어색함, 키요미네가 (야마다와 함께) 당황한 카나메에게 포수 장비 입혀주는 모습―이 장면을 도대체 왜 각색한 거죠 제작 환경이 많이 안 좋나, 치하야 서사 독백 일부 생략됨, 등등)
야구 문외한에 야구 만화 처음 보는데 재밌음. 애니나 만화나 룰을 1부터 10까지 일일이 다 알려주지는 않아서 아직도 모르는 점은 많지만 각각 5번 이상 정주행했더니 공격과 수비는 뭘 하는지, 볼, 파울, 고의사구 등은 뭔지 알게 됨. 거기다 작중에서 보여주는 것만으로는 유격수(shortstop=SS)나 중견수(center field), 1루수의 역할과 포수의 필딩이 어떤 건지 잘 와닿지 않아서 유튜브에서 야구 경기까지 찾아봄. 평생 야구에 관심 안 생길 줄 알았는데 놀라울 따름.
지금까지 봤던 스포츠 만화랑은 전국우승 전략과 전개가 달라서 흥미로움. 그야말로 새로움의 연속.
개그가 은혼 계열이고 가슴털만 빼면 재밌음. 작중에서 어떤 소년이 유일하게 가슴털 개그를 진지하게 디스해줬는데 정말 웃겼음. 또 작가님이 아저씨를 이용한 개그도 잘 쓰심.
야구, 개그뿐만 아니라 갈등, 트라우마, 열등감 같은 복잡하고 심리적인 문제들도 섬세하게 다뤄서 좋음. 이거 보니까 다른 스포츠물은 하이큐 같은 거 제외하면 이제 잘 못 볼 것 같음.
장발장신츤데레양아치소년과 안경쌍송곳니소년(원래 안경한테 악감정 안 느끼는 타입이었는데 얘 안경은 ㅈ경임. 애니로 보면 왜 그런지 더 잘 알 수 있음. 근데 만화판은 안경 쓴 게 더 예쁨.)같이 예쁜 애들이 주인공네 팀이라 정말 좋음. 치하야(안경 소년) 서사가 인상적임.
원작이 뒤로 갈수록 그림이나 연출이 발전해서 보기 더 좋아짐. 그래서 2기 애니가 더 기대됨. 그나저나 18권~21권은 도대체 언제 나오는 거죠????????
아쉬운 점은:
1. 여성 학생 캐릭터들이 똑같이 혹은 비슷하게 생김. 뒤로 갈수록 여학생 캐릭터들 비중이 생기는데 외모가 캐릭터성, 매력을 더 부각시키는 요소임에도 애들이 얼굴이나 체형이나 비스무리하게 생겨서 많이 아쉬움. 반면 남캐들은 다양성 잘 살려서 재밌고, 쉽게 정이 가고, 매력적으로 느껴짐. 여캐들에게서도 다채로운 외모에서 나오는 매력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음.
2. 여성인 사람을 포르노로 배우는 성경험이 없는 미성년 남자애들을 재밌는 개그로 다룸. 그래, 치하야 같은 고양이퐉스소년이 포르노에 넘어갈 정도로 포르노를 좋아하는 게 나름 의외여서 반전매력으로 느껴질 수는 있는데 현실의 사례들을 보면 여성을 포르노로 배우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건 검증된 사실임. 좋은 현상은 아님.
근데 다행히 그럴 때마다 야마다가 독백으로 기분 나쁘다고 해줘서 이 부분은 덜 거슬림. 야마다야, 정신이 깨끗하고 바람직해서 정말 고맙다. 작가님이 이런 캐릭을 같이 써주셔서 그나마 다행임.
이 두 가지만 확실하게 아쉽고 다른 엄청 아쉬운 점은 없음.
누나 캐릭터가 굉장한 속옷을 입고 등장하기는 하는데―애니판이 수위를 조금 낮출 정도―주인공 남자애들이 그 모습을 보고 막 보는 사람 불편하고 수치스럽게 성적 대상화하는 반응은 안 해서 의외로 건조하게 잘 넘어감.
서비스 씬이랍시고 여캐들 캐디, 서사 잘 챙길 시간에 굳이 넣는 장면들 정말 싫어함. 그런 것들 땜에 탈주하고 싶지 않았는데 중도하차 하게 된 것들 많음. 이 작품은 크게 걸리는 게 안 나왔으면 좋겠다. 완결까지 보고 싶음. 안 나오겠지??? 애들 전국우승 하기도 바쁜데.
아쉬운 점 다 말했으니 좋은 점을 더 말하자면:
1. 여기 나오는 형제들 관계성이 재밌음. 혐관 오지는 신장 14cm 차이 나는 미인 형제가 있음. 굉장하게도 형 쪽이 더 작고 동생 쪽 키가 190대임ㅁㅊ. 동생넘 성격도 오짐. 츄벨읍^p^★
다른 형제는 키 차이가 무려 27cm에다 성격이 정반대임. 얘네는 혐관은 아닌 것 같은데 동생 쪽이 딱딱한 성격이라 둘 사이가 살가워 보이지 않는 게 재밌음. 동생 쪽이 훨씬 작은데 얼굴까지 깜찍해서 둘이 한 컷에 같이 나오면 정말 사랑스러움.
헌데 이 두 형제들 모두 서사가 아직 다 안 풀림....언제 나와 다음 편들..
2. 앞서 언급한 비중 생기는 여성 학생 캐릭터 중 하나가―남초 스포츠물 작품임에도 불구하고―여자 스포츠에 대해 얘기하는 장면이 나옴. 스포츠에 대한 열정, 즐거움은 여자도 똑같이 느낀다는 걸 제대로 깨닫게 해줌. 대단히 인상적인 장면이었고 이 캐릭터가 더 좋아지게 됨. 이런 캐릭터, 작품 귀하다 생각했는데 세상에, 작가님 성별이 여성이었음. 더 귀함. 작가님이 야구를 사랑하는 게 느껴짐.
3. 제목을 잘 지었음. 망각 배터리가 실제로 기억을 잃은 카나메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카나메가 잊으라고 하면 진짜로 뭐든 잊는 키요미네까지 포함함.
카나메가 격려해주려고 "신경 쓰지 마."라고 그냥 하는 말도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키요미네...얘네 서사 진짜 장난 아님. 새해 때 신사 가서 참배하는 장면도 키요미네는 진짜 남다름. 와우. 절대로 장담하건대 뒤로 가면 갈수록 재밌어짐. 진짜 재밌는 부분은 엄청난 스포라서 못 씀. 작가님이 망각이라는 소재를 정말 잘 쓰심. 리스펙.
제발 다음 편 좀. 18~21권 좀 빨리 보고 싶다. 제발제발제발제발제발제발 애들 전국우승 하는 거 보고 싶다아아아ㅏ아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