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결혼해.”
지언은 어안이 벙벙했다. 처음 보는 남자의 입에서 대뜸 결혼을 하자는 말이 나오다니.
술집에서 일을 한다고 만만하게 본 건가. 아니면 제정신이 아니거나.
그녀가 남자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았다. 무시를 하는 게 아니면 정신이 이상한 거라고 지언은 생각했다. 그것도 아니라면 여자를 가지기 위해서 아무렇게나 막 던지는 사람이거나.
기분은 언짢았지만 그는 손님이었고 게다가 지언에겐 첫 손님이었다. 지언은 감정을 절제하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농담도 잘하시네요.”
지언은 손님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최대한 부드럽게 말을 했지만 돌아오는 남자의 목소리는 무척이나 차갑고 건조했다.
“난 농담 같은 거 안 해.”
다시 정적이 흘렀다. 그에게 인사를 하고 옆에 앉아 술을 따라 주고 결혼을 하자는 이상한 농담을 듣기까지 지언이 살펴본 그의 첫 인상은 이랬다.
척 봐도 고급스러워 보이는 슈트와 단정한 옷차림, 반듯한 이목구비와 자신감 넘치고 또박또박한 말투, 술집 여자 하나 꼬드기기 위해 결혼하자는 말을 막 던질 그런 인물로는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왜?
다시 의문이 그녀의 머릿속을 가득 채우자 지언이 넌지시 물었다.
“그냥 던진 말이 아니라면 제가 납득할 수 있도록 말해 주세요.”
그가 다시 위스키 한 모금을 입술에 축이고는 내려놓았다. 온더록스 잔에 담긴 얼음을 빙글빙글 돌리며 그가 중얼거렸다.
“윈윈이야.”
-미리보기-
“그만해요, 기분이 이상해요.”
지언은 애원했다. 몸이 달아올라 뜨거운 불판 위에 있는 것만 같았다. 몸 어딘가가 금방이라도 활활 타오를 것처럼 뜨거웠다.
“여기서 그만하라고? 그럴 수 있어?”
시준의 묻는 말에 그녀는 눈을 뜨고 그의 눈을 마주쳤다. 욕망에 물들어 붉어진 그의 눈이 그녀를 보고 있었다. 검붉게 변해 버린 그의 눈이 그만 두기엔 이미 늦었다고 말해 주고 있었다. 그의 눈을 쳐다보는 사이 꽃잎 속에 파묻어 둔 그의 손가락이 꿈틀거리며 움직였다.
무엇인가를 찾는 듯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안에서 계속해서 움직였다. 내벽을 천천히 훑던 그의 손가락이 이내 그녀의 은밀한 핵을 찾아내어 살살 건드렸다.
툭툭 건드리는 부드러운 자극만으로 그녀의 몸이 사르르 떨렸다. 한 번도 경험해 본 적 없는 짜릿한 쾌락이 그녀의 온몸을 순식간에 관통했다.
“하으.”
그녀의 입에서 새된 신음 소리가 저절로 터져 나왔다.
“그만둘 수 있겠어?”
“아흑.”
그녀는 대답 대신 신음만 흘렸다. 이제는 그만둘 수가 없었다. 그녀의 몸이 무엇인가를 강하게 원하고 있었다. 이것보다 더한 자극을.
그의 손이 더욱더 과감하게 움직였다. 그녀의 깊은 골짜기 안에 찔러 넣은 손가락이 움직일 때마다 내벽에서 뜨거운 애액이 흘러내려 그의 손가락을 적셨다.
“하으, 이제 못 참겠어.”
거친 숨을 토해 낸 그가 그녀의 손목을 잡고서 침대로 이끌었다. 침대 위로 내동댕이치듯 그녀를 쓰러뜨린 뒤 그녀의 두 다리 사이에 얼굴을 묻었다.
생각지도 못한 그의 행동에 놀란 지언이 부끄럽고 민망해서 몸을 비틀었지만 그의 두 손이 그녀의 다리를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그대로 있어.”
그가 명령을 하듯 말하고는 바지를 벗기고 그녀의 두 다리 사이에 더욱 깊이 얼굴을 묻었다. 허벅지와 안쪽 깊은 살 위로 뜨거운 숨결이 느껴졌다. 두 다리 사이가 순식간에 홧홧해졌다. 훅 끼치는 뜨거운 숨결에 그녀는 정신이 혼미해졌다.
이윽고 뜨거운 숨결이 그녀의 깊은 계곡 안을 파고들었다. 뜨겁고 몰캉한 것이 그녀의 안으로 들어와 마구 괴롭혔다.
할짝, 할짝.
긴 혀가 들어와 좁은 동굴 안을 마구 휘젓자 그녀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머릿속이 완전히 비워지는 것만 같았다. 몸 안이 점점 뜨거워져 가고 숨이 가빠졌다. 뜨거운 숨과 함께 거친 숨소리가 그녀의 입에서 새어 나왔다.
이제는 멈출 수가 없었다. 그녀의 몸이 원하고 있었다. 무엇인가 딱딱한 것이 들어와 그녀의 안을 가득 채워 주기를. 지언은 믿을 수가 없었다. 단 한 번의 키스로 이렇게 쉽게 무너지는 자신이 스스로 생각해도 그녀는 믿기지 않았다.
뜨거운 혀가 들어와 그녀의 몸 중심을 할짝거릴 때마다 그녀는 몸이 비틀렸다. 온몸에 전율이 일어 그녀는 스스로 제 몸을 통제할 수가 없었다. 미칠 것 같은 쾌락의 향연에 그녀는 두 손으로 그의 머리채를 잡았다.
그녀의 두 다리 사이에 입술을 박은 채 그가 중얼거렸다.
“하고 싶어?”
지언에게서 대답이 없자 그가 그녀의 두 다리 사이에 묻었던 얼굴을 들고 그녀를 보았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차마 본능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녀의 본능이 꿈틀대고 있었다. 그녀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고개만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