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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똥 서울똥 상세페이지

시골똥 서울똥

귀농총서 23 | 순환의 농사, 순환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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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녘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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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정보
  • 2014.05.28 전자책 출간
  • 2009.07.03 종이책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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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 EPUB
  • 약 12.2만 자
  • 2.5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88975279393
ECN
-
시골똥 서울똥

작품 정보

착하고 완벽한 거름, 시골똥

고기를 주식으로 하면 배설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대장의 배설을 도와주는 유산균이 적기 때문이다. 게다가 악취도 심하다. 반면 초식을 하는 사람들의 똥에는 섬유질과 유산균이 많고 깨끗하다. 육식을 주로 하는 서양인들이 냄새 나는 배설물을 치워버리기 위해 수세식 화장실을 발달시킨 데 비해 초식 문화권의 우리 조상들은 똥을 귀하게 여기고 소중하게 다뤘다. 똥이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데 꼭 필요한 거름의 재료로 쓰였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밥은 나가서 먹어도 똥은 집에 가서 싼다”고 했을까? 물론 똥은 밥을 먹고 나온 더러운 찌꺼기이다. 하지만 그것이 다시 밥을 만드는 거름이 되었으니 밥이 곧 똥이 되고 똥이 밥이 되는 순환의 한 고리였음도 분명하다. 저자는 오늘날 심각한 문제가 된 지구의 환경오염은 밥과 똥의 순환이 끊긴 데서부터 비롯되었다고 말한다.

지금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농작물들은 거의 축분 거름으로 키운 것들이다. 그런데 현재 대부분의 축분들은 항생제, 중금속, 호르몬제 오염이 심각한 상황이다. 그럼 사람 똥은 어떨까? 농약 등 화학약품으로 키운 농작물을 먹고 있다 해도 깨끗이 씻고 조리해서 먹기 때문에 사람의 똥은 축분 만큼 오염되어 있지 않다. 축분에 비해 비교적 덜 오염된 인분은 수세식 변기에서 많은 물로 씻어 내린 다음 오수처리장에서 다시 또 비싼 돈을 들여 분해하고 마지막 찌꺼기는 먼 바다에 버려 바다를 오염시킨다. 반면 돈 주고 오염된 축분을 사서 농작물을 키우는 데 쓰고, 그렇게 키워진 농작물 때문에 건강을 위협받고 있으니 참으로 모순이 아닐 수 없다.

사람의 배설물은 영양분이 풍부하지만 이를 그대로 거름으로 사용하지는 못한다. 땅을 오염시키고 식물에 해를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드시 발효 과정을 거쳐야 한다. 똥은 공기를 좋아하는 호기발효를 시켜야 하고, 오줌은 공기를 싫어하는 혐기발효를 시켜야 한다. 그런데 성격이 서로 다른 재료가 한데 섞여 수분이 과해지면 분뇨는 산성이 된다. 구더기가 끼거나 세균이 증식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우리 조상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독특한 뒷간을 만들었다. 통풍이 잘되는 널찍한 공간에 뒷간을 만들고, 마른 재료를 넣어주어 구더기나 세균 발생을 막은 것이다. 수분이 줄어들어 발효가 잘 진행되면서 분뇨는 알칼리 상태로 바뀌었다가 발효가 완성되면 중성 상태로 된다. 마침내 완벽한 거름으로 바뀌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건강한 퇴비화 과정이며, 먹은 만큼 땅으로 돌려보내는 순환의 핵심이다.


똥이 순환해야 생명이 산다

이렇게 만든 거름은 토양을 비옥하게 해주고, 곡식을 비롯한 작물의 생장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양질의 거름만 준다고 해서 땅이 건강하게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여기서 4천 년을 이어온 동양식 농법을 예로 들면서 그 비밀의 열쇠가 ‘똥의 퇴비화, 치수정책, 그리고 단작농사가 아닌 혼작, 윤작, 간작 농사’에 있다고 말한다. 동양 농부들의 지혜를 한마디로 정리한 것이 바로 순환농법이다. 동양의 농부들은 논에 물을 담아 벼를 키움으로써 물을 지켰다. 또 땅을 빼먹는 수탈 작물은 일체 단작하지 않는 반면 땅을 지켜주는 콩과 식물을 잘 활용하면서 다양한 작물을 함께 재배하여 땅을 비옥하게 유지했다.

