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쪽이 날 사랑하도록 만들어 드리죠.”
미제 사건 전담팀의 젊은 팀장 민서율,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최면술사이자 프로파일러.
“그 남자 외에는 그 어떤 남자도 당신은 사랑하지 않습니다.
당신이 사랑하는 남자는 오직 민서율, 한 남자입니다.
눈을 뜨면 당신의 앞에 사랑하는 그 남자가 보입니다.”
그는 늪 같다. 한 번 빠지면 헤어날 수 없는 늪.
그가 걸어놓은 최면에 서서히 빠져드는 여자, 주이연.
“분명히 최면에 걸린 게 아닌데, 팀장님 앞에만 있으면 이상하게 가슴이 뛰어요.”
저도 모르게 불같은 사랑에 빠져 버렸다.
“날 그렇게 쳐다보니까 진짜 최면에 걸린 것처럼 제가 이상해요.
막 심장이 두근두근 뛰고…….”
“날 걱정해 주니까 괜히 기분이 좋네요.”
“너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내가 아플 것 같아서 그래.”
아무도 그녀를 아프게 할 수 없다, 아무도.
[미리보기]
“다시 묻겠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이 어떻게 됩니까?”
그녀의 입술이 천천히 벌어지더니 끝내 의지와는 다른 말을 쏟아 냈다.
“……미, 민서율입니다.”
“그 남자를 얼마나 사랑합니까?”
“아, 아주 많이 사랑해요.”
이연의 대답에 지금까지 냉철한 모습으로 일관하던 서율의 한쪽 입꼬리가 초승달처럼 올라갔다. 서율은 곧 미소를 거둔 채 다시 냉철한 표정을 하고서 입술을 움직였다.
“이제는 현실로 돌아갈 시간입니다. 하나에서 다섯까지 세겠습니다. 다섯을 세면 당신은 지금까지 내가 말한 모든 것을 기억한 채 깨어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을 할 것입니다. 하나, 둘, 셋, 머리가 맑아지고 가벼워집니다.”
이연이 눈을 껌뻑거리며 손가락을 쥐었다 폈다.
“넷, 다섯, 이제 눈을 뜨고 깨어납니다.”
그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이연은 감고 있던 눈을 번쩍 떴다. 그녀의 눈앞에 뭔가를 갈구하는 듯 뜨겁게 타오르는 서율의 흑갈색 눈동자가 보였다. 그리고 곧 그의 붉은 입술이 이연을 향해 서서히 다가오기 시작했다. 솜사탕처럼 부드럽게 서로의 입술이 겹쳐졌다.
***
“이제 세 시간 반 남은 건가?”
“네. 겨우 세 시간 반 남았어요.”
그가 벽시계를 보더니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음, 아직도 세 시간 반이나 남았군.”
“팀장님에겐 세 시간 반이나 남았지만 나한테는 세 시간 밖에 안 남았죠.”
“아, 억울해. 이거 왠지 내가 팀장님을 훨씬 더 많이 좋아하는 것 같잖아요. 나 한 번도 내가 더 좋아해 본 적 없거든요. 늘 받는 것에만 익숙했었는데, 아, 진짜, 자존심 상해.”
그녀는 그렇게 말을 한 뒤 토라진 듯 두 팔을 서로 교차해서 팔짱을 끼고는 몸을 옆으로 돌렸다. 서율은 장난기 섞인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세 시간 반 동안 뭘 할까?”
“저녁 먹어야죠. 뭐 먹으러 갈까요?”
“내가 먹고 싶은 건 정했어.”
그렇게 말을 한 뒤 서율은 그녀의 눈동자를 빤히 들여다보았다.
서, 설마 나?
“호, 혹시 그게 나예요?”
***
“지금까지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팀장님만 보면 제가 이상해요. 심장이 고장이 난…….”
서율은 이연을 삼킬 듯이 뚫어져라 응시했다. 태워 버릴 듯이 뜨겁게 쳐다보는 그의 눈빛에 이연은 그대로 얼음이 되어 굳어 버렸다. 말을 꺼내려던 입술도, 잔을 들고 있던 손도, 그리고 그녀의 마음도. 아니, 시간마저 멈춰 버린 듯이 그 짧은 시간에 모든 것이 정지된 느낌이 들었다.
모든 것들이 정지된 그 속에서 오직 하나만이 움직였다. 뜨겁던 그의 시선과 그의 입술이 이연을 향해 천천히 다가오기 시작했다. 느린 화면처럼 그의 입술이 다가와 이연의 입술에 사뿐히 내려앉았다. 스피커에선 최신 유행하는 걸그룹의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으며 환풍기 소리가 시끄럽게 돌아가고 있었지만 이연에게는 그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녀가 들을 수 있는 유일한 소리는 이 남자, 민서율의 조금은 거칠어진 숨소리였다. 그리고 이전보다 더욱 더 거칠어진 이연 자신의 심장 뛰는 소리가 들려왔다.
***
그녀의 두 손이 다급하게 서율의 넥타이를 풀어 헤쳤다. 그녀가 목을 졸라매는 넥타이를 헐겁게 푸는 동안 서율의 한 손이 그녀의 가슴을 짓눌렀다.
그의 손이 가슴을 지분거리자 분홍빛으로 물든 그녀의 젖꼭지가 서서히 단단해지며 커지기 시작했다. 그녀의 입에서 저도 모르는 사이 달뜬 신음 소리가 새어 나왔다.
“하아…….”
그녀의 가슴은 크지도 작지도 않은 것이 그가 한 손에 쥐기에 딱 알맞았다. 몰캉한 감촉이 손가락 끝에서 전해지자 그의 남성이 빳빳하게 고개를 들었다. 어느새 그의 양손이 그녀의 등 뒤로 넘어가 원피스의 지퍼를 내렸다. 치이익, 부드럽게 지퍼가 내려가는 소리가 들리자 서율은 한 손으로 그녀의 원피스를 가슴께까지 끌어내렸다.
그녀의 풍만한 가슴이 서율의 눈앞에 오롯이 드러났다. 터질 것처럼 풍만하고 아름다운 그녀의 가슴을 보는 것만으로 숨이 멎을 것만 같았다. 서율은 곧 그녀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었다. 그녀의 가슴에선 달큼한 향이 났다. 달큼한 향과 함께 이마와 코에 와 닿는 몰캉한 감촉에 정신이 혼미해진 그는 브래지어를 아래로 끌어내렸다.
브래지어를 아래로 내리자 단단하게 발기되어 있던 그녀의 젖꼭지가 브래지어 끝에 꽃망울을 터뜨리듯 걸렸다가 불쑥 모습을 드러냈다. 옅은 핑크빛 유륜과 그 가운데 새끼손가락 한 마디 크기 정도로 부풀어 오른 짙은 핑크빛의 유두가 눈앞에 펼쳐지자 서율은 솟구쳐 오르는 욕망을 참지 못하고 그녀의 유두를 입 안에 가득 물었다.