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이
돌아갈 곳이 없는 혈혈단신의 고아.
가수 데뷔 직후 성대결절로 소리를 잃고 난 후
연예계의 언저리에서 생계를 걱정하며 살고 있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왜 내게 이런 일들이 생기는 거지?
이건 모두 다 그 장면을 봤기 때문이다.
가능하다면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
가능하다면 그에게서 벗어나고 싶다.
가능하다면…….
-본문 중에서.-
“이런 손님이 있었군.”
눈 감아. 얼굴을 보면 죽일 거야.
“용감하기도 하고.”
눈을 감으라고.
“아름답기도 하고.”
눈을 감고 싶었지만 눈은 조절 기능을 잃어버린 것 같았다. 검은 남자의 가슴 부근이 보였다.
얼굴은 안 볼 거야. 그러면 살 수 있어.
이렇게도 살고 싶어 했던가 싶을 만큼 살고 싶다는 욕구가 솟구쳤다.
안 돼.
남자가 상체를 내렸다.
제발 그러지 마.
“어디서 본 것 같은 얼굴이네? 예쁜 아가씨.”
지독하게 아름다운 얼굴이 허리를 굽힌 채 수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
“날 무서워하는 건 아니지?”
“어……저기…….”
“내가 무서워?”
솔직해도 돼요?
“대답해.”
“……예.”
“왜?”
“…….”
수이는 눈만 껌뻑거렸다.
“난 네게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사자나 악어나 뱀도 내게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안 그래?”
“……예.”
“감이 좋은 편인가?”
당최 갈피를 잡을 수 없는 말들이었다.
“내가 네게 뭔가를 할 것 같아?”
“…….”
“그게 느껴져?”
젠장. 이 인간은 내게 무슨 짓을 할 생각이구나. 늪에 빠진 채 천천히 발목부터 잠겨가는 걸 보는 기분이었다.
“나는 말이야.”
허리가 점점 더 끌려간다.
“너에게 뭔가를 하고 싶어.”
“…….”
“그래도 돼?”
수이는 고개를 저었다.
“안 돼?”
“……예.”
“싫은데.”
코끝이 닿을락 말락 했다. 심장이 두려움에 펑펑 터지고 있었다. 무슨 놈의 팔자가 이 모양인지. 저절로 팔자타령이 나왔다.
“가지고 싶은 거 없어?”
없어, 없어, 없어.
고개를 저었다.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 것 정도는 뼈가 시릴 만큼 똑똑히 안다.
“그럴 리가 없는데, 진짜?”
“예.”
태문후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너…….”
대체 무슨 말을 하려고 말끝을 늘이는 걸까?
“인간 맞지?”
“……예?”
누가 물을 소릴 누가 하는 거야?
“그런데 갖고 싶은 게 없다고?”
코가 닿아, 코가 닿는다고. 허리를 질끈 잡힌 상태로 목을 뒤로 한껏 빼보지만 거리가 멀어지지는 않는다. 대답이건 뭐건 했다가는 코든 입술이든 닿을 거리였다. 수이는 발악적으로 각도를 조금 뒤틀었다. 그래봤자 1센티미터 정도 멀어졌을 뿐이었다.
“가지고 싶은 건 있는데요.”
자세 좀 바꾸고 말하면 안 되나?
“그런데?”
겨우 벌려놓은 거리를 바짝 다가온 입술이 묻는다. 멀리서 보면 얼마나 희한할 광경일지. 게다가 여기는 절 문 앞이다. 경건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런 자세를 연출할 곳은 아니라고.
“주실 수 없을 거예요.”
“뭔데?”
“…….”
“말 해, 당장.”
“……행복이요.”
생각해 두었던 말은 아니었다. 그런데 제멋대로 불쑥 생겨나왔다.
“행복?”
“예.”
자신의 입에서 왜 행복이라는 말이 나왔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러다가 이내 좋은 대답이었다고 생각했다. 행복. 자신과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였다. 살아남기 위한 연명만 거듭해온 수이의 입장에서 행복이라는 말은 그저 추상일 뿐이었다. 뜬 구름. 이 남자는 추상적인 것도 줄 수 있을까?
“…….”
태문후의 눈이 수이를 뚫을 듯 바라보았다.
“행복…….”
뒤가 흐려지는 걸 보니 그걸 줄 수는 없는 모양이었다.
“앗.”
