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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실시 기담괴설 사건집 상세페이지

허실시 기담괴설 사건집작품 소개

<허실시 기담괴설 사건집> 하드보일드한 형사나 전문 탐정이 아닌 훨씬 친숙한 이웃과 같은 존재들이 여러 소동을 해결하는 ‘코지 미스터리’. 여기, 다섯 작가가 모여 ‘허실시’라는 가상의 지방 소도시를 배경으로한 미스터리 소설집 시리즈를 창조해냈다.

『허실시 기담괴설 미스터리』는 한국 사회에 녹아 있는 다양한 기괴한 설화를 바탕으로 전개되는 ‘괴담 미스터리’ 앤솔로지다. 가상의, 그러나 친숙한 느낌이 녹아 들어가 있는 지방 소도시 허실시를 배경으로 한국 설화적 특성을 반영한 다양한 괴담이 미스터리를 자아내는 것이다. 귀신의 소행인줄 알았던 행위가 알고보니 과학적으로 충분히 해명가능한 소동이었음이 밝혀지는가 하면, 진짜 귀신이 욕망하는 바를 맞춰야만 해결되는 사건, 귀신의 사연을 풀어주기 위한 사건, 귀신의 행위인지 인간의 욕망이 빚어낸 사건인지 알기 힘든 이야기까지, 작가들이 저마다 ‘괴담 미스터리’라는 장르를 개성적으로 해석하여 독자들에게 보여준다.

보습 학원에서 일어난 연쇄 강사 실종사건에서부터, 밤만 되면 빵집 앞에 나타나는 귀신까지, 여우 누이 설화에서부터 사굴 기담까지, 밤만 되면 귀신과 전설로 가득해지는 ‘허실시’를 방문하는 독자들에게 괴담 미스터리의 세계를 선사해주는 책이 될 것이다.


출판사 서평

<본문 중에서>

어릴 적의 기억이란 그런 법이다. 무언가 충격적인 장면은 폭죽처럼 터져 나오지만, 그 장면의 앞뒤는 어딘가에 파묻혀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떠오르곤 한다. 그날이 그랬다. 떠오른 것은 화재 사건이 일어났던 전날, 평화로운 집 안의 풍경이었다. 소파에 앉아 있는 할머니와, 자신에게 책을 들이밀며 겁을 주는 작은 오빠의 얼굴이 차례대로 떠올랐다. 뉴스에서는 샌드위치 패널을 끼워 만든 가건물의 위험성에 대해 설명했고, 패널이 얼마나 쉽게 불타는지에 대한 실험을 진행했다. 뉴스 속 불길이 어릴 적의 기억에 섞여 들었다. 노지연은 입을 한 손으로 틀어막았다.
그날부터 노지연은 더 이상 ‘허실동의 아이’이고 싶지 않았다.
_p.25

무엇보다도 우린 이걸 읽어야 돼. 여자는 희생양이야. 만일 이 이야기의 다른 판본이 있다면 왜 여자가 희생 돼야 하는지 구구절절 읊었을 거야. 그게 희생양 설화의 규칙이니까. 그렇지만 그게 본질이 아니야.
본질은, 희생양은 무고하다는 거야. 이 이야기의 불합리하고 개연성 없는 전개가 오히려 가장 중요한 진실을 드러내고 있는 셈이야.
도대체 어느 희생양이 진심으로 희생되는 것을 즐기겠어?
만일 자기가 희생되지 않고 다른 누구도 다치지 않고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면 굳이 희생을 택하겠어?
이 호랑이는 심성이 매우 고운 호랑이야. 누가 더 다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자기가 해친 사람들을 치료하는 약을 알려줄 정도야. 그 결과 죽는 건 호랑이 하나뿐이야.
이 이야기는 착한 호랑이 하나가 일방적으로 희생되고 다른 모두가 행복해지는 매우 불쾌한 이야기라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지도 모른다. 어차피 여자가 희생되는 결말이라면 어떤 이유를 갖다 대든 불합리한 것은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아예 적당히 얼렁뚱땅 넘어가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_p.93
대화 주제가 아무리 바뀌어도 내 머릿속에는 여전히 그 생각뿐이었다. 사라진 여자. 머릿속에서 그게 약 동희였다면, 하는 가정이 반복되었다. 나는 뒤섞이고 흐릿해진 지난 사건에 대한 기억을 더듬었다.
첫 번째 사건의 실종자는 24세 대학생이었고, 두 번째 사건의 실종자는 고2였다. 둘 다 홀로 상가 건물에 들어가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사람이 연기처럼 사라진 특이한 사건이었다.
특히 두 번째 사건은 피해자가 미성년자여서 경찰들이 초동 수사*에 열을 올렸으나, 별다른 흔적을 찾아내지 못해 주민들의 공분을 샀다.
허실동에서 특이한 사건이 벌어지면 늘 그래왔듯이, 허실동의 호사가들은 이 두 사건이 귀신 짓이 아니냐고 쑥덕거렸다.
_p. 150

