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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판 | 하얀 불꽃 상세페이지

개정판 | 하얀 불꽃

불꽃 시리즈 1탄

  • 관심 0
북팔 출판
소장
전자책 정가
3,900원
판매가
3,900원
출간 정보
  • 2017.06.08 출간
듣기 기능
TTS(듣기) 지원
파일 정보
  • EPUB
  • 약 20.3만 자
  • 0.6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91161561721
EC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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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판 | 하얀 불꽃

작품 정보

*본문 중에서*

정민은 거울 속의 해골처럼 비쩍 마른 여자를 쳐다보고 있었다. 해골 같은 그 여자는 우는 것조차도 괴상망측하게 보였다.
쏴아아.... 쏴아아...
문득 문호는 목욕탕 안에서 들리는 물 흐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무슨 소리지? 지연 씬 밖에 있는데......
그리고 시선을 돌려 지연을 한번 내려다보았다. 순간 그의 얼굴이 갑자기 백지장처럼 하얗게 질렸다. 그는 정신없이 목욕탕 쪽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목욕탕 문을 연 그의 얼굴이 당혹감과 초조함으로 잔뜩 일그러졌다.
“여보, 정민아! 이게 무슨 짓이야?”
욕조 안은 이미 물이 가득 차 수도꼭지에서 쉴 새 없이 물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정민이 욕조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다가 미끄러진 것인지 그녀는 바닥에 보기 흉하게 엎어져 있었다. 문호는 바퀴가 옆으로 쓰러져 제 혼자서 돌고 있는 휠체어를 바라보았다. 이제 막 쓰러진 것 같았다.
“여보 괜찮아? 씻고 싶으면 나한테 말을 할 일이지.”
문호는 바닥에 엎어진 그녀의 몸을 일으켜 끌어안았다. 순간 그녀가 그의 손이 닿기가 무섭게 그의 몸을 확 밀치며 소리를 질렀다.
“날 만지지 마요! 놔, 놓으란 말이야!”
“당신 갑자기 왜 이래. 자, 이리 와. 이러다가 당신 정말 감기 들겠어.”
문호는 그의 품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는 그녀를 꽉 끌어안았다. 하지만 정민은 앙상하고 힘도 없는 나뭇가지 같은 팔을 들어 그의 머리며 얼굴을 사정없이 내리쳤다.
“나가! 나가란 말이야! 나가... 당신한테 이런 내 꼴 보이고 싶지 않아... 싫어, 싫다고... 그러니까 나가라고! 나가란 말이야!”
“정민아......”
그의 얼굴이 고통스럽게 일그러졌다. 어느새 정민의 두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있었다. 그리고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문호의 시선을 회피했다. 순간 문호는 무언가에 얻어맞은 사람처럼 충격과 상실감으로 할 말을 잃어버린 채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하지만 정민은 여전히 그의 시선은 외면한 채 울음을 삼키고 있었다.
문호는 그녀의 몸에서 천천히 손을 뗐다. 그리고 슬프고 아파서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는 사람처럼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힘없이 목욕탕 안을 나갔다. 정민은 타일 바닥에 두 손을 딛고 엎드려서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흐흐 아.... 아아....”
목욕탕 안에서는 정민의 고통에 찬 울음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지연은 겨우 마음을 추스르고 집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그녀는 벌게진 눈으로 입술은 앙 다문 채 결심을 한 사람처럼 거실로 성큼성큼 발을 내디뎠다.
그래, 떠나자. 이제 떠나야 할 때가 온 거야. 처음부터 그래야 했어.
그녀는 자신이 이제 그 집을 떠나야 될 때가 왔다고 생각하면서 문호에게 이제 그 집에서 나가겠노라고 말을 하려고 서재 앞으로 다가갔다.
서재는 열려져 있었다. 반쯤 열려진 문틈 사이로 문호가 홀로 앉아서 두 손에 얼굴을 묻고는 슬프게 울고 있었다. 하지만 지연은 거기에서 멈출 수 없었다. 그리고 드디어 용기를 내어 그의 앞에 섰다.
“저... 문호 씨...”
“미안하오, 지연 씨... 아내한테 좀 가봐주세요. 지금 목욕탕 안에 있어요. 부탁이에요.”
그 말을 하는 문호의 목소리가 한껏 떨리고 있었다.

작가

엘리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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