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디 접속이 원활하지 않습니다.
강제 새로 고침(Ctrl + F5)이나 브라우저 캐시 삭제를 진행해주세요.
계속해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리디 접속 테스트를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대응 방법을 안내드리겠습니다.
테스트 페이지로 이동하기

에버 에프터 상세페이지

에버 에프터

  • 관심 1
소장
전자책 정가
2,500원
판매가
2,500원
출간 정보
  • 2025.12.24 출간
듣기 기능
TTS(듣기) 지원
파일 정보
  • EPUB
  • 약 14.5만 자
  • 9.3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91158273088
UCI
-

이 작품의 키워드

다른 키워드로 검색
에버 에프터

작품 소개

“대체 인사팀 얘들은 일을 어떻게 하는 거야? 아무리 계약직이라도 그렇지 어디서 이런 걸 뽑아놔서 사람을 이렇게 피곤하게 만드는 거야?”
이상한 일이었다. 제게 하는 말도 아닌데도 저 ‘계약직’이라는 말만 들으면 사무실 안에 있는 모든 계약직 사원들이 동시에 표정이 굳어졌다. 마치 계약직들끼리는 연대책임이라도 있다는 듯이. 정규직 사원들이 야단을 맞을 땐 다 각자 야단을 맞는 것 같은데 왜 계약직 사원들 중의 한 사람이 야단을 맞으면 다 같이 야단을 맞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아니, 일을 잘못 했으면 그 이야기만 하면 될 것이지 왜 꼭 계약직 이야기는 갖다 붙이는 거야? 사람 기분 나쁘게.”
“일부러 들으라고 그러는 거지. 고 대리 그 인간 정규직 아니면 사람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인간이잖아.”
사람들은 세영이 하는 일에 대해서는 애초에 가치를 부여하지 않았다. 그 정도 일이라면 누구라도 잘 해낼 수 있는 쉬운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 정도 일조차도 제대로 못하는 인간들을 경멸할 뿐, 누구도 그 정도 일을 잘해낸다고 해서 칭찬하는 법은 없었다.

***

요즘 여직원들이 입을 열 때마다 튀어나오는 존재는 얼마 전에 부임한 본부장이었다. 아마도 그건 영업5팀의 여직원들뿐만 아니라 이 회사 모든 여직원들의 공통점일지도 모른다. 얼마 전 부임한 본부장은 명일무역이 소속되어 있는 명일그룹 회장의 아들이었기 때문이었다.
생계를 위해 계약직이라도 감지덕지하며 이 회사에 입사한 뒤 세영은 더 이상 위를 바라보지 않고 자신의 눈높이에 안착하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정규직 사원들을 부러워하거나 질투하지 않고 체념하는 법을 배운 이후로 그녀는 그럭저럭 스스로의 삶에 만족하며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하물며 정규직 사원들에 대해서도 그러한데 그들 위에 있는 존재에 대해서는 더 말해 무엇을 하겠는가. 그들에게 추앙받는 존재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조차 세영에게는 사치였다. 철저한 무관심, 그것이 그 빛나는 세계에 속한 존재에 대한 그녀의 대응법이었다.

***

아침부터 비바람이 세차게 휘몰아치던 날이었다. 일기예보를 보고 우산을 챙겨왔지만 지하철역에서 회사까지 걸어오는 동안 세영은 우산 아래로 들이치는 빗물을 옴팡 뒤집어쓴 상태였다.
그나마 다행인 건 남들보다 일찍 회사에 도착했다는 사실이었다. 이 정도면 화장실에 가서 젖은 옷과 머리를 대충 말릴 수 있는 시간이었다. 지하에서 올라오고 있는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누르고 어서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세영은 그때까지만 해도 엘리베이터에 누군가 타고 있으리라는 생각을 하지 못한 상태였다.
급하게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던 세영은 문이 열리자마자 엘리베이터 안에 떡하니 버티고 서 있는 장신의 남자와 눈이 마주쳤고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 하필이면 이럴 때, 이런 몰골로 본부장과 마주치다니.
이윽고 엘리베이터가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신호음이 들렸고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렸다. 그가 내려야 할 층이었다. 그는 남아 있는 세영에게 가볍게 목례를 하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그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그 짧은 순간 세영은 본능적으로 그가 입고 있는 옷과 신발, 그리고 가방을 빠르게 눈으로 훑어 내렸다. 그의 옷과 소지품 어디에도 젖은 구석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빗방울 한 방울 묻지 않은 깨끗한 의복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집에서 이곳까지 오는 동안 그는 비를 한 방울도 맞지 않고 이동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가 가지고 있는 수많은 조건들, 자신은 절대로 가닿을 수 없는 그 모든 조건들 보다 오늘 아침 두 사람이 처해 있는 다른 현실이 세영에게는 두 사람 사이의 간극을 더 절실하게 보여주는 증거들로 다가왔다.
비만 오면 출근을 하기 위해 옷이 다 젖어야 하는 사람과 비 한 방울 맞지 않고 출근할 수 있는 사람은 분명 같은 세상에 살고 있어도 다른 세계를 사는 사람들이었다.

