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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 2회. 적수낭랑의 어린 두 아들은.
견마지로 작가가 소중한 이유 중 하나는 '작은' 이야기를 쓸 줄 알기 때문입니다. 무림에 존재하는 모든 문파와 고수들이 몽땅 등장해 몇 권, 몇십 권에 걸쳐 천하의 정세를 논하는 '큰' 이야기에 불만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최강자들이 우글거리는 판을 깔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누가 누가 제일 센가 하는 힘겨루기에만 빠져들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세상 꼭대기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인물의 시선을 따르면서 도리어 작품 속의 세계가 실제 사람이 사는 것 같지 않고 판지를 잘라 세운 듯 얄팍하고 협소해지기에 십상입니다. 한국의 신무협 작가들이 실제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연구하고 작품에 끌어들이며 이전에 비해 '평범'한 인물들을 그리곤 했던 것은 그처럼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선에 저항하여 아래에서부터 생활감이 느껴지는, 해상도 높은 무림을 구축하고자 한 시도이기도 했겠지요. 다만 제가 보기에는 그런 작품들, 오늘날 신무협을 대표하는 걸작으로 인정받는 작품들에서도 이야기의 규모가 커지면서 처음 제시한 비전이 흐려진 작품들이 적지 않습니다. 견마지로 작가에게 번번이 탄복하게 되는 것은 그런 흔들림을 보이지 않고 '작은' 이야기를 '작은' 이야기인 채로 완성하는 균형 감각을 초지일관 유지해 내기 때문이에요. 정말이지 이 작가는 이름 없는 한 촌에서 벌어진 필부필부들의 은원 관계만으로도 능히 뛰어난 무협을 쓸 수 있는 작가입니다. '작은' 이야기이기는 했지만 어쨌든 황도를 배경으로 황위 계승에 관한 음모를 다룬다는 점에서 '큰' 이야기로도 읽힐 수 있었던 [이도에 만백하고]와 비교하면 [청풍에 홍진드니]는 그야말로 작습니다. 과거 불의를 일삼는 거대 집단을 무릎 꿇렸던 청년 협객들이 헤어지고 십 년이 지난 뒤 옛 동료의 청으로 유괴 당한 아이 하나를 구하는 청부를 맡게 된다는 것이 기본 설정인데, 이것이 사방팔방으로 펼쳐지는 일 없이 주인공들이 하나씩 등장해 모이고 -> 의뢰를 수행하러 목적지로 갔다가 -> 갔던 길을 그대로 되밟아 돌아오는 것으로 이야기가 완성됩니다.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를 떠올리게 하는 궤적이지요. 물론 [분노의 도로]가 차를 타고 목적지까지 갔다 오는 간결한 동선 속에 세상을 통째로 뒤집는 혁명담을 품고 있듯, [청풍에 홍진드니]의 작고 단순한 발자취 안에도 작품에 등장하는 거의 모든 인물과 단체를 뒤흔드는 거대한 격변이 기다립니다. 이 경우에는 [분노의 도로] 같은 통쾌함 대신 이미 한 번 세상을 뒤집은, 혹은 뒤집었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그 이후 벌어진 지저분함, 변절, 원점회귀 따위를 몸소 확인하면서 세월의 흐름과 이상의 무상함을 체감하는, 그리고 그 와중에서도 다시 한줌 남은 협의를 두고 망설이는, 한결 더 복잡하고 쓸쓸한 상념이 가득하지만요. (사실 모든 혁명은 거대한 불의 하나를 거꾸러뜨릴 때까지가 가장 단순하고 힘차며 그 이후에는 더 나은 사회를 만든다는 골치 아프고 모두가 만족하기는 불가능한 과제가 기다리기 때문에 혼탁하고 지지부진해질 수밖에 없고, 그건 [분노의 도로] 속 세계도 마찬가지이리라 생각합니다만.) 나중에 [흑야에 휘할런가]에서도 확인하게 되는 바이지만, 한 시절 의분에 뜨겁게 불타올랐던 사람들이 풍상에 시달리며 변한 지금 눈앞의 고난에 갈등하면서 과거를 쓸쓸하게 돌아보는, 말하자면 협의 시차(時差)를 다루는 작가의 솜씨는 고절합니다. 조야한 연상이기는 하지만 이 작가 혹시 시민운동을 했던/하는 걸까 생각하게 될 정도예요. 초반부에 옛 동료를 하나씩 찾아가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는 대목들은 그 자체로 밀도 높은 단편처럼 읽혀서, 그것만으로도 눈시울을 붉힐 만합니다. (특히 적수낭랑이 과거에 어떤 사람이었는지 묘사하는 몇 단락은 정말로 훌륭해서, 작품이 끝날 때까지 적수낭랑이 등장할 때마다 자꾸만 다시 떠올리게 되더군요. 제가 이 작품에서 제일 좋아하는 등장인물이에요.) 그렇다고 인물들이 무기력한 지식인마냥 궁상맞은 자기 연민에 푹 잠겨 한도 끝도 없이 추억을 돌아보고 변명을 늘어 놓으며 제자리 걸음만을 반복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무림인들이잖아요. 이들은 과함 없이 정확한 문장을 딛고 처음부터 끝까지 질주합니다. 기억에 묻혀만 있을 겨를이 없어요. 예와 이제의 다름을 확인하고,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고, 새로이 갈등하며 새로운 선택을 내리고, 행동해야 합니다. 불변할 것처럼 보였던 질서들이 무너지고 헝클어지며 심지어 그러한 붕괴를 자신의 손으로 수행해야만 하는 인물들을 바라볼 때면 마치 내가 알던 세계가 무너진 듯 비통합니다만, 그것을 필수불가결한 일로 받아들이고 심지어 작품의 클라이맥스로 삼는 데에서 작가의 결기가 강렬하게 전해집니다. 영웅이 단칼에 악적을 처단하고 영광을 누리며 이상을 달성했다고 환호하며 끝나는 대신 기나긴 세월을 등에 짊어지고 신음하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 속에 매양 갈팡질팡하며 그려나가는 현재진행형의 궤적 자체가 협에 대한 끝나지 않는 고민이요 실천이라는 것이겠지요. 이 '작은' 이야기만큼 협을 깊이 있게 고민한 작품도 많지 않을 겁니다.
글은 여전히 최고 수준이고 뜻은 깊은데 너무 무거워.. 조금만 가벼움을 섞는다면 가히 일품일지고...
재미있었습니다. ^^
젊은이들이 아무 생각없이 검기를 엿가락처럼 뽑아서 이쑤시개 분지르듯 사람 토막치는 무협이 싫다면, 반드시 권하는 협의 이야기. 견마지로는 무협의 로망을 보여줄 줄 안다.
좋은 작품이긴한데... 내용을 이해하기가 넘 어려워요. 쉬운 내용을 어렵게 쓴 것 같아요.
스토리구성은 좋은데 재미는 떨어지네요 읽기가 쉽지 않아요
잘 읽었습니다. 굵고짧은 좋은글
아주 좋은 작품입니다
좋은 작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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