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해! 가짜 결혼.”
대리운전 아르바이트를 하는 여울에게,
그녀의 단골고객인 채하는 은밀한 제의를 하게 된다.
조건은 현금 2억.
시한부 선고를 받은 채하의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결혼식을 올리는 조건,
물론 결혼식은 가짜다.
어머니가 살아 있는 기간은 길어야 보름.
어머니가 돌아가시면 둘 다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가고 남남이 된다.
그동안 부부인 척, 사랑하는 척, 연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 과연…….
“지금 제정신이에요? 결혼이라니요.”
“결혼식만 올리는 거야. 하객들은 모두 돈을 주고 사면 돼.
결혼식 하는 척만 하면 되는 거라고. 고작해야 보름이야.”
“이건 말도 안 돼요. 그래도 어떻게 결혼식을 올려요?”
“우리 두 사람만 입 닫으면 아무도 모르는 거라고.”
<미리보기>
그의 손은 거침이 없었다.
팬티 안으로 침입하더니 거칠한 터럭을 지나 그녀의 은밀하고 깊은 계곡 속으로 단숨에 손가락 하나를 집어넣었다.
“흐음, ……하으, 아파요.”
여울은 온몸을 비틀며 그의 눈동자를 보았다.
그도 지금 자신이 느끼는 것처럼 느끼고 있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느끼는 것처럼 그도 느꼈으면 하고 여울은 바랐다.
세상을 다 가진 느낌.
그의 손가락이 더욱 빠르게 움직였다. 그의 움직임이 빨라지자 여울의 몸이 저절로 시위를 당긴 활처럼 휘어졌다. 금방이라도 화살을 쏠 것처럼 유연하게 휘어진 그녀의 몸속으로 끊임없이 남자의 욕정어린 손가락이 빠르게 움직였다.
당겨진 활시위에서 화살이 나가는 대신 끈적끈적한 열락의 샘이 분수처럼 치솟았다.
철퍽, 철퍽.
열락의 샘과 그의 손가락이 맞부딪치며 야릇한 소리가 실내에 울렸다.
여울이 충분히 흥분했다고 생각한 채하는 손가락을 빼내었다. 손가락에 묻어있는 여울의 체액을 눈으로 확인한 뒤 그는 여울의 클리토리스 부분에 그것을 닦아내듯이 문질렀다.
예민한 부분을 그가 자극하자 여울의 몸이 다시 한 번 휘어졌다. 휘어졌던 몸이 이번에는 파르르 떨리기까지 했다.
채하는 곧 그녀의 음부에서 손가락을 빼낸 뒤 몸을 일으켜 입고 있던 옷을 하나씩 벗어던지기 시작했다. 그의 옷이 바닥에 하나둘 널브러졌다. 그와 동시에 완전히 발가벗은 남자의 몸이 여울의 앞에 서 있었다.
전에도 느꼈던 거지만 채하의 몸은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마치 조각칼로 잘 깎아 놓은 그리스 조각상 같았다. 초콜릿처럼 선명하게 윤곽을 그린 배의 근육들과 빗장뼈에 있는 자잘한 근육들이 그가 몸을 움직일 때마다 살아있는 것처럼 꿈틀거렸다.
초콜릿처럼 생긴 복근 그 아래로 그의 남성이 천장을 향해 시위를 하듯 우뚝 솟아 있었다. 침묵의 시위자는 곧 그녀의 은밀한 여성 안으로 침입했다. 캄캄한 동굴 속으로 침입한 침입자는 탐험을 하듯 천천히 길을 따라 나갔다.
“하으, 하아…….”
그의 남성이 안으로 파고들자 여울은 온몸을 비틀며 신음을 흘렸다. 이제는 익숙해졌는지 예전보다 아픔이 덜했다. 고통이 줄어든 대신 쾌락은 배가 되었다. 아랫도리에서 시작된 짜릿한 쾌락이 그녀의 온몸 구석구석까지 순식간에 전해졌다.
은밀하게 밀려오는 짜릿한 쾌락에 여울은 눈을 질근 감았다. 감은 두 눈 속으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대로 죽어도 좋겠다.
채하의 어머니도 그런 마음이었을까?
이대로 죽어도 좋을 만큼 채하의 결혼이 그렇게 좋았던 걸까.
여울은 문득 겁이 났다. 그가 점점 좋아지는 지금 현실이 왠지 두려웠다.
어차피 이 결혼은 곧 끌이 난다. 이제 남은 시간은 고작 보름.
온몸을 꿰뚫고 지나가는 강한 쾌락에도 한 가지 사실만은 그냥 넘길 수가 없었다.
쾌락의 여운이 오래 남을수록 그녀가 받을 상처의 무게는 더 커지는 거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