“내가 홍보는 존나게 하거든. 전쟁이야. 어차피 내가 살면 한 명은 죽어야 돼. 도덕적 죄책감 따위 없어. 내가 보기에 성덕 선생님은 잘할 거 같은데. 내가 사람은 잘 보거든.”
“감사합니다.”
“안 그만둘 거죠?”
“저도 그러고 싶은데 그러려면 그 실종…이 아니라 선생님 여러 명이 연락이 끊긴 건에 대해 좀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사가 머리를 긁으며 인상을 찌푸렸다.
“그거는 나도 정말 잘 몰라. 아프다고 하지를 않나. 헛것이 보인다는둥. 무섭다는둥, 환청이 들린다는 둥 변명을 하다가 며칠 만에 다 잠수를 탄다니까. 내가 첫날부터 얼마나 잘해줬는데. 내가 말이죠, 그 사람들이랑 연락 닿잖아? 진짜로 죽여버리려고.”
정말 사람을 잘 본다면 미연에 방지할 수 있지 않았을까.
“속상하시겠습니다.”
“안 그만둘 거죠?”
이사가 협박의 의도가 다분한 말투로 물었다.
_p.210

그런 뻔한 레퍼토리 가운데 지금 생각해도 독특하다 싶은 게 하나 있었죠. ‘간 빼먹는 요괴 교장’이었습니다.
초등학교 터가 예전에 공동묘지였다거나 일제강점기 시절 처형장이었다는 괴담은 꽤 보편적이라고 하더군요. 우리 초등학교는 저 H산 기슭에 터를 잡고 있었는데, 좀 색다르게도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 교장이 학생들로 인체실험을 하곤 시체를 H산에 버렸다’는 괴담이 전해 내려왔습니다. 그런데 이 일본인 교장은 여우가 둔갑한 괴물이라 실험체가 된 아이들의 간을 빼먹었다는 소문도 같이 전해 내려왔죠. 괴담 여러 개가 중구난방으로 섞여버린 느낌이네요. 여하튼 H산에는 그 요괴 교장이 아직도 배회하며, 밤중에 우리 학교 학생을 마주치면
납치해 인체실험을 하고 간을 빼먹는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 요괴 교장 괴담은 이미 학교 안 괴담들을 탐험한 악동들에겐 최후의 모험이 되었습니다.
그날 형이 제안한 ‘놀이’가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한밤중에 H산으로 요괴 교장을 찾는 모험을 하자고요. 우리는 이미 다른 아이들과 함께 학교 안 괴담 탐험은 마친 상태였습니다. 형은 누가 먼저 요괴 교장을 찾아내 퇴치하는지로 내기를 걸었습니다.
_p.284


저자 프로필

범유진

  • 국적 대한민국
  • 학력 이화여대 대학원 문헌정보학과 석사
    동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 학사
  • 수상 2012년 창비어린이 신인문학상

2017.08.22.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저자 소개

범유진
지은 책으로 『선샤인의 완벽한 죽음』 『우리만의 편의점 레시피』 『아홉수 가위』 『두메별, 꽃과 별의 이름을 가진 아이』 『카피캣 식당』 『친구가 죽었습니다』 『내일의 소년 어제의 소녀』 『당신이 사랑을 하면 우리는 복수를 하지』 등이 있으며, 여러 앤솔로지에 참여했다. 틈새에 쭈그려 앉아 밖을 보며 글을 쓴다.

그린레보
대학 졸업과 사회생활을 거쳐 현재 조상님과 스스로의 유산으로 유유히 생활 중. 모 만화의 녹색 머리 캐릭터를 존경해서 필명도 그와 관련해서 지었지만 그 캐릭터에게 누가 되는 짓을 한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최근엔 〈더 세컨드 슬램덩크〉를 기다리고 있다.

김영민
중앙대 물리학과 졸업. 한국추리작가협회 정회원. 〈계간 미스터리〉2019 여름호에 「회색 장막 속의 용의」로 신인상 수상. 본격 미스터리와 일상 미스터리, 괴담과 추리의 결합을 좋아한다. 즐거운 추리소설을 쓰고 싶다.

박하루
주로 미스터리와 SF에 걸친 소설을 쓴다. 2018년 『순결한 탐정 김재건과 춤추는 꼭두각시』로 제1회 엘릭시르 미스터리 대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단편집 『시체가 너무 많다』, 옴니버스 장편 『너와 명탐정의 교차점』을 발표했고 여러 앤솔로지에 단편을 발표했다.

정마리
이름을 잃어버린 삼천포시에서 태어나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다 서울살이를 시작했다. 팍팍한 도시 생활을 통해 소문이 많은 동네는 이웃에게 관심이 많은 장소임을 배우고 있다. 허실시는 수상하고 기이한 동네지만 외면받는 모두에게 귀 기울이는 동네이기도 하다. 이제는 사라진 과거의 이웃들을 그리는 마음으로 글을 썼다. 사이버펑크 앤솔로지 『글리치 엑스 마키나』에 글을 실었다.

목차

범유진: 최애빵 구출 레시피
박하루: 학교의 흉터
정마리: 사굴기담
김영민: 서울에듀학원전설
그린레보: H골 여우 누이 설화 변이형에 관한 한 가지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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