허리를 잡았던 손이 휙 풀렸다.
털썩.
수이는 바닥에 널브러졌다.
“바보냐?”
같잖다는 듯 한마디 하더니 휘적휘적 걸어간다. 기분 확 잡쳤다는 티가 완연했다.
빙고.
땅바닥에서 떨어져 엉덩이가 얼얼한 와중에 쾌재를 불렀다. 괴물 같은 인간 태문후를 만난 후 처음으로 이긴 기분이 들었다.
“따라와, 바보야.”
퉁퉁거리는 소리가 잠깐의 행복을 깼다. 그러고 보면 행복이란 게 전혀 불가능한 욕심은 아닌 모양이라는 생각을 하며 엉거주춤 일어나 엉덩이를 털었다. 태문후라는 존재가 내 인생에서 사라지면……. 어쩌면……. 어쩌면 며칠 정도는 행복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깐.
바보냐?
절대적 위협이 사라진다는 건 행복해지는 게 아니고 조금 덜 불행해지는 거다.
“안 와?”
수이를 더 불행하게 만드는 목소리가 재촉했다.
“예.”
노예가 된 기분이랄까. 계약도 안 했는데 왜 이런 기분을 느껴야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느끼고는 있었다.
“가요.”
***
등을 타고 한기 가득한 소름이 기어올랐다.
두 사람은 나란히 누워 태문후가 준 공포를 떠올렸다.
“나 좀 안아줄래?”
“…….”
“너무 무서워서 그래.”
“……예.”
영찬은 나긋이 감겨오는 승아를 빠짝 당겨 안았다.
한손에 감기는 잘록한 허리가 빈틈없이 몸에 붙었다. 풍만하게 출렁이는 탄력 있는 젖가슴이 영찬의 단단한 근육을 압박했다.
꿈틀.
순간 아랫배가 확 뭉쳤다. 당황한 영찬이 숨을 훅 들이켰다. 하지만 노련한 승아는 이미 영찬의 반응을 다 확인한 후였다.
“몇 살이야?”
“스물넷……큭.”
불뚝 일어서는 중심 때문에 영찬이 뒷말을 끊었다.
“난 스물여덟.”
“……알아요, 누나.”
영찬의 목소리가 흥분으로 잠겨들었다.
“그래?”
승아의 은밀한 부위가 영찬의 단단한 물건을 살살 비비고 있었다. 속옷을 사이에 두고 서로의 까실한 체모가 낱낱이 느껴졌다.
“흐읍.”
영찬의 손에 힘이 들어가고 두 사람은 더 단단히 달라붙었다. 영찬은 커다란 손으로 승아의 엉덩이를 눌렀다. 영찬의 물건이 속옷을 뚫을 기세로 팽팽해졌다.
“읏.”
영찬의 엉덩이가 승아를 향해 들썩거렸다.
“……경험 많아?”
승아가 슬쩍 엉덩이를 흔들며 물었다. 영찬의 손이 엉덩이를 타고 내려와 대답처럼 승아의 골짜기를 슬쩍 눌렀다.
“아흥.”
승아가 비음을 흘리며 몸을 뒤틀었다.
영찬의 손이 승아의 엉덩이를 터트릴 듯 쥐어짰다. 영찬은 자신의 물건을 괴롭히는 승아의 아래를 억세게 끌어당겼다. 흥분이 받치는 듯 영찬의 숨결이 거칠어졌다.
“아윽, 아파.”
승아는 앙탈처럼 몸을 꼬았다.
“미, 미안해요.”
하지만 손아귀의 힘은 점점 더 세지기만 했다.
“아……그래, 괜찮아……손아귀 힘이 정말 세구나?”
영찬의 물건은 터질 듯 부풀었다.
“너 굉장하다.”
승아의 목소리가 흥분에 젖었다.
“몸도 크더니…….”
승아의 엉덩이를 주무르는 영찬의 손길이 점점 깊게 들어가고 있었다. 조심스럽긴 하지만 목적이 확실한 움직임이었다. 그런 영찬을 더 끌어들이려는 듯 승아가 다리 하나를 영찬의 허리에 둘렀다.
“흣.”
적나라하게 느껴지는 승아의 여성에 영찬이 뜨거운 숨을 뱉어냈다.
“운동하느라 연애는 못했지?”
승아의 손이 팬티를 들추고 들어와 영찬의 물건을 잡았다.
