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간 정보
- 2015.05.08. 전자책 출간
- 2015.04.28. 종이책 출간
- 파일 정보
- EPUB
- 8.1MB
- 약 13.2만 자
- ISBN
- 9791186340202
- E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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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시말서> 이해하고 싶었으나 이해할 수 없었던 우리 아버지 이야기…
지금 듣지 않으면 영영 늦어버릴지도 모릅니다
“그건 아버지 생각이고요, 우리 생각은 안 그래요. 제발 우리 하는 대로 가만히 계세요. 그래야 집이, 우리가 편안합니다.”
우리에게는 그저 우리만이 중요했다. 아버지는 외면하고 우리의 방식만 고집하면서 이렇게 계속 살아도 괜찮은 걸까?
여기, 한 아버지가 있다. 중고등학교, 군대생활, 이삿짐센터 노동자…… 이제 아파트 경비원에 이르기까지 제복에 갇힌 그의 영혼은 하루도 편할 날이 없다. 그 어떤 제복이, 아들딸을 둔 아비로서 맘 졸이며 살 수밖에 없는 그의 불안감을 가릴 수 있으랴. 하늘같이 믿고 의지했던 아들의 죽음, 그 후 유복자로 태어나 어느새 여섯 살이 된 손녀, 떨어져 살고 있는 며느리, 남편을 두고 집을 나와 친정으로 돌아온 딸, 치매 증세를 보이는 아내…… 오늘도 고단한 삶 속에서 그는 아버지의 무게를 견딘다. 거울 속의 초라한 자신에게 말을 건넨다.
“이 사람아, 그래도 사는 날까진 우리 열심히 한번 살아보는 거야.”
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었던 우리를 위한 소설. 이제 아버지의 마음을 마주할 시간이다. 한 장의 시말서 같은 아버지의 삶을 읽노라면, 소주 한잔 함께 나누며 아버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싶어질 것이다.
“몸은 경비원으로 살아도 마음은 하늘을 날아야지.”
아파트 경비원의 애환, 이 시대 아버지들의 서글픈 자화상
우리의 맨얼굴을 바라보게 만든다
을(乙)의 대표적 직업이자 ‘실패한 월급쟁이들의 종착역’이라 불리는 아파트 경비원. 전직 대학교수, 대기업 임원, 교장 선생님, 중소기업 CEO 등 그들의 과거 이력들은 놀랍고 다양하다. 그들은 왜 아파트 주민들의 잔소리, 심부름, 멸시와 무시를 묵묵히 참고 견디며 현장을 지키고 있을까? 미래에 대한 불안, 무엇보다 가족에 대한 사랑과 책임감이 그들을 버티게 만드는 힘이 아닐까?
한국인의 대표적 주거 공간인 아파트가 이 땅에 들어온 지도 어언 반세기가 다 되어간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에 걸맞은 제도와 문화는 갖추지 못한 듯하다. 경비원은 근로기준법 예외 대상으로 분류되어 법정근로시간과 법정최저임금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얼마 전에는 주민의 언어폭력과 인격모독에 시달린 한 경비원이 분신하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 소설은 아파트 경비원으로 살아가는 한 아버지의 삶을 통해 경비원의 애환과 ‘아파티즌(아파트에 사는 사람들)’들의 문화를 현실감 있게 보여주고 있다. 경비원 월급이 적은 것을 뻔히 알 텐데도 굳이 그 앞에 와서 돈 자랑을 해대는 남자, 있지도 않은 고양이 울음소리를 없애 달라며 밤늦도록 인터폰으로 괴롭히는 할아버지, 주차 시비 끝에, 그러니까 평생 경비원 노릇밖에 못 한다며 쌍욕과 함께 퍼붓는 아주머니까지…… 아파트 주민들과의 하루하루는 녹록하지 않다.
어려운 순간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수다와 고스톱으로 시간을 보내는 계모임에서는 잔칫집에 국수 얻어먹는 셈 치라며 늘 자장면 한 그릇을 경비실로 전해 준다. 매점에서 소주 한 병과 달걀 두 개를 사와서 몰래 마시는 것도 스스로를 위로하는 방법. 제사 든 집이 있어서 음복 음식이 내려오면 경비원들끼리 모여 나눠 먹을 때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시간이다.
아파트에 사는 우리 자신도 느끼지 못했던 문화가 이 이야기 속에는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수직주택이 가진 구조적 문제, 경비원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 이 시대 ‘어르신’의 상황에 대해 돌아보게 된다. 이제 황혼길에 들어선 경비원들은 한 시대를 아픔으로 살아온 생활전선의 주인공들이자 어렵게 오늘을 살아가는 아버지의 대명사이기도 하다. 실패한 월급쟁이들의 종착역, 비정규직 노동자, 현대판 하인……. 아파트 경비원을 지칭하는 이 슬픈 단어들은, 경비원들 역시 함께 사는 이웃임을 인식하고 행동할 때 새롭고 아름다운 단어로 대체될 수 있을 것이다.
이응수
경북 성주 출생. 서울에서 잡지사 기자를 거쳐 지방에서 공무원, 대구 KT 홍보실장을 지냈다. <조선일보> <영남일보>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각 당선, <현대문학>에 단편소설, <동서문학>에 수필 추천, <신동아> 논픽션 5회, <월간중앙> 논픽션 2회 당선되었다.
저서로는 문화비평집 『꼴값』 『영부인은 직위가 아닙니다』, 에세이 『이것만은 남기고 가야지』 『지나간 것은 다 그리움이다』, 장편소설 『갓바위에 뜨는 달』, 논픽션 『아파트 경비원』 등이 있다.
“아파트 경비원은 힘들게 오늘을 살아가는 한 가정의 가장인 아버지의 대명사이기도 하다. 인생유전의 포물선을 넘어 이젠 황혼길에 들어선 사람들, 그들은 저마다 파란만장한 장편소설감 하나씩을 지고 살면서도, 오늘은 말을 아낀다.”
작가의 말
몸부림
아내의 명찰
운명애
유복자
휴대폰
친구, 달마대사
반쪽 달빛
흑싸리 쭉정이
버려진 신발
제복의 세월
자장면 한 그릇
정중히 사과하시오
모기향
그리움은 가슴마다
소주 회식
갑과 을
동병상련
봄날은 간다
월남 후유증
인생유전
하소연
아름다운 흉터
고양이를 찾아라
음복
올 날이 온 것뿐
오후의 전화
등신들의 이야기
야간 방문
또 하나의 선택
날은 저물고
마지막 도시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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