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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궁 모모 (외전포함) 상세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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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궁 모모 (외전포함)작품 소개

<후궁 모모 (외전포함)> 월영국 홍희 공주의 몸종 모모.

매 맞다 지쳐 도망치던 중 모모는 우연히 어느 공자의 목숨을 구해주고, 그의 다정함에 이끌리게 된다.

얼마 후, 홍희 공주는 대국인 광명국의 볼모가 되어 황태자의 후궁으로 시집을 간다. 상대는 실성했다는 소문이 자자한 현무 태자.

광명국으로 가던 길, 실성한 황태자의 후궁으로 사는 대신 자연인이 되는 쪽을 택한 홍희 공주는 야반도주를 감행했고, 대책 없이 도망친 공주 때문에 월영국은 결국 큰 곤경에 처한다.

자기도 살고 나라도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홍희 공주의 행세를 하게 되는 모모.

그런데,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광명국에 도착해서 마주한 현무 태자는 과거 모모가 구해주었던 그 공자였다! 게다가 그는 실성한 척을 하며 큰 비밀을 숨기고 있었는데!

후궁이 된 모모의 운명은 과연 어찌 될 것인지.




< 본문 중에서 >


그때, 태자가 뭔가를 눈치챘던지 아주 대놓고 불편한 질문을 던졌다.

“과인에 대한 소문은 익히 잘 알고 계시겠지요?”

안다고는 죽어도 말 못했던 모모는 시치미를 뚝 떼고서 되물었다.

“어떤 소문 말씀이십니까? 금시초문이옵니다.”

대답을 들은 태자의 입술 한쪽 끝이 부드럽게 치켜 올라갔다.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이었다.

“금시초문이라면서 굳이 ‘그중 어떤’ 소문인지를 가려 묻는군요.”
“쿨럭.”

실언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 저도 모르게 울컥 기침이 터져 나온 모모의 눈앞이 가물가물해졌다. 내가 왜 그랬을까. 그냥 가만히 닥치고 있을걸.
모모의 얼굴이 빨개졌다 하얘졌다 다채롭게 변하는 것을 가만히 건너다보고만 있던 태자가 다시 말을 이었다.

“공주께서 이쪽으로 건너오시기 전, 유일한 후궁 자리에 희비 조 씨가 앉아 있었지요.”
“네, 전하…….”

갑자기 이 얘기는 왜 꺼내나 했더니 태자가 이어서 하는 말에 모모의 팔뚝에 소름이 촘촘하게 돋아났다.

“그녀가 어떻게 생을 마감했는지 혹시 알고 싶지 않습니까?”

어린 시절부터 홍희의 과제를 대신 해주느라 온갖 책들을 다 읽고 필사하고 공부했지만, 그중 어떤 것에서도 이런 상황을 헤쳐 나갈 답 같은 건 나와 있지 않았다.
그때 태자가 팔을 휘두르더니 바닥을 탕 내리쳤다.

“꺄악!”

화들짝 놀란 모모는 어깨를 바짝 움츠리며 벌벌 떨었고, 그런 그녀를 바라보고 있던 태자는 오싹할 정도로 환한 미소를 짓더니 그녀의 눈앞에 손바닥을 벌려 보여주었다.

“벌도 꽃을 알아보는 모양입니다. 하마터면 쏘일 뻔하지 않았습니까.”

모모는 그제야 깨달을 수 있었다. 내 목숨이 이 터지고 짜부라진 벌의 목숨과 매한가지로구나.

“소, 소, 송구하옵니다. 죽여주시옵소서.”

저도 모르게 내놓은 사과에 태자는 의아한 표정으로 답했다.

“뭐가 송구하단 말입니까. 아직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공주께서 아무래도 무척이나 소심한 성격인가 보군요.”
더 이상 어떤 반응을 원하는지 알 수가 없었던 모모는 입을 꼭 다무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러면 최소한 말실수는 하지 않을 테니까.
“하고 싶은 말은 한 가지입니다. 과인은 참을성이 좋은 사람이지만, 함부로 혀를 놀리는 것에 있어선 예외라는 것.”
아, 그래. 그거구나! 그거라면 이야기가 쉽지. 홍희에게 그렇게 당하면서도 끽 소리 안 하고 살아온 시절이 얼마인데! 모모는 깊은 어둠 속에서 한 줄기 빛을 본 것만 같았다.
“잘 알겠사옵니다. 앞으로 말과 행동에 있어 자나 깨나 조심하겠사오니 전하께서는 걱정을 일체 접으소서.”

말귀를 한 번에 알아듣는 모모가 기특했던지, 태자는 마침내 꽤나 만족스러운 웃음을 보였다.
가느다란 사선(死線) 위를 비틀비틀 걷다 한 발짝 떨어져 나온 기분에 모모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아직 때는 일렀다.

“공주께서는 혹시 이곳으로 건너오기 전, 마음을 주었던 이가 있었습니까.”
“네에? 그, 그럴 리가 있겠사옵니까?”
“솔직히 말해도 좋습니다. 과인은 참을성이 좋은 사람이지만, 거짓으로 기만하는 것에 대해서는 예외라서 말입니다. 아, 기만뿐 아니라 비밀에 대해서도. 또…….”

잠깐. 이쯤 되면 참을성이 좋은 사람이라 할 수 있는 건가. 모모는 다소 혼란스러운 기분으로 솔직히 답했다.

“외간 남자라고는 먼발치에서 그림자나 구경했을 뿐, 어느 누구에게도 마음을 준 적이 없사옵니다.”

대답을 하고 나서 태자의 눈치를 살핀 모모는 이제야 홍희의 큰 그림을 깨달을 수 있었다. 있는 힘껏 멀리 도망치세요, 공주님. 이곳에 왔으면 당신은 벌써 두 번 죽었습니다.
긴장으로 벌벌 떠는 모모를 복잡한 시선으로 바라보던 태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를 물리쳤다.

“피곤하실 텐데, 그럼 들어가 쉬시지요.”
“네, 전하. 이만 물러가겠사옵니다.”

큰 관문 하나를 통과해 너무나 기뻤던 모모는 마지막까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조심스럽게 물러가다 다시 발목을 붙잡히고 말았다.

“아, 한 가지 더 궁금한 것이 있는데.”
“말씀하시옵소서, 전하.”
“으음. 10년쯤 전의 일이니 지금쯤 아마 열일곱이 되지 않았을까 싶군요.”
“무슨 말씀이시온지……?”
“오래전에 우연히 인연이 닿았던 아이인데.”

이윽고 태자가 내놓은 질문에 모모는 누군가에게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은 것만 같았다.

“혹시 궐의 시동(侍童) 중 ‘모모’라는 아이를 아십니까.”

모모의 눈앞이 갑자기 하얗게 밝아 왔다. 귀가 왱하고 우는 것이 새소리인지 자기 머릿속에서 나는 소리인지 알 수가 없었다.


저자 프로필

정경윤

  • 국적 대한민국
  • 출생 1978년
  • 경력 한국로맨스소설작가협회(http://lovepen.net) 활동

2014.12.08.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저자 소개

[출간작]

천사에게 고하는 안녕(2010)
붉은 종달새(2010)
낮에 나온 반달(2011)
크리스마스의 남자(2011)
늑대와 신포도(2012)
김 비서가 왜 그럴까(2013)
폴라리스(2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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