모노컬처mono-culture 방식 곧 단일작물을 대량으로 재배함에도 불구하고 땅을 황폐화시키지 않는 작물은 거의 벼 밖에 없다. 대부분의 작물을 같은 곳에서 계속 재배하면 이른바 연작 피해를 입는다. 하지만 벼는 같은 곳에 계속 심어도 그런 피해를 입지 않는다. 게다가 논에 물을 담아 키우기 때문에 환경보호 능력 또한 대단하다. 그러나 밭작물을 단일작물 위주로 대량 재배하면 밭은 금방 황폐해진다. (중략) 동양인들의 세 번째 지혜는 단작농사가 아닌 혼작, 윤작, 간작 농사를 짓는 데 있었다. 작물을 여러 가지 섞어 심기도 하고, 다른 작물을 돌려가면서 재배하기도 하고, 나아가서 서로 다른 작물을 시공간적으로 교차하면서 사이사이에 심는 이른바 사이짓기는 동양인들의 놀라운 지혜였다. 이렇게 여러 작물을 재배하면 땅에서 종의 다양성이 실현되어 땅이 아주 건강해진다. 단일작물을 심음으로써 땅을 수탈하는 농사를 짓지 않고, 콩과 작물을 비롯해 여러 작물을 함께 심으면서 땅을 보호하는 농사를 지었던 것이다.

그러나 동양인의 순환농법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똥을 재활용했다는 점이다. 아무리 논으로 물을 지키고, 콩과 식물을 심어 흙을 비옥하게 유지한들 먹고 남은 것을 다시 땅으로 돌려보내지 않았다면 땅의 사막화를 막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순환 농사를 지을 줄 몰랐던 서양 사람들은 화학비료를 만들었고, 결국 땅을 황폐화시키고 환경오염이라는 심각한 문제까지 야기했다. 먹은 만큼 다시 땅으로 돌려주는 것의 핵심은 똥이다. 똥과 아울러 음식물 찌꺼기와 농사를 지어서 생기는 부산물들 그리고 땅에서 끊임없이 올라오는 잡초들까지 모두 다 돌려줄 때 땅은 영원히 순환된다. 그러므로 똥의 순환은 곧 자연의 순환이자 건강한 생명의 순환인 것이다.


순환의 시작은 똥, 다양성의 완성은 종자

저자는 순환농법에 가장 잘 맞는 것으로 곡식 농사를 꼽는다. 곡식은 ‘그 자체가 종자’이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가축 농사도 씨앗을 따로 해결한다. 고기, 우유, 계란 등을 목적으로 사육할 뿐 자손 번식을 목적으로 사육하지 않는다. 하지만 곡식 농사는 종자 자체를 먹을거리로 하기에 채종하는 데 특별한 어려움이 없다. 먹을 것을 해결하면서 저절로 작물의 번식을 도울 수 있고, 자연과 인간이 자연스럽게 순환하는 근본 관계를 마련해준다. 저자는 종자란 현장 농부들에 의해 계속 재배되어 자연스럽게 육종되어야만 건강한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 토종 종자를 모태로 다양한 종자를 육종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종이 다양할수록 생태계는 건강해진다. 그만큼 먹이사슬이 다양하고 살아 있다는 뜻이다. 종이 단순해지고 표준화되면 종은 멸종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바로 이것이 토종을 살려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다. 우리 토종 종자 수는 면적에 비해 10배나 많다. 작은 땅임에도 남북으로 뻗은 반도인지라 기온의 연교차가 크고 산악지형이라 아열대 기후를 보이는 남부지방에도 높은 산에 냉대 기후의 식물들이 사는 등 기후의 특징이 다양한 덕이다. 종자수가 다양하면 자연 변화에 대한 대응력이 커진다. 예컨대 볍씨 같은 경우 한 종자만 심지 않고 여러 종류를 심어둔다. 가뭄에 강한 종자나 일찍 이삭을 패는 종자 등 여러 개를 심어 두었다가 기후 상태를 보아가며 그에 맞는 종자를 모내기한다. 자연만 종자를 다양하게 해 준 것이 아니라 인간의 노력도 종자를 다양하게 만든다.

그는 또 자연 문명이 철기 문명과 석유 에너지로 대체되면서 순환의 고리가 끊기고 더 이상 내적 발전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철기 문명이 기존의 자연 문명과 조화를 이루면서 발전했다면 장기적으로 볼 때 보다 뛰어난 문명을 형성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본다. 토기나 초기를 기반으로 한 자연 문명에는 철기 문명이 지닌 자연 파괴 속성이 없기 때문이다. 자연의 흐름에 순응하고, 똥과 밥 그리고 생명의 순환 고리를 유지하며, 자연과 상생하는 가운데 우리는 살 길을 찾을 수 있다. “문명의 핵심은 발전이 아닌 순환이고, 획일화가 아닌 다양성이다. 모든 순환은 똥의 순환으로 시작되며, 다양성은 종자의 다양성으로 완성된다”는 저자의 말은 그래서 더욱 설득력 있게 들린다. 저자가 발품을 팔아 쓴 우리 뒷간과 거름, 토종 종자이야기와 직접 따라해 볼 수 있는 부록의 내용은 유쾌한 보너스다.

작가

안철환
국적
대한민국
경력
안산 바람들이 시민농장 대표
텃밭 보급소 대표
(사)전국귀농운동본부 홍보출판위원장 역임
도서출판 소나무 기획실장 역임
수상
2009년 아름다운 재단 공익활동가상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작가의 대표 작품더보기
  • 호미 한자루 농법 (안철환)
  • 서울을 갈다 (김성훈, 안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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