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경/분야: 현대물 * 작품 키워드: #현대물 #오해 #재회물 #첫사랑 #친구>연인 #삼각관계 #능력남 #다정남 #상처남 #순정남 #동정남 #대형견남 #연하남 #평범녀 #후회녀 #상처녀 #순정녀 #동정녀 #성장물 #이야기중심 * 여자주인공: 은정원 유명한 여류 화가 노윤정의 딸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으나, 정작 어머니의 애정만은 아무리 갈구해도 받지 못했다. 버석한 일상을 비집고 들어온 윤재의 햇살 같은 애정에 점차 녹아내린다. * 남자주인공: 선윤재 정계의 큰손 선규태 의원의 외아들이자 아이스하키 유망주로서 이목을 끌었지만, 정작 선윤재로서의 평범한 삶은 살지 못했다. 자신의 삶을 찾게 해 준 정원에게 조건 없는 애정을 퍼부어 준다. * 이럴 때 보세요: 상처 많은 두 사람이 결국 서로를 통해 구원에 이르는 이야기를 보고 싶을 때 * 공감 글귀: “아까부터 이러고 싶었어. 내가 어떤 사람이든 상관없다고 했을 때부터.”
<개정판 | 그와 내게 남겨진 것> 세트
작품 소개
낳아준 친모에게조차 외면당하는 삶 속에서도 정원은 믿었다.
내게도 나를 원하는 진짜 가족이 있을 거라고.
그 믿음이 희미해지던 십대의 끝자락에서
한 번도 원한 적 없던 그 애, 선윤재가 삶을 비집고 들어왔다.
오래전 작고한 아버지, 저를 사랑하지 않는 어머니,
그리고, 그 모든 공백을 채워준 유일한 사람, 선윤재.
찰랑대는 기억이 넘치기 직전에서야 정원은 알았다.
제 삶은 윤재의 온기로 가득 차 있음을.
그리고, 그를 위해서라면 이제 전부 비워내야만 함을.
***
“나 아직 키스 안 해봤어.”
윤재가 고개를 틀어 내 귓가에 속삭였다. 간지러운 곳이 귀인지, 목덜미인지, 가슴 안쪽 어디인지 알 수가 없었다. 나는 고개를 떼어내 윤재를 봤다.
“갑자기 왜 그런 말을 해?”
“내 옆에 누우면 이유 말해줄게.”
윤재가 나를 끌어당겼다. 나는 홀린 듯 윤재의 손길에 몸을 맡겼다. 옆에 누운 내게, 윤재가 내게 바싹 다가왔다. 그리고 다시 내 귀에 입술을 붙였다. 이번에는 선명한 말소리가 들렸다.
“……누나랑 해도 돼?”
묻는 말끝이 떨렸다.
“뭘?”
“첫 키스.”
윤재가 내 손을 만지작거렸다. 윤재가 고개를 숙여 내 어깨에 이마를 기댔다. 술 냄새 섞인 체취가 알싸했다. 뒤섞인 안주 냄새도 함께 나야 정상일 텐데, 윤재가 즐겨 쓰는 스킨 향만 코끝을 간질였다. 내가 윤재의 대학 선물로 선택했던 것. 이후로도 윤재가 졸라서 몇 번이나 새로 사주었던 것.
“취했어?”
“아니.”
고개를 기울인 윤재가 커다란 눈을 깜빡였다. 윤재의 눈에 든 열기가 낯설었다.
“그러니까 해도 돼?”
나를 구하는 시선이 금방이라도 모든 것을 사그라뜨릴 것처럼 뜨거운데도, 윤재는 내 대답을 기다리며 얌전히 인내했다.
그뿐일까. 온몸에 잔뜩 힘이 들어간 게 느껴질 정도인데도 나를 붙잡은 두 손만큼은 힘이 들어가 있지 않았다. 혹여 나를 아프게라도 할까, 어설프게 뺨을 감싸고만 있었다.
내가 원하면 언제든 물러서 줄 것처럼. 하지만 내리깐 시선은 내 입술에 고정되어 떨어질 줄을 몰랐다. 그 눈빛이 어찌나 간절하고도 서러워 보이는지 몰랐다.
“……해도 되냐고.”
윤재가 앵무새처럼 같은 말을 반복했다. 술을 얼마나 마신 것일까. 윤재에게서 나는 알코올 향기가 나까지 취하게 만든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니 이런 생각이 드는 거겠지.
나 또한 윤재와 입을 맞추고 싶다는 생각.
사실은 아주 오래전부터 이런 순간을 기다려 왔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누나는 모르겠지만, 나는 늘 누나랑 그런 게 하고 싶었어.”
“…….”
“내가 그렇게 음침한 새끼야. 그러면서 멀쩡한 인간인 척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