작가

예원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작가의 대표 작품더보기
  • 에버 에프터 (예원)
  • 나를 버린 남자 (예원)

리뷰

4.5

구매자 별점
2명 평가

이 작품을 평가해 주세요!

건전한 리뷰 정착 및 양질의 리뷰를 위해 아래 해당하는 리뷰는 비공개 조치될 수 있음을 안내드립니다.
  1.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2. 비속어나 타인을 비방하는 내용
  3. 특정 종교, 민족, 계층을 비방하는 내용
  4. 해당 작품의 줄거리나 리디 서비스 이용과 관련이 없는 내용
  5. 의미를 알 수 없는 내용
  6. 광고 및 반복적인 글을 게시하여 서비스 품질을 떨어트리는 내용
  7. 저작권상 문제의 소지가 있는 내용
  8. 다른 리뷰에 대한 반박이나 논쟁을 유발하는 내용
* 결말을 예상할 수 있는 리뷰는 자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 외에도 건전한 리뷰 문화 형성을 위한 운영 목적과 취지에 맞지 않는 내용은 담당자에 의해 리뷰가 비공개 처리가 될 수 있습니다.
아직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첫 번째 리뷰를 남겨주세요!
'구매자' 표시는 유료 작품 결제 후 다운로드하거나 리디셀렉트 작품을 다운로드 한 경우에만 표시됩니다.
무료 작품 (프로모션 등으로 무료로 전환된 작품 포함)
'구매자'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시리즈 내 무료 작품
'구매자'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같은 시리즈의 유료 작품을 결제한 뒤 리뷰를 수정하거나 재등록하면 '구매자'로 표시됩니다.
영구 삭제
작품을 영구 삭제해도 '구매자' 표시는 남아있습니다.
결제 취소
'구매자' 표시가 자동으로 사라집니다.

현대물 베스트더보기

  • <개정판 | 사막에 밤이 내리면> 세트 (더듀)
  • 추락은 상승을 동반한다 (원누리)
  • <메리 사이코> 세트 (건어물녀)
  • 은사 (블랙라엘)
  • <상상임신 (삽화본)> 세트 (문정민)
  • <진격의 팀장님> 세트 (고라미)
  • <통제력> 세트 (무궁)
  • <사로잡힌 결혼> 세트 (키사라기)
  • 노하우 다이렉트 (참깨)
  • 못 본 걸로 해 주세요, 대표님! (진채오)
  • <일탈 1995> 세트 (이분홍)
  • <정크? 정크!(Junk? Junk!)> 세트 (오로지)
  • <나의 먹구름에게> 세트 (강주하)
  • <오빠 친구들이 이렇게 클 리 없어!> 세트 (곽두팔)
  • 러브:제로(Love:Zero) (이분홍)
  • 마침표들. (디키탈리스)
  • <손끝이 시들지 않으려면> 세트 (얍스)
  • <꽃거지> 세트 (이분홍)
  • 미친개주의보 (임은성)
  • <수컷학교> 세트 (초코요정)

본문 끝 최상단으로 돌아가기

spinner
앱으로 연결해서 다운로드하시겠습니까?
닫기 버튼
대여한 작품은 다운로드 시점부터 대여가 시작됩니다.
앱으로 연결해서 보시겠습니까?
닫기 버튼
앱이 설치되어 있지 않으면 앱 다운로드로 자동 연결됩니다.
모바일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