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뭐야? 나 알아? 날 만난 적 있어? 도대체 날 스토킹 하는 이유가 뭐지? 한 달 동안이나 날 쫓아다닌 이유가 뭐냐고.”
“운명처럼…… 첫눈에 반해 버렸어요.”
세상에 버려진 채 홀로 살아가야 하는 그녀에게 선물처럼 다가온 남자, 도진후.
하지만 진후마저 바다의 이슬로 사라진 뒤 그녀의 인생은 무채색, 그 자체였다.
그런 그녀 앞에 진후와 똑같이 생긴 남자, 강혁이 운명처럼 나타났다.
진후와 너무나 다른 남자임을 알면서도
운명처럼 다가온 그 남자를 외면할 수가 없었다.
아니,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IT 벤처 신화’, ‘IT 황태자’ 강혁.
재력과 외모, 강력한 카리스마로 모든 이의 선망의 대상이지만,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여자에게 외면을 받은 뒤
무엇도 그의 마음을 잡을 수 있는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자신을 바라보는 애절한 그녀의 눈빛을 보게 된 후부터
그녀를 향한 욕망을 감출 길이 없었다.
아니,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운명처럼 다가온 두 사람의 만남,
그것은 미친 사랑의 전주곡의 시작이었다!
“미안하지만 널…… 가져야겠어.”
아픈 그녀를 아직 가지면 안 되지만, 가녀린 육체의 위안이 절실히 필요했다.
“전 상관없어요.”
가지고 싶은 욕구가 온기가 맞닿기를 원하자 결국 참지 못하고 부드럽게 선을 그리는 턱을 들어 입술을 덮어 버렸다.
“흐읍!”
그녀는 그의 입술에 사로잡힌 채 신음을 토해냈다.
“음…… 아…….”
정신을 잃을 만큼 짜릿한 느낌에 서로의 타액이 진하게 섞여 들었다. 열정의 숨이 차올랐다.
“하아…… 강혁 씨.”
자신을 애타게 부르는 목소리에 강혁은 거칠게 정장 재킷을 벗어 던졌다. 그리고 작은 손을 잡아채 은은한 조명등을 켠 후 부엌으로 향했다. 본능만이 가득한 그의 몸짓에 그녀의 머리가 핑핑 돌았다. 손끝 마디마디가 저릿저릿한 느낌에 금방이라도 정신을 잃을 것만 같았다.
“엎드려.”
거부 못할 명령에 숨만 색색 몰아쉰 은유는 상체를 새하얀 아일랜드 식탁 위에 엎드렸다.
그의 손이 움직였다. 애를 태우는 그의 손길에 다리 사이가 긴장으로 팽팽해졌다.
“아읏!”
“넌 너무 부드러워. ……미치도록.”
“아…… 아윽!”
“움직이지 마. 자극되니까.”
여린 상체를 꾹 누르며 꼼짝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아앙…… 강혁 씨, 제발…… 요.”
타오르는 입술이 제멋대로 애원했다.
“넌 너무 좁아…….”
“아으, 아으…… 아…… 지금 느끼고…… 싶어요.”
작은 속삭임에 불꽃이 당겨졌다. 그리고 터지고 말았다.
“윽…….”
“아읏…….”
결합과 동시에 만족하는 야릇한 신음이 터져 나왔다. 젠장, 미치도록 좋았다.
“아앗, 아으읏…….”
은유는 묘하게 자극되는 느낌에 신음을 흘렸다.
‘아, 이 사랑을 어떻게 해야 할까!’
찌릿찌릿, 육체의 쾌락에 젖어 든다.
“윽, 으윽…….”
이성을 불태워 버릴 정도로 자신을 삼키는 미친 소유욕에 그녀를 미친 듯이 탐하고 또 탐하고 싶었다. 그의 몸 아래에서 열기를 터트리는, 달싹대는 야릇한 숨결마저도 자신의 것으로 하고 싶었다. 철저하게 가두고 싶었다.
“……날 사랑해?”
“아, 아읏…… 사랑해요.”
“얼마나?”
“……당신이 없으면 죽을 만큼요.”
애절하게 자신을 갈구하는 대답이 들려오자 만족한 강혁은 관능적인 미소를 머금으며 탄탄한 가슴을 마른 등 위로 겹쳤다. 후후, 웃으며 내뱉는 그의 숨결이 그녀의 귓가를 간질이자 숨마저 타올랐다.
“그럼, 죽을 때까지 날 사랑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