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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음(花陰) 상세페이지

화음(花陰)

  • 관심 0
소장
전자책 정가
3,000원
판매가
3,000원
출간 정보
  • 2014.05.12 출간
듣기 기능
TTS(듣기) 지원
파일 정보
  • EPUB
  • 약 11.1만 자
  • 2.5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91157602438
EC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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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음(花陰)

작품 소개

<미리보기>

저녁 식사를 마치고 기서는 달빛 속에 청연한 김 감도는 머그잔을 양 손에 들고 운소가 있는 툇마루로 다가가 운소에게 우유가 담긴 머그잔을 건네주곤 옆자리에 걸터앉았다. 운소는 머그잔을 건네받으며 두 손으로 그것을 감싸 쥐곤 방긋 웃었다. 기서는 블랙커피 믹스가 소용돌이치는 자신의 머그잔을 잠시 물끄러미 응시하고는 그 속에서 하얗게 일고 있는 빛 없는 제 마음 같은 와동이 잦아들 때 즈음 머그잔에 입술을 댔다.
“요즘 통 홍차는 끓이지 않는 것 같던데…….”
천천히 커피를 마시며 기서는 저 앞으로 보이는 운소의 키다리 방울토마토를 쳐다보며 어쩐지 뜸해진 운소의 홍차 끓이는 시간에 대해서 넌지시 물었다. 운소는 두 눈에 설핏 머금은 쓸쓸한 눈빛을 하곤 시야를 멀리 내다봤다.
“응, 이제 홍차는 끓이지 않아.”
상념이 묻어나는 고요한 시선을 들고 운소는 차분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하곤 키다리 방울토마토에게 시선을 두었다. 묻지 않곤 있지만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기서의 의문을 품은 눈길을 느끼며 운소는 대답을 이어 나갔다.
“잘 봐.”
운소는 팔 하나를 저 앞으로 곧게 뻗어 손끝으로 키다리 방울토마토를 가리켰다. 기서의 시선이 운소의 검지 끝을 따라 키다리 방울토마토에게 가 닿았다.
“보여?”
심중을 알 수 없는 운소의 물음에 기서의 두 눈이 자못 커졌다.
운소의 손끝이 가리키는 것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인지 기서의 눈은 어느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찬찬히 방울토마토를 살펴보았다. 기서의 청현한 눈에 보이는 키다리 방울토마토는 그새 불쑥 더 자라 얼마 전 줄기를 나무 지지대로 단단히 덧대어 받쳐 세워 주고 담장에 줄을 매 놓아 그곳을 감기 시작했다.
“홍차가 없어도 저렇게 잘 자라는 녀석이야.”
운소의 입가에 드리워진 희미한 미소 뒤로 서운한 기색이 자리했다.
“어느새 내 키를 훌쩍 넘어 담장에 닿는 녀석인 걸. 화분이 아닌 텃밭에서 자라는 야생 감각이 뛰어난 녀석인 걸. 처음부터 홍차 같은 건 필요치 않았던 거야. 한 번쯤은 홍차를 그리워도 하겠지 분명 그럴 거라고 생각했는데 무심한 녀석, 너무 잘…… 자라잖아…… 저렇게 자라 기특해야 하는데 어째서 난 서운한 감정이 먼저 드는 걸까. 아마도, 그건…… 내가 녀석과 너무 오랜 시간을 함께 했기 때문일 거야.”
운소는 조금씩, 조금씩 식어가는 흰 우유 속으로 부드러이 두 눈을 내리깔고 있었다.
“난, 녀석의 방울토마토는 먹을 수 없어…….”
기서가 운소를 두 팔로 감싸 옆으로 얼싸안은 것은 그때였다.
“난, 말이지.”
운소에게로 기울어진 기서의 부드러운 음성이 그녀의 귓속으로 스며들었다.
“저 녀석을 볼 때마다 질투가 나서 녀석을 네 눈에 안 보이는 곳으로 치워 둘까 생각도 해 보고 집 안의 홍차란 홍차는 모조리 다 숨겨 놓을까 생각도 했었어. 네가 녀석에게 붙인 키다리 방울토마토란 이름마저 부러워서 차라리 내가 저 녀석이었으면 했어. 내가 키다리 방울토마토였으면 좋겠다고 말이지…… 그러면 네가 날 좀 더 봐 주진 않을까 하고. 녀석에게 주는 홍차를 끓이면서 홍차를 우리는 시간에 녀석에게만 들려주는 혹 무슨 다른 의미라도 있는 건 아닌지 너의 속삭임마저 듣고 싶어서 난 언제나 네게 귀를 기울이고 있어. 네가 저 녀석을 생각하는 십분의 일 아니 일의 그 반의 반 만이라도 네가 날 생각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운소는 새하얀 솜 같은 우유가 든 머그잔을 두 손에 꼭 쥐고 기서의 팔에 얼싸안긴 채로 있었다.
“널 이렇게 안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네가 사라질까 난 두려워.”
기서는 더욱 꼭 운소를 끌어안았다. 운소는 한쪽 어깨 위로 가볍게 기울어지며 쏟아지는 기서의 앞머리카락을 보았고 그 가느다란 것이 가는 실처럼 하느작하느작 떨려오고 있는 것을 나른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기서가 기울인 고갤 들고 운소의 맑은 두 눈에 눈을 마주쳐 왔다.

작가 프로필

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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