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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비 상세페이지

도가비

  • 관심 1
소장
전자책 정가
3,500원
판매가
3,500원
출간 정보
  • 2014.11.06 출간
듣기 기능
TTS(듣기) 지원
파일 정보
  • EPUB
  • 약 19.6만 자
  • 2.6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91186504697
EC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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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비

작품 소개

어느 날 우연히 주운 귀걸이 한 짝, 근데 주인이 나타났다. 돌려주려 했지만, 녀석은 귀걸이 대신 제 신부가 되란다.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 걸까? 미치려면 곱게 미치던지 왜 자신한테 들러붙어서 사사건건 일을 만드는 건지 짜증 나 죽을 지경이다. 근데 하필이면 그 미친 녀석이 우리 학교에 전학을 왔다. 신부가 될 때까지 날 꼬셔본단다. 기막히고 코 막히고 환장할 노릇이다. 성격도 거지 같고 뭐하나 맘에 드는 게 없다. 그리고 무섭기까지 하다. 그런데 그런 모습에 은근히 매력을 느끼는 자신은 도대체 뭘까? 천 일 동안 꼬셔보겠다고 다짐을 하는 이 녀석 절대 밉지가 않다. 점점 녀석의 정신병에 물들어가고 있는 건가? 과연 내가 저 녀석과 결혼이란 걸 하게 되려는지……. 첫날부터 티격태격인 우리, 정말 너무나 다른 우리들 인데…….


-본문 중에서-

“넌 그 몹쓸 호기심 때문에 날 남편으로 맞이해야 할 거야.”

뭐래. 남편? 누가, 누구의 뭐가 돼? 어디서 이런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는 말을 내뱉는지. 좀 전까지도 두렵고 간담까지 서늘했던 마음이 한방에 날아가 버렸다. 뒤에 벌어질 일이 뭐든 간에 지금은 이 재수 없는 녀석을 멀리 떨쳐내고 싶었다.

“뭐라니? 너 혹시 약하는 건 아니지? 그런 말도 안 되는…… 너 정신병자지. 무슨 귀걸이 한 짝 가지고 남편을 해! 내가 바보 같다고 그렇게 놀리니까 재미있냐!”

“앞으로 더 재미있어지겠네. 내 경고 무시하지 마라.”

안 빠지는 귀걸이 때문에도 짜증스러웠지만, 웃지 못할 농담을 진담처럼 내뱉는 이 녀석 때문에라도 빨리 이놈의 저주받은 귀걸이를 빼버리고 싶었다. 그리고 그를 노려보며 확 던져주고 멋지게 뒤돌아서 가고 싶었다. 하지만 마음처럼 이놈의 귀걸이는 귀에 접착제라도 발라놓았는지 잘 떨어지지가 않았다. 그러는 동안 그의 능글맞고 소름 끼치는 웃음이 나의 얼굴을 구겨버렸다. 그는 더욱 얄밉게 웃으며 교실로 향했고 온종일 거북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그 때문에 나는 하루 수업을 망치고 집으로 돌아와야만 했다. 더구나 오늘은 엄마도 다른 곳을 다녀와야 했기에 집에 혼자 와야 했다. 학교에서 있었던 기분 나쁜 일과 녀석 때문에 불편하고 시무룩해진 표정으로 대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섰다.

“이제 오니?”

“다녀 왔습……?”

현관에 들어서자 엄마의 음성에 나는 기운 없는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 그 순간 벽에 등을 기대고 거만하게 노려보며 웃는 녀석의 모습에 나는 또다시 가슴을 렸고 그와 동시에 다리 힘이 풀려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어, 엄마…… 쟤가 왜 우리 집에 있어?”

나는 더럽게 올라오는 설마란 감정선을 내리누르며 조심스럽게 엄마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마땅히 엄마 입을 통해 들어야 할 말과는 정반대의 말을 듣고 말았다.

“같은 반 됐다며? 잘됐다. 할머니 친구 분 손자라는데 여기에 일가친척이 없어서 따로 방을 구하느니 차라리 우리 집에 하숙한다고 왔다.”

“에?”

설마가 사람을 잡는다는 말이 맞는 모양이다. 저 노무시키랑 한집에서 같이 면상 보고 있으라고? 난 끝도 없는 의문들을 마른 침과 함께 목구멍으로 삼키며 내 권리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엄마! 그렇다고 다 큰딸이 있는데 남자를 함부로 집에 들이면 어떻게 해!”

“애도 참, 할머니 친구 분이 사정사정하시는데 그럼 어떡하니? 시끄러우니까 얼른 씻기나 해!”

엄마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당연한 듯 고개를 끄덕이는 저 녀석…… 밉다.

“엄마!”

“아빠도 허락하신 거니까 더는 말하지 마!”

“그래도 이건 아니지! 어떻게 얼굴도 못 본 친구 분 부탁을 이렇게 냉큼 들어 주냐고!”

“아, 몰라! 아빠 좀 있으면 오시니까 이제 엄마 귀찮게 하지 마!”

“어, 엄…….”

나의 애처로운 눈빛을 외면한 채 주방으로 들어가는 엄마를 보며 한숨이 절로 나왔다. 그리고 팔짱을 낀 채 바라보는 그 녀석을 흘겨보며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걱정 마. 네가 원하지 않으면 절대로 널 건드릴 생각 없으니까.”

“허…… 이런 미친 변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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