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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라즈니 계통을 잇는 인문학 SF라고 하기에는 과학기술적 외삽이 만만치 않다. 물론 하드 SF의 미덕보다는 신화적 상상력이 지배적이다. 쉬지 않고 읽었으나 후속작 때문인지 급히 마무리 된 듯한 느낌이 든다. 올림포스까지 마저 읽고 재독 해 봐야 할 듯.
환상적입니다....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땐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세 가지 시점이 번갈아 교체, 진행되는 스토리에 점차 끌려들어가게 되고, 중반 넘어서는 작가의 방대한 지식에 기반을 둔 상상력에 내내 감탄을 금치 못하며 읽게 되더군요. 특히 호머의 서사시와는 점차 다른 전개로 나아가기 시작하면서 한층 더 재미가 붙습니다. 이 책을 읽기 직전에 일리아드, 오디세이를 포함한 그리스 로마 신화 세트를 읽어뒀기에 한층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기도 했고요. 그런가 하면, 만무트와 오르푸 두 로봇의 문학에 관한 대화를 읽고 있노라니 순전히 인내심 수련 차원에서 억지로 완독했었던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새삼 다시 읽고 싶어지기도 합니다. ㅎㅎ 극적 긴장감이 가장 고조되는 지점에서 이 일리움 편이 끝났기에 이어지는 올림포스의 스토리가 한층 더 기대되는군요.
다른 소설에서는 마지막에 모든 비밀이 밝혀지지 않으면 짜증나는데 이 소설은 오히려 아직 이야기가 남았다는 것이 반가울 정도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이게 뭔 이야기인가 어리둥절하다가 점점 실타래가 풀려가면서 페이지가 훌훌 넘어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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