“으읏.”
영찬이 몸을 떨며 자지러졌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몸에 걸린 팬티를 벗어던졌다. 영찬의 거대한 물건이 흔들 솟아올랐다. 승아는 홀린 듯 영찬의 물건을 바라보았다.
“연예인 누구 좋아해?”
승아의 손이 딱딱하게 선 영찬의 물건을 잡고 위아래로 비벼대기 시작했다. 힘줄이 세차게 꼬인 기둥이 나긋한 여자의 손짓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꿈틀거렸다.
“아아, 누나.”
영찬이 승아의 손위로 자신의 손을 겹쳐 잡았다가 풀며 거친 숨을 토해냈다.
“좋아?”
승아가 속도를 내서 위아래로 훑어대며 물었다.
“으윽……좋아……좋아.”
영찬의 흥분에 떨리는 손이 승아를 흉내 내듯 승아의 엉덩이 골을 따라 미끄러지며 팬티를 밀어냈다. 무릎에 걸렸던 팬티는 발목으로 흘러내렸다. 영찬의 긴 팔이 엉덩이를 거쳐 승아의 여성에 닿았다. 흥건하게 질척거리는 여성의 입구를 두드리던 굵은 손가락이 서툴게 쑤욱 밀려들어갔다.
“아아, 그래, 깊게 들어가.”
자극을 받은 승아의 손이 영찬의 물건을 세게 움켜쥐었다.
“크윽.”
강한 자극에 영찬이 승아의 손아귀에 자신의 물건을 밀어댔다.
“너도 움직여.”
승아의 요구에 영찬이 길게 세운 손가락으로 승아의 내벽을 흔들었다.
“아아악……좋아……더……더……그래……깊게.”
영찬은 승아의 당당한 요구에 홀려 미친 듯 손가락을 움직였다. 영찬의 움직임이 마음에 든 승아는 영찬의 물건을 마음껏 쥐고 흔들고 주물러댔다. 그러면 영찬은 상이라도 받은 듯 기뻐하며 거친 신음과 함께 승아의 몸속을 휘저었다.
“아아……미치게 좋아.”
“흐읏……흐읏.”
승아가 허리를 튕기며 말했다.
“으응……말해 봐,……누구 좋아하냐고?”
울컥 영찬의 액이 흘렀다. 승아는 뭉툭 불거진 끌을 문지르며 손가락을 빙빙 돌렸다.
“아흑……윽……윽……누나……누나.”
영찬이 미친 듯 허리를 떨다가 다급하게 엄지손가락으로 승아의 핵을 문지르기 시작했다. 서툴지만 노골적인 감촉에 승아가 몸을 활짝 열었다. 굵은 손가락은 몸 안을 휘젓고 엄지 손가락은 예민한 정점을 괴롭히고 있었다.
“그래, 거기, 거기, 더, 더.”
영찬의 두툼한 손가락이 승아의 도드라져 튀어나온 감각점을 정신없이 문질렀다.
“아앙……좋아……좋아.”
승아의 손도 미친 듯 영찬의 물건을 짜듯 쥐어서 흔들어댔다.
“누……구……아앙……좋아하냐고.”
정신없이 몸을 비비 꼬고 손을 흔들어 대면서 승아가 집요하게 물었다.
“누나……누나 좋아해.”
“진짜?”
“읏……아……진짜.”
“아앙……더, 그래.”
“아아……못 참겠어.”
“하응……나도.”
두 사람의 몸은 흥분으로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승아가 영찬의 몸을 타고 앉았다.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몸에 남은 옷을 벗어던졌다.
“내가 해도 되지?”
승아가 영찬의 터질 것 같은 물건을 두 손으로 비비며 물었다.
“어서……누나……빨리.”
영찬이 승아의 허리를 잡고 들어올렸다. 우악스러운 손에 들려진 채 승아가 영찬의 물건 끝을 자신의 흠뻑 젖은 입구에 대고 비벼댔다.
“크윽.”
민감해질 대로 민감해진 부분에 아찔한 쾌감이 밀려오자 영찬이 이를 물었다. 영찬이 본능적으로 허리를 쳐올렸다. 오로지 승아의 안으로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하앙……”
승아의 몸이 영찬의 물건을 빨아들였다. 쑤욱 밀려들어가는 쾌감에 영찬이 부르르 